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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러간당

이야기 미국 캠핑카 이야기 3

3
2026-10-07 02:47:07 수정일 : 2026-10-07 02:47:17 108.♡.219.55
따라란!



겨울, 여름에 각각 1번 씩 미국 캠핑카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차량 등급은 포드 E450을 기반으로 한 Class C 등급이었고요. 전폭은 2.5미터, 길이는 차종마다 다르지만 제가 탄 차량은 8미터에서 9.5미터 정도였습니다.


큰 차량은 소파가 있고 이걸 펼쳐 침대로 만들 수 있고요. 주방도 좀 더 넓어 오븐이 추가되고, 차체 일부를 밖으로 늘려 캐빈 공간을 확장시키는 기능도 있습니다. 2인까지는 괜찮은데, 4인 이상이라면 큰 차가 확실히 편하겠더라고요.


연비는 대동소이합니다. 같은 Class C이면 어차피 공기저항이 크고 엔진은 동일하니 9mpg 정도가 한계입니다. 높아봐야 10 정도... 9mpg은 약 3.8km/l 나오네요. 작년엔 기름이 갤런당 2달러 중반 정도라 괜찮았는데 올해는 4달러 이상이라 많이 힘들었습니다. 어차피 연비 보고 타는 차가 아니라지만 로드트립을 다니면 1천 마일 이상 운전하니 금액이 꽤 부담입니다.




1. 주행기



(사진은 퍼옴)


제가 떠난 경로는 미 동부 일주, 남부 일주였습니다.


둘 다 1주일 간 2,500km 정도를 운전했는데 동부는 일부러 섀넌도어 등 국립공원을 여러 곳 들렀습니다. 1만 마일도 안 탄 신차를 몰고 산지를 운전하는게 제법 재밌더라고요. 잡소리는 엄청나지만요 ㅎㅎ


굴당이니 차 얘기부터 해야겠지요. 제가 탄 차량은 포드 E 시리즈로, 




https://www.clien.net/service/board/cm_car/19079252 (미국 버스는 왜 섀시캡형 뿐일까?)


일전에 제가 미국 버스에 대해 쓴 글과 같이, 캠핑카 역시 포드나 GM에서 만든 뼈 뿐인 차를 이용합니다. 뼈스라고 부르고 싶지만 정식 명칭은 Cutaway Chassis입니다. 바디빌더 업체에서(근육 아님) 섀시를 올리는 것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심지어 캐빈 뒤를 비닐로 막아둔게 특징입니다. 쉐보레는 쉐비 익스프레스, 포드는 E 시리즈를 2026년 현재도 계속 생산하고 있습니다.


30년 넘게 거의 변화 없이 생산하고 있지만, 어차피 이 차들은 차대가 주가 아니죠. 의외로 충돌안전성도 높고 신형이라 해서 승차감이나 연비가 좋아지는 것도 아닐 뿐더러 미국 내수용이기 때문에 이런 차량들이 계속 생산될 수 있습니다. 항공기 역시 1982년 출시된 보잉 767이 온실가스 규제에도 불구 2026년 현재까지도 여전히 미국 내수용으로 왕성히 생산될 정도니까요. 미국 내수의 힘은 정말 굉장합니다.


포드 기준 V8 7,300cc 가솔린의 거대한 배기량, 총중량이 8톤에 육박하는 막대한 무게, 공기저항 따위는 고려하지 않는 네모반듯한 형상 때문에 연비는 바닥을 깁니다. 앞서 말했듯 9mpg 정도가 항속주행 연비니까요. 저속주행이 잦다면 리터당 1-2km가 나옵니다.


하지만 널찍한 차폭, 넉넉한 배기량과 높은 토크, 생각보다 안정적인 섀시 설계 등 덕에 주행은 의외로 편합니다. 오히려 한국의 1톤 트럭보다 편하고 장거리 주행에도 부담이 적습니다. 잡아돌리는거야 못 하지만 국립공원의 산악 지대를 오르내리면서도 큰 불안감이 없고요.


