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한 가지는요.
제가 댓글을 쓰면서 깨달았는데 기초한자 1800자 교육이 한자어를 빨리 (거의 보자마자 뜻을 알 수 있음) 파악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는 제 주장은 제가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얻은 경험일 뿐 어떤 연구 자료 같은 걸 제가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더이상 주장을 펼치기가 어렵다는 거예요.
객관적으로 입증할 논거가 없다고 꼬리내릴 거면서 이 글을 왜 썼냐고 하시면 저도 죄송하다고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래도 아이를 키우는 부모님들께 특히 아이들이 시간적 여유가 있는 7세~초등 저학년 시기에 기초 한자 학습을 시키시기를 개인적 경험으로만 추천드립니다.
양 적인 부담을 주지 않고 시키면 학생들이 한자 배우는 것을 굉장히 좋아하고요. 저는 한자 선생이 아닌데도 저 붇잡고 한자 카드 들이밀면서 맞추라는 아이들이 많았습니다. 두루마리에 한자 적어서 사극에 나오는 종이처럼 만들고는 가보로 간직하는 아이도 있었고요.
그렇지만 배울 필요 없다고 하시면 저도 딱히 반박할 자료가 없는 건 같아요.
2. 초등 고학년 때의 학습도구어(한자어)
이거 풀어서 설명하는 게 선생인 너의 책임 아니냐?
이 댓글을 제일 많이 받았는데요.
제가 예로 들었던 가시광선 적외선 자외선 이런 거 풀어서 설명합니다만 한자를 배운 적 있든 학생들은 보자마자 뜻을 알고 한자를 안 배운 학생들은 제가 설명해줘도 머릿속을 통과해서 나갑니다.
반복해서 알려주지 않은 제 탓이라고요?
"시간이 없습니다"
학생들이 논술만 하루에 6시간만 하는 게 아니고요.
일주일에 한 번 1시간이나 1시간 30분 정도입니다.
3. 배울 게 많기에 초등 저학년 때 한자를 배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1번에도 썼듯이 제 의견을 반박하시면
이번에는 댓글 달지 않을 게요. 제 생각이 옳다는 게 아니라 옳다는 걸 뒷받침할만한 자료가 없어서 그래요.
학생들이 배울 게 그렇게 많은데 한자까지 배워야 하냐 하시는데요.
지금 초등학교 특히 고학년은 선행학습 때문에 제가 초등학교 다니던 30년 전보다 오히려 더 책을 편안히 읽을 시간이 없어요.
시간이 없으니 한자어가 많이 나오면 독서를 접는 것 같습니다.
오히려 클리앙 분들이 말씀하시는 기초 한자를 배울 필요가 없다. 한자 몰라도 독서를 충분히 하면 어휘력에 문제가 없다 이건 30년 전의 제가 쓴 방법 아닌가 해요.
여담이지만 저는 초등학교 때는 저와 맞는 한자 교재나 학습법을 만나지 못해서 한자를 그다지 좋아하지는 않았습니다.
대신 저는 초등학교 때 영어나 수학 선행을 하진 않았기 때문에 딱 학교 시험만 준비하고 시험 기간 아닌 때에는
"심심하고 할 일이 없어서" 재미로 책을 읽었거든요.
어쩌면 지금도 학부모님에 따라서 영어나 수학 선행을 시키지 않고 자녀에게 독서할 시간을 충분히 주시는 분이라면 자녀가 기초한자 몰라도 교과서에 나오는 학습도구어들을 잘 익힐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드네요.
여기까지가 제 생각입니다. 1번과 3번 다 제 경험에만 근거한 거라 반박하시면 그냥 저도 더 이상 제 생각은 주장을 못할 것 같습니다.
다만 2번은 진짜입니다. 일주일에 한 번 한 시간이나 한 시간 30분 수업으로 학습도구어를 다 일일히 풀어서 설명할 시간이 안 됩니다.
그리고 지금은 국어가 아니라 독서논술을 가르치지만 솔직히 단어 뜻만 설명하다가 끝나는 게 국어 수업의 전부는 아니잖아요? 독서논술은 더욱 그렇고요.
학습 도구어를 일일이 그것도 반복해서 풀어서 설명할 시간이 없다는 현실만은 꼭 말씀드리고 싶네요.
제 지난글:
한자어를 공부 안해도 된다는 분들은 초등 4년 교과서 보셨나요?
과학을 전혀 모르는 조선시대 한문학자를 데리고 와서 물어보면 적외선?? 할텐데요.
그 정도면 그냥 사전만 보고 외국어 번역할 수 있는 클래스의 학생이라고 생각해요
한자로 적혀있으면 그 개념이 바로 이해되죠.
볼 수 있는 빛의 선, 빨강 밖의 선, 보라 밖의 선.
저도 한문으로는 못쓰지만 뜻으로 저 단어의 의미를 이해하고 있습니다
한자로는 전혀 어떤 개념인지 알수가 없습니다.
네 한자를 알면 이름을 과학책에서 보고 과학책에 실린 개념설명 보고
그 초등학생이 읽는 과학책 수준의 개념은 바로 이해했습니다.
