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 issue] 반도체 시장의 중국진입이 위기라고? : 클리앙
안녕하세요 간만에 또 글을 씁니다.
과거 한창 중국의 위협이 심해졌을 때, 관련 글을 쓴 적이 있습니다. 이후 결과가 극적으로 반전되었는데, 사실 저 조차도 어안이 벙벙해질 정도로 상황이 급변해서 좀 당황스럽기는 합니다. 하지만 결과는 예측한 대로였습니다.
1. 결과
中 D램 점유율 또 상승...SK하이닉스·삼성전자 간 격차 확대 | 한국경제
'엥 무슨 소리냐? 중국의 반도체는 오히려 점유율이 상승했는데?'라고 이야기를 하실 수 있습니다. 물론 지금까지 해온 것을 보면 그렇죠.
그런데 CXMT 말고 기세좋았던 YMTC의 상태는 좀 이상합니다.
[초점] YMTC, 美 첨단 장비 통제에 생산 '족쇄'…점유율 5% 붕괴 - 글로벌이코노믹
그렇죠. 반도체 장비시장에서 미국/일본/한국을 제외하면 도대체 뭐가 남을까 싶을 정도로 이 과점시장은 '폭력적'입니다.
지금 YMTC에서 벌어지는 일이, CXMT에서 벌어지지 않을 이유가 있을까요?
미국 정부 블랙리스트에 중국 CXMT 추가 검토, HBM 자체 개발에 '경계태세'
지금 상황은, 미국이 미국과 일본, 한국 반도체 업체들의 '블랙리스트'라는 칼날을 올렸다 내렸다 하면서 중국의 숨통을 간지럽히는 상황입니다. 만약 중국이 또 희토류 공급 같은 것을 들먹이면 곧바로 블랙리스트에 올리고 제제를 가하겠죠. 특히 중국이 자국의 마이크론의 입지를 공격하거나, HBM 공급을 시작하면 곧바로 장비를 막아버릴 겁니다.
하지만 지금 그러진 않죠. 만약 중국까지 이 DRAM 쇼티지에 뛰어든다면... 아. 생각만 해도 너무 폭력적인 공급부족을 일으킬 겁니다.
2. 이유
일부 유저분들이 언론의 부추김에 속아서 금방 '삼성이 망할 기업, 기술력 다 따인 기업, 중국은 뜨는 해' 식으로 이야기를 하셨는데... 사실 저는 삼성보다 하이닉스 좋아합니다. 헝그리 정신이 있다고 할까요.
하지만 삼성은, 메모리 반도체에서는 압도적 1황입니다. 이건 하이닉스 최태원 회장한테 물어봐도 그렇게 수긍할 겁니다.
이유는, 삼성은 이런 상황을 수없이 겪었고, 항상 그것을 잘 헤쳐 나왔기에 그 결과로 현금 100조에 달하는 수익을 벌었던 겁니다. 그리고 지금 삼성은 엄청난 공장들을 짓고 있고, 결국 그 수량이 모두 합쳐지면 삼성이 전체 매출에서는 우위를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식으로 매년 수십조의 영업이익을 쌓고, 동시에 그 돈을 캐파 투자에 투자하고도 '남은' 돈이 100조란 의미입니다.
2025년 삼성전자 DS부분 예상 CAPEX는 41조원입니다. 하이닉스의 CAPEX는 29조로 예상됩니다. 삼성디스플레이를 고려해봐도, 이미 13조 차이가 발생합니다. 즉 삼성전자는 하이닉스보다 13조를 더 넣어도, 남은 현금이 100조입니다.
순현금(현금 및 현금성 자산 - 차입금)을 볼까요?
삼성전자는 25년 3분기 기준으로 +86조입니다. 하이닉스는 25년 3분기 기준으로 +3조입니다.(겨우 순차입금 마이너스를 벗어났습니다.)
물론 이것도 엄청난 격차가 줄어든 것이지만, 하이닉스만 돈을 버는 게 아닙니다. 삼성전자도 그에 못지 않은 돈을 벌기에 이 격차는 줄어들기 쉽지 않습니다.
왜 돈 이야기만 하냐구요? 반도체는 돈으로 하는 것이니까요. 반도체 공장 하나 짓는데 30조는 우스운 정도입니다.
여기서 중국이 한동안 반도체 굴기가 개망한 이유가 나옵니다.
CXMT와 YMTC, SMIC가 소위 삼성전자+하이닉스의 발끝이라도 핥아보려면 매년 100조 이상 순투자를 해나가야 합니다.
세 기업 합쳐도 영업이익이 10조도 안날텐데, 매년 100조를 어떻게 투자해야죠? 90조씩 정부가 지원해 줘야죠 뭐.
그런데 중국 경기 개판에, 관세 때문에 수출도 잘 안되는 지점인데. 겨우 빛을 보려는 CATL의 영업이익이 10조 언저리인데 언제 100조를 매년 모아서 투자하죠? 거기다가 검증된 미국과 일본, 한국, 유럽의 장비 수입이 막히고 있는 상황에서 비슷한 성능을 내려면 반도체 소부장 생태계도 꾸려야 하는데... 언제 투자하고 언제 능력 쌓아서 언제 CAPA를 확대해서 언제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만큼 수익을 내죠?
밑 빠진 독에 물붓기입니다. 게다가, 중국이 그렇게 최첨단 메모리와 CPU, GPU를 만들어서 어디다 팔죠? 만들수도 없거니와, 그걸 사줄 회사 또한 모두 미국기업들입니다. 마소, 구글, 오라클, 아마존 등등. 얘들이 중국 CPU, 메모리, GPU를 삽니까?