전반적으로 넉넉한 토크의 90년대 미국식 크루징 머신을 극대화한 느낌입니다. 그래서 제법 운전이 편하고 즐겁습니다. 


물론 전폭만도 2.5미터에 달하는 이 흉악한 물건을 국내에서 운전하는건 많이 어렵습니다. 국내에 드물지만 포드 트랜짓 기반 Class C가 가끔 있던데 오수 처리 시설도 거의 없는 한국에서 이 차량은 큰 의미가 없는 것 같습니다.




2. 캠핑



저는 한국에서 캠핑 경험이 꽤 많았고 캠핑카에 대해 자주 알아보며 어느 정도 각오를 하고 갔는데, 실제로 자는건 숙소보다는 캠핑에 가까운 느낌이었습니다.


아무리 큰 SUV나 픽업트럭이어도 아예 섀시 자체가 다른 캠핑카와는 적재 공간의 차원이 다르니까요. 후부의 작은 짐칸만 해도 캠핑 테이블, 캠핑 의자, 각종 호스, 바베큐 그릴, 숯 등 모든게 다 들어갑니다.


솔직히 차량으로서, 혹은 숙박시설로 볼 때는 단점이 많습니다. 차에서 잔단건 여전히 편한 일은 아닙니다. 주차장이 평탄해야 편하고, 여름에는 에어컨을 쓰려면 반드시 외부 전원을 연결해야 하며(저는 이게 힘들었습니다), 미국 사설 RV 캠핑장은 1박에 70불이 넘어 생각보다 저렴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생각보다 간격이 가깝습니다. 가끔 캠핑장 전력 공급 상태에 따라 차량에 전력 공급이 안 되는 경우도 있고요. 저도 초반에 이 문제로 고생했네요.


하지만 캠핑카만이 줄 수 있는 매력은 분명 강렬합니다. 무엇보다 가장 재밌던건 노지 숙박이었습니다. 월마트 주차장, 고속도로 한복판의 Love's 주유소 구석, 도심 한복판 공영 주차장... 이런 곳에서 다짜고짜 차를 세우고 안에서 요리를 하며 맥주 한 잔 하다가 자러 가는게 그리도 재밌을 수가 없었습니다.


국립공원 내 캠핑장에서 전기와 물을 연결해 씻고 요리를 마친 다음 뽀송뽀송한 상태로 밖에 나와 눈밭을 걷던게 기억에 남습니다. 불멍을 하다가 추우면 차에 들어가고, 먹고 싶은게 있으면 차내 냉장고에서 주섬주섬 주전부리와 맥주를 가져와 먹던 기억이 꽤 깊게 남습니다.


그래서 미국 캠핑카 여행을 계획하신다면, 특히 가족 여행으로 계획하신다면 RV 사이트보다도 호텔 등 숙소를 며칠에 한 번쯤 들러주는 동선으로 짜는게 좋습니다. 1주일 이상 캠핑만 계속하다보면 지치곤 마련이니까요. 





3. 캠핑카 이야기, 그리고 캠핑


캠핑카의 매력은 안에서 잠을 잘 수 있는 것보다는, 각종 편의장비와 온갖 짐을 싣고 이동할 수 있는거라 생각합니다.




차량의 관점으로 보면 낮은 연비 뿐 아니라 심한 잡소리, 풍절음, 어마어마한 크기로 인한 운전 부담감 등 단점이 많습니다. 실제로 미국의 장기 캠핑카 여행자 중에는 Flat tow 등의 방식으로 별도의 작은 차량을 견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대로 집으로 보면 너무 좁습니다. 결국 자동차이고, 확장을 해도 길쭉하고 좁은 원룸일 뿐입니다. 그 안에 4명 이상 부대끼며 요리도 하고 상하수도도 전기도 침대도 써야 하니 운전석 위, 소파 등 각종 공간으로 눈물의 똥꼬쇼를 할 수밖에 없습니다.


개인적으로 국내에서 캠핑카를 타다 파는 분들의 큰 이유 중 하나도 공간에서 오는 문제라 생각합니다.


