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썰은 사실과 픽션이 50대50인
과거의 기억앞에 겸손하지 못하여 어느정도 과장되고 재구성된 이야기라고 봐주십시요.
댓글에 답을 달새도 없이 열심히 썻습니다.
마지막이니 너무 기대하지 말고 봐주세요.
그리고 공감은 안 눌러주셔도 됩니다.
제가 아는 사람들이 이 글 볼까 겁나네요.... ㄷㄷㄷㄷㄷㄷ
1편
https://www.clien.net/service/board/park/16066167
2편
https://www.clien.net/service/board/park/16066582
3편
https://www.clien.net/service/board/park/16066870
4편
https://www.clien.net/service/board/park/16067120
5편
https://www.clien.net/service/board/park/16067709CLIEN
1편 요약 : 여친과 헤어진 글쓴이가 새로운 만남을 거부하고 소개팅을 나가서 현아 닮은 여자를 만났는데 그녀가 옷을 사러가자고 한다.
2편 요약 : 배!!!
3편 요약 : 무사히 삼겹살을 먹었는데 계산을 해주고 2차를 가자는 판타지전개!!! 뻽메!!
4편 요약 : 술자리 2차까지 가서 오늘 같이 있자는 충격 고백을 받는데!!!!!!
5편 요약 : 어쩐지 이렇게 이쁜 여자가 날 좋아할 리 없어.
이 썰은 실패에 대한 이야깁니다.
미완의 이야기이며, 이루지 못한 이야깁니다.
러브판타지가 아닌 찌질한 현실 이야기라고 생각해 주십시요.
소개팅 첫만남에 삼겹살 먹은 썰. 최종.
그녀를 바라봅니다.
올림머리로 더 잘 보이는 목선, 진한 마스카라에 고양이를 닮은 눈매
제 머리에 반이라고 해도 믿을 만큼 작은 얼굴
제가 입어도 큰 니트를 입었는데도 봉긋하게 드러나 보이는 몸매
얇은 다리와 손
그리고 그 모습이 연예인 현아를 닮은 그녀를 봅니다.
이제 막 이야기를 마친 그녀는 아직도 꼿꼿이 허리를 펴고 저를 마주 보고 있었습니다.
"왜 같이 있고 싶다고 했어요?"
제가 물었습니다.
"어떻게 말하는지 궁금해서요."
그녀가 답합니다.
- 칙!!
얼음병에 담긴 맥주를 하나 꺼내서 뚜껑을 따고 한모금 마셨습니다.
"만약 내가 같이 자자고 했으면요?"
"싫었을 것 같아요"
"근데 그 물음에 정답이 있어요?"
"없죠"
"아니 근데 그게... "
"저랑 자고 싶어요?"
"그걸 말하고 싶은게 아니예요."
차마 큰소리를 내려다 사람들이 있어서 내지 못했습니다.
누구에게 향해야 할 지 모르는 화가 치밀어 오르고 있었습니다.
"와아.... 이런 사람을 만나 본 적이 없는데"
"저도요"
"그 와중에 얼굴까지 이쁘네"
"그 와중에 오빠는 착하구요"
"안 착하다니까요"
"원래 착한사람들은 자기를 착하다고 안해요"
"눼눼~ 고백합니다. 전 여기까지 술먹으면 모텔 갈거라고 기대했습니다."
"그럴레요?"
"진짜... 그러지 맙시다....."
"이래서 귀엽다니까"
"못 이기겠네 진짜...."
"앞으로도 못 이길거예요."
"앞으로가 있어요?"
"하는거 봐서??"
"완전 고수구만"
여우라고 하려다가 그녀에게 상처받는 말이 될까 말을 바꿨습니다.
아직 뇌가 잘 작동하고, 입도 다시 필터링 하는거 보니
저는 정상인가 봅니다.
다시 그녀가 웃으며 손을 앞으로 내밉니다.
저는 그 손을 또 잡습니다.
진짜 저 여자는 전생에 구미호 아니면 나라를 뒤에서 조종하던 여제였을 겁니다.
"그럼 나 질문!!"
이번엔 제가 손을 들고 물어봅니다.
한손은 그녀의 손을 잡고 있었습니다.
놓지 않으려는듯 서로 힘을 주어 잡고 있었습니다.
"첫눈에 반하는게 가능하다고 생각해요?"
제가 물었습니다.
"네"
그녀가 답했습니다.
"너무 빨리 대답하니 재미가 없네요"
"와.. 데자뷰예요?? 아까도 이런것 같은데?"
"첫눈에 반한 적 있어요?"
"음.... 아직은 없어요"
"난 있어요"
"여자 만나본 적 없다면서요 ㅋㅋㅋㅋ"
"이미 다 까발린 마당에 뭘 숨겨요 ㅎㅎ 옛날 초등학생때 1학년때
그리고 고등학생때, 가장 최근은 2년전"
"금사빠예요??"