반도체에서 단순히 '국가가 지원하니까 되겠지'하는 것은 나이브 한 생각입니다. 우리나라 기업들이 그냥 알아서 척척 돈 잘 벌어오고 공장 투자하니까 마치 '그거 다 중국도 할 수 있는 거 아냐?'식으로 생각하는데, 반도체는 모든 장치 산업 중 투자액이 끝판왕입니다.
결국 중국은 자신들의 내수에서 쓰일 수 있는 수준, 즉 전쟁할 때 무기나 일반적으로 사용할 금수 조치 안 당할 수준으로 자급자족이 가능한 수준을 만들겁니다. 하지만 거기에서 끝이에요.
패러다임을 변화시키지 않는 한, 이 막대한 투자금을 감당할 수 없습니다. 삼성과 하이닉스가 메모리 시장에서 승자가 된 것은, 1990년대부터 열심히, 잘 해왔기 때문입니다. 30~40년의 시간이 쌓여서 이렇게 된 겁니다. 이것에 변화를 가져오려면, 똑같이 30~40년이 필요할 겁니다. 언젠가는 중국이 반도체의 패권을 차지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제 생애에는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특히 지금같이 '폭력적인' 보조금 정책을 유지하고 온갖 비관세 장벽으로 스스로를 꽁꽁 싸맨다면, 영원히 그런일은 벌어지지 않습니다.
결국 기업의 목표는 수익을 내서, 세금도 잘 내고 근로자도 잘 먹여 살리고 투자도 열심히 해야 하는 건데... 중국이? 마치 예전에 소련 생각하듯 중국은 뭐든지 해낼 수 있는 만능 국가라고 착각하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서 조금 놀랍습니다.
3. 전망
중국에는 인텔도 없고, AMD도 없고, 엔비디아도 없습니다.
중국에는 삼성전자도 없고, 하이닉스도 없고, 마이크론도 없습니다.
중국에는 ASML, 어플라이머티리얼스, 램리서치, 도쿄일렉트론, 한미반도체가 없습니다.
중국에는 스미토모, JSR, 신에츠, 도쿄응화공업도 없습니다.
중국에는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오라클, 구글, OPEN AI가 없습니다.
저런 기업도 없고, 장비도 없고, 소재 기업도 없고, 심지어 막대한 투자가 가능한 수요처도 없는데 어찌 중국이 반도체 시장의 패권을 잡겠습니까?
자국 내 소비가 늘었다는 게 국제 시장에서 통한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언론의 호들갑에 넘어갈 필요도 없구요.
중국이 곧 반도체 시장을 집어삼킨다는 식으로 언플 했던 많은 기레기들. 그 외침에 속아 하이닉스와 삼성전자를 파셨던 분들은, 지금 땅을 치고 후회하실 거 아닙니까?
저 모든 생태계를 홀로 만들어서 미국을 극복하는 중국? 단언컨데, 50년 내에는 불가능합니다.
헛된 소문에 휘둘리지 마시길. 다음에는 이번 엔비디아의 GPU 26만장에 대한 이야기를 좀 해보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대만 반도체기업들이 몰살했던때로 기억하는데
그때도 밑빠진독에 물붓다 지쳐 나가 떨어졌던 대만, 독일(인피니언) 등이 기억이 납니다.
왜 없다는거죠? 텐센트 알리바바 바이트댄스 화웨이 바이두, 생각나는것만 해도 수두룩한데
게다가 세계 최대급 스마트폰과 디지털기기 생태계를 가지고 있고 계속 성장중이고, 진짜 말도 안되는 양의 공돌이를 갈아서 넣고 있습니다. 서방국가는 비싸서, 효율 안좋아서 안하더라도 중국은 계속 하고 될 때까지 합니다.
중국을 너무나도 과소평가하시는 것 같습니다. 중국에서 집을 사면 집값의 50%는 중국정부가 토지임대형식으로 가져갑니다. 중국공산당은 상상 이상으로 돈이 많은 집단입니다.
시장에서 이름만 들어본 대기업이라서 돈이 넘쳐나는게 아닙니다. 미국 매그니피센트 7 같은 기업들의 한해 영업이익을 보시면, 투자할 수 있는 규모의 차이가 현격하다는 것을 알수 있습니다.
한해 중국의 무역 흑자가 얼마인지 아시는 지요.
연간 1조 달러 입니다.
중국은 달러가 넘쳐나는 나라 입니다.
2023년 총 R&D 지출(민간+정부)
-미국: 8,230억달러 ('19~23년 연평균 성장률 4.7%)
-중국: 7,810억달러 ('19~23년 연평균 성장률 8.9%)
반도체 제조장비의 모든 중고 장비는 죄다 중국으로 갑니다.
대표적인 업체가 SG(서플러스 글로벌)라는 회사인데 여기는 장비를 구입하는게 아니라,
아예 FAB자체를 통채로 사서 그 안의 모든 장비를 고쳐 중국으로 판매합니다.
옛날에 일본이 우리나라를 무시하다 역전당했던 사례가 있듯이,
우리도 반면교사하며 조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중국의 한계와 가능성 모두 일리 있어요
저의 좁은 시야가 넓어졌습니다
중국엔지니어들 한국엔지니어보다 똑똑하고 더 열심히 합니다.
미국에서 반도체 제재하지 않았다면, 격차가 더 금방 따라잡혔을 걸로 보이는데... 미국의 중국 반도체 제재는 어찌보면 우리나라에겐 운이 좋다고 보는게 맞는거 같습니다. 덕분에 좋은산업군에서 조금 더 일할 수 있겠구나라고 저는 스스로 생각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