요는 한국/유럽식 캠핑카의 크기 특성상(미국으로 치면 Class B 정도) 그 자체를 생활공간보다는 캠핑의 방식 중 하나로 생각해야 하는 크기인데, 여기서 오는 괴리와 불편함이 작용하지 않나 합니다. 소파, 가스레인지, 오븐, 샤워실 등 온갖 것들이 다 있는 미국의 대형 Class C도 결국 잠은 소파와 운전석 위에서 군대 매트리스만큼 얇은 매트리스 위에 자야 하니까요. 결국 집의 대체는 안 되고(그건 Class A 디젤 푸셔쯤 가야...) 좀 더 비싸고 편한 캠핑이라 보는게 맞습니다.




그럼에도 캠핑카는 매력적입니다. 일단 모든걸 때려넣고 출발할 수 있고, 휴게소를 들를 필요도 없으며, 풍경이 예쁘면 차에서 자다가 일출과 일몰을 볼 수도 있습니다. 때로는 해변가에 세우고, 때로는 국립공원에 세우고 그 속에서 문명의 이기를 다 누리며 지낼 수도 있고요. (참고로 미국 국립공원의 Lodge는 화장실이 없거나 외부 공용인 경우가 많습니다 ㄷㄷ)


저는 다음에 기회가 되면 미 북부에서 출발해 캐나다 밴프를 캠핑카로 돌고 싶습니다. 월동 장비가 있는 캠핑카로요. 겨울의 캠핑카는 따뜻하고 편리해 정말 매력적이거든요.


다만 대부분의 렌탈 캠핑카들은 배관 등이 영하 대비가 되어있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동파 방지를 위해 차내 물탱크 사용이 금지되는 경우도 있으니, 혹 겨울 캠핑카 여행을 계획하신다면 주의하셔야 합니다.




4. 미국 캠핑카 등급 이야기



미국에서는 트레일러 견인이 매우 보편화되어있고 트레일러 견인 캠핑카의 장점이 많기 때문에 아래와 같은 차대형 RV는 의외로 덜 보편적입니다. 차량과 생활공간이 합쳐져 있다보니 한 쪽만이라도 하자가 생기면 불편한 점이 많고, 일상 사용도 어려우니까요.




그래서 픽업트럭에 견인하는 이런 트레일러형 RV를 많이 사용합니다. 미국 전체 RV 판매량의 8할 이상이 트레일러형이라 합니다. 캠핑을 다니지 않는 대부분의 날에는 픽업트럭을 데일리카로, RV는 집 마당에 세워두고 별장처럼 쓸 수도 있고, 하자가 생겨도 차량 혹은 트레일러 중 하나만 수리하면 되니까요.




1. Class C


제가 탄 차량과 같이, 트럭이나 섀시캡 차대에 섀시를 올려 만든 형식입니다. 렌트 RV로 가장 대중적입니다.


사양에 따른 길이, 옵션이 조금씩 다르지만 대부분 전장을 제외하면 내부 면적과 공간 활용 방식은 대동소이합니다. 슬라이딩이 있냐 없냐, 소파가 있냐 없냐 등으로 차이가 납니다.


개인 입장에서는 약간 애매한 체급이기도 합니다. 4인 가족이 며칠, 몇 주씩 여행하기에는 세탁기 등 생활 설비가 없어 빠듯하고, 공간 활용성은 차라리 위의 트레일러형 RV가 더 좋거든요.


차대로는 포드 E 시리즈, 쉐비 익스프레스를 주로 쓰고 요즘은 벤츠 스프린터나 포드 트랜짓이 보입니다. 가끔 Class A만한 거대한 크기로 나비스타 인터네셔널 차대를 쓰는, 슈퍼 C라는 체급도 나옵니다.


일반적으로 전폭은 8피트 내외(약 2.4미터), 전장은 24피트에서 33피트(7.2미터에서 9.9미터)로 미국 도로환경에서도 도심, 지하주차장 진입은 전혀 불가능한 크기입니다. 그래서 더 애매한 크기이기도 합니다.




