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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의공원

중학생 노트북 제공을 보고 떠오른 뜬금 연봉썰. 45

137
2022-04-19 17:35:27 수정일 : 2025-10-02 23:16:23 182.♡.71.182
미르Kei

전여친중 한명이 중졸이었었습니다. 


고등학생 시절 부모님이 애들 집에 두고 성묘 다녀오다 교통사고로 같이 돌아가셨대요. 


그래 동생을 먹여살릴라고 그날로 봉제공장을 다녔답니다. 


그래서 자존감이 참 낮았어요. 



집에는 그당시(2005년 무렵)에도 보기 드문 브라운관 TV가 있었는데


어디서 이런걸 가져다 놨냐 신기해서 물어보니.. 


동네 전파사에 있길래 지나다 물어봤더니 필요하면 그냥 가져가라 하더래요. 



이거 가져다 전기만 꽂으면 TV가 나오는거냐.. 물어보니.. 


아저씨가 2만원만 주면 가져다 설치해 주겠다 하더래요. 


걔 사는데가 옥탑방이었는데 아저씨가 2만원 받고 공청안테나를 설치하고 연결을 해놨더라고요. 


하루는 TV가 안 켜져있길래 그런가보다 했는데



엊그제부터 TV가 안나와서 버릴라 그런다는겁니다. 



그래 왜 그런가 하고 뒤를 들여다 보니.. 



새카만 키보드가 하나 있고 그게 눌러서 안테나가 빠져있더라고요. 


아니 집에 컴퓨터도 없는 애가 키보드는 뭐냐 하고 물어보니.. .



누가 버렸길래 줒어 왔댑니다. 



이걸 왜??



언제까지 봉제공장일을 할 수는 없을것 같고 사무직 일을 하고 싶은데 


가는데 마다 컴퓨터는 할줄 아냐고 묻고... 


그래서 키보드 타이핑이라도 연습하려고 가져다 뉴스 보면서 연습한답니다. 



아이고... 



너무 안타까워서 진심 컴퓨터라도 하나 사주고 싶었는데... 



당시 제 월급이나 걔월급이나 비슷한 처지라... 그러지 못했습니다. 



한번은 TV보다가 부페가 나오는데 부페 한번도 가본적 없다 그래서 인당 6만원짜리 호텔부페 예약해서 데리고 갔습니다.


처음 가보는 호텔부페라고 나름 챙겨입은게 청바지에 흰티라.. 


애가 기가 죽어가지고 '내가 올곳이 아닌것 같다' 그러고 있더라고요. 


사실 호텔 부페에 드레스코드가 있는것도 아니고  옆 테이블에서는 츄리닝 입은 여자애가 장기 숙박자인지.. 


'뭐 이런데를 50만원씩이나 받냐 다른데로 옮길까봐' 그러고 있었는데 말이죠. 



걔 데리고 대학로 다니면서 소극장 콘서트도 데려가고 연극도 보여주고 



인생 한번 사는거다 기죽지 말고 살아라. 그러고 자존감 올려주기 위해 노력을 많이 했습니다. 



그 결과. 


'아 그래 나도 언제까지 이렇게 살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어'


그동안 외면하고 있던 현실에 눈을 뜬 그녀에게


'그러기 위해서는 돈 많은 남자를 만나야겠어' 라며 차였죠. 



얼마나 벌면 되겠냐 그랬더니 '나는 내 남자친구가 300만원은 넘게 받았으면 좋겠다' 그러더라고요. 



당시 을지로 인쇄소 다니는 제 임금이 140이었는데 아무리 생각 해봐도 내 평생 300을 넘게 받아볼것 같지는 않아서


보내 줬습니다. 




지난달 통장에 370만원이 찍힌걸 보고 문득.. 



걔는 어디서 잘 사나...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미르Kei님의 게시글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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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죽거들랑 와이파이 잘 터지는곳에 묻어주련.


