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연휴 잘 보내고 계신가요?
저는 가족 친지와의 즐거운 만남 이후의 시간은
그동안 못들었던 음악 실컷 듣는 시간으로 만들려고 작정하고 있습니다.
안드레스 넬슨스가 지휘한 슈트라우스 반을 꼽은 적이 있습니다.
요즘은 클래식 음반에서 이런 대형기획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그 기획만으로도 의미가 큰 음반이었습니다.
물론 내용도 좋았고요.
올해 DG와 넬슨스가 또 한 번 사고를 칩니다.
브루크너 심포니 사이클이 10월말에 출시될 예정입니다.
이미 개별 음반으로 1-9번까지의 음반은 출반되어 있고
최종반인 교향곡 0번이 사이클 전곡반과 함께 10월말 출반됩니다.
첫 음반 출반일 2017년부터 시작된 장장 7년의 기획입니다. 기획과 녹음 시작까지를 고려하면 8-10년의 기획이라고 봐도 무방하죠. 모든게 급하고 빠른 현대에 이런 긴 시간이 필요한 기획은 쉽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힘겨운 코로나 시기를 겪으면서도 이 거대한 기획을 끝까지 완수해낸 게반트하우스와 넬슨스, 그리고 DG에게 경의를 표합니다. 이미 나와 있는 음반들을 들어볼 수 있으니 관심 있으신 분들은 지금 당장 애플뮤직 클래시컬로 달려가보세요.
그냥 브루크너를 완주했다 정도가 아닌 상당히 학구적인 트랙리스트가 인상적인데요. 단순히 1번에서 8번까지가 아니라 습작이었던 0번부터 미완성 9번까지를 아우르고 골치아픈 여러 수정된 판본 중에서 신중히 고르고 브루크너의 음악에 큰 영향을 끼친 바그너의 오케스트라 작품들을 커플링하고 있습니다. 지휘자의 브루크너에 대한 음악연구가 얼마나 진중하게 이뤄졌는지 짐작해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아마 출시되면 개인적인 올해의 음반도 넬슨스가 먹을 것 같습니다. DG가 클래식 음반계의 기둥으로 든든히 버텨주고 최고수준의 음반으로 아카이브를 풍성하게 해주고 있음에 다시 한 번 감사한 마음입니다.
클리앙 회원분들 모두 좋은 음악과 함께 행복한 추석연휴 되시길 바랍니다.
넬슨스 젊은 나이를 고려하면
최상 기량의 두개 악단의 상임을 맡아 둘 다 잘 굴러가게 하는 것 보면 대단하다고 생각되요.
제가 B&W밖에 못쓰겠어요.
대안이 있다면 아발론 정도?
그래도 저는 B&W가 좋지만요.
나중에 큰 집사서 노틸러스 놓는 것이 꿈입니다.
녹음이 훌륭한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저는 귄터 반트 반이 레퍼런스인데 저 역시도 이 음반이 최고연주라고 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만 적어도 브루크너 사이클을 현대화했다는 점에서는 높은 점수를 줘야할 것 같습니다.
점점 청취연령이 높아지고 이미 명반이 많은 과거에서 헤메게 되는 요즘은 이런 음반이 나와주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는 마음입니다.
저도 쥴리니, 반트 정도까지가 한계입니다 :)
어쩌면 반트의 레코딩을 첼리비다케보다 더 좋아하는지도 모르겠네요.
브루크너는 소박한 천주교적 삶을 살아낸 브루크너 그 자신처럼 세속이 묻지 않은 온전히 음악과 음악의 구조만이 남은 완벽한 순수음악으로서의 음악의 본질만이 남는 연주여야한다는 기준을 들이대면 이번 음반은 과거의 명반 기준으로는 너무 반짝이고 현대적인 맛이 강하긴 합니다. 사실 그래서 브루크너가 연주하는 사람도 듣는 사람도 어려운 것 같아요.
네 맞습니다.
어느 평론가가 "그을려서 갈무리 된 광채" 라고 브루크너 음악에 대해 평가했는데 공감되는 표현입니다.
