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0 KST - PUCK - 미 매체 PUCK의 맷 벨로니와 킴 매스터스가 디즈니가 지미 키멜 라이브를 취소하기까지의 긴박했던 뒷 이야기를 전하고 있습니다.
오늘(19일) 오후, LA 센츄리시티의 한 법률사무실에서 지미 키멜과 디즈니 그룹 TV사업부 최고수장 데나 윌든의 최종 담판은 합의없이 끝났다. 양측을 격량속에 몰아넣은 이 대립이 해결없이 끝나면서 전 세계 헤드라인은 헐리우드의 정치-비지니스의 분쟁으로 장식되었다.
지미 키멜은 방송직전 쇼 오프닝 원고내용을 수정하라는 디즈니의 데나 월든의 요구를 거부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연방통신위원회 - FCC는 디즈니의 공중파 방송사업면허를 위협했고 디즈니-ABC 방송을 재송출하는 지역방송국 계열 2개 미디어 그룹도 반디즈니의 선봉에 섰다. 디즈니는 자사 임원들을 총 집결시켜 대책회의에 들어갔으며 결국 지미 키멜 라이브쇼 중단을 전격 결정했다. 디즈니는 끝까지 정부, 방송사업자, 광고주 그리고 수정헌법 1호 - 표현의 자유침해에 분노한 진행자, 작가, 제작진 모두를 만족시키는 방법이 있다고 믿었다.
그러나 그런 조치는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객관적인 팩트들을 보자. 지미 키멜의 월요일 쇼 오프닝 발언으로 보수파의 반발이 이어졌다. 디즈니는 조직적이고 대규모의 반발에 당황했다. ABC 심야 토크쇼 사업부 임원 롭 밀스, 디즈니 TV사업부 수장 데나 윌든은 격렬한 논쟁을 이어갔다. 롭 밀스는 지미 키멜을 변호했다. 그러나 데나 월든과 그녀의 세력들은 디즈니가 방송사업자 면허를 위협당할 것을 우려했다. 그리고 결국 디즈니 CEO 밥 아이거와 윌든은 방송 중단을 선언했고 이를 지미 키멜에게 전화로 통보했다.
진보진영들은 격렬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바이든 시절, 폭스뉴스의 팔러, 터커 칼슨, 로잔이 해고당하고 보수세력의 코로나19 음모론 제기로 인해 SNS 계정을 정지당하거나 발언권이 빼앗기는 것을 보고 환호한 진보세력들은 이제 이 상황에 분노하고 있다.
지금 벌어지고 있는 사태는 미 역사상 전례가 없는 일이다. FCC 위원장이 반대파의 목소리를 막기위해 연방정부의 권한을 동원하겠다고 명확히 밝혔다. 이미 스카이댄스-파라마운트 인수합병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큰 반대급부를 얻어냈다. 그리고 미디어 대기업들에게 명확한 신호를 보냈다. 항복하라. MSNBC는 미리 겁부터 먹은 나머지 논평패널인 매튜 다우드를 빛의 속도로 해고했다. 그의 발언에 대한 비판이 나오기도 전에 나온 일이다.
명확히 하자. 대통령이 싫어한다고 코미디쇼나 뉴스를 진행하는 공중파 방송사업자 면허를 위협하는 것은 99.9%의 확율로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 것이며 대법원은 역사적으로 이를 헌법위반이라고 판단해 왔다. 바이든 시절 제기된 수정헌법1호 - 표현의 자유 헌법판례도(공화당이 제기한) 기각되었지만 이 판례에도 연방대법원은 수정헌법1호를 강조했다. 심지어 보수파의 거두 새뮤얼 알리토 판사조차도 "연방정부는 사적으로라도 언론자유를 제한할 수 없다."고 명시했다. 심지어 가장 최근 연방대법원 판례도 전원 일치로 "연방정부 관료가 법적 제제 및 강압을 동원하여 언론의 자유를 억압하는 것을 금지한다"고 판시했다.
