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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 구충제 등 항암효과 임상 준비하던 국립암센터 '가치없어 취소'
새소게에 나왔죠.
저 글에서 언급된 단어인 '가치 없어 취소', '그럴 필요가 없다고 판단'이라는 단어 때문에 오해를 많이 하시는 것 같습니다.
돈없다, 귀찮다, 아몰랑... 뭐 이렇게 해석하시네요.
의학의 특수성을 얘기하고자 하는게,
'의사 아니면 모르면 닥치고 있어라.' 를 말씀드리려는게 아닙니다.
의학도 과학이긴한데, 귀납추론을 통해서 얻어진 지식입니다. 공학이나 프로그래밍과 같은 연역적인 시스템과는 다른 이해방식이 필요합니다.
사람은 모두 죽는다 -> 소크라테스는 사람이다 -> 소크라테스는 죽는다. 이게 연역이죠.
A도 죽더라, B도 죽더라, C도 죽더라 -> 다 죽네? -> 사람은 다 죽나보다. 이게 귀납이죠.
왜 연역이 안되냐. 우리가 우리 몸을 다 몰라요. 게놈 분석하면 답이 나올 줄 알았는데, 그거 하나하나 뜯어보면 프로그래밍 코드 공부하는 것 처럼 우리가 프로그래밍해서 디버그시키고, 프로그래밍 시킬 수 있을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에요.
연역에 필요한 '기반이 되는 원리'가 없는 셈이죠.
그러면 우리가 알고 있는 의학지식은 뭐냐. 다 귀납추론을 통해서 의사들끼리 약속을 한겁니다. 근데, 우리 몸을 다루는거잖아요. 그 약속을 엄격하게 한겁니다. 객관적으로 진행하기 위해서 죄다 통계입니다. 의학 논문은 native들도 모르는 의학용어와 통계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진행방식도 엄격하게 정해놓고, 통계도 정해놓고, 보고방식도 다 정해져있습니다. 이런거 마저도 다 수치화 시켜서 다른 사람들이 해당 논문의 신뢰도를 어느정도 정량화 시키는 것 까지 가능하게 해 두었어요.
우리는 타이레놀이 어떻게 작용하는지 정확한 기전을 다 모릅니다. 그런데도 쓰죠. 제일 보편적으로 씁니다.
어떻게 그게 가능하냐. 엄격한 임상시험과 연구와 그것의 통계를 통해서 정한거죠.
어느 질병에 쓸건지, 어느 증상에 효과가 있는지, 용량은 얼마나 먹어야 하는건지, 부작용은 뭐가 얼마나 있는지. 모든게 말이죠.
모든게 통계이고, 확률적인 것이기 때문에. 즉, 귀납을 통해 추론된 지식이기 때문에 의사들이 A는 B다! 라고 확정적으로 말하는걸 꺼려하는 겁니다. 위에서 가져온 귀납의 예시를 가져와서 얘기를 해볼게요.
(과장 좀 해서) 사람이 진짜 죽는지 궁금해서 의사들이 모든 인간을 지켜본다 가정합시다
-> 진짜 다 죽습니다 -> 논문을 쓰고 그게 의학 지식이 됩니다. "현재까지의 연구결과 사람들은 결국 다 죽는 것같다."
다른 사람들이 의사에게 물어봅니다. "사람이 진짜 죽나요? 불로장생하는 사람은 한명도 없다고 장담할 수 있나요?"
-> 의사는 책을 찾아봅니다 -> 현재의 연구결과로는 확률적으로 사람이 다 죽는다고 합니다. 한명도 없다는 장담은 못드리겠네요.
-> 에이 의사가 그것도 몰라요? 똑바로 말해봐요.
이런걸 보면 '법적으로 회피할 구멍을 맨날 만들어 둔다'라고 말씀하시더라구요. 근데, 어쩔수 없습니다. 의학 지식이 실제로 그렇게 확률적으로 형성된거니 그대로 설명하는게 맞는거에요.
항상 의료소송과 관련된 기사를 보면 "설명의무의 위반"은 인정되어 처벌되고 과실은 얼마로 제한되고 어쩌고저쩌고 이런글을 보실거에요. 의학 지식이 어느정도 불확실성에 근거하여 형성되어 있기 때문에, 그 지식을 따르면서 최선을 다 한 것에 대해서는 책임을 제한하고, 이러한 경우들을 미리 고지하지 못한 점에 대한 책임은 묻게 되는 거지요.
아. 환자오네요.
의식의 흐름기법으로 좍 써내려갔는데, 의학지식을 받아들임과 '의사의 말하기'를 이해 하는데 있어서 약간의 도움이 되셨다면 기쁘겠네요.
medicine : art or science 뭐 이런 얘기가 항상 나오는 주제죠
일단 뭐라고 하는지 한번 시청해보겠습니다....
+
1. 실험관/동물 실험에서 이런, 저런 부분에 대한 효과가 있다.
