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이런 글을 쓴 적이 있습니다.
▶ 한국은 꽤 오래전 부터 선진국이었습니다.
https://www.clien.net/service/board/park/14900895CLIEN
여기서는 G20과 참여정부 즈음의 이야기를 했었는데요.
저는 한국인만큼 대한민국에 대해 과소평가하는 사람들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좋게 보자면 현상에 안주하지 않는 향상심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과도한 자학내지 부정적 에너지의 표출 같기도 합니다. 5년 단임제의 특성 때문인지 정권의 실책을 비판하는 수단으로 한국이라는 국가의 위상 자체를 깎아내리는 패턴이 고착화 돼 있기도 합니다.
한국은 아직 부족하고, 약소국이고, 제대로 된 선진국이라 하기 어렵고 ...
한국인은 아직 힘들고, 아직 불행하고 ...
... etc
제목으로 돌아가서.
지난 40년간 한국의 GDP 순위는 다음과 같습니다.
한국의 국가별 GDP 순위를 이런 식의 시계열로 보신 적이 거의 없으시리라 생각합니다.
언론이나 경제 관련 분석글들 어디서도 이런 식의 시계열로는 보여주지 않아왔다고 기억합니다.
왜 그랬을까요? (뭐 여러가지 이유로 ... )
흔히 한국이 IMF 이전에 섣불리 샴페인을 터트렸다는 말을 많이 들어보셨을 겁니다. 또 김영삼 정권이 무리하게 OECD를 가입했지만, 역시나 시기상조였다는 이야기도 들어보셨을 겁니다. 저는 그다지 동의하지 않습니다.
한국의 OECD 가입은 1996년인데, 그 때 이미 세계 GDP 11위 였습니다.
앞의 10개국은 미국, 캐나다, 유럽 6개국, 중국, 일본 입니다. 그 다음이 한국.
어라 ... ? 지금이랑 거의 같습니다.
80년대 말의 폭풍같은 삼저호황과 민주화를 거쳐 90년대에 들어선 시점에서 이미 한국의 국력이나 경제적 포지션은 지금과 그렇게 큰 차이는 없었습니다. 절대 수치 말고 다른나라들과의 상대비교에서 얘깁니다. 김영삼 정권이 무리하게 OECD 가입한 게 아니라, (그때도 여전히) 개발도상국 티내느라고 가입하니 마니하다가 어영부영 가입했죠. 결과적으로 국력이나 경제력에 비해서는 늦게 가입한 셈이 됐습니다. (※ 참고로 터키, 멕시코, 체코, 헝가리, 폴란드가 한국보다 먼저 가입했습니다.)
GDP 순위와 상위권 국가들의 면면을 볼 때 한국이 1996년까지 OECD 가입을 안하고 있었던 쪽이 더 이상했던 겁니다.
OECD 가입 논란이나 섣부른 샴페인 논란에서 보이는 한국인들 특유의 자기 평가 방식은 2021년에도 여전한 느낌입니다.
현상에 안주하지 않는 향상심은 좋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아직 불행해, 우린 아직 부족해, 그러니까 서로서로 더 갈구자! 는 식의 발전전략은 결과가 어찌됐든간에 과정적으로 그렇게 즐겁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대신 1인당 GDP는 3배가 늘었습니다.
클량도 일등병에 걸려있죠
일등 아니면 의미 없다는듯이..
댓글에 정치와 재벌이야기 나온다에 오백원겁니다
그런데, 20~30년전 까지만 해도 다른 선진국들은 아직 여유가 좀 있고 우리는 모자란 부분이 분명 많은 턱걸이 상태였는데, 걔네들은 정체+경제위기 쳐맞으면서 후퇴하고 우리는 계속 발전하면서 이젠 진짜 평균적으로 거진 다 우리가 따라잡아 버렸죠.
저도 십수년전 미국 유학을 처음 시작할때랑 지금이랑 보면 세상이 완전 달라져서... 참 요지경이다 싶습니다. 세상에 그 잘난 영국에서 매일 1600명씩 죽는 꼬라지를 볼 거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겠어요 ㅋ
당시에는 일제, 지금은 서구와 비교하며 스스로를 개조와 개량의 대상으로 여기며 자기부정을 하고 있죠.
우리나라 사람들이 조금 더 만족할줄도 알고, 조금 더 행복해할줄도 알면 좋겠습니다
과정이 즐겁지 않은 것 뿐 아니라, 결과적으로도 부작용이 상당히 많죠.
해마다 신기록을 갈아치우는 저출산과 자살율도 만족을 못하는 자학의식의 심각한 부작용 중 하나라고 봅니다.
순위는 크게 변한게 없죠.
선진국이니 아니니 논란도 꽤나 오래된얘기고....
gdp를 떠나서 문화강국으로 거듭나고 소프트파워가 쎄진게 더 의미있어진거같습니다.
세계가 한국을 알아가고 가보고싶고 배우고싶어하는 나라가 되어가는거....
전교 10등
학교 다닐때에도 10등 안에 못들었는데, 나라가 나보다 잘 하네요.
(이맛클) 항상심 [恒常心] : 어떤 경우든 한결같은 마음.
혹시나 윗 상(上)의 뉘앙스가 느껴져서 적습니다.
/Voll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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