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글 : https://www.clien.net/service/board/park/16896514CLIEN
이전 글 요약
- 올해 겨울 1월. 빌라 4층에서 형용할 수 없는 냄새를 느낌
- 음식 썩은 냄새 + 액젓(피쉬소스) 보다 강력한 냄새
- 고독사 또는 극단적 선택을 의심하여 글을 씀
- 빌라 관리자가 세입자와 통화 후, 음식 썩은 냄새라고 전달 받고 그나마 다행이다 생각함
2월이 되어도 그 냄새가 계속 났습니다.
'세입자가 집을 너무 오래 비우나 보다. 그런데 이건 너무 심하네' 라고 생각하고, 4층 계단을 오를 때마다 숨을 꾹 참고 계단을 올랐습니다.
그런데 3월이 되어 날이 따뜻해지니 그 역한 냄새가 미친듯이 퍼지기 시작했습니다.
이제는 2층 3층에서도 냄새가 나고, 창문틈으로 온 동네에 퍼졌습니다.
그리곤 3월 말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감쪽같이 사라졌습니다.
4월에 에어컨 수리 때문에 집주인과 통화할 일이 생겨, 겨울에 있었던 일에 대해서 어찌 된 것 인지 물어봤습니다.
아주 그 집 때문에 고생을 했다고 하더라고요.
저 뿐만 아니라 다른 세입자도 건물 관리자에게 연락을 했고, 그럼에도 조치가 되지 않자 건물주인에게 직접 연락을 했다고 합니다.
건물 주인도 심상치 않은 상황에 경찰과 함께 대동해서 문을 열었는데,
'사람'이 아니라 '개' 였다고 합니다. 부패된 강아지 2마리 사체가 있었고요.
온 벽의 벽지는 찢어져 있고, 원룸 전체에 강아지 변이 묻어 있었다 합니다.
아마도 살려고 발버둥을 친게 아닐까 합니다.
작년 여름에 세입자가 들어왔는데, 동네 유기견을 한두마리씩 데려와 보호했다고 합니다.
(제가 사는 빌라는 강아지/고양이와 같이 사는게 허용됩니다.)
그러다 세입자는 초겨울부터 월세가 밀리기 시작하더니 연락이 끊어졌고
결국 이 사달이 났다고 합니다.
건물주인의 뒷수습 이야기를 들어보니, 심적으로나 금전적으로 꽤나 힘들어 보였습니다.
겪어도 겪어도 익숙하지 않은 사체처리. 보증금을 상회하는 특수청소 비용. 동네 주민들에게서 오는 민원 등등..
가을인줄 알았더니 겨울인 어제.
글을 적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걱정하시는 분들이 많아서, 올해 초 봄에 후기글을 써야할까 고민했었다 일이 바빠지며 잊혀졌거든요.
거기다 가을에 다시 그 집에 학생으로 보이는 세입자가 들어왔고,
매일 아침 저녁으로 강아지 한마리와 산책을 나가는지 자주 마주쳤습니다.
같은 집에서 정반대의 대비된 강아지와 세입자의 오가는 모습을 보니 이상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 이상한 기분을 모아모아 보니 최종적으로 이런 의문에 다다르기 시작했습니다.
어떻게 생명을 보호한다는 행동에서 방치라는 파국으로 치닫게 됐을까?
단순히 무책임해서 라고 설명하기에는 상황의 전개가 너무나도 상반되고
대체로 무책임해서 라는 설명을 하기에는,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발생한 상황이 일어났을 때 그에 대한 대처에 대해 쓸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애초에 경제적으로나 심적으로 여유가 없는 사람으로 생각되는데 시작하게 된 건지..
스스로를 구원자라고 생각한 걸까요.
결과가 좋지 않은 애니멀 호더들의 사례들을 모아서 봤지만,
어떻게 해서 이런 행동을 하게 되었는지 설명하는 글이 없어서 답답했습니다.
다른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하네요.
현행 동물보호법에도 3조, 7조 등에서 소유자, 보호자 등의 사육 관리 의무를 규정하고 있긴 한데 문제는 처벌 조항이 없어요. 이러니 캣맘이나 호더들 처벌이 힘들구요.
개인적으로 호더들은 본인의 결핍(보통 경제적, 사회적, 정신적으로 온전치 못함)을 동물을 데리고 오는 상황을 통해, 내가 누군가를 구해줬다.. 나는 괜찮은 사람이다 이런 생각을 하면서 자존감을 채우는게 아닐까 싶습니다. 데려오고 나서 돌봄이 전혀 안이루어지고, 감당 못하고 집세 못내고 동물들만 냅두고 도망가는거 보면.. 딱 구해주는 그 순간 구원자라도 된듯 느끼는 그 감정만 즐기고.. 정작 현실적으로 동물 몇마리 먹이고, 책임질 경제력도 없는 ... 별 볼일 없는 사람인거죠..