2. 전임상 근거
- 1,2번 같은거에요. 이런 종류의 전임상이 고퀄리티로, 다수로 쌓이게 되면 강한 근거를 갖게 됩니다. 한두개 가지고 의학 지식이 엎어지고 그러지 않습니다.
- 여기까지의 자료로 "사람에게 사용했을 때 효과가 있느냐" 물어보면 "모른다"입니다. 긍정도 부정도 아니고 그냥 몰라입니다.
3. 메벤다졸을 통한 임상 1상 진행중인 연구 하나
- 저 연구 찾아봤습니다. 어딘가... 다른 댓글에도 썼는데, 1상은 약물의 위험성 자체만 본다고 보면 됩니다. 치료효과에 대한 평가는 없어요. 그리고 1상이 진행중인게... 이 약의 효과에 갖는 근거는 "전무"합니다. '이 약 임상 1상을 진행하고 있잖아?! 효과가 있는거 아냐?' 라고 말한다면 "NO"인거죠.
지금 이 순간에도 수없이 많은 약들이 1,2상을 통과하고도 3상에 실패해서 사장되며, 3상을 통과해서 시판되어도 사후에 부작용이 발견되면 수거되어서 사라집니다. 3상 통과해서 나왔을 때 "YES"라고 말하면 되는겁니다. 심플해요.
새소게에 "리튬이온의 효율 100배, 배터리 물질 발견" - ㅇㅇ 연구실에서 이론적으로 전하가 이동하고 뭐 이런것을 발견해서 논문에 실었다.
이런 기사보고 나는 내일부터 저 신형 배터리가 장착된 핸드폰 아니면 안살거야! 논문이 있잖아! 검증된거잖아! 지금 시판되는건 소비자를 기만하는 대기업의 음모야! 라고 하는거 같아요.... 그런 사람 없잖아요...
양산이 되고, 국가의 검사/신고 등등 통과해서 시판명령까지 떨어진 제품이 아닌걸 쓰겠다며, 다른 모든걸 없는 셈 치는것 과 같습니다
그러니 시도해볼 가치도 없을 만큼 확률이 낮은 경우에도 "100% 확실하냐? 그런 경우가 하나도 없다고 확신할 수 있어?"라고 의사한테 물으면 의사는 버벅댈 수밖에 없습니다.
그걸 본인들이 가치없다고 그냥 판 깨네요 ㅜ
충분한 근거 없이 임상에 들어가는건 비윤리적인 행위입니다.
그게 허용되는 순간 마루타나 미국의 흑인에 대한 매독 실험과 나을게 없어집니다.
가치없다
= 약이 저렴해서 가치가 없다 (X)
= 실험실/동물실험 단계에서 너무 효과가 없는 연구라, 굳이 사람한테 위험부담 감수해가면서 진행할 가치가 없다(O)
틀린약 쓴다고 맨날 말하고 잇는데, 아무도 안들어요.
참고로 암환자 모아서 무슨 차이를 보겠다는 연구만 해도 연구비가 몇억 단위에요...3년 정도에요.
벤지미다졸 항암효과도 그렇게 누가 몇억, 몇십억 대준다고 하면 하겠다고 손드는 연구자들 넘쳐날겁니다. 누군 안궁금하고 관심 없어서 안하나요. 전임상부터 확인하고 임상까지 가는데 시간과 비용, 인력이 어마어마하게 들어가는데 시작할 근거도 애매하니 안나서는거죠.
저런 사고 흐름이 의사에게는 너무 당연한데, 환자/보호자에게는 전혀 당연하지 않음으로써 대부분의 오해가 발생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런 사고 흐름을 못 가진게 결코 잘못된게 아니에요. 의사는 트레이닝을 받았고 환자/보호자는 트레이닝 받지 않았으니까요.
개인적으로는 의사들이 근간에서부터 발생하는 저 차이를 쉽게 설명해주고, 이해시키는 노력이 모자랐기 때문에 이런 일이 벌어졌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인 노력은 많이 기울이는 편인데, 우리나라 의료 상황에서는 참으로 힘듭니다(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예를 들면, 감기 환자 한명을 앉혀놓고 바이러스 질환이란 어떤 성질을 가지며, 바이러스의 직접적인 치료는 없으며, 감기치료는 단지 증상을 조절하는 것 뿐이다. 기타 등등... 다 알려줄 수도 없고, 의외로 환자들은 많은 지식을 갖고 스스로 결정하기보다는 전문가에게 어느 정도의 권위를 부여하고, 그 결정을 믿고 따르면서 심리적인 안정을 원하는 경우도 많거든요. (이래서 의료행위가 일종의 art라고 하나봅니다)
필요이상의 과다한 구충제를 정기복용 할 바에야
차라리 비타민 C, D 보충제를 꼬박꼬박 챙기거나 하루에 두시간 이상 햇볓을 쬐겠습니다.
이 얘기하면 '의사놈들 진짜 적당적당히 하고 넘어가네'하고 생각하면서 뭔가 필살비법을 바라지만...
그렇게 우습게 보는 저 3가지를 꾸준히 똑바로 해내는 사람은 거의 없죠(저도 아닌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