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 지난하다보니 생활이라도 단순하게 해보자 해서 정리를 열심히 하는 중입니다.
근데 정리의 기본적인 프로세서나 원칙을 잘 모르는 분들이 계셔서 그간의 공부와 경험으로 얻게 된 원칙들 한번 풀어봅니다.
넘버는 중요도에 가깝다고 보시면 됩니다.
1. 모든 물건에겐 집이 필요하다.
: 거실 리모컨이든, 책상 위 볼펜이든
모든 물건은 자기만의 집이 있어야합니다.
그래서 정리정돈은 물건들이 자기 집에 들어가는 게 시작이자 끝입니다.
그러니까 거실에서 티비를 보다 자러 가기 전에 티비리모컨을 정해둔 자리에 놓고 들어가면 됩니다.
저는 커피테이블 위 양철연필꽂이를 리모컨 집으로 사용 중입니다.
바닥에 널브러놓은 쿠션도 소파에 얹습니다. 쿠션의 원래자리가 소파라서입니다.
이런 식으로 모든 물건에게 집을 주세요. 그러면 정리의 원칙이 생깁니다.
2. 수납의 기본은 세로
: 가능하다면 물건은 세로로, 세워두는 것이 좋습니다.
왜냐하면 중력이 우리를 기준으로 위에서 아래로 작용하기 때문이죠.
그래서 물건을 수납하고 정리할 때 겹쳐놓으면 맨 아래쪽에 물건을 넣고 빼기가 매우 힘듭니다.
수건도 티셔츠도 볼펜이나 책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불처럼 불가능한 항목도 존재하지만 일단은 무조건 세워서 세로로 수납해 일정한 방향으로 쓰고 채워넣는다는 원칙을 정하면 편합니다.
3. 청소와 정리의 구분.
: 청소는 말 그대로 먼지를 털고 쓸고 닦는 겁니다.
정리와는 조금 다릅니다.
정리는 1번과 2번처럼 물건의 제자리(집)에 (가급적) 세로로 수납보관하는 겁니다.
물론 살림의 규모가 적다면 동시에 할 수도 있죠.
하지만 어느 정도 규모가 된다면 구분해서 하는 게 편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정리에 조금 더 방점을 찍는 게 좋다고 봅니다.
물건들이 정리되어있으면 훨씬 깔끔해보이고 기분도 좋습니다.
이어서 청소를 하기도 편하구요.
4. 거실이 제일 중요하다.
: 거실이 없는 형태라면 조금 다르겠지만,
가족구성원이 모이거나 손님을 맞이하는 장소는 항상 정리되어있어야합니다.
사는 사람이건 손님이건 거실만 깨끗해도 훨씬 기분좋고 쾌적하게 생활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정리와 청소를 (매일) 해야한다면 거실부터 시작하는 것이 제일 좋습니다.
거실에는 개인용품은 두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합니다.
엄마나 아빠, 아이들이 각자만 쓰는 물건은 거실에서 사용하더라도 활동이 끝나면 반드시 자기 공간으로 가져갑니다.
유아들은 어쩔 수 없지만, 자기 물건을 건수할 나이가 되면 이 원칙만 지켜도 거실이 깔끔합니다.
5. 물건제로존, 물건프리존을 정한다.
: 이건 가족들과 약속할 사항이며 4번과도 연동되는 이야기입니다.
집안의 공용공간 1, 2곳을 물건을 전혀 두지 않는 공간으로 정하는 것입니다.
제 경우에는 식탁과 부엌의 조리대 위를 그렇게 정했습니다.
장 봐온 물건들을 올려두거나, 독서나 공부를 하고나서도, 음식하느라고 식재료를 늘어놓더라도, 소기의 활동(장본 물건 정리, 요리와 식사 등등)이 끝나면 그 끝은 식탁과 조리대 위의 모든 물건을 다 치우는 것입니다.
그래서 원래의 상태로 해놔야 정리가 다 된 것입니다.
요리를 해서 밥을 먹고 그릇을 담궜다고 끝이 아니고,
아이들이 숙제나 독서를 마쳤다고 끝이 아니며,
장봐온 것을 냉장고나 팬트리에 넣었다고 끝이 아니라,
그릇을 모두 치우고, 장바구니를 몽땅 다 접어놓고, 책과 문구류, 포장지를 다 깨끗이 치우고 버려서 식탁과 조리대를 아무 것도 없던 원래의 상태로 되돌리는게 정리의 끝입니다.
이것만 명심해도 요리가 쾌적해집니다!
저는 최근 이 원칙을 화장실에도 적용하고 있습니다.
곰팡이가 샴푸통 바닥에 끼는 게 너무 싫어서요;; 그래서 부엌처럼 아예 바닥에 물건을 두지 않고 있습니다.
샤워하고 나면 용품들을 싸그리 화장실 앞에 선반을 두고 그 위에 놓고 있습니다.