"그냥 영화에서 처럼 빛나는 건 아닌데 한눈에 보고 막 이쁘고 가슴뛰는?"
"제 말 안듣는거죠?"
"어때요? 나 보면?"
갑자기 그녀가 놀란 토끼눈이 되어 저를 쳐다 봅니다.
그리고 다시 그 특유의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어갑니다.
"좋은 사람 같아요 오빠"
"내가 그 소리를 더럽게 많이 들었거든요~!!!"
"헉!! 하면 안되는 말이예요?"
"내가 짝사랑 하던 후배가 오빠는 좋은 사람이예요 이러더니 내 친한 후배 놈이랑 사귀고
넌 참 좋은 사람이야 하지만 난 아직 연애는 하고 싶지 않다던 애는 그 다음주에 선배놈이랑 사귀더만"
"어머!!! 어떻게"
"동정할거면 돈!!!"
"여기는 제가 사겠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티키타카 하는거 보니 저 여자가 어느 커뮤니티를 보긴 하는가 봅니다.
나중에 클리앙 아냐고 물어 봐야 겠습니다.
"그래요. 첫눈에 반한다는거 나한텐 처음 보고 이쁘다. 가슴 뛰다. 그런거예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나는 그래요"
그녀를 봅니다.
그녀가 마주잡던 손을 살짝 올려서 깍지를 낍니다.
저도 그 손을 거부하지 않고 같이 깍지를 낍니다.
"그런데 당신은 아니잖아요"
"아니예요"
"나한텐 그런거예요. 첫눈에 반할수 있다는거? 처음 만난 사람이 맘에 들면 사귈수 있다? 전 예스"
"전 아니예요"
"알아요 그러니까 말하는거예요."
"궁예세요? 어떻게 알아요? 관심법?"
"진짜 어디 학원 다니세요???"
웃으면서 다시 이야기를 이어갑니다.
조금은 가벼운, 조금은 조심스럽게 서로의 이야기를 합니다.
그녀는 깔루아 밀크 하나를 채 다 마시지 못했고
맥주는 거의 제가 다 마셨습니다.
술이 취한건지 이제는 제가 더 그녀보다 말이 많아졌습니다.
잠시후 여직원이 다가와 가게 마감 시간이 다 되었다고 말했습니다.
저희는 가게에서 나와 이번엔 아까와 다른 편의점 앞 벤치로 가 자리를 잡았습니다.
거기서도 손을 놓지 않고 서로를 보며 이야기 합니다.
아까보다는 좀더 시시콜콜한 이야기
그녀가 키우는 선인장 이야기, 강아지를 키우고 싶다는 이야기
저는 군대이야기를 하려다가 센스있게 다른이야기를 했습니다.
이제는 진짜 이야기거리가 없을 지경이었습니다.
몇년을 만난 친구도 모르는 이야기를 그녀가 알 정도 였습니다.
잠시 이야기가 멈추고 침묵이 흘렀습니다.
차라리 비라도 내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헤어질 수 있을텐데.
"오빠"
"이제 오빠로 완전히 승격된건가요?"
"저랑 어떤 관계가 되고 싶으세요?"
"사귀는 사이요"
즉답했습니다.
"제가 이뻐서요?"
"네"
"다른건요?"
"말 잘 통하고, 강아지를 좋아하고, 센척하는데 사실 뒤로 상처 많이 받아서 그거에 신경 많이 쓰고,
상처 많은 것 같은데 아닌척 하는 것 같고"
"와... 족집게네"
"그리고 웃을때 앜ㅋㅋㅋㅋ 이러는거 알아요??"
"앜ㅋㅋㅋ 내가 언제요?"
"지금도 봐라~~"
"아니거든요 ㅋㅋㅋㅋㅋㅋ"
지금까지 잡고 있던 손을 그녀가 먼저 놓습니다.
"오빠 만약 저랑 자면 우린 어떻게 되요?"
"일단 순서가 틀렸는데 먼저 사귀고 하면 안돼요?"
"아니 만약 그러면요"
"그럼 사귀어 달라고 할게요"
"그런데 내가 생각하던 그런 사람이 아니면요?"
"그런 생각은 사귀고 나서"
"그리고 헤어지면요?"
"세상에 헤어지려고 사랑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진짜 볼수록 멋있네 이 남자...... 오빠는 어떻게 하고 싶으세요?"
"어떻게 해줬으면 해요?"
"솔직히?"
"솔직히"
"같이 자는거 말고... 친구가 돼줬으면 해요."
"그거 절 두번 죽이는거 알죠?"
"오늘 우리 첫만남이잖아요 아직 뭐 시작한것도 아니고 친구부터 되어주세요."
"아니 친구 있잖아요?"
"제 친구들 말하는거예요??"