단, 올레 와이파이는 안된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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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45]
삭제 되었습니다.
킹사탕
IP 1.♡.43.18
04-19 2022-04-19 17:39:36
·
짧은 글 이지만 이상하게 여러 여운이 남는 글.. ㄷㄷ
코믹샌즈
IP 124.♡.155.116
04-19 2022-04-19 17:40:45
·
와 수필 작가로 데뷔하셔도 될 것 같아요. 되게 진솔하고 아름다운 글입니다. 감명 받았습니다.
네드스타크
IP 203.♡.207.178
04-19 2022-04-19 17:40:53
·
...?? 결론을 이상하게 내시는 분이셨네요;; 짠한 마음으로 읽다가 엥? 했습니다;;
loveshot
IP 61.♡.133.188
04-19 2022-04-19 20:20:13
·
@네드스타크님 결론을 이상하게 냈다기 보다는 실제 본인 경험을 간결하고 시크하며 솔직하고 담백하게 써놓으신 글 같습니다. ㅎㅎ
랄라라팝
IP 129.♡.235.27
04-20 2022-04-20 00:34:30
·
@loveshot님 전 여친 얘기한게 아닐까요? 여자 분 결론이 돈 많은 남자 만난다는,...??
네드스타크
IP 223.♡.156.237
04-20 2022-04-20 10:18:39
·
@loveshot님 자신의 삶을 향상하기 위해 긍정적으로 노력하는 것을 보고는 정말 응원해주고 싶은 분이구나 했는데, 정성껏 위해주고 사랑해주는 사람을 저렇게 버리는 결말에 많이 의아해지네요.. 그런 대단한 결심에 비해 바라는 액수가 소박한 걸 봐서도 뭐가 더 소중한 것인지, 그럴거면 왜 저런 결론을 내렸는지 또 의아했습니다.
개구리군
IP 182.♡.27.71
05-29 2022-05-29 00:22:40
·
@네드스타크님 그 사람 입장이 되어 보지 못하고는 누구도 이야기 할수 없는거에요. 겨울이 계속되면 영영 봄이 되지 않을것 같고 미래를 꿈꾸기 힘든법이죠. 여성분이 소박하지만 현실적인 선택을 한거라고 봐요. 남자분도 그걸 아니까 보내준거구요. 참 여러가지 감정이 들게 하는 글이네요.
미망
IP 124.♡.9.5
04-19 2022-04-19 17:40:59
·
뭔가 쌉싸름한 이야기네요. 두 분 다 지금은 더 행복했으면 좋겠네요.
kangbong87
IP 14.♡.23.39
04-19 2022-04-19 17:41:31
·
이런 표현이 어떨지 모르겠지만 그 떠난 여자는 그릇에 맞는 사람을 만났을 겁니다.
ppqq1188
IP 117.♡.11.120
04-19 2022-04-19 17:43:04
·
그냥 인연이 아니었나봅니다 그런 경제 형편이면 배우자의 조건 첫째가 경제력이어도 그럴 수 있겠다 싶네요
후다닥와락
IP 112.♡.244.202
04-19 2022-04-19 17:45:26
·
사람의 인연은 참 알수 없습니다. 다들 잘 살고 있겠죠.
흑화한곰탱이
IP 59.♡.34.95
04-19 2022-04-19 17:45:28
·
와 글 맛있게 쓰시네요....
스카르트
IP 121.♡.139.44
04-19 2022-04-19 17:46:20
·
에필로그 잘 봤고요.. 이제 1편 시작하나요?
삭제 되었습니다.
유몽민
IP 106.♡.128.61
04-19 2022-04-19 17:47:24
·
전 여친중 한명이라니.... 인생의 승리자시군요.
Concept_man
IP 106.♡.67.119
04-19 2022-04-19 17:47:39 / 수정일: 2022-04-19 17:47:52
·
한... 6부작은 나오겠는데요? 그쵸?
삭제 되었습니다.
삭제 되었습니다.
Typhoon7
IP 39.♡.24.175
04-19 2022-04-19 17:49:08 / 수정일: 2022-04-19 17:50:14
·
그분은 소원대로의 남자를 만나셨을지 궁금하네요.

잘사는 집안의 경우 비슷한 급의 집(급에 차이가 나면 개인 스펙빨) 자식과 혼인시키려들텐데...
자칫하면 돈많은 남자 만나려다가 제비족이나 사기꾼, 야겜 주인공급 쓰레기에 속아 치명타를 입으실텐데...
바닉
IP 223.♡.27.26
04-19 2022-04-19 17:50:46
·
가난에 수렁에 빠진 사람에게

능력주의 사회가 주는 독은

자신이 가난한 탓을 자신 능력 때문이라고 믿게 하는거죠 ㅠ
삭제 되었습니다.
미르Kei
IP 117.♡.2.162
04-19 2022-04-19 17:54:15 / 수정일: 2022-04-19 17:56:44
·
@심야너굴님 아마도 그랬을것 같습니다.