덕분에 화장실 바닥이 많이 깨끗해졌어요.
6. 버리는 게 돈 버는 겁니다.
: 쓰지 않는 물건을 보관하는 건 돈을 버리는 겁니다.
의류브랜드들이 철철이 세일을 하는 건 재고를 창고에 두는 것 자체가 비용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비싼 아파트를 사거나 전세를 얻어 물건을 보관하는 용도로 쓴다면 얼마나 아까운 일입니까?
농담이 아니라 돈으로 환산하려고 마음먹으면 할 수도 있습니다.
보관은 비용입니다.
따라서 불필요한 물건을 버리는 것은 돈을 버는 겁니다.
7. 가끔 큰 쓰레기봉투를 베란다에 둔다.
: 이건 겨울에 아주 좋습니다.
왜냐하면 뭔가 썩거나 곰팡이가 필 일이 적기 때문입니다.
재활용쓰레기 혹은 일반쓰레기를 두는 공간에 커다란 쓰레기봉투를 놔두세요.
사람은 뭔가 채우려는 본성이 있습니다.
그래서 평소 10리터 20리터에 넣긴 애매해서 안버리던 물건들을 버리게 됩니다.
지금 당장 50리터짜리를 펼쳐놓으세요!
8. 추억은 클라우드에, 필요는 온라인에
: 추억이 깃든 물건들이 있습니다.
아이들이 유치원에서 가져온 그림과 공작물들,
연애시절의 편지, 한참 열심히 모았던 스피커들 (왜?? 이런 걸???)
실물이 중요한 것은 어쩔 수 없지만, 그게 아니라면 사진을 찍어서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세요.
가족들이 다 같이 보기도 쉽고, 공유는 더 쉽죠.
그리고 거실장이나 책상서랍, 책상구석에 있는 각종 (전자)제품 사용설명서와 드라이버 CD(헉! 드라이브도 없는데..), 영수증이나 기한지난 서류, 실물이 필요없는 서류는 과감하게 버리세요.
이런 설명서나 소프트웨어, 구매내역과 영수증은 인터넷에 다 있습니다.
인터넷에서 구할 수 있겠다 싶은 서류나 조회나 확인이 가능한 것들, 파일들은 과감하게 정리한다 생각하면 편합니다.
9. 같은 카테고리의 물건은 같은 공간에
: 은근히 지키기 어려운 원칙입니다.
사실 이 원칙을 지키려면 많이 비워내고, 재고관리가 철저해야합니다.
하지만 완벽히 지키진 못하더라도 이 원칙을 고수하고 새겨두어 지키려는 각오만 있어도 정리가 훨씬 쉬워지고, 특히나 소모품들의 재고관리가 편해집니다.
욕실용품(칫솔, 치약, 치실, 비누, 샴푸, 린스, 트리트먼트, 세안제, 샤워타올, 타올 등)들은 모두 같은 곳에 둡니다.
약(반창고, 두통약, 감기약, 영양제 등)도 마찬가집니다.
라면과 햇반, 통조림식품도 동일하죠.
다만 일반가정집은 공간의 크기에 제약이 있어 쉽지 않을 겁니다.
이 원칙을 지키려고 하면서 우리 가정의 물품 적정 재고량에 대해 고민해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듯 합니다.
10. 냉장고 안 모든 것은 투명하게
: 식품 얘깁니다.
간단합니다. 모든 식품은 투명한 제품에 보관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세요.
반찬은 유리반찬통(뚜껑도 투명하면 좋음!)이나 투명플라스틱 반찬통에
사용하다 남은 채소는 랩에 싸거나 투명한 지퍼백이나 비닐백에
냉동실도 동일합니다.
포장을 뜯어서 내용물이 나온거면 무조건 투명한 것(통이든 비닐이든)에 보관합니다.
썩은게 보여야 버릴 수 있고, 쉽게 찾을 수 있어야 재고 관리가 편합니다.
냉장이든 냉동이든 무조건 그냥 투명한 데다 보관한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시커먼 비닐은 이제 냉장고에서 퇴출입니다.
귀찮더라도 냉장고에 보관할 식재료는 사오자마자 전부 투명한 데다 옮겨서 (그 김에 소분하면 더 좋죠!) 보관하시면 됩니다.
눈에 곰팡이가 보이면 견딜수가 없습니다;;; 그럼 자연스럽게 버리게 되죠.
혹시라도 정리에 대한 고민이 더 있으시다면,
후속편(?)도 보시길 권합니다.
https://www.clien.net/service/board/lecture/15597667CLIEN
이렇게 미니멀로 비우고, 앞으로 더 큰 과소비를 지양할 수 있다면 괜찮은 방법이라 봅니다.
