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04:00 KST - PUCK - 미 매체 PUCK의 킴 매스터스는 지미 키멜의 복귀 및 지미 키멜 라이브 방송재개에 이르기까지의 긴박했던 뒷 이야기를 전하고 있습니다.
[PUCK] 키멜 그리고 디즈니가 시작한 항복의 문화.
전임 디즈니 CEO인 마이클 아이즈너가 SNS를 통해 지미 키멜을 쫓아내기로 한 밥 아이거 디즈니 CEO를 맹렬히 비판하는 트윗을 올렸다!
필자는 디즈니를 수년간 취재해 왔고, 전임 CEO 마이클 아이즈너를 주제로 책까지 낸 바 있다. 처음에는 가짜뉴스인줄 알았다. 오늘날의 디즈니를 만들고 은퇴한 지 20년이 다되어가는 83세의 마이클 아이즈너가, 그가 몸담은 디즈니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를 내다니! 상상도 못할 일이다.
그리고 키멜이 복귀했으며 이는 전임 디즈니 CEO 아이즈너의 메시지가 디즈니 최고 경영진들에게 전달된 듯 하다. 그리고 그 메시지가 지미 키멜 - 디즈니의 대립해소에 도움을 준 것으로 보인다.
아이즈너가 지난주 금요일 "디즈니의 리더십은 대체 어디로 사라진 것인가?" 라며 트윗을 올렸다. 그는 ABC방송의 심야 토크쇼 MC의 하차 및 방송중단사태를 트럼프 행정부의 "통제불능 협박의 또다른 본보기"로 지목했다. 마이클 아이즈너의 마지막 트윗은 2024년 4월, 자신이 응원하는 잉글랜드 프리미어 축구팀 사진 포스트가 마지막이었다. 다른 전임 CEO 밥 체이펙과는 달리 마이클 아이즈너는 디즈니를 떠난 후 디즈니 경영진에 대한 입장을 공개적으로 표명한 적이 없었다. 또한 밥 아이거 현 CEO와는 달리 마이클 아이즈너는 열렬한 민주당 지지자이지만 현실정치에는 언제나 선을 그어왔다. 1989년부터 2005년까지 디즈니 홍보부문 부사장을 지낸 댄 울프는 이렇게 말했다.
"(디즈니 전임 CEO인) 마이클 아이즈너가 정치의 정 자도 꺼낸적은 한번도 없다. 장담한다."
아이즈너와는 달리 밥 아이거는 정치의 첨예한 갈등시기가 고조되면서 전임자와는 달리 훨씬 더 많은 문제와 직면해왔으며 때로는 공개적으로 맞서기도 했다. 2017년 트럼프 행정부의 무슬림 입국금지 명령에 공개적으로 비판했으며, 파리 기후협약 탈퇴때는 대통령 경제자문위원회에서 사직했다. 특히 언론의 주목을 받은 것은 당시 밥 아이거는 디즈니 CEO에서 은퇴할 때였는데도 공화당 플로리다 주의 동성애 탄압에 반대하는 트윗을 올렸는데 이는 당시 CEO 밥 체이펙이 명백히 곤란한 상황에 놓을 것을 알면서도 한 일이다. 이제 밥 아이거는 과거 밥 체이펙이 놓은 처지와 똑같이 비판을 받은 처지로 몰렸다. (필자의 인터뷰 요청에 마이클 아이즈너는 자신은 은퇴했으며 언론과의 인터뷰는 더이상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한 어떠한 언급도 하지 않겠다고 정중히 거부했다.)
아이즈너와 절친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두명의 소식통은 필자에게 흥미로운 이야기를 전했다. 마이클 아이즈너는 이번 지미 키멜 사태와 관련해서 디즈니의 방송 재송출을 하고 있는 지역방송사 기업인 넥스타와 싱클레어를 언급하며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고 한다.
"(지미 키멜을 보이콧하고 있는 싱클레어, 넥스타)그놈들이 계속 방송거부할 테면 해보라지. 내가 만약 디즈니 CEO라면 그놈들에게 지옥맛이 뭔지 보여줬을 테니까. 오래 걸리지도 않을 거야."
한 전직 디즈니 내부 관계자는 "아이즈너는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은 다른 사람이 뭐라하던 전혀 신경쓰지 않았다."라고 필자에게 말했다. (심지어 이런 그의 성격은 역효과가 날때도 있었다고 한다.) 오랜 아이즈너의 측근은 그런 그의 성격은 부유한 집에서 태어난 사람 특유의 확신성과 결단성에서 기이한 것이라고 평가하기도 한다. 지금 디즈니 CEO인 밥 아이거에게는 없는 성격이다.
오랜기간 디즈니를 지켜본 여러 소식통들은 밥 아이거의 예민한 성격탓에 이런 엄청난 후폭풍과 비판에 밥 아이거가 흔들렸을 것이라 입을 모은다. 거기다 HBO의 존 올리버, 팟캐스터 스콧 갤러웨이는 밥 아이거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역사는 분명이 기억할 것이다. 뻔히 알고 있지만 방관한 겁쟁이들을 말이다."