300만원이 제 인생의 트라우마였는데 개정된 노동법에 힘입어 올해 300을 넘어섰습니다.
arcenciel
IP 211.♡.108.29
04-19 2022-04-19 17:53:09 / 수정일: 2022-04-19 17:53:35
·
필력 ㄷㄷㄷ 프로세요..? (근데 다시보니 연봉 자랑글...!?)
mamamamoo
IP 211.♡.255.199
04-19 2022-04-19 17:58:24
·
메모 : 나의 아저씨.....
돌체비타
IP 211.♡.185.1
04-19 2022-04-19 18:00:45
·
부디 두루두루 잘 살고 계시길... 그나저나 MBC 베스트극장 한편 본 것 같습니다. ^^
PSPuser
IP 121.♡.157.134
04-19 2022-04-19 18:00:54
·
월 370만원 부럽습니다.
R.WEASLEY
IP 103.♡.229.156
04-19 2022-04-19 18:02:42
·
진짜 수필같은 이야기네요. 짧은 글이지만 잘 읽었습니다.
하나둘셋넷다섯
IP 152.♡.12.221
04-19 2022-04-19 18:16:02
·
아련하네요. 좋은 글입니다.
말랑해요
IP 121.♡.138.47
04-19 2022-04-19 18:18:23
·
지금은 잘사시니 다행입니다 ㅎㅎ 복수 아닌 복수..!!
부는바람
IP 223.♡.213.22
04-19 2022-04-19 19:17:05
·
글 속의 남자분, 여자분 모두 짠하네요.
맥대디
IP 38.♡.93.164
04-19 2022-04-19 21:00:31
·
필력때문에 한편의 드라마 보는듯 했네요.
달짝지근
IP 116.♡.122.32
04-19 2022-04-19 21:24:33
·
두분 다 사연이 너무 짠하네요
서로 현재의 위치에선 행복하셨으면 합니다
사리의추억
IP 118.♡.11.63
04-19 2022-04-19 21:48:26 / 수정일: 2022-04-19 21:48:39
·
이런 형식의 연봉글은 찬성입니다!
붉은화살
IP 122.♡.142.217
04-19 2022-04-19 22:19:11
·
이건 참...여자를 뭐라하기가 어렵네요. 가난에 얼마나 한이 맺혔을지..
리어나도
IP 125.♡.76.107
04-19 2022-04-19 22:20:18
·
초단편 소설같아요.
김영하 작품을 보는듯요.
alcoholism
IP 14.♡.220.239
04-19 2022-04-19 22:25:04
·
달콤쌉싸름합니다
TheDexter
IP 122.♡.221.73
04-20 2022-04-20 00:38:30
·
와..필력이 대단하네요... 예뻤나요...
계란꽃
IP 125.♡.54.160
04-20 2022-04-20 00:44:45
·
후... 신경림 시인 '가난한 사랑 노래' 가 떠오르는 사연입니다.
Bamho
IP 175.♡.242.220
04-20 2022-04-20 00:50:53
·
저는 UMC의 노래가 생각나네요..



정말, 글을 보며 이 노래를 들을 때 느꼈던 감성이...
아비비닉
IP 218.♡.220.155
04-20 2022-04-20 00:52:03
·
왠지 그분도 잘 되길 바라게 되네요 두 분다 라고 하려다 글쓴분은 잘 되신거 같군요. 때가 안맞았으니 뭐..
조각구름
IP 211.♡.70.5
04-20 2022-04-20 00:59:58
·
님은 많은 노력을 하셨네요!
pelikan4001
IP 211.♡.91.26
04-20 2022-04-20 01:09:17
·
비슷한 경험을 한적이 있습니다...
당면하게 된 모종의 사유로 자존감이 낮아진 처자가 있었는데..
걔는 지금 잘 살고는 있나보더군요... 블로그이웃이 남아있어 백만년에 한번 정도 가보긴 합니다만...
아제로써
IP 218.♡.203.244
04-20 2022-04-20 01:21:14 / 수정일: 2022-04-20 01:22:41
·
개인적으로 오래전 이른바 '고무공장'을 다닌 기억이 있는 저로서도... ㅠㅜ ;;; 남 이야기가 아닌 듯 하다고 옆에서 삼촌이 이야기 하시네요.
엄지척
IP 112.♡.231.206
04-20 2022-04-20 01:30:02
·
아...300받고 싶네요. ㅠㅠ
영우파
IP 210.♡.41.89
04-20 2022-04-20 14:38:23
·
두 분 모두 늘 건강하고 행복하셨으면 합니다.
아련하지만, (읽는 입장에서는) 따뜻해지는, 기억 공유 고맙습니다.
nuss
IP 112.♡.226.241
10-03 2025-10-03 00:24:52
·
부페 얘기에 울컥하네요. 두 분 모두 행복하시길.
fanlessnoisefree
IP 106.♡.142.242
10-03 2025-10-03 09:45:46
·
ㅎㅎ저도 동일한 경험 있었습니다. 한번도 아니고 몇번이나요. 지금은 뭐 저는 잘살고 있네요.
쌍용드래곤
IP 122.♡.86.79
10-03 2025-10-03 11:02:31
·
북유럽 블랙코메디 영화 같은 사연이네요
풋워크
IP 104.♡.103.67
10-03 2025-10-03 11:18:25
·
신춘문예 수상 느낌입니다. 재미나게 잘 읽었습니다. 옛 여자친구분 저도 궁금하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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