저도 그랬고 제 학생들 중 한자를 아는 학생들도 그랬습니다.
딱히 천재는 아닙니다. 그 개념도 초등학교 과학책 수준의 개념입니다.
문제는 여기서 한자를 모르는 학생은 그 개념을 이해하는데 너무 오래걸리고 개념의 이름(한자어)은 이름대로 익히고 뜻은 뜻대로 이해하고 익혀야 하는데 다음에 물어보면 기억못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초등학교 수준 과학책입니다.
천재라고 비꼬시는데요. 초등학교 수준에서는 개념 설명 한 번 읽어보고 이해하는 게 가능합니다.
차라리,유투브로 그 개념으로 동영상으로 제작하면 보여주면 초등학생들도 쉅게 이해하는 시대입니다.
어떤 개념을(조사 "이"로 적으셨으나, 주술호응을 위해서는 조사 "을"이 맞는 듯하여 고쳤습니다) 잘못 파악했다는 말씀이신지요? 설명을 주시면 말씀하신 의도를 이해하기 쉬울 듯 합니다.
네. 저는 본문에 썼듯이 한 시간이나 한 시간 반 수업 시간에 영상자료도 활용합니다만 모든 학습도구어를 영상으로 제작한다고 해도 그 단어들 설명 영상을 틀어주다가는 책하나 당 영상이 10시간 분량은 될 것 같네요.
정말로 학생을 가르쳐보고 하시는 말씀인지는 궁금합니다.
한자를 꼭 안 배우더라도 문해력이 뛰어난 아이를 길러내신다면 훌륭한 부모님이고 선생님이고 아무 문제 없는 것 맞습니다. 저는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한자를 아는 것과 한자어를 파악하는 건 큰 연관이 없습니다.
물론 알면 모르는 것보다야 분명히 낫겠습니다만
한글 단어 옆에 한자를 나란히 써두는 것 아니면 결국 그냥 막연히 이 단어는 이 한자어가 아닐까...? 유추밖에 못하지 않나요? 확신은 없을 거고요
그리고 저는 언제나 대전제로 깔아두는 것이 한자 배우고 싶으면 배우면 된다, 다만 전국민에게 필요하듯 강요는 말라입니다
그래서 필수교육은 반대합니다.
제 자식은 따로 기초한자 가르칠 겁니다. (급수로 따지면 5급정도?)
한자만으로 낱말의 뜻 파악까지 안되더라도, 개념을 알고나서 해당 키워드와 연관시킬 때 기초한자를 알고 있으면 암기력 측면에서 학습에 도움이 됩니다.
그렇지만 미국도 사립 명문고에서는 라틴어를 가르치는 곳이 꽤 많습니다.
말씀처럼 사립명문고죠.
공공교육 전반에서 필수여야 할 필요는 없겠죠
라틴어-영어 관계보다 한국어-한자조어의 관계가 더 밀접합니다.
그리고 미국의 공교육이 우리나라 평균 공공교육보다 수준이 약간 낮지요. 미국은 사립/공립 차이가 더 나는 반면에 우리나라는 보편적인 공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니까요.
한자를 전혀 모르는 저를 상상해봤을 때, 분명히 문해력이나 사고력에서 차이가 있거든요. 그것도 매우 큰 차이가요.
가뜩이나 저출산의 원인중 하나가 사교육으로 꼽히고 있는데 교육으로 아이들과 학부모들 그만 괴롭혔으면 좋겠습니다..
현재 교육시스템에 한자교육까지 끼얹어서 얻는 문해력이 사교육의 증가된 무게에 신음하는 아이들/학부보보다 더 중요한지 모르겠습니다.
나랏말이
중국과 달라
문자와 서로 통하지 아니하므로
이런 까닭으로 어리석은 백성이 이르고자 하는 바가 있어도
마침내 제 뜻을 능히 펴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내가 이를 위해 불쌍히 여겨
새로 스물여덟 글자를 만드니
사람마다 하여금 쉬이 익혀 날마다 씀에 편안케 하고자 할 따름이다.
제 나름대로 풀이: 한자가 x나게 어려워 쓰기 어려우니 내가 글자를 새로 만들었고 잘 쓰도록
한자 쓰지 말라고 만들어진 문자가 한글이죠....
근데 왜 홍외선이 아닌 적외선일까욤? 뜬금 궁금하네..
적색은 red
홍색은 crimson쯤 되지 않을까요? ㅎ
요새 꼬맹이들 마법천자문이나 한자급수 따는 걸 보면, 되려 어린 세대가 한자를 더 잘 아는 친구들이 많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어차피 예전에도 한자는 공부할 사람은 했고 안 할 사람은 안 했습니다.
한자 교육 필요성 여부는 좀 복잡한 문제라고 생각하지만, 세대가 지날수록 한자실력이 약해질 거라는 생각은 안 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많이 쓰는 상용한자 200자 정도 읽을 수 있을 정도는 교육이 되었으면 합니다.
많이도 아니고 딱 200자요. 영어 단어 200개에 비견될 수준입니다.
이 정도만 알아도 국어 어휘력 뿐만 아니라, 일본, 중국에서도 많은 도움이 됩니다.
