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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올해도 일을 하고 있으니 21년째이긴 합니다.
언제가 틈틈히 클리앙에도 이 시리즈 글을 올리곤 했었습니다.
https://www.clien.net/service/board/park/16413406CLIEN
https://www.clien.net/service/board/park/17009136CLIEN
그렇게 제가 간간히 올리던 글이 있었는데 이제 책으로 나왔습니다.
제가 올해도 누군가의 의뢰를 받아 그림을 그리고 있으니 아직은 살아남은것 같습니다.
정말 처음 시작할때 '10년, 20년쯤 계속 한다면 어떤 기분일까?' 했었는데
시간이 어찌나 총알처럼 빠른지 정말 20년이 지났습니다.
회사에는 다녀본 적이 없어서(입시미술학원에서 5년정도, 제 회사를 하기는 했었는데 출근은 안했으니 그건 빼면)
20년 근속을 하면 뭐 선물같은 거 주나 잠시 생각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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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전에 책이 나와서
바깥양반과 함께 2권을 들고 읽으러 나왔어요.
그동안 책이 나오면 늘 하는 우리들만의 의식같은건데
손으로 만져지는 책을 들고
좋아하는 카페에 가서 커피를(아아는 국룰) 시켜놓고
다 읽고 나오거든요.

나름 꽤 긴 세월을 일해왔고
책도 (미안스럽게) 많이 냈는데
이번 책 나오고 바깥양반이 보면서 막 울고 그래서 좀 울컥했습니다.
나의 20년 근속에 대한 상 같았어요.
물론 이번책에 바깥양반 이야기, 우리 오랑이(반려모) 이야기도 함께 들어가서 그런지도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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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일이 직업이 되면 안좋다는 글도 있지만
제 경우는 좀 다릅니다.
저는 아직도 그림그리는 일이 제일 좋고 이거라도 할 수 있다는 게 다행이고 행복이예요.
개인적인 건강문제도 있고
온라인이 없었다면 정말로 어디서 무엇을 했을지 까마득합니다.

이 그림(+사진)으로 책표지를 했는데
여기는 바깥양반이 10년을 가꾼 가게의 뒷골목입니다.
바깥양반은 가장 핫하다던 동네 골목에서 10년동안 살아남아
골목의 흥망성쇠를 다 보았는데
이제 떠난지 몇 년 되었지만
아직도 이곳에서의 기억들은 우리를 미소짓게 만들거든요.