연방통신위원회 위원장의 위험한 발언, 트럼프의 가혹한 언론접근방식, 텍사스 주 기반의 넥스타(Nexstar) 방송사업자가 62억달러를 들여 지방방송국 합병을 추진중인 이 상황을 보는 것은 무척이나 당혹스럽다. 이 모든 상황은 제3세계 독재정권에서나 볼법한 일이다. 권리장전을 제정해 언론의 자유를 헌번 최우선으로 명시한 국가에서 벌어질 일이 아니다.
그러나...순전히 디즈니의 입장, 디즈니 경영진의 입장에서 이 난국을 어떻게 했어야 할지 집중해 보자.
디즈니 CEO 밥 아이거가 승소 가능성이 높은 조지 스테파노폴로스 소송을 트럼프 대통령 기념도서관 재단에 1500만달러 기부, 트럼프 대통령에게 100만달러 보상금 지급을 합의해 주지 않았다면 이 모든 일은 일어나지도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의도가 무엇인지는 우리가 정확히 판단할 수 없지만, 일반적으로 건달들은 원하는 것을 얻으면 더욱 대담해지는 법이다.
디즈니 CEO 밥 아이거는 이를 알았어야 했다. 그는 큰 실수를 했다. 트럼프와 화해하면 안전할 것이라고 착각한 것이다. 놀랍게도 디즈니가 1600만달러 합의를 한 이후 FCC는 ABC "더 뷰"를 조사하겠다고 밝혔고, 트럼프는 자신에게 "반대하는" 모든 공중파 방송사업자들의 면허를 빼앗을 수 있다고 협박하고 있다. 이게 정상적인 국가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인가? 합의는 왜 해준 것인가? 디즈니 밥 아이거의 "아이거" 이름은 뉴욕 ABC 뉴스센터의 신사옥 건물 이름이다. 그의 아내는 USC - 미 남가주대학 저널리즘학부의 학장이다. 이제 밥 아이거의 이름은 후대 역사에 뭐로 남겨질 것인가? 그의 유산이 위험에 처했다.
우리는 밥 아이거의 디즈니가 지미 키멜쇼를 중단하기로 한 소식을 듣고 놀란 나머지 디즈니 내부 소식통들에게 연락을 돌렸다. 그리고 더 놀랍게도 이런 답이 돌아왔다.
"뭘 놀래? 이럴줄 몰랐어? 처음이 어렵지 항복하는 건 쉬워. 한번 무릎을 꿇으면 금방 네발로 기어가게 될 거야."
우리는 미디어 기업들이 다른 기업들에게 항복하는 사례는 많이 보아왔다. 그러나 역사는 기억할 것이다. 디즈니는 가장 먼저 무릎을 꿇은 기업이라고 말이다.
디즈니 CEO 밥 아이거는 변명한다.
"만약 우리가 소송에서 진다 치자. 그려면 선례가 생길 것이다. 기자들와 언론들을 보호하는 일명 펜타곤 페이퍼 소송 - 뉴욕타임즈 vs 설리번 판결 선례를 훼손할 모험을 햘 순 없다"
농담하나? 그래서 트럼프에게 1600만 달러를 합의해 줘서 뭐가 달라졌나? 스카이댄스는 파라마운트를 인수합병했고 CBS 역시 트럼프와 합의했다. 스카이댄스는 CBS 뉴스센터를 공중분해하기로 했으며 스티븐 콜베어 쇼도 날아갔다. 디즈니의 이번 결정은 모든 것을 능가한다. 이제 그 누구도 스카이댄스, CBS, 파라마운트를 손가락하지 않는다. 진보진영의 가장 큰 분노는 디즈니를 향하고 있다.
