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란 학문에 있어서 사료의 중요도에 대해서 글을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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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통해서 저는 역사는 과거를 추적하는 학문이며, 탐정이 사건을 재구성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했지요. 이번에도 같은 비유를 들어서 이야기를 해야 될 것 같네요.
모든 사료(증거)는 진실을 가르키는가?
증거를 모으기만해도 누구나 범인을 찾아낼 수 있다면 추리가 필요하지 않겠지요. 순서도 뒤죽박죽이고, 범인의 의도적인 행동으로 인해 오염된 증거같은 함정을 피하면서 진실에 한발 더 다가가야만 하는 것이 추리고 그 능력에 따라 유능한지 무능한지가 판가름이 되지요.
역사란 학문도 비슷합니다. 사료는 모두 "진실"만을 말하지 않습니다. 나오는 자료가 모두 "진실"을 말하고 있으면 굳이 역사를 연구할 필요 없겠지요. 앞선 글에서 적었던 것처럼 사료는 그 시대의 상식과 선입견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 정도만 꼬아 놓아도 어려운데, 사료는 "거짓"까지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게 역사 연구자를 괴롭히는 대목입니다.
왜 거짓을 포함하고 있느냐고 갸우뚱하시겠지요. 사료에 거짓이 섞이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가장 많은 이유는 역사에서 "문자"가 가지는 특별한 지위 때문입니다. 과거 우리는 100여년 전만 하더라도 한글보다는 한자를 우리사회의 문자로 익히며 사용했습니다. 또한 문자를 익힌 사람보다 익히지 않았던 사람들이 더 많았었구요. 이건 우리나라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세계 모든 나라가 비슷한 시간의 흐름을 지나왔지요. 대부분의 인간의 시간 속에서 문자는 소수의 권력자의 것이었고, 문자는 과거 사실을 그대로 적기도 했지만, 권력자를 찬양하는 용도로도 많이 쓰였습니다. 많은 사료에서 "거짓"은 주로 그 곳에 숨어있지요.
이런 이유로 역사를 연구하는 학자들은 발견한 사료의 "진실성"을 판가름 해야만 됩니다.
진실성을 판가름을 어떻게 해야 할까요? 사료의 진실성도 추리하는 것처럼 다른 사료들과의 비교를 이용해 논리적 추리로 진실을 찾아가게 되지요. 그래서 역사를 연구하는 많은 사람은 끊임없이 다른나라에 남아 있는 자료와 우리나라에 남아 있는 자료 등을 비교하게 됩니다. 우리나라의 경우엔 주로 중국과 일본의 사료들이 많이 비교해 연구되지요. 고대사로 갈수록 중국 쪽에 남아 있는 자료에 많이 의존하게 됩니다.
곁다리 이야기지만... 우리나라의 고대사가 중국자료에 의존하게 되는 가장 큰 이유는 중국에 많은 자료가 남아있기 때문이고, 그런 자료가 많이 남아 있다는 것은 그만큼 당시 중국 땅에 있던 나라가 가지고 있던 힘이 셌었다는 증거가 되기도 합니다. 앞서 말했듯이 역사 속에서 문자는 특별한 지위나 무기가 되는 것이었으니까요. 이집트의 피라미드가 거대한 이유는 그만큼의 노동력을 동원할 수 있었음을 보여주는 증거가 되어 당시 이집트란 국가의 힘을 나타내고 있듯이 문자로 남겨진 자료들도 그러하다고 보는 것이지요. 물론 모든 것이 비례하진 않긴 합니다만, 대체적으로는 비례한다고 보는 것이 논리적이지요.
역사는 그런 자료 비교를 통해 진실에 다가갑니다.
역사는 참 묘한 구석이 있습니다. 진실을 추구하지만 앞서 말한 권력자의 욕심에 의해 사료가 거짓을 말할 수 있듯, 현대에도 권력자의 욕심에 의해서 왜곡 될 수가 있거든요. 우리가 가장 많이 접하는 것은 역시 누가 뭐라해도 일본이 2차 세계 대전 기간 동안 했던 수 많은 만행과 그 만행을 정부적 차원에서 감추려하는 것이 적절한 예가 되겠네요. 또한 우리나라도 최근(?)에 권력자의 욕심에 의해 역사가 왜곡 될 위기에 처했던 경험이 있었습니다.(국정교과서 사태) 자신의 아버지 업적을 돋보이게 하려는 욕심에 벌어진 일이었지요. 권력자들이 정치적 뿌리를 정당화 하기 위해서 특정 인물을 미화 또는 폄훼하는 일은 역사적으로 지속되어 왔던 일입니다. 그렇기에 과거에도 그랬고 다른 학문들도 그렇지만, 진실을 추구하는 역사 학자라면 이런 유혹(진실 추구가 아닌 권력자 입맛에 맞추는 일)에도 빠지지 않아야 합니다. 최근에 미쯔비시 교수라는 렘지어가한 일이 바로 누군가의 입맛에 맞춰 주는 일이었지요.
사료는 모두 진실을 말하고 있는 것일까요? 아니요. 사료는 얼마든지 왜곡되어 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앞선 글을 통해 1차 사료는 2차 사료보다 중요하다고 말했지만, 사실 그건 시간적 이점이 주는 신뢰도의 증가일 뿐입니다. 1차 사료든 2차 사료든 학자들의 연구에 의해서 진실성을 판가름 받아야 하고, 연구자들은 진실성을 판가름 하기 위해서 다른 사료를 논리적으로 비교하는 것이죠. 따라서 어떤 사료가 나와서 세상의 상식을 뒤집어 엎을 것 같아보여도, 연구가 되어 많은 학자들이 논리적으로 검증이 되고 문제가 되지 않을 정도가 되어야 세상의 상식이 되는 법입니다.
역사를 왜곡하지 않고, 사료 속에 숨겨진 거짓을 걸러내려면 어떻게 해야 되는 것일까요? 방법은 하나 밖에 없습니다. 특정 집단을 위한 연구가 아니라 진실을 위한 연구를 해야 됩니다. 설사 그 연구로 인해 자신이 속한 나라의 사람들에게 지탄을 받더라도, 그 연구가 논리적으로 "진실"을 향해 가고 있는 것이라면 학자는 그 길로 가야 됩니다.
역사는 우리나라를 위해서도 다른나라를 위해서도, 그리고 나를 위해서도 당신을 위해서도 존재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어느날 상나라 유물이 발굴되고, 상나라 문자해석 결과 사기의 그것과 일치하는 점이 발견되어서,
사기의 위엄의 +1이 된 적이 있죠.
어쨌든 태사공이 위대한 분임은 말할 나위없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