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도착후 5년, 현재까지를 모두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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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독일에 도착 후에 출근을 했다. 같이 일할 팀과 인사를 하고 인수인계를 받았다. 처음 3개월은 적응을 하느라 정신없이 지나갔다.
틈틈이 지저분한 케이블을 정리하였고 시간이 남는 날엔 마음먹고 창고정리와 함께 라벨링을 하였다. 시키지 않아도 나의 일이라는 사명감을 가지고 열심히 했다. 같이 일하는 사람들도 너무 좋았고 일도 할만했다.
사진펑
반복적인 업무는 Windows server, powershell, batch , Autohotkey 같은 걸 공부해서 최대한 모듈화 했다. 회사에 컴퓨터를 아주 잘하는 형이 있어서 많이 배웠다.
그러다 보니 15분씩 걸리던 업무도 1초 만에 처리되도록 하였고 나중에는 업무가 상당히 많이 줄었다. 이때부터 문제였던 것 같다.
주간회의를 할 때마다 이달에 내가 처리한 업무 횟수를보고해야 하는데 처리 횟수가 적다는 소리를 들었다.
문제가 있는 부분을 개선하고 수정해서 불만이 적게 나오게 했더니, 하는 일이 적어졌다고 하는 것이다. 이때부터 고민이 많아졌다.
구조적인 문제가 많다고 느껴왔고 그걸 개선하려고 매달 분기별 To-do 리스트까지 작성해 놓은 상태였다.
나의 목표는 내 능력 안에서 최대한 현재의 문제점을 해결하여 반복적인 노동을 줄이고, 그렇게 번 시간으로 자료를 수집하고 공부를 해서 배운 것을 다시 회사를 위해 적용해보는 것이었다.
회사에도 좋고 내 역량을 기르기도 좋은 윈-윈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지속적으로 일어나는 문제를 해결했더니 지난달보다 티켓수가 적다고 문제가 된다는 것이었다. (자주 발생하는 문제에 대한 문서작성과 배포, OS 최적화, Network 이슈, 회의실 장비 문제로 인한 Device교체 등을 하니 요청건수가 현저히 줄었다.)
만족도 조사가 아닌 문제 해결 숫자로 퍼포먼스 체크를 하는 것이 불만스러웠다.
또 독일은 상대적으로 병가가 자유롭다. 아프면 그냥 집에서 쉬면 되고 연차에서 까이지 않는다. (1년에 대략 한 달정도는... 병가가 별도로 있다) 그러다 보니 외국인 동료들이 병가를 악용하는 경우를 종종 봤다. 그러다보니 3명이 한 팀인데 한 명이 휴가간 상태에서 한명이 아파서 나 혼자 근무하는 날이 꽤 많았다. 1~2주일을 연속으로 혼자만 근무한 경우도 많았고 바빴지만 부서는 굴러갔다.
사진펑
그러다 보니 위에서 볼 때는 혼자서도 일을 처리할 수 있다고 판단했는지 병가를 자주 내는 동료들은 재계약이 안되었다.
그렇게 1년 후엔 마지막으로 들어온 나만 남게 되었고 3명이 하던 일을 혼자 하게 되었다.
(한국인은 상대적으로 병가를 쓰지 않는다. 그러니 한국인과 외국인을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성실해 보인다. 또 새로운 일을 주더라도 대체로 외국인은 철벽을 치는 반면 한국인은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아서 선호하는 것 같다.)
평소엔 할만했지만 일이 한 번에 몰릴 때는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기술적인 문제가 아니고 물리적으로 내 몸이 두 곳 세 곳에 동시에 있어야 하는 상황이 생겼기 때문이다.
휴가를 다녀와도 그 일이 그만큼 쌓여있기 때문에 휴가를 가는 의미가 전혀 없었다. 동료가 없으니 외로웠고 점점 지쳤다.
이 무렵 건강이 나빠져서 살이 10킬로 빠졌다.
3명이 함께 일할 때는 시간이 생겨서 어떻게 하면 더 효율적으로 일할수 있을지 검색하고 개선해 나갔지만 혼자가 되니 개선은커녕 당장 눈앞에 있는 일을 처리하기 급급했다. '경력을 쌓는다'는 느낌보다는 '단순 노동력만 제공한다'는 느낌이 강했고 그렇게 1년 6개월 만에 퇴사를 결정했다.