- 존 올리버 / HBO "Last Week Tonight" -
"밥 아이거는 역사에 캐시미어 스웨터를 입은 네임 체임벌린으로 기억될 것이다. 물론 체임벌린의 위신과 품위는 원래부터 없었지만."
- 스콧 갤러웨이 -
디즈니와 오랫동한 일해온 헐리우드 유명인사/배우/제작관계자들 400여명이 ACLU(미국자유시민연맹)의 성명서에 서명한 이후로는 밥 아이거는 헐리우드의 공적으로 떠올랐다. 심지어 밥 아이거가 존경하는 인물중 하나는 처칠 전 영국수상이기에 비판은 더 뼈아팠을 것이다. 또한 밥 아이거는 한때 민주당 대선후보로까지 하마평에 오른 바 있다.(제프리 카첸버그가 권유하기까지 했다!!!)
이후 밥 아이거를 비롯한 디즈니 경영진에게 가해진 비판중 가장 뼈아픈건 바로 전임 CEO 아이즈너의 비판일 것이다. 정통한 한 디즈니 내부 임원은 밥 아이거가 아이즈너의 비판을 무시하긴 어려웠을 것이라고 전한다. 아이즈너는 밥 아이거 이전 오늘날의 디즈니 제국을 건설한 주역이다. 결국 퇴진과 함께 위상은 퇴색되었지만 여전히 디즈니 곳곳에 그의 영향력은 남아있다. 어찌되었던 밥 아이거는 CEO가 되기 전까지 아이즈너의 밑에서 일했던 사람이다.
결국 밥 아이거가 디즈니 주주들을 위한다며 한 지미 키멜 하차 및 방송중단 결정은 정반대의 효과를 가져왔다. 키멜 사태가 디즈니 브랜드에 치명타를 입히는 결과가 된 것이다. 거기다 밥 아이거의 개인사까지도 겹쳤다. 밥 아이거의 아내 윌로우 베니는 미 캘리포니아 남가주 대학 USC 애넨버그 저널리즘 스쿨 학장이다. 밥 아이거와 윌로우 베이는 조만간 그의 자택에서 여성 언론인 후원을 위한 기금 모금 행사를 하기로 되어 있었지만 이번 사태 이후로 주최측이 행사를 취소할 것을 고려하기 시작했다. 결국 밥 아이거는 지미 키멜의 복귀, 방송 재개를 선택할 수 밖에 없었다.
아직 싸움은 끝나지 않았다. 여전히 지역방송국 그룹 싱클레어와 넥스타는 지미 키멜 라이브 쇼를 재송출하는 것을 중단하고 있다. 전미 50개주를 기준으로 25%의 지역에서는 지미 키멜 라이브쇼를 볼 수 없다. 싱클레어의 38개 지역방송국, 넥스타의 28개 방송국이 재송출을 거부하고 있다. 거기다 미 연방통신위원회 FCC 위원장 브렌던 카는 이후 침묵을 지키고 있다.
월스트리트에서는 장기적으로는 디즈니가 버틸 수 있다고 진단한다. 월스트리트 리서치기업 모닝스타의 수석 애널리스트 맷 돌긴은 경영적인 요소는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으로 전망한다.
"2024년 디즈니의 매출은 914억달러입니다. 싱클레어,넥스타는 디즈니와의 계약을 잃어도 12개월 손실이 1천만달러 광고수익 잃는거 말고는 없어요. 디즈니는 겨우 수백만 달러 손실뿐이죠."
"다른 큰 문제는 내년 2026년입니다. 싱클레어, 넥스타 모두 디즈니와 계약이 내년 만료됩니다. 그러나 만약 넥스타가 FCC 허가를 얻어서 인수합병에 성공한다면요? 문제는 달라집니다. 디즈니와의 협상력이 높아지죠. 사실 디즈니는 지역 지상파 방송국 말고도 선택지가 많습니다. 케이블, OTT, 위성사업자 등 채널은 많아요. 하지만 넥스타와 싱클레어는 콘텐츠 수급에 있어 빅4 - ABC.CBS,Fox,NBC 의존도가 절대적으로 높습니다. 디즈니와의 대결에서 오래 끌 수 없는 덩치이지만 인수 합병을 통해 몸집을 키운다면 디즈니도 재협상에서 불리해 집니다."
이제 밥 아이거는 한숨 돌렸다. 그리고 헐리우드 동료들에게 자신도 피해자임을, 트럼프 대통령이 얼마나 자신을 힘들게 하는지 공개적으로 어필할 지도 모른다.
그러나 필자가 만나본 헐리우드 업계 현역 베테랑들은 밥 아이거의 처지를 이해는 하지만 여전히 냉소와 비판을 거두지 않고 있다.
"물론 거대 미디어 최고경영자로서 고충은 있겠지. 하지만 그런 일을 하면서 큰 배짱도 필요하잖아. 그는 디즈니 CEO로서 부와 명성을 가지고 있어. 그런데 거기에 걸맞는 배짱도 없는게 이해가 안되. 그런 명성과 부를 가진 CEO도 트럼프에 맞서지 못하면 대체 누가 맞설 수 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