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은 이랬습니다.
'이게 될까?'
그냥 궁금했습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스벅에는 콜마네임이라고 파트너가 닉네임을 불러주는 시스템이 있죠.
서비스 초기에 (그리고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씽크빅한 닉네임으로 파트너들을 당황하게 만들어서 결국 서비스에 제한이 생겨버린 그겁니다.
예를 들면 이런거요.

이건 왜 리젝됐는지 모르겠는데 한때 제가 쓰다가 어느날부터 ******로 나와서 그 뒤로 부터는 흥미도 잃고 그냥 이름으로 쭉 사용중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구체적으로는 3일전.
저는 갑자기 궁금해졌습니다. '과연...?'
이게

되네요.
사실 안될 이유는 없어보이죠. 앞의 세글자는 이름이고 뒤의 두글자는 그분이 티를 못내서 안달인 그냥 커뮤니티의 이름일 뿐이니까요.
여기서 잠깐 고백하자면 저는

이런 사람입니다. 10년정도 골드등급을 유지중입니다. 뭐 별로 어려운 일은 아니죠. 많이들 골드이실 겁니다. 그쵸?
이거 아니어도 다른 브랜드 등급도 높은 편이고 그말은 카페인 중독자라는 말입니다.
그런데 최근의 일련의 사건들과 몇몇 개인적인 일로 커피를 못마시는 상황이 왔고 결국 금단현상이 왔습니다.
"카페인 금단 증상으로는 두통이 가장 흔한 증상이며, 이밖에도 피로, 산만함, 구역질, 졸음, 카페인 탐욕, 근육통, 우울하거나 예민한 증상이 함께 올 수 있다."
라더군요. 아마 최근에 피로감과 졸음이 많아지고 예민해진게 문제였나봅니다. 바뀐 닉네임을 다시 원상복귀할까 하다 갑자기 또 궁금해졌습니다.
'이대로 주문해보자'
죄없는 파트너님의 얼굴이 궁금했어요. 단지 그뿐입니다.
문제는 그 뒤 3일동안 스타벅스에 갈 일이 없었다는 거. 그리고 바꾼 사실을 까맣게 잊어버렸다는 거.
저 이번주에 겨울 휴가 겸 해서 정선에 가기로 했습니다. 곰같고 착한 와이프와 요즘 부쩍 돼지되려고 그러는 아들이랑요.
그리고 휴가를 떠나기 전 날인 오늘도 저는 지금 야근중입니다. 이따 두시간 반쯤 운전해야되요.
아, 그게 아니고, 퇴근하고 집에 들렀다 가기 힘들기도 하고 와이프도 쉬는 김에 일주일을 다 놀고 싶은건지 어제도 제 직장 근처에서 괜찮은 키즈 수영장이 있는 호텔스테이를 하시겠다고 하셔서 전혀 제 지갑과 통장은 그렇지 않지만 그러라고 했는데 이 와이프님이 글쎄 제대로 알아보지도 않고 한달에 한 번 있는 수영장 휴관일에 맞춰서 심지어 추가금도 내고 얼리 체크인까지 했는데 와 나 진짜 다시 생각해도 열받는데 아무튼 수영도 못하고 그냥 쇼핑몰구경이나 하고 밥이나 먹고 키즈카페나 가서 아들 살도 빼고 이따 밤에 잠도 잘 자게 힘도 빼야지라고 생각하고는 쇼핑몰 구경하고 밥먹고 잠깐 쉬다가 제가 힘들어서 쇼핑몰 중간에 있는 아무 의자에 털썩 앉았습니다.
지나가다 보인 스타벅스 생각도 나고 제 폰 안에 쌓여있는 기프티콘 생각도 나고 아무튼 이래저래 좋진 않은 스벅을 빨리 털어버리자고 생각하고 사이렌 오더로 음료를 주문했어요. 저는 힘드니까 앉아서 아들이랑 놀고 와이프가 음료를 가지러 갔습니다.
음료가 다 만들어졌다고 앱으로 푸시를 받고 와이프님께 카톡을 남겼죠.
근데 와이프님이 제 이름은 없고 음료도 안나왔다고 하더라구요.
어? 그 순간 저 위에 쓴 것들이 제 머릿속을 스치는데는 1초도 걸리지 않았습니다.
몇 초뒤에 쇼핑몰 저~쪽에서 와이프가 음료를 두 잔 들고 이쪽으로 오고 있는 모습이 보였고 저는 또 1초 정도 고민했습니다.
어쩌지. 아들데리고 집으로 튈까.
하지만 제 와이프는 저랑 같이 5년 하고도 보름쯤 전에 광화문에 함께 나가 촛불을 들었던 동지인걸요.
그 뒤 와이프의 말을 간단히 요약하면
본인 음료를 받고 제걸 기다리는데, 전광판에 저 닉네임이 뜨더라. 요즘 사람들이 대범하다. 저런 생각과 행동을 하는 사람이 있구나. 저기 울 남편같은 또라이가 있네. 마지막건 뉘앙스입니다. 실제로 저렇게 말한건 아니에요.
사진찍어서 남편 보여줘야겠다. 까지 생각했는데 제가 음료 나왔다고 카톡을 보냈고 저 음료가 남편놈꺼라는 걸 깨달았답니다.
이미 파트너가 쩌렁쩌렁 불렀나봐요.
이렇게 제가 보고싶었던 파트너의 썩소는 와이프만 목격했다고 합니다. 진짜 궁금했는데. 저는 못봤네요.
아무튼 와이프가 음료를 버려두고 오지 않고 들고와줘서 굉장히 고마웠다는 이야기입니다.

이게 아까는 굉장히 진땀나고 재밌었는데 글로 쓰는 능력이 딸려서 영 재미가 없네요 ㅋ
덧. 이 모든 일의 진짜 시작은 카드 환불방안을 찾으려 자동충전 해제하고 스벅카드가 유가증권이라 60%를 사용해야 환불해준다는 문구를 발견하고 빡쳐서입니다. 귀찮게 환불하긴 힘들고 기프티콘과 별쿠폰에 덧붙여서 조금 써 두고 아까 낮에 https://www.clien.net/service/board/park/16861304CLIEN 이런 글을 보게 되어서 스벅이 진짜 스벅이 되고나면 쓸 생각입니다.
몇몇 환불 방법을 찾으신 모양이던데 조금 덜 귀찮고 확실하게 다 받아낼 방법이 있다면 환불할 생각이구요.
#SSG불매 #이마트불매 #신세계계열사불매 #스타벅스불매
직원분 곤란하기도 하고
또 이거 걸면 명백히 걸릴 위험한 행동입니다;;;;;
조심하세요
덧. 정정합니다
일베충은 명예훼손입니다만
일베는 아직인가보네요 ㅎㅎ
그래도 조심하세요
까먹었다가 언제 터질지 모르는겁니다. ㅎㅎ
와이프님 센스 좋으시네요.
전 맞아 죽었을겁니다ㅠ
왜 죄없는 일벅 파트너를 곤란하게 만드시나요...이상한 분이시네..
잔여 날짜가 있을때만 되는것 같긴 한데.... 여튼 만료 얼마 전이나, 만료 후 환불 받을수 있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