헐리우드도 충격에 빠졌다. 수백명의 작가들과 배우들을 거느리는 작가조합-배우조합들이 디즈니 버뱅크 본사 앞에서 피켓을 들고 있다. 노조들은 격렬히 반발하고 있다. 인기 작가 - 프로듀서들이 키멜이 복귀하지 않으면 디즈니와 더이상 일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정치권도 개입을 선언하고 있다. 물론 생업과 평판이 달린 대부분의 헐리우드 영화인들은 몸을 사리고 있다. 슬픈 일이다. 지극히 당연한 권리를 위해 이젠 우파의 보복을 각오하고 생계를 걸고 목소리를 높여야 하는 이 비현실적인 상황이 이해가 가는가?
디즈니는 어느정도 타격을 각오했을런지도 모른다. 노조의 반발? 배우조합-작가조합이 소속 조합원에게 디즈니와의 작업을 거부하라는 명령을 내리는 것은 사실상 조합-노조의 위법사항이다. 사측과의 단체 협약은 계약위반이 아닌 다음에야 조합원들의 단체행동을 극히 제한하고 있다. 그러나 기억하라. 지미 키멜은 수많은 대형스타,감독들과 남다른 각별한 친분이 있다. 거기다 헐리우드 A급 배우,감독들은 배우조합-작가조합에 지극히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그들이 배우-작가조합 파업당시 그들이 사비를 출연해 조합원들의 생계를 부분적으로 챙겼다는 것을 기억한다면 디즈니는 이번에도 착각을 하고 있다.
헐리우드 일부는 개탄한다. 디즈니 CEO 밥 아이거, 디즈니 TV사업부 수장 데나 윌든은 지미 키멜과 매우 친분이 있었다. 때문에 이런 뒷통수가 어디 있느냐는 것이다. 오랫동안 디즈니와 일해본 헐리우드 관계자는 이렇게 한탄한다.
"지미 키멜이 몰리와 결혼할때 결혼식 피로연에 밥 아이거와 데나 윌든이 키멜과 한 테이블에 앉았던 것을 기억해. 키멜은 20년동안 디즈니-ABC에 충성해 왔어. 사실상 디즈니 쇼 비지니스의 얼굴이었잖아. 디즈니가 한창 오바마 정권당시 잘나갈때 키멜은 개인 가족사까지 공개하며 오바마 케어를 쇼에서 홍보했지. 키멜이 ABC에서 성공시킨 대형 쇼만 몇개야? 사실상 프라임타임 앞뒤 광고에 키멜 얼굴이 곳곳에 깔리며 디즈니는 키멜을 이용해왔어. 키멜이 에미상 수상, 오스카 진행자로 디즈니-ABC 홍보에 진심이었는데 이제 디즈니-ABC가 이런 식으로 뒤통수를 쳐? 이건 말도 안되. 이 업계라는 게 참....."
"밥 아이거는 알아야 해. 이번 일은 밥 아이거 평생의 오점으로 그를 따라다닐 거야."
지미 키멜이 100% 옳았다고는 볼수 없다. 그를 100% 변호하는 것도 아니다. 지미 키멜 라이브는 대본에 녹화되는 쇼다. 민감한 발언이라면 키멜, 제작진, 작가등이 인지하고 최소한 해당 발언을 재촬영했어야 했다. 신중해야 할 사안임에는 명확하다. 그렇다고 이게 쇼 중단, 해고 사유가 될 일인가?
밥 아이거 CEO, 데나 월든 부문장은 키멜의 발언 수위를 최대한 조절하려고 노력하고 그게 안되면 결국 방송을 허용했어야 했다. 그리고 만약 키멜의 후속 방송이 후폭풍을 더 키웠다면 그때가서 "방송은 방송국, 광고주가 없이는 존재하지 않는다" 라고 해도 무방했다. 지미 키멜이 후속방송에서 무슨 말을 하려 했는지는 아무도 알수 없지만 강경한 논조일 것이라 확신하지만 그렇다고 아예 터무니없는 말도 아닐 것이다. 지미 키멜이 지미 키멜했을 뿐이다. 사실 디즈니가 지미 키멜의 강한 정치 관련 소재 발언수위에 불편해 하고 있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그렇다고 디즈니가 지미 키멜을 쫓아내고 "우리 모두를 위한 일이야" 라고 도덕적 우위를 주장할 수는 없다.