자외선 : Ultra violet
가시광선 : Visible light
과학용어는 대게 서양어->일본에서 번역->한국으로 온거라
그냥 영어로 배우는게 더 직관적이고 이후에도 도움이 됩니다.
그런데, 적외선이라는거 한자 뜻풀이 하면 '빨간색 바깥의 광선' 인데, 이런 적외선이라는 글자로서, '빛의 파장 스펙트럼 중 적색 스펙트럼보다 더 장파의 스팩트럼 대역의 광선' 이란걸 바로 이해할 수 있나요?
요즘 애들이 공부해야 할 게 얼마나 많은데요. 한자를 볼 시간에 수학 선행학습과 영어공부를 하는 게 시대의 흐름인걸요.
다만, 책을 같이 읽다가 한자어를 알면 좋겠다 싶은 것은 짚어 주고 그 한자가 들어간 다른 낱말로 응용도 해줍니다. (이 것도 실은 엄마한테 큰 부담이 됩니다.) 초등 학교에서 한자 교재로 한자를 가르치기는 하던데, 주요교과도 아니고 하다말다 하고 그냥 따라 쓰기에 그치니 아무 소용이 없어서 너무 아쉬웠습니다.
여우님의 글을 읽고 나니, 방학때 한글책 같이 읽으면서 한자를 차근차근 짚어 줘야 겠다는 의지가 샘솟네요. 감사합니다.
한자 교재를 세 가지 추천드리겠습니다. 모두 초등 1학년(8급) 수준입니다.
쉬운 한자부터 익히고
한자가 국어와 어떤 관련이 있는지
한자를 알면 국어 어휘와 어떻게 연결이 되는지 한자 공부의 필요성을 먼저 꼭 느끼게 해주세요.
절대로 양으로 부담주지 마시고요.
먼저 기탄 한자입니다
다음은 하루한장 한자입니다
마지막으로 우공비 일일한자입니다.
8급 한자는 정해져있기 때문에 배우는 한자는 동일합니다.
문제집 고를 때부터 따님과 같이 보고 골라서 정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책 읽는 즐거움
+
책을 읽기 위해 많이 노력해야 함. 그래야 초등 고학년. 중학생이 되어도 책을 읽을 수 있음.
이 두 가지를 함께 강조해주세요.
엄마와 함께 평생 독서를 즐기는 따님이 되길 소망해봅니다. ^^
우리 엄마 저때문에 정조랑 의빈성씨에 빠졌...(옷소매붉은끝동) 아 아닙니다. ^^ㅋㅋ
p.s 댓글에 딸이란 말이 없는데 제가 멋대로 딸이라고 생각했네요. 죄송합니다;;
한자를 배운 학생들이 다른 자료 없이 한자만 배우고 새 단어의 뜻을 이해했다면 한자 교육의 가치가 있겠지만
그런 경우는 없을테고 한자를 배우며 다른 정보를 습득해서 전체적인 이해력이 높아졌다고 보는게 맞지 않나요?
한자 가르칠 때 한자의 뜻만 가르치는게 아니고 관련된 상황과 파생된 단어를 전부 가르쳐야 되는데
이런식이면 그냥 한자 빼고 여러 상황과 단어가 포함된 소설책을 읽어도 이해도가 향상되겠죠.
이 모든 걸 떠나서, 이제 그냥 한자를 표기를 안하고 필기도 안하고 타이핑도 안 하는 세상입니다.
한자를 알면 좋아질 거다라는 건 그냥 너무 막연한 주장으로밖에 생각되지 않아요.
고등학교때 한자 자격증을 준비했었는데, 미리 알고 있었더라면 어려서,,일반 교과목 학습에 분명히 도움을 줬을거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물론 대학가서도 전공서적 보고 그러는데 충분히 도움 받았습니다. 공대지만서도...
전 공교육의 영역에서만 배웠습니다.
1) 책 읽을 때도, 대화할 때도 선택의 폭을 넓혀주더라고요.
2) 한자로 만든 단어들이 생각보다 많이 쓰이고요. (사용, 입금, 출금, 대출 등등... 효율적인 측면도 있는 것 같고요.)
3) 중국이나 일본 여행때도 편했고요.
이상하게 변형된 일본어나 막쓰이는 영단어보다는 낫지 않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단점이 없진 않겠지만, 그래도 살면서 필요한 한자들은 분명히 있을테고요.
단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도 좋겠지만,
어원을 찾아서 공부하는 방식은 한글(한자)이나, 영어(라틴어?)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싶습니다.
언어적 센스로 한자 사운드가 대충 무슨 뜻인지 알긴해요.
한자라는게 사실 중국어 표기법..이라...
어렸을때 대충 천자문( 중국어 단어장).. 몇번하는 정도면 되죠...
안해도 언어영역 푸는데 문제없지만.
해두면 괜찮은 정도.
덧 .한자 시간에 차라리 중국어를 배우는게 실용적일듯 하네요.
모든 건 투자 시간 대비 효율을 봐야죠.
그게 될 만큼 한자 익히는 것보다 그만큼 그 분야를 공부하는 게 훨 낫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