7번이 젤 공감되네요 ㅎ 이사와서 한동안 100리터짜리에 잘채워버렸습니다 ㅋ
특히 제자리 찾기 와 식탁 위 물건 x 를 기준으로 하고 있습니다.
어느 하나 고개를 안 끄덕일 게 없습니다
저는 평화주의자니깐요
그러다 보니 물건이 적어져서 정리하기가 수월해졌어요
6번이 제일 공감갑니다.
세로 보관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내일부터 당장 해보고 싶네요
박수를 드립니다 짝짝짝
좋은 글 고마워요~
집에 신발박스, 게임기박스, 사은품으로 받은 김치통...
이런거 쓰시는 겁니다.
통일성을 준다고 시트지 붙여야지 싶다구요.
기술자가 아니어서 울퉁불퉁 더 이상해집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커피는 텀블러없이 커피만 사고
참치는 플라스틱통 없이 참치만 사는 겁니다.
이게 세워서 보관할수도 없고 접어서 쌓아놓으면 밑에꺼 빼기가 힘들고...ㅠ
글 쓰신 본인분 노하우는 아니지만...
티셔츠는 원통형으로 돌돌 말아서 서랍에 꽂아 둔다는 느낌으로 세워서 수납하면 꺼내기 좋습니다.
그걸 하니까 쓰잘데기 없는거 안사게 되더라고요.
요즘은 이런걸로 컨설팅?하는 직업까지 생겨나는 것 같더라고요
사실 평소 정리정돈 잘하는 사람은 글 내용에 나온 것들을 무의식적으로, 습관적으로 하게 됩니다(저도 그렇습니다)
그런 무의식적으로 하던 것들을 글로 보니 고개를 끄덕이며 읽게 되네요.
이 내용을 그대로 복사해서 와이프 뇌에 붙여넣기 하고 저장버튼 누르고 싶군요.....
/Vollago
미니멀리즘 2주 찬데 정말 많이 버렸습니다.
그간 청소나 정리가 안 되는 이유가 짐이 많아서라는 말에 싹싹 버리니.. 슬슬 집다워지네요.
/Vollago
근데 수납 세로 가로 약간 혼동스럽네요. 세워서 가로로 배치가 더 맞지 않을까요?
고수라서 한 가지 팁을 더 보태 드리겠습니다.
화장실 바닥을 물기 없는 곳으로 만들어 보시기 바랍니다.
맨발로 사용할 수 있게 말입니다.
샤워 후에는 물기 닦아 내고 무선 선풍기 등을 사용해
건조시켜 주면 됩니다.
욕실화는 필요 없습니다.
이렇게 하시면 한층 업그레이드 된 깨끗한 화장실을
가지게 될 겁니다.
화장실에 어떤 선풍기를 쓰면
여름에 곰팡이 피는게 좀 덜한가요?
화장실용 선풍기 쓰시는 모델 소개 부탁드립니다
답변 감사합니다^^
많은 영감을 얻었습니다..감사합니다^^
정말 집이 돼지우리라...이걸 어디서부터 해야 하나...
습관도 쉽게 바뀌는게 아니라 참 고민이 많이 되었는데
백퍼센트다 똑같이 하진 못하겠지만...그래도 조금씩 우리집에 맞게 실행에 옮기면 좋을것 같습니다...스크랩했습니다^^
이렇게 글로 딱 정리해서 알려주시니 머리에 쏙 들어오네요.
저도 혼자 살게 되면서 치우는거나 청소하는게 싫어서 미리미리 정리해놓다보니(이것도 미리 치우는거지만요 ㅎㅎ) 말씀하신 일들을 거의 실천하고 있네요.
제가 원칙을 따로 정하고 하는건 아니었는데 몸으로 채득하고 있던 거를 이렇게 글로 정리하니 이거지! 라는 생각이 들어요. :-)
화장실도 건식으로 쓰고 있고.
저는 바닥에 전선도 내려놓지 않게 세팅했어요.
콘센트 바로 앞에 전자기기나 수납장 같은게 위치해서 바닥에 선이 늘어지지 않도록 하고 남는 전기줄은 말아서 밸크로로 감아놓아서 엉키지 않게 하고 있어요
참고로 냉장고 속 원형 반찬통 같은 것은 웬만하면 다 치우고 사각만 넣으세요.
냉장고 자리가 20~30% 정도 여유가 생기고 안쪽까지 다 잘 보여서 재고관리가 쉽습니다.
특히 넙적하고 둥근 김치통은 냉장고 자리 차지하는 빌런입니다.
에서 무릎을 탁 치고 갑니다.
명언이십니다!
2번의 경우, 수납의 기본은 세로라고 말씀하셨는데, 굳이 세로에 집착안하셔도 됩니다.
서랍장이 있는 시스템 선반 및 스피드랙 같은 3단, 5단 선반등을 비치해서, 각 층별 칸막이나 지지대로 나름 질서있게 정렬할 수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