ABC의 지미 키멜 라이브가 중단된 지금, 이제 남은 것은 CBS, MSNBC 뿐이다. CBS 콜베어 쇼는 중단확정이다. FCC는 "토니 소프라노" 같이 마피아 막가파처럼 ABC "더 뷰"를 공격하고 대통령은 세스 마이어스와 지미 팰런의 목을 노리고 있다. 스카이댄스는 CBS의 뉴스 센터를 망가뜨리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 헐리우드의 동업자 정신은 어디로 갔나? 업계 최대 기업인 디즈니가, 그동안 헐리우드를 기반으로 부를 쌓아온 디즈니가 어찌 이럴 수 있는가?
디즈니의 성급한 항복은 디즈니를 더 뜨거운 감자로 만들었다. 거기다 헐리우드 전체를 적으로 똘똘 뭉치게 만들었다. 디즈니가 이럴 필요는 없었다. 넥스타와 싱클레어 지역방송사 그룹은 원래 보수적인 성향이었으며 이미 이전부터 그들은 보수로 협력해 온 차에 진보진영마저 적으로 돌리는 자충수는 이해하기 어렵다.
밥 아이거의 후임으로 디즈니 차기 CEO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데나 윌든 TV사업부 부문장의 처신은 더 당혹스럽다. 디즈니에게 가장 좋은 결과는 이번 후폭풍이 잠잠해진 후 지미 키멜이 복귀하는 시나리오다. 여기서 데나 윌든 부문장이 수완을 발휘한다면 그녀의 능력은 차기 디즈니 CEO 후보로 검증될 것이다.
그러나 그녀의 지금 행보는 당혹과 불확실성을 더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데나 윌든 TV사업부 부문장이 의도적으로 키멜에게 강경하게 대처하는 이유가 트럼프 정권을 달래려는 이유라는 설이 파다하게 퍼지고 있다. 뭐가 당혹스러운지 아는가? 데나 윌든 디즈니 TV사업부 부문장은 민주당 대선후보 카말라 해리스와 개인적 친분이 있다. 이런 그녀가 지미 키멜에게 사과하고 복귀하라고 종용하고 있다고 한다. 지미 키멜은 2026년 계약종료 이후 은퇴하고 싶다는 의사를 표명해 왔다. 은퇴를 생각하는 지미 키멜에게 아무것도 달라진 것도 없는데 항복하고 돌아오라는 설득이 대체 무슨 소용이 있나? 복귀해서 얌전하게 굴다가 은퇴하라는 소리와 뭐가 다른가?
헐리우드가 얼마나 신기루같은지, 얼마나 이 업계가 동업자정신도 없는, 서로가 서로를 배신하고, 거짓말로 등쳐먹고 사는 바닥인지가 상상이나 되는가? 데나 월든은 바이든 시절 기세등등하게 승진가도를 달렸다. 아니 디즈니 밥 아이거 역시도 기사회생했다. 2022년 공화당의 플로리다가 동성애를 탄압할때 은퇴상태였던 뒷방 노인 취급 받던 밥 아이거는 재빠르게 바이든 행정부 편을 들며 디즈니 복귀를 모색했다. 그리고 디즈니 CEO로 복귀했다.
바로 그 밥 아이거 디즈니 CEO가,
2017년 트럼프 행정부 당시 무슬림 입국중단 조치에 강경하게 반대 목소리를 냈던 그 밥 아이거 디즈니 CEO가
트럼프 행정부가 파리 기후협약을 탈퇴하자 원칙의 문제라며 대통령 자문위원을 미련없이 사퇴하던 그 밥 아이거 디즈니 CEO가
지금은 트럼프 정권에 무릎을 사뿐하게 꿇었다.
참으로 암울한 시대이다.
암울 하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