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를 통해 스캔들이 왔다 - 르네 지라르
이름은 어디선가 들어본 르네 지라르의 책이다. 인류학자이면서 독창적인 모방이론과 희생양 메커니즘으로 기독교적인 시각을 견지한다. 그래서 많은 데에서 기독교 책으로 분류하기도 하는듯하다.
솔직히 좀 어렵고 책이 불친절하게 씌여졌다. 저자가 전에 쓴 책(나는 사탄이 번개처럼 떨어지는 것을 본다)을 읽었다는 전제를 두고 내용이 진행되다 보니 이해가 어려웠다. 저 책도 집에 있는데, 먼저 볼걸 하는 생각이 들었다. 모임에서 함께 읽은 책이어서 어쩔수 없이 이 책을 좀 힘들게 읽어내고 부족한 부분은 모임에서 듣고 관련된 내용을 찾아보는 것으로 보충하였다.
저자는 모방을 통해 갈등이 일어난다고 보았다. 나와 가까운 사람이 어떠한 대상을 갖고 있을때, 또는 추구할 때 나는 그의 욕망을 모방한다. 그리고 그는 나의 모방을 다시 다시 모방한다. 그렇게 같은 대상을 경쟁적으로 욕망하게 되고 이는 갈등으로 나타난다. 이는 나선형 구조로 서로 모방과 경쟁이 커지게 되며 이렇게 경쟁적으로 갈등이 심화되면 욕망의 대상은 사라지고 갈등만이 남아 결국에는 폭력으로 나타난다.
이런 폭력이 계속되면 인류는 폭력으로 가득한 세상이 되어 무너지게 될 것이다. 그런데 무너지지 않고 지속되어 오는 것은 희생양 메커니즘에 의해 그 폭력성이 해소되기 때문이다. 모방으로 인해 증폭된 폭력성은 어느순간 하나의 희생양을 향하게 된다. 그 희생양을 제외한 모든 사람은 그 희생양을 공동의 적으로 규명하고 하나로 뭉쳐서 희생양을 물리치게 된다. 그러나 우리는 희생양 메커니즘에 참여하고 있음을 전혀 깨닫지 못한다. 그럼으로써 폭력성은 해소되고 다시 시작한다. 인류의 역사는 이렇게 모방이론과 희생양 메커니즘에 의해 지속되어 왔다.
그리고 희생양의 결정판이 바로 예수그리스도라 이야기한다. 흠 없는 희생양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로써 희생양 메커니즘에 참여하지 않는 이들이 나오고 희생양 메커니즘이 폭로된다. 그리고, 희생양 메커니즘을 깨닫고 자신도 그 희생양 메커니즘에 참여하고 있음을 인정하는 것이 바로 개종이라 한다. 즉 우리는 자기 내면의 욕망을 냉정하게 인식하고 인정함으로써 개종이 이루어진다. 저자는 개종을 통해 희생양 메커니즘을 깨뜨릴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그리스도로 그것이 가능해진다. 그럼으로써 더이상 희생양 메커니즘은 동작하지 않는다고 이야기한다.
저자는 그리스도로 인해 희생양 메커니즘이 폭로되어 더이상 동작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과연 그런가 생각한다. 우리 주변을 조금만 돌아보면 여전히 희생양들이 보인다. 보수기독교에게는 진화론이, 성소수자가 희생양이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나라로 보면 오랜시간동안 소위 빨갱이라 불린 대상들이 희생양이었다. 또한 최근의 코로나 사태에는 코로나를 전염시킨 사람들이 희생양이 되어 사회의 분노를 받아내고 있지는 않은가 하는 생각을 한다.
또한 모방이론은 매우 신선했다. 서로의 차이점이 아닌 공통된 욕망으로 인해 폭력이 계속 커지고 욕망의 대상은 잊혀진다는 직관은 새롭고 설득력도 있었다. 우리는 차이를 추구하는것 같지만 그 깊숙한 곳에는 모방을 바라는 마음이 있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 마음 속에도 그런 마음이 있음을 살펴본다.
생각보다 어려웠다. 그나마 4부의 대담과 마지막의 역자 해설이 이해에 큰 도움을 준것 같다. 그리고 그 외에 다른 자료들의 도움이 없었더라면 여전히 머리를 부여잡고 있었을 것이다. 인터넷이 자료의 바다이고 보고라는 생각이 새삼스럽게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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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clien.net/service/board/lecture/12245775CLIEN
http://freeview.org/bbs/board.php?bo_table=f003&wr_id=532&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