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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의공원

전우용, ‘정당이 대중을 동원하던 시대’에서 ‘대중이 정당을 움직이는 시대’로 9

46
2024-05-23 11:40:36 수정일 : 2024-05-23 11:59:05 220.♡.37.28
diynbetterlife

전우용 역사학자 글 원문보기


"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당선인 워크숍에서 강연인지 발제인지를 하고 왔습니다.

요지만 간략히 정리하겠습니다.


기미독립선언서에서 독립운동의 주체를 이천만 ‘민중’이라고 한 것, 뒤이어 수립된 임시정부가 나라 이름을 ‘대한민국’이라고 한 것은 민주주의의 본질적 의미를 정확히 이해한 결과였습니다.


해방 이후 한국 정치사는 독립운동가들이 지향한 민중 주체의 ‘민주주의’와 일제가 한국인들의 의식 안에 심어놓은 천황제 군국주의, 전체주의가 공존 대립하는 과정이었습니다. 일제강점기에 교육받은 엘리트들은 '민주주의'를 혐오했고 그래서 이 말에 다른 의미들을 담았습니다.


1970년대에 3.1운동 때의 ‘민중’ 개념이 소생한 이후 한국인들의 민주화 운동, 또는 민주주의 운동은 민중운동과 결합했습니다. 그러나 1990년대 중반 이후 민중운동이라는 말의 사용빈도가 급속히 줄어들고 대신 시민운동이 부상했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참여정부’라는 이름을 지었을 때, 시민단체의 신뢰도는 전체 1위였습니다. 그러나 지금 시민단체의 신뢰도는 최하위권에 속합니다. 시민단체들이 잘못해서 그런 게 아니라 대중이 정치적 욕구를 표출하고 실현하는 방식이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정치 과잉으로 인해 시민사회가 위축된다는 지적이 있기는 하나, 시민단체에 가입하여 회비 내던 사람들이 정당에 가입하여 당비 내는 사람으로 바뀐 현상 자체는 부정할 수 없습니다. 시민운동 시대에서 '정당운동 시대'로 이행했다고 볼 수 있는 지표입니다.


한국의 정당 가입자 수는 민주 국힘 양당 합쳐 1천만 명에 육박합니다. 민주당만 당원 500만 명, 권리당원 250만 명입니다. 민중운동 때는 ‘반정부 단체’ 구성원, 시민운동 때는 ‘비정부 기구’ 구성원이었던 사람들이 근래 급속히 ‘정당원’으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시민단체의 위축과 정당의 확대라는 한국의 특이 현상을 낳았습니다.


그런데 시민단체 시절에는 회비 잘 내고 집회에 열심히 참가해서 ‘적극 활동가’나 ‘적극 참여자’ 소리를 듣던 사람들이, 정당원이 되어 당비 잘 내고 집회 열심히 참가하니 ‘강성 지지층’ 소리를 듣습니다. ‘적극 참여자’들로서는 기분이 상할 수밖에 없습니다. 친윤 언론들이 만든 ‘강성’ 프레임을 민주당 내에서 그대로 써서는 안 됩니다. ‘적극 참여자’를 배척하거나 멸시하는 조직은 시민단체든 정당이든 지속될 수 없습니다. 또 이른바 ‘팬덤 현상’은 현대의 일반적 문화현상으로서 정치현상보다 훨씬 심층적이고 장기지속적입니다. 정치인들이 팬덤 현상을 비난한다고 해서 이 현상이 사라지지는 않을 겁니다. 그에 적응하면서도 일방적으로 굴복하지 않을 방도를 정치인들 스스로 찾아야 합니다.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정당이 대중을 동원하던 시대’에서 ‘대중이 정당을 움직이는 시대’로 이행했습니다. 현대의 대중은 ‘기차 표 끊고 자리에 앉아 잠 자는’ 사람들이 아니라 ‘기차가 제대로 가는지 두 눈 뜨고 감시하는 깨어있는 시민들’입니다. 오늘날의 대중은 민주당에 과거 민중운동 단체나 시민운동 단체가 수행했던 역할까지 떠맡기려 하며, 그런 일들을 제대로 하는지 직접 감시하려 합니다. 사람들이 정치적 욕구를 표출하는 방식에서 일어난 이 근본적 변화를 인정하고 수용하며 적응하는 것이, 현 시점에서 정당이 수행해야 할 ‘역사적 책무’라고 봅니다. 


