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의 뇌는 '사실을 파악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몸의 다른 부분과 마찬가지로, 생존과 번식에 유리한 역할을 하도록 진화해온 것입니다.
초원에서 무언가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리면 "맹수다!"라고 단정하며 겁을 먹고 당장 도망치는 쪽이
그게 과연 뭘까 호기심을 갖고 파악해보려는 쪽보다 생존하고 번식하기에 유리합니다.
그렇게 뇌는 정확성을 포기하더라도 신속성을 추구하는 쪽으로 진화해왔습니다.
이건 뇌가 있는 동물에게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경향입니다.
빠르게 단정하고 확신을 갖는 쪽이 스트레스가 덜하고
(유발 하라리식의 표현으로) '대규모의 협력'에 유리합니다.
정치인의 단호한 발언과 그에 호응하는 대중,
단정적인 진리를 확신하며 안정감을 얻는 종교인들처럼요.
과학적인 탐구를 하는 등 사실을 파악하기 위해 의식적으로 노력하게 된 건 비교적 최근에 나타난 흐름입니다.
인류는 대부분의 기간 동안 역사와 신화를 구분하지 않았고,
증거나 진상 같은 것보다는 권위나 신념을 중시해왔습니다.
( https://www.clien.net/service/board/use/18959299 )
... 그리고 이런 망상을 해봤습니다.
https://hyunsu-dev.tistory.com/6
TCP형의 사람이 UDP형의 사람과 함께 있을 때, UDP형은 일단 정보를 발신하고 봅니다.
TCP형은 상시 DDos 공격을 받는 셈입니다.
(더 심하게는, 디폴트가 브로드캐스팅 모드인 사람도 있습니다.)
과부하를 받다가 뻗어버리든, 네트워크를 차단하든 해야 하죠.
TCP형은 확실하게 에러를 체크한 후에야 정보를 내보냅니다.
에러가 없는 안정적인 시스템이어야 안심이 됩니다.
하지만 UDP형이 보기에는 너무 느리고 답답합니다.
"얘가 어디가 고장났나? 세션이 죽었나? 왜 이렇게 말이 없지? 정신차려!"
UDP형은 오류와 garbage가 많이 포함된 정보를 주고받는 데에 익숙하고,
그래야 안심하고, 그걸 유희로도 삼는 사람들입니다.
보통은 그걸 '인간적'이라고 합니다.
그들에게 TCP형은 재미없는, 비인간적인 사람들입니다.
좀 다르게 말해보자면
컴파일 언어형 인간 vs 인터프리터 언어형 인간,
과학자 vs 정치인 등이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ㅠㅠ
인간은, 더 나아가서는 생물은, 더 나아가서 우주 전체는 UDP적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DNA의 체크섬 메카니즘 등 예외가 조금 있긴 합니다만)
TCP적인 경향은 진화의 산물인 인간이 최근에야 만들어낸 아주 예외적인 진화의 방향일 겁니다.
어쨌든 T(cp) 랑 (ud)P군요 ㅋㅋ
!!!
포식자의 전략은 그렇습니다.
100% 정확히 노리지 않고도 "일단 달려들고 본다"는 전략을 택하는 식이죠.
일반적으로 그들의 사냥 성공률은 높지 않은데, 대신 많은 시도를 하는 거...
결국은 투자라는 것도 많은 실패를 감수하고 많이 시도하다가 하나 건지면 성공하는 거고.
치밀한 계획성 Vs. 즉흥성과 유연성
이라는 인간의 문제해결법의 두 축을 말씀하시는 거라면 그런 느낌이네요. 군대 용어는 잘 몰라서..
오오 예술적인 은유로도 가능하군요
/Vollago
컴파일 언어형 인간 vs 인터프리터 언어형 인간도 해주세요.
결국 비슷합니다 :-)
컴파일 언어는
- 실행 전에 확인, 엄격한 구문 분석, 오류 검사
- 느리지만 안정적
- "말하기 전에 생각해"
인터프리터 언어는
- 일단 실행하고, 오류가 나면 그 때 멈춤
- 빠르지만 예외 가능성이 많음
- "일단 말하고 나서 생각해"
UDP : 여기요~ 김치찌개 주세요, 빨리요. (...) 이렇게 배웠던 옛날 생각이 납니다. :)
인간관계는 여러 규모의 카르텔로 이뤄진 역학관계라고 봐야 하고
다양한 규모의 카르텔들 사이(물론, 개인도 포함)에서 이뤄지는 소통의 방식이란 관점에서 바라봐야지
두 가지 방식으로 소통방식을 압축하면서
단순히, 개인 대 개인의 관점에서만 소통을 생각하면
통찰이라는 테두리에서 크게 벗어날 위험이 있쥬.
그리고, tcp나 udp나 미리 정해진 약속, 규약이라는 점도 고려를 해야쥬.
네 흥미위주로 아주 단순화해서 생각해본 거지요.
그러고보니 인간의 집단들에도 층위가 있고 네트워크에도 OSI 계층이라는 게 있어서
하위 층위에서의 물리적 접촉으로 인한 정보 전달 뿐 아니라
상위 계층에서는 집단적 맥락이나 정치적 의미작용이 덧붙는 구조가 되기도 한다는 것도 유사점이란 생각도 드는군요 :-)
상위, 하위 계층으로 나눈 이유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나눠질 수 밖에 없는 탓도 있으나
보안상의 문제도 크기 때문이라 봐야쥬.
보안이 중요한 이유는 소통의 주체들이 생산하는 소통을
누군가 왜곡하는 짓을 차단하기 위함이고...
인간사회에서는 계층이, 소통의 보안성보다 소통의 주체를 길들이거나 지배하는 수단이 되는 경우가 허다하쥬.
수단이 목적을 지배하는...ㅋ
수단과 목적이 바뀐 거라는 말씀도 재미있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