작품을 썩 좋아하지는 않지만 하루키는 브루크너를 감상하는 행위에 대해 소설에서 이렇게 썼어요. "시간과 에너지의 장대한 소모."
촌각을 다투는 현대에 100여 분에 달하는 음악 한 곡을 듣는다는 것이 도대체 어떤 의미인지, 생각해보게 합니다.
사실 말씀하신 것 같은 이유로 클래식 음악의 입지가 점점 좁아지는 것 같습니다.
말그대로 시대에 맞지 않는 구닥다리 음악이 되어가네요.
또 한편으로는 본질에는 관심 없이 짧은 자극과 흥미에 몰입하고 쉽게 싫증내는 시대가 얼마나 극단까지 갈지 바라보면서 착잡하기도 합니다.
도움이 되었다면 다행입니다.
구매를 한번 고민해봐야겠습니다.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개런티가 너무 올라서 그런 것인지...아니면 클래식 음반 시장 매출이 혹여 줄어든 것인지 궁금합니다.
저도 요즘 물가가 너무 올라서, 그 좋아하던 클래식 콘서트도 가본지 오래되긴 했네요 ㅜ
음악을 듣는 행위가 급격히 인스턴트화 되면서 클래식을 참고 들어주는 인구가 거의 없어졌다고 봐야할 것 같습니다. 그 십여초 지나가는 릴스 쇼츠도 길다고 휙휙 넘겨가는 세상에서 한악장만 수십여분에 전악장 한곡 다 들으려면 2시간 가까이 되는 클래식음악을 들어줄 사람이 이젠 많지 않죠.
그런반면 이런 대형기획은 변수가 너무너무 많습니다. 한두 사람 스튜디오 작은 거 빌려서 노래부르고 연주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보니 돈도 돈이고 골치가 너무 아프죠. 근데 막상 만들어도 큰 돈은 안되고요. 그러니 음반사 입장에서도 팔릴만한 걸 만들 수 밖에 없습니다. 곡단위로 컴필레이션한 음반들, 가수의 이름에 기대어 만든 아리아 모음집, 또는 도저히 클래식이라고 할 수 없을법한 뉴에이지 음악도 현대 클래식의 영역으로 소개하고 있구요. 시대가 그러하니 어쩔 수 없겠죠. 그래서 이런 대형기획은 나와주는 것 만으로 감사할 수밖에 없네요.
하긴, 저 또한 열정적으로 앨범을 모으던 시절은 이미 건너갔고, 요즘엔 애플뮤직(클래시컬)으로만 감상하니까요.
그래도 dg 같은 대형 음반사들은 여력이 있지 않을까했었는데 모두들 힘든가보군요. 컴필레이션 앨범은 그야말로 극혐하는데 요즘 앨범 시장이 그렇게 흘러가는줄은 꿈에도 모르고 있었네요.
어떤 걸 공부하거나 중점적으로 들어야할까요?
싸구려(?)음반과 아닌 음반과의 차이는 분명한데 메이저 음반사의 음반은 웬만하면 다 좋더군요.
유럽으로 클래식 여행도 다녔는데...빈 정기연주회에서 이게 클래식이구나 외엔...모르겠습니다 부끄럽네요.
다 그렇더라구요. 많이 들어보고 경험치가 넓어지면 내 취향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어느정도는 음악사적 지식을 넓히고 진짜 심각하게는 총보를 보고 큰 그림을 살필 수 있으면 듣는 귀가 확 열리는 것 같긴 합니다.
여기까지 가는 건 너무 깊으니 맘에 쏙 드는 연주가 있으면 해당곡의 다른 연주, 또는 해당 곡의 지휘자와 악단이 연주한 다른연주 등을 들어보면서 경험치를 넓히는 게 가장 쉬운 것 같아요.
브루크너 앨범도 나오면 바로 들어봐야겠네요.
감사드립니다.
리하르트 슈트라우스는 잘 들었었는데, 한 동안 잊고 있었습니다. 지난 번에 추천하셨던 글 못 보고 지나갔는데, 덕분에 찾아듣게 되었네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