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는 과거를 추적하는 학문입니다. 마치 탐정이 사건을 재구성하는 것과 비슷하죠.
그런데 아쉽게도 역사는 추적해 따라가야할 단서가 연구하는 시대에 따라 그 양이 다릅니다. 오래 되면 오래 될수록 그 자료는 적어지기 마련이죠.
사료(史料)는 역사적인 자료라는 뜻입니다. 앞서 말했듯이 탐정이 사건 현장을 추적할 단서 같은 것이죠. 사료는 탐정의 단서와 달리 그 시간이 매우 오래 된 것이 많습니다. 그래서 사료에 대한 분류의 시간도 꽤 긴편입니다. 아무리 길다고 해도 지구의 역사처럼 별을 관찰하는 사람들이 말하는 시간에 비하면 눈 깜짝할 새긴 하지만요.
사료는 보통 시간 개념으로 나눕니다. 이 시간 개념은 사료의 신뢰도에 연관되어 있습니다. 어떤 흔적이든지 "흔적"은 누군가의 손을 타게 되어 있습니다. 꽤 많은 사료들이 "문자"로 이루어져있기에 어떻게든 주관적인 시선과 관점이 들어갈 수 밖에 없지요. 이건 기자가 아무리 객관적으로 사건을 바라보고 기사를 써도 기자의 사상과 선입견 등이 반영될 수 밖에 없는 것과 같다고 보면 됩니다. 물론 기자질 하는 사람들 중 이걸 인정하는 사람은 드물긴 합니다. 가끔 그 친구들을 보면 단체로 중2병에 걸려있는 것인가 싶을 때가...
뭐 여하튼 사건이 벌어진 후 시간 개념에 따라서 보통 1차, 2차, 3차로 나누게 됩니다.
1차는 "사건"이 벌어진 시대의 관찰자들 자료지요. 근데 앞서도 말했지만 역사는 우리의 생활 속 시간대와는 좀 다릅니다. 우리의 생활하는 시간(평균 수명)보다 길거든요. 그래서 1차적인 사료의 경우는 직접 관찰한 사람들이 기록한 것 뿐만 아니라 사건의 소문을 듣거나 관찰자들로 부터 증언을 듣거나 하는 것 까지 모두 포함됩니다. 그러다보니 사건 발생 후 100여년 시간까지 훌쩍 넘어가는 1차 사료도 존재하기도 합니다. 고대 자료일수록 그 시간의 기간이 길어진답니다.
2차는 1차 사료들을 바탕으로 쓰여진 사료들을 말합니다. 이것도 소문이나 관찰자의 증언을 들은 것이 포함되지만, 다른 점은 앞선 자료들을 거쳐서 만들어졌다는 점이지요. 여기서 이제 "신뢰"의 이야기를 할 때가 되었네요. 앞서 1차 사료는 해당되는 시기에 사람들의 생각과 선입견이 들어가 있게 됩니다. 그럼 2차는 어떨까요? 네. 당연히 2차 또한 2차 사료가 만들어지는 시기의 사람들의 생각과 선입견 등이 들어가겠지요.
많이 복잡하지요. 좀 풀어서 말하자면, 우리가 가끔 접하게 되는 2차, 3차 번역 같은 것이라고 보면 됩니다. 처음엔 독일어로 쓰였던 것이 미국에서 영어로 번역되고 그 영어로 번역 된 것이 일본으로 가서 일본어로 번역되고, 일본어는 다시 우리나라 말로 번역되는 글 같은 것이죠. 요즘은 많이 줄었지만 과거에는 이런 번역(특히 전문서적들이) 때문에 이상한 오해가 생기곤 했다고 옆에서 삼촌이...
처음 비교했던 것을 다시 끌어와서 비교하면, 탐정에게 주어진 단서가 누군가에 의해서 훼손이 된 꼴이죠. 근데 역사에선 이 훼손된 증거도 되게 중요합니다. 왜냐면 앞서 말했듯이 2차사료에 제작 당시 사람들의 생각과 선입견이 들어간다고 말씀드렸지요. 만약 그 제작 당시 시대가 아주 오래 된 고려, 신라, 백제, 고구려 등의 시간이라면 어떻게 될까요? 2차 사료를 통해서 학자는 그 제작된 시대를 엿 볼 수가 있게 되는 것이지요. 근데 좀 더 정확히 2차 사료가 중요한 이유를 말하자면, 시간이 오래 지나다보니 1차 사료가 사라져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아서입니다. 해당 시기에 작성된 자료가 없는데 2차 사료에 남아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지요.
자 앞서 말씀드렸던 "신뢰"라는 단어를 다시 끌어와 봅시다. 1차 사료는 사건이 벌어진 시간의 당사자거나 관찰자, 소문을 들은 사람 등이며, 그 시대의 생각과 선입견 등을 담는다고 말씀드렸지요. 그래서 1차 사료는 해당 사건을 연구하는데 가장 중요한 자료가 되며, 신뢰도 면에서는 짱짱맨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반면 2차 사료는 그런 1차 사료를 해석 또는 종합한 것이기에 신뢰도 면에서 1차보다 떨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만약 2차 사료에서 "B를 때린 것이 A였다"고 쓰여있고 상식처럼 받아들여졌어도, 1차 사료에서 "B를 때린 것은 C였다"고 쓰여있으면 2차 사료에서 쓰여있던 것은... "그동안 고마웠고 다신 보지말자~"라고 말해야 되지요.
그렇다고 그동안 활동했던 2차 사료가 쓸모가 없어지는 건 아닙니다. 왜냐면 이것도 역사거든요. 역사는 2차 사료가 작성되던 시기에 '사람들이 왜 그렇게 적었지?'를 또 고민해야 되거든요. 그래서 그건 그대로 또 역사적인 의미가 있고... 그렇게 저렇게 이어지고... 뭐...
마지막으로 3차는 까먹었습니다. 대학때 노트가 있었는데 어디를 갔는지... 정확하지 않은 정보라 딱 이거다라고 하긴 어렵구요. 나중에 기억이 나거나 추가 할 필요가 있다고 느껴질 때 추가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일반적으로 3차까지는 말하는 경우가 많진 않습니다. 단순하게 말씀드리자면, 3차는 1차와 2차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것이라고 보시면 될 듯하네요.
글 참 길죠. 나름 개념을 풀어 쓴다고 쓰긴 했는데도 풀어 쓰는게 많이 어렵습니다. 어설픈 지식을 잘못 풀어 놓으면 이런저런 오해를 불러올 수 있거든요. 과거에 그런 경험을 좀 하기도 했구요. 이글을 쓰는 이유는 이 사료에 대한 것은 역사를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꼭 알아야 할 개념이라서 입니다. 역사가 좋아서 공부하는 사람들이 유사역사라는 것에 쉽게 현혹되는 데요. 그 이유가 바로 이 사료에 대한 개념이 없어서가 가장 크거든요. 그래서 아무리 '역사적인 논리가 이렇게 저렇게 되어서 이거다!'라고 설명을 해도 대다수의 사람들은 그래서 '뭐 어쩌라고?'의 반응이 나올 수 밖에 없기도 하구요.
나중에 역사와 관련된 글을 몇개 쓸 예정인데, 그것을 위한 포석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이거 다 일일이 설명하기 매우 귀찮거든요. 미리 미리 설명해 놓고 링크 걸어두려는 용도로...
그럼 이렇게 마무리 하도록 하죠. 이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