그 개들도 살려고 얼마나 발버퉁 쳤을까요. :(
대려와서 본인의 생활의 고됨과 외로움에 대한 위로를 받으면서
살다가 그 비용이 감당이 안되면 생명을 보호하려던것도 아니고
책임감을 가지고 있던것도 아니라 저런 결말이 나오는거라고 봅니다.
남들은 어떡게 생각하는지 몰라도 전 이렇게 생각합니다.
아주 극소수 제대로 운영되는 곳이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대부분의 경우 실태가 참..
'유기동물'을 '보호'한다는 취지에 가려진 애니멀 호딩, 결국 동물학대현장인 경우가 많습니다. 주민 피해도 있죠.
이런 건 제대로 된 보호소로 제도화 하고 그 노력을 보호소 후원이나 자원 봉사로 돌리는 게 맞다고 봅니다.
캣맘 등의 길거리 피딩 행위 역시 방목형 호딩이고 비슷한 폐해가 있는 건 마찬가지구요. 이쪽은 덤으로 생태계 문제까지 발생시키죠.
갈거리 피딩, 애니멀 호딩 모두 규제, 단속하고, 유기동물 관리를 고도화하고 엄격하게 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른 나라들과 비교하면 뭐 한숨 나오는 수준이에요.
와 진짜 세상에 애완동물 사체에 집은 쓰레기 통이고.. 냄새가 냄새가 말도 안되게 났었어요.
의견주셔서 감사합니다.
100% 사체 냄새더라구요
키우던 동물 갖다 버리는 사람도 정말 나쁜 사람들이라고 생각하는데,
가둬서 죽게 만드는 사람보다는 그나마 낫다고 생각합니다. 대체 뭐하는 짓인가요.
고생많으셨습니다.
그리고 그 강아지들과 집 주인은 무슨 죄인가요.
아마 그런 증세의 심화 버전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런 선하고 좋은 모습에서 다시 유기해버리는 상황으로 치닫느니 도망친 거겠죠. 아마.
인간의 논리구조가 깨끗하지 못한 이유는 자아상과 보호본능의 영향 아닐까 싶기도 하더군요.
몇번 저런 경험을 해본 임대인들은 개나 고양이가 싫어서가 아니라 그로 인한 문제(민원 및 이웃간 싸움, 시설 훼손, 쓰레기 처리 등)가 처치 곤란하기 때문에 아예 계약서에 명시적으로 적는 경우가 점점 많아지는 것 같습니다.
변이나 사체 냄새는 적당히 해서는 안 지워지고 벽지, 장판 다 들어내고 강력한 세제로 몇번 해야 사라집니다.
그러고도 시일이 좀 지나야 합니다.
결정적으로 그 충격이 머리에 박혀서 그 장소에 가면 냄새도 나는 것 같고 장면도 떠오르곤 합니다. ㅡㅡ;
일전의 그 아프니까 병원에 델꼬 가서 버린 이후로 다시 찾으러 와서 큰 소리 친? 그 웹툰 생각나네요.
호더들을 탓하는 것도 이해가 되지만 그 이전에 버려지는 동물이 생기지 않도록
반려동물의 입양에 있어서 지금처럼 그냥 "예쁘니까 산다"는 식의 접근이 되지않도록
어려서부터, 사회적인 교육과 제도적으로도 입양도 파양도 쉽지않게 접근장볍을 높히고 그럼에도
기르려는 의지가 있는 사람들만 키울 수 있게해야합니다.
어느 나라던가는 반료동물에 따라 세금도 부과하는 것 같던데 그런 것도 고려를 해야한다고 봅니다.
아무튼 관련된 분들 다들 고생하셨네요.
동감합니다. 자격 검증, 세금 등 진입장벽을 높일 필요가 있고, 유기죄 처벌도 강화할 필요가 있죠.
그리고 버려지는 문제 뿐 아니라 풀어 키우는 개들이 번식해서 들개화되는 경우도 있고(제주도는 유기견보다 이런 경우가 문제라는 말도 있습니다), 일본 어느 지역의 보호소 통계로는 보호소 입소되는 개 중 일부만 유기견이고 대부분은 번식한 들개라고도 합니다. 우리 나라도 그런 방향으로 가는 것 같구요.
마당개 중성화 사업 등의 대책을 하고 있는 걸로 압니다만, 이런 부분을 다각도로 반영한 대책이 필요합니다.
특히 고양이의 경우는 이미 유기묘 통계 중 실제 유기묘는 10%정도, 대부분은 번식한 길고양이로 보고 있습니다.
유기 행위보다 캣맘 등이 사료를 공급해 번식하게 하는 게 문제라는 것이니, 우리도 다른 나라들처럼 밥주는 걸 규제하는 게 필요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