당선인들이 제 얘기를 어떻게 받아들였는지는 모릅니다. 다만 강연 후 한 분이 이런 말을 해 주었습니다. 민중운동에서 시민운동을 거쳐 정당운동으로 이행한 것이 자기 일생이었다고. 그 분의 인생 행로나 보통사람들의 의식의 변화과정이나, 그리 다르지 않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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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어준:

매우 정확한 상황인식이라고 저는 보는데, 이대표의 장점이기도 해요. 일이 터지면 한가운데로 들어가는 스타일이거든요. 정치인으로서 매우 중요한 자질.


예를 들어서 수십년간 해결하지 못했던 계곡 차지하고 자릿세 받던 계속상인들 문제가 있었어요. 경기도 지사가 되자, 누굴 대신 보내는게 아니라, 왜냐면 불법이라 하더라도 생존권이 걸린 일이라 계곡 상인들이  거칠게 항의하게 돼있거든요. 


그래서 그런 상인들을 상대할 때는 도지사가 직접 안가고 누굴 대신 보낸단말이죠. 이재명 도지사가 직접 만나서 서로 마주 앉아서 가시돋친 대화를 하는 영상이 그대로 남아있죠. 외면하지 않고. 그 한가운데로 들어가는거. 제가 굉장히 높게 평가하는데, 결국은 그래서 전부 철거했어요. 아무도 못했는데.


한가운데로 들어가서 정면으로 상대하면 대단히 위험하죠. 안될 수도 있잖아요. 안되는 현장을 고스란히 노출하는 거 아닙니까. 그런데 그렇게 하는 중요한 정치인으로서의 자질이 있다. 


이번에 국회의장 선출하면서 생긴 갈등도 상대하기 어려운 문제입니다. 당대표로서. 당원들 마음도 챙기면서, 동시에 의원들 입장도 살펴야해요. 그 점에 있어서는 칭찬해야겠다 싶고, 또 하나는 난제인데 어떻게 풀어야 할지 지켜봅시다. 


중요한 변곡점이라 생각합니다. 이게 민주당만의 일이 아닐것이다. 국민의힘이든 어떤 정당이든 앞으로 이런 일에 부딪히게 돼있어요.


출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

diynbetterlife 님의 게시글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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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9]
Uncensored
IP 211.♡.43.130
05-23 2024-05-23 11:54:51
·
공감합니다.
diynbetterlife
IP 220.♡.37.28
05-23 2024-05-23 12:07:19 / 수정일: 2024-05-23 12:14:51
·
@Uncensored님 이재명은 이미 김은경 혁신위나 이래경 혁신위 위원장을 통해 대중이 정당을 움직이는 시대로 옮기려고 한 것 같습니다. 정치인들이 그걸 못 따라가는거죠.

<이래경, 직접 민주주의를 정착시켜야 한다>
https://www.clien.net/service/board/park/18119808CLIEN

<민주당 혁신위원 서복경, 팬덤탓 말고 당 비전으로 경쟁, 권리당원이 행사할 권리를 제도화>
https://www.clien.net/service/board/park/18144449CLIEN
굿모닝빵빵
IP 39.♡.230.149
05-23 2024-05-23 11:54:54
·
오랜만에 보는 참 좋은 글이네요. 전 교수님의 통찰력이 깊이 느껴지네요.
우기라네요
IP 223.♡.27.201
05-23 2024-05-23 13:01:04
·
이게 대의민주주의에 맞는거죠.
대중이 당을 이끄러야죠.
물론 대중도 완벽하진 않으니 대표가 이걸 정리하고하나로 모을 필요는 있죠
diynbetterlife
IP 220.♡.37.28
05-23 2024-05-23 13:05:02
·
@우기라네요님 특정 사안별로 대중이 무엇을 할지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제도화했으면 좋겠습니다. <누가> 보다 <무엇을> 할지가 중요한 정당이요.

민주당 혁신위의 서복경 위원이 했던 말 처럼요.
https://www.clien.net/service/board/park/18144449CLIEN
우기라네요
IP 180.♡.84.151
05-23 2024-05-23 14:56:51
·
@diynbetterlife님 정말 그런 시스템있으면 좋겠네요
sean-H
IP 218.♡.87.196
05-23 2024-05-23 19:55:28
·
나머지 당들은
당원을 위하는 당이 아니라, 당원을 이용만 해먹으려는 당들이라 쉽지 않겠죠.
그래서 결국 민주당이 선구자가 될 수밖에 없는 주제겠네요.
수면제
IP 172.♡.94.5
05-23 2024-05-23 20:28:12
·
정당이 대중을 움직이는 건 독재이지만, 대중이 정당을 움직이면 개판입니다.

당은 당원이 움직이는 정도로만 그치는게 좋습니다.
diynbetterlife
IP 220.♡.37.28
05-23 2024-05-23 20:49:27
·
「@수면제*님」 https://www.clien.net/service/board/park/18113382CLI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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