가끔 이런 오버랜딩용 RV도 보입니다. RAM 5500, F-550 등 일반 픽업트럭보다 훨씬 거대한 섀시캡을 활용하며 내부에는 대용량 배터리, 자체 정수 시스템 등이 있어 장기간 외부 자원 공급 없이도 생존이 가능할 정도입니다. 정말 차 없이는 못 다니는 대자연 속에서 몇 주, 몇 개월씩 거주하기 위한 차량이죠. 시장도 니치하고 차대도 비싸며 대부분 대량양산이 아닌 수제작이다보니 가격은 50만 달러가 훌쩍 넘습니다.






2. Class B


이름과 달리 사실 Class C보다 작습니다. 밴 내부를 개조한 형태가 많아 벤츠 스프린터, 포드 트랜짓 등을 이용합니다.


Class C도 공간활용을 열심히 하지만 이 차들은 정말 눈물 없이 못 봐줄 수준입니다. 아예 샤워커튼 형식의 외장형(!) 샤워실을 만들거나 루프탑 텐트 등으로 공간활용을 넘어 공간창조를 하는 차들이 많습니다.


아무리 밴이 크다고 해도 결국 자동차이기 때문에 실내 폭은 2미터가 채 안 되고 캐빈 길이도 7미터를 넘기는 어려우니 공간에 한계가 있습니다. 하지만 주차와 운전이 압도적으로 편리해 도심 여행도 가능하고, 이런 차대는 RV 출입금지 장소라도 은근슬쩍 들어갈 수 있는게 장점입니다.


위 차량을 보면 아시겠지만 4륜구동과 각종 험로주행 패키지를 넣어서 오버랜딩 용도로도 많이 사용합니다.






3. Class A


이 체급은 아예 캠핑카 전용 차대(포드 F-53 등)에 섀시를 올린 형태입니다. 그래서 버스같이 캡 오버 방식이고 낭비되는 공간이 적습니다.


작게는 11미터에서 크게는 13.7미터에 이를 정도로 매우 거대합니다. 한국에선 고속버스에서도 볼 수 없는 3축 차량도 보이고요.


10미터 내외의 작은 체급은 F-53 차체 기반의 가솔린 엔진으로 Class C와 동일한 엔진이지만, 큰 체급은 디젤 엔진을 사용하여 버스와 유사합니다. 섀시는 캠핑카 전용 섀시지만요. 에어 브레이크 등 아예 설계가 달라집니다.


이 체급 쯤 되면 아예 장기간 거주를 목적으로 하기에 별별 기능이 다 들어갑니다. 흔들리지 않도록 차체를 유압으로 띄워 평탄화시켜 고정시키는 유압 잭 같은 것도 있고요. 세탁기, 대형 냉장고 등 진짜 가정집을 들고 다니는 형태입니다.


물론 짐작하시겠지만 고장도 잦습니다. 신차 출고 후 몇 개월을 고치는데만 허비했다는 사람도 있을 정도니까요.




다음에는 캠핑카 일주기를 한 번 써봐야겠습니다.


따라란! 님의 게시글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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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3]
대왕곰돌
IP 108.♡.95.53
05:05 2026-10-07 05:05:31
·
한국은 세미캠핑카(?)가 대세이기도 하죠 ㅎㅎ
그나마 장점은 어딜가나 화장실이 많고 쓰기 좋은 편이다?
미국에서 캠핑카 가지고 일주하고 싶긴 한데
이제 시간이 언제 날지..
Kimis
IP 110.♡.61.119
07:11 2026-10-07 07:11:46
·
정성글 잘 보았습니다.
미국에서 캠핑카라...언젠가는 해보고픈 로망이네요.
안그래도 국내에서 캠핑카 구매를 몇 년째 고민해봤지만
여러 제약사항때문에 섣불리 도전은 어렵네요^^;
Junt
IP 211.♡.60.52
07:24 2026-10-07 07:24:49
·
와우 저는 계획만하고 있었는데
실제 실행하셨다니 부럽습니다.
글 감사합니다. 다음글도 기다리겠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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