"아니 그 새끼들 말고... 주선자!! 주선자 걔도 있잖아요"
"친척오빠예요"
"그런 정보는 미리 말하라고 주선자 새끼야!!!"
또 생각이 바로 말로 나와버렸습니다.
"그게 아니라.. 진짜 이런 이야기를 오빠한테 말고 해본게 처음이라 그래요
남들한테 내 얘기 할때마다 상처 받고 그러니까 이제 믿을 사람없는데
오빠는 안 그럴것 같아서... 믿고 싶고. 기대고 싶어서.."
여지껏 농담을 잘하던 그녀가 아니었습니다.
눈에는 곧 울음이 터질듯 눈망울이 맺혀있고, 작게 몸을 떨고 있었습니다.
기도하듯 두손을 잡고 차마 제 얼굴은 보지 못한체 토해냅니다.
"오빠가 싫다면 안 그래도 돼요"
- ...... 지마.... -
"하이고야 이 아가씨야.. "
- ...... 마.... -
저는 얕은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핸드폰 시계를 보니 어느덧 새벽 5시를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아직 날이 추우니 날이 밝으려면 멀었고, 좀 있으면 첫차가 운행될 것 입니다.
처음 본 사이
소개팅으로 첫만남에 옷을 사러가고, 삼겹살을 먹은 사이
3차까지 술을 먹었는데 친구가 되어달라는 그녀.
수없이 차여본 제가 느끼기에도 너무나 진심으로 말하는 그녀.
저는 그녀의 진심에 답해야 했습니다.
누구는 제정신이냐고 비웃을
누구는 호구라고 비웃을
누구는 니가 그러니 여자친구가 없다고 비웃을
그 대답을 합니다.
"친구해요. 단 호칭은 오빠로 합시다. "
"그냥 말까도 돼요?"
"우리 선은 넘지 맙시다."
다시 농담을 건내는 그녀.
그리고 그 농담을 받아주는 저.
그렇게 조금의 시간을 더 이야기 한 뒤
서늘한 새벽공기를 맞으며 첫차를 타고 이야기를 조금 더 한 뒤
그녀의 집 근처 역까지 배웅을 해줬습니다.
"조심히 들어가요"
"오빠도요. 아!!!!!"
"왜요?"
"우리 연락처도 안 주고 받았어요??"
"헉!!!! "
그 이야기를 하고 서로 깔깔대며 웃었습니다.
서로 이대로 연락도 못하고 추억으로 남을 뻔했다면서.
잠시 그렇게 웃고
서로 연락처를 저장했습니다.
"그럼 갈게요"
"앜ㅋㅋㅋㅋ 네 오빠 가요! 연락할게요!"
"다음엔 이렇게까지 먹진 맙시다."
"인정!!!"
"가서 자요"
"네~~ 오빠~~~"
"또 왜요?"
"다음에도 삼겹살 먹어요~~ ㅋㅋㅋㅋㅋㅋ"
"그럽시다. "
어느덧 동이 트고 있었습니다.
저희는 그렇게 서로 돌아보기를 몇번 반복하다가
각자의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 끝 -
---------------------------------------------- 쿠키 ---------------------------------------------------------
- ...... 마.... -
- ...... 지마.... -
- 친구 하지마 이 XX아~~~~~~~-
이제 에필로그를 내 놓으실 차례입니다. :)
/Vollago
저도 결혼 엔딩으로 이해했습니다.
인터스텔라짤이..
ㅜㅜ
왜 나는 품의서 글만 쓰는 사람이 됐을까
어떻게 하면 간결하게 쓸까만 생각할까
심플하지만 강력한 몰입도!
즐겁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근데 결론이 '하지마! X발아!' 인건가요?ㅋ
제 마지막 사랑의 첫(?), 만남과 비슷해서요.
지금 제 옆에서 맥주 홀짝이고 있네요.
순수해 보였지만 경험 많은...그...
경험 많은 척, 쎈 척 하며 철벽 치다가 훅 넘어간 그녀..
마치 우리 부부 같아 응원합니다.
의외로 행복..쿨럭..재미지게 살고 있어서 응원합니다!
왠지 내일 대반전의 시나리오가 나올듯합니다.
야근중에 잠시나마 잼나는 시간 이었네요^^
근데 쿠키 글이 슬픈.... ㅠㅠ
아니면 지난 이야기인가요...
와 공감되는게 넘 많아요.. 티키타카되시는 말빨이 부럽네요!
아니 이거 왜 우리가 틱툭틱툭 하고있죠?
dlc를 내놓으십시요 필자님
ㅋㅋ
시즌 2를 기다립니다.
건축한개론 보고 난 후의 멍한 기분이 들었어요.
좋은사람은 아껴둬야하니까
사귀는순간 친구는 저멀리
헤어지는순간 남보다못한사이
갑자기 그녀가 보고싶습니다
필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