저는 아주 오래전에 무언가 기록하는 일이 삶의 얼마나 큰 힘을 주는지 경험했습니다.
글을 쓰고 사진을 찍고 어딘가에 남기는 일 모두가 그냥 지나치는 일들의 한순간을 잡는 행위거든요.
그러다 보면 너무 슬픈 일들과 아픈일들은 희석되고
좋은 것들은 선명해집니다.
덥지도 춥지도 않은 밤의 시작에
보라요정님의 가게 앞 골목,
저 의자에 앉아
서로 커피를 나눠 마시며 얘기하던 순간은 몇 년이 지났지만 지금도 생생합니다.
우리가 만나는 인생의 고비마다
이런 골목과 그런 순간이 있어요.
절망적인 순간에 무지개가 뜬다든지
생각지 않았던 친구가 도움을 준다든지
어느 영화의 한 장면, 어느 노래의 한 소절이 우리를 쓰다듬어 주고 갑니다.
둘이 저 의자에 앉아 온갖 쓸데없는 이야기를 하다 저 아래 골목에서 손님이 올라오면
보라요정님은 가게로 들어가고 저는 그 모습을 보며 커피를 홀짝홀짝 마셨어요.
그렇게 10년 동안 마신 커피의 양, 나눈 이야기의 크기, 만났던 사람들, 사건들,
그게 모두 모여 지금의 우리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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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골목은 차가 지나지 못하는 막다른 길인데 그걸 모르고 끝없이 올라오는 차들이 있었어요.
골목이 좁다 보니 잘못 올라온 차는 의자를 부수기도 하고 여기저기 상처를 내곤 했습니다.
골목 앞에 막다른 길이라 입간판도 놓아보고 무슨 짓을 해도 10년 동안 이 골목으로 차가 올라왔어요.
차가 올라오면 막아야 하고 설명해야 하고 주차하면 안 된다고 말해야 하는 반복을 10년 동안 하면서 보라요정님은
'사는 게 뭐 이런 거지'라는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 그 말을 듣고
저도 참 동감했습니다.
무슨 짓을 해도 막을 수 없는 것들이 있어요. 벌어지고 대응하고 받아들이고 어느 정도는 포기하고.
이 골목이 주던 스트레스 말고도
다른 게 있었으니까요.
골목 위 정독도서관에서 야외 영화 상영행사가 있었던 날 밤 시네마천국의 테마가 흘러나오고 그 음악을 들으며 커피를 마시던 순간들,
봄의 한가운데가 되면 이 골목에 비처럼 내리던 벚꽃잎들.
사는 게 그렇죠.
나쁜 반복과 좋은 반복 사이에서
우리만의 기쁨을 찾고
우리만의 행복을 수집하는 겁니다.
그렇게 10년을 지나왔으니
이 골목에서 우리의 10년은
나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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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리앙에서 많은 분들이 댓글도 달아주시고 힘도 주셔서
20년 근속의 (?) 자랑을 클리앙에 남겨봅니다.
오며가며 제 그림을, 캐릭터를 한번 쓰윽 보아주셨던 분들 덕분으로 꽤 긴 시간을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살 수 있었습니다.
어디까지 갈지는 모르겠지만
좋아하는 일이라 계속 한번 가보려고 합니다. 그냥 다들 고마운 요즘 입니다.
표지로 쓰인 골목 풍경이 참 예쁩니다.
어디선가 많이 본듯 하면서도 막상 떠오르지는 않는... 그래도 참 따뜻하고 예쁜 모습입니다.
원서동, 가회동, 삼청동, 가회동 일대를 열심히 돌아다녔던 때가 생각나네요.
엄청 오랜만에 보는 그림인듯요... 대학생 때니 10몇년전..........
출간 축하드립니다. :)
요
댓글보니 아니셨,,,,,,, ㅎㅎㅎㅎㅎ
역시 사람이 우선이죠.
오오..
축하드려요 ^^
책도 잘 봤었고.. 예엣날에 홈피에서 매달 달력도 인쇄해서 잘 사용했었습니다 ㅎㅎ
사진에 보이는 길이 눈에 낮익다 싶었는데...^^
정독도서관 옆 길 그곳이었군요.. 저도 오랜만에 추억에 물들어갑니다.
감사합니다.
학교가 중앙고등학교라 정독도서관이 옆에 있어서 참 많이 갔었고, 그 동네의 골목길들을 너무 좋아했었거든요.
사회생활을 하면서 20년 가까이 잊고 지내다 몇 년 전부터 시간이 나면 삼청동, 계동 골목을 가끔씩 가는데
갈 때마다 너무 마음이 편안해서 좋네요.
20년 동안 고생하셨고 앞으로도 더 즐겁게 고생하세요 ^^
간만에 저도 책을 사서 읽어 봐야겠네요.
그림 그리고 싶다냥
성공하시길…
첫 직장에서, 근속 20년을 못 채우고 19.5년 만에 퇴직을 해서 그런가.
20년이란 숫자가, 참 부럽고 아쉽고.... 그러네요. ^^
이번주에 같이 봐야겠네요~
요
작가님 항상 건강하시고~ 더 왕성한 작품활동 응원합니다~
20년은 강산이 두 번 변한다는 시간인데.. 변하지 않는 길을 걸으셨군요.
다음 10년도 지금처럼 좋은 발자국 남기시며 걸으시기 바랍니다.
그림체가 너무 귀여워서 + 냥이가 너무 귀여워서..
작가님 글솜씨가 기대되네요...
잘 읽겠습니다.
기회되면 한번 다시 가봐야겠네요..
어려서부터 그림하나는 정말 최고였음~~
앞으로도 쭈욱 화이팅하고, 나도 책 주문하러 바로 고고고!!! ㅎㅎ
빨리 보고싶네요 ^^
지금 핸드폰 바탕화면, pc바탕화면 다 페리테일님 그림입니다.ㅎ
중학생이던 독자가 아줌마가 되어버렸지만 그때도 지금도 전 귀여운 게 세상 최고의 미덕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몇십년 더 귀여운 것들 많이 부탁드려요 ^^ 항상 건강하시길!!
문 앞에 고르바쵸프도 보이네요 ㅋ
https://naver.me/GXqvT3dR
저도 저기서 찍었던 사진 있는데 HDD 어딘가에 있어서 바로 찾기는 어렵네요. ㅎㅎㅎ
주말에 서점에 나가 봐야겠군요.
저도 꼭 구입해서 읽어보겠습니다.
클량 21년, 커리어 20년차.....
축하드리고 또 책도 축하드립니다.
저도 구매완료!!!!!
참고로 초딩 1학년 딸래미입니다!!!
작가님처럼 귀여운 그림 그리고 싶답니다!!!
그림 좋아하는 딸아이와 같이 보려합니다.
안사람, 바깥양반, 성별의 구애를 받을 필요는 없죠. ㅎㅎ
강풀 작가와 김혼비 작가의 추천이라니.. 원래도 좋아하던 그림이지만 이번 책은 꼭 소장해야겠습니다.
좋은 책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
그 시절 싸이월드에 갬성을 충전해 주었던 페리테일 ㅎㅎㅎ
항상 볼때마다 추억에 잠기네요
년도는 헷갈렸는데 그쯤 맞는거 같습니다!
글쓰신 분도 이쁘시고 사진에 울고있는 바깥양반도 너무 이쁘시고
요 근래 제 기분이 이렇게 좋아지는 글은 참으로 오랜만입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저도 구매합니다
좋은글 거듭 감사합니다
요즘 달마다 한권씩 사고있는데 담달엔 페리테일님 책 사야겠습니다 ^^
축하드려요~!
뻔쩜넷, 포엔툰이랑 완두콩, 시간기록장까지~
작가님 그림은 제 젊은 날 청춘(?)을 추억하게 되서.. 너무나 소중합니다..ㅎㅎ
저도 소식 듣고 방금 초판 사인인쇄본으로 주문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