그 퇴사를 결심하고 주변에 말하니 감사하게도 다른 부서의 팀장으로부터 자신의 팀에 와서 일해보는 게 어떠냐는 제안도 받았고 다른 분의 소개로 삼성에 인터뷰 볼 기회도 생겼다.
대기업 정직원이 될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거절했다.
가장 큰 이유는 둘 다 내가 원하던 보직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대기업 안에서도 해고당하는 경우를 종종 봤고 능력이 안되지만 계속 자리만 차지하고 결국 도태되어 정년 이후에는 다른 직장으로 이직하기 힘든 부분이 보였기 때문이다.
회사에 종속되어 일하는 사람보다 회사를 골라갈 수 있는 인재가 되고 싶었다.
그렇게 한국행을 결정하고 있던 상황에 지금의 사수가 새로운 보직을 제안해주셨고 감사하게도 지금은 다른 부서에서 그 일을 하고 있다.
(이 글을 보실 확률은 아주 낮겠지만... 아무런 대가 없이 모든 면이 부족한 저에게 기회를 주시고 정말 많은 시간을 교육해주시고 배려해주신 XXX님께 너무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일 외적으로도 많은 걸 배웠고 존경합니다.)
사실 그 무렵 친하다고 믿었던 사람이 나를 낙하산, 인맥으로 입사해서 또 인맥으로 다른 곳으로 간다는 소문을 냈다는 걸 건너서 들었는데 화가 너무 났다.
그 말을 한 당사자는 부모님의 도움 아래 용돈을 받으며 외국에서 대학을 다닌, 내 입장에선 고생 한번 안 해본 사람이었는데 그 사람은 결과적으로 나를 빽으로 모든 걸 해결하는 사람처럼 만들었다. (부모님의 도움을 받는 것이 나쁘다는 게 아니다. 남에 대해 잘 모르고 모함하는 것이 잘못된 거라 생각한다.)
이런 소리를 듣고 일을 해야 하나 싶었지만 주변에서 다른 사람의 말에 일희일비하지 말라는 조언을 조언에 따르고 새로운 일을 도전하기로 결심했다.
보직 이동 전에 후임을 뽑고 이동을 해야 했는데, 1명만 뽑으려다 보니 들어오자마자 힘들어서 퇴사를 해서 7명까지 퇴사를 했다.
결국 다시 3명을 뽑았고 나는 결과적으로 2년을 채우고 이동을 하였다. 그 후 나는 현재까지 새로운 동료들과 일을 하고 있다.
그리고 현재는 전세대출금, 학자금 대출 등 모든 빚을 다 갚았고 재테크와 여러 수단으로 돈을 모아 내 나이에 적지 않은 목돈도 만들었다.
앞으로의 목표는 경제적 자유와 함께 정신적 자유를 가질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은 것이고 그러기 위해서 계속 노력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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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보잘것없는 제 이야기를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나름 긴 시간을 들여서 작성했는데 단 한분에게라도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고 생각하면 그것으로 만족합니다.
다음번에는 그 동안 말씀드리지 못했던 생각을 번외편으로 적도록 하겠습니다.
이렇게 글을 길게 쓸게 없네요
제 생각에는 글쓰신분이 언어에 제능이 있으신거 같아요 ㅎㅎ
앞으로의 미래에 많은 행운과 행복이 함께하길 바랍니다. 아울러, 한국에 계신 Aiden님 어머님께서 건강하시길 바라고요.
앞으로의 길도 응원합니다~
무엇보다 제가 많이 배웠습니다.
연예 얘기가 없는게 아쉽지만 즐겁게 읽었고 여러가지 많이 생각해보게 되었네요.
주말 잘 보내시고 행복하세요 ~
좋은 말씀 감사드리고 저도 행복 기원해드릴게요 ㅎㅎ
결과가 해피엔딩이라 더욱 감사가 되고요
여러모로 자극과 도전이 되어 감사합니다
선생님의 앞날에 더 좋은 일들이 많아지길 바라겠습니다.^^
형님으로 모시고 싶은 분이네요.. 저는 요새 영어를 네이티브처럼 말하고 싶어 계속 영어 방송을 듣고
전화영어를 하고 있는데 잘 느는 느낌이 들지 않아 참 고민입니다 모쪼록 혹시 조언 한마디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야기 나누어 주시고 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
계속 응원할게요 ;)))
40대 중반의 나이인 제가 다시 한번 인생을 돌이켜 보게 되는 계기가 되었고, 앞으로 살 계획에 대해서도 깊이있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응원하고 싶어요 좋은 영감과 좋은 에너지 받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