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3 막내아들이 어제 태권도장에서 소풍으로 에버랜드를 다녀왔는데요,
며칠동안 에버랜드 가는날만 손꼽아 기다렸는데 막상 가니까 사람이 너무 많아서 놀이기구를 한 번 밖에 못탔대요. 아쉬운지 이틀 내내 왜이렇게 에버랜드에 사람들이 많이 가냐고 꿍시렁대는..
오늘은 아침부터 비가 오길래 "비와서 에버랜드 사람 없을거 같은데 아빠랑 가서 종일 놀이기구 타고오자!"고 했더니 얼굴이 확 피더라구요.
그렇게 둘이 출발해서 비닐로 된 우의 입고 비맞으며 밤이 될때까지 10시간 가까이 놀다 들어왔습니다..
처음엔 정말 사람이 없어서 아마존 익스프레스라던가 거의 모든 놀이기구가 바로 탑승 가능했어요. 말로는 10분 대기라고 뜨는데 그냥 걸어들어가면 출발!!
소울리스좌로 유명한 아마존 익스프레스.. 직원분들이 랩으로 "손님이 없어서 넘 심심해요~"라고 흥겹게 맞아주더군요 ㅋ 첨태웠는데 재밌대서 3번 더 타고 평소엔 오픈런해야 겨우 타는 사파리월드랑 로스트밸리.. 2번씩 대기없이 반복으로 타고..
평소 40분씩 대기타는 범퍼카, 피터팬 등등 죄다 탔는데 기다리는 사람이 아예 없어서 내리자마자 다시 입구 가서 질릴때까지 탔어요! 마치 에버랜드 전체를 전세낸 것 같았습니다 ㅎㅎ
식당도 원래는 자리가 만석이라 자리부터 잡고 주문하고 한참을 기다려야되는데 오늘은 사람이 없어서 자리가 텅텅비어있고 모든 메뉴가 주문즉시 나오더라구요!
KFC는 아예 저희 둘뿐이라 직원분들이 저희가 뭐 주문하는지 보고있다가 원하는 부위있으면 말씀하시라고 하셔서 다리만 7조각 먹고 막 얼음물도 공짜로 주시고 시골인심처럼 후한 대접을 해주셨습니다.
저녁에 나이트사파리한다고 해서 그것도 타고왔는데 역시나 대기없음!
정말 미친듯이 놀고 9시가 넘어서 아들래미한테 들어갈까 아니면 더 놀까 물어보는데 고민하는 표정이길래 피곤한가 했더니 뭘 더 타야할지 고민하는거더라구요 ㅋㅋ 역시 애들은 무한체력이구나 가슴철렁했습니다 ㅎㅎ
그렇게 몇군데 더 놀고 주차장에 가는데 갑자기 비가 엄청 오더라구요. 뭔 비가 그렇게 오는지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한 10분 걷는데 우산이 방수가 뚫리고 신발에 물이 꽉 들어찼어요 ㄷㄷ
결론적으로는 물이 쏟아지는 아마존 익스프레스 네 번 탄것보다 집에 갈 때 10분 동안 물을 더 맞았네요 ㅎ
물에 빠진 생쥐꼴로 집에 들어와서 신발부터 말리고 있는데 늦게 왔다고 화낼줄 알았던 집사람이 엄청 반겨주네요. 제가 종일 밖에서 애봐줘서 간만에 낮잠도 자고 목욕도 하고 좋았답니다 ㅋ
애씻기고 머리 말려주면서 오늘 비와서 힘들었냐고 하니까 태어나서 비를 이렇게 많이 맞아본 게 처음이라 신났대요. 매일 학교 숙제로 일기써서 가져가는데 오늘은 비도 엄청 오고 놀이기구도 너무 많이 탔고 뭘 적어야되는지 고르는 게 어렵다고 난리입니다. 이틀 연속 에버랜드 간 사람은 전교에 자기뿐일거래요 ㅋㅋ
암튼 비 덕분에 스팩타클한 주말이었는데 이젠 좀 잦아들어야지 더 오면 큰일나겠네요 진짜 ㄷㄷ
...오늘 눈치싸움 필승각인데 갈까?
했는데 와이프님 허리디스크가 안좋아서 캔슬했네요...
부럽습니다..
아드님은 세상을 다 가졌네요. ^^😊
저의 미래인가요 ㅠㅠㅠㅠㅠㅠ
아들에게는 수십년 뒤에도 좋은 기억으로 남을 겁니다.
한 두개는 정말 강렬한 기억이 많습니다. 뭔가를 타다가 다쳤고, 뭔가를 타느라 엄청 신났었거든요.
아이의 평생에 즐거운 기억이 되길, 즐거운 가족이 되시길 바랍니다.
일요일에 에버랜드가 여유있는 날도 있다는게 쇼킹하네요. 하하
/Vollago
5학년때까지 쭉 갑니다.
(부럽습니다)
고생하셨습니다.
멋진 아버님이시네요. 제가 아들이어도 아버지로도 만들고 싶은 추억입니다.ㅎㅎ
고생하셨어요.
아빠 쫌만 더자구. 하고 일어나보니 친구들만나러 나가고 없더군요
한없이 부끄러워지는 밤입니다
고생하셨고 아들과 좋은추억 만드셨네요
보는데 제가 다 어린 시절로 돌아가 같이 논 기분입니다. ^^
저도 아들녀석 크면 열심히 놀아줄 수 있게 체력 길러야겠습니다 ㅠㅠ
낼은 커피빨로 버티시지요~~! ㅎㅎ
가고싶어도 멀리서 올라가면 하루 놀고 내려와야 할텐데 아드님처럼 타고싶은거 제대로 못타면 제 애들도 속상하겠네요. :(
고맙습니다!
4세~초등저학년 까지는 서울랜드와 어린이대공원놀이동산을 추천 드립니다. 특히 평일에 간다면 토할때 까지 탑니다.(물론 강제적으로 제가... ㅠ)
다만 휴게시설 인프라가 부족하여 애들 끼니가 애매한 점은 있습니다..
정말 칭찬드립니다
>이라는 유명한 그림책이 생각납니다. 아이에게 좋은 추억이 되겠네요. 아이에게는 '우리 아빠는 비가 엄청 와도 나랑 함께 있어 줄거야'라는 좋은 신뢰가 생길 거예요.
최고의 아빠십니다. 제가 비오는날의 좋은 추억으로 평생 비올때마다 행복하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