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동안 저의 유산 경험기를 한번 써봐야지 생각만 하고 있다가 드디어 글로 남겨보네요.
작년 여름에 서른 다섯 나이로 첫 임신을 했었습니다. 남편이 마흔 넷이었고 결혼 3년차였으니 엄청 기다렸던 임신이었죠.
하지만 불행하게도, 8주차가 넘었을 때 계류유산 판정을 받았고, 10주에 자연배출로 저의 첫 임신이 끝났습니다.
계류유산이라는 얘길 들었을 때, 소파수술을 해야하는지 말아야하는지 엄청 고민했습니다.
많은 분들께서 소파 수술을 하고 나면 자궁이 깨끗해져서(?) 다음 임신이 더 잘된다는 얘길 해주시며 격려를 해주셨지만
사실 소파 수술이라는 것이 낙태수술과 같은 수술이라 기분이 영 께림칙하더라고요.
낙태수술은 많이 하면 나중에 임신이 힘들다고 하면서, 계류유산으로 소파수술 할 때는 수술하고나면 임신이 더 잘될 거라고 얘기들 하는 것도 이상하고요.
그리고 "임신은 질병이 아니다"라는 생각이 강해서, 조상님(?)들 세대 때처럼 자연적으로 해결될 때까지 버텨보자는 생각도 컸습니다.
또한 유럽에서는 임신 12주까지는 계류유산이 되었을때 그냥 기다리는 것이 표준 처치라고 들었기 때문에 자연 배출도 그렇게 무서운 것은 아니다라는 생각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결국 수술 대신 자연적으로 배출이 될 때까지 일체 약이나 병원의 시술 없이 기다려봤는데요,
제 경험은 그냥 참고만 하시고 본인이나 가족의 일이 된다면 꼭 의사선생님과 상의하시길 바랍니다.
그냥 저렇게 한 사람도 있구나~ 하고 참고하시면 되겠습니다. 저도 수술 하지 않겠다고 결정할 때 인터넷에서 자연배출 후기를 찾아 읽어보고 많은 도움이 되었는데 후기가 많지는 않더라고요.
임신 6주차에 3일 정도 소변 본 후 닦을 때 소량의 갈색 혈이 휴지에 묻었습니다.
그 후로 출혈이 없어졌다가 8주차에 다시 갈색 출혈이 간헐적으로 나타났고
붉은 피를 처음 본 날에 병원에서 초음파로 계류유산 판정을 받았습니다.
의사선생님께서 소파수술 예약 잡아준다고 하셨는데, 제가 자연적으로 나오는 걸 기다려보면 어떻느냐고 여쭤봤더니
"그래도 상관 없지만 많은 여자들이 유산 과정을 빨리 끝내고 싶어 한다. 그리고 집에서 출혈을 하다가 몸에 열이 나면 응급 수술에 들어가야하니 바로 병원으로 오라"고 하셨습니다. 또한, "자궁 내용물이 다 나오고나면 통증이 싹 없어져야하며 통증이 며칠간 지속되는 것 같으면 덜 나오고 남아있는 것이 있기 때문이니 그때도 병원에 오라"고 하셨습니다.
처음 붉은 피를 보고 병원에서 계류유산 판정을 받은 다음,
붉은 피를 6일간 더 보았고, 7일째 되던 날 밤 11시에 진통이 시작되었습니다.
엄청난 설사병과 비슷한 자궁 수축이 계속 되면서 밤 11시부터 새벽 4시까지 화장실을 들락날락거리며 엄청 고통스러웠네요.
많은 피와 자궁내 조직인 듯 보이는 것들이 계속 나왔고,
새벽 4시가 넘으니 탈진하여 잠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다음날에도 한시간 정도 간격으로 진통정도는 아니었지만 복통이 계속있었고 그날 밤 열한시에 또 전날처럼 진통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리고 새벽 1시 쯤 지름 2센티*길이 10센티 정도의 원통형 빨간 조직 덩어리가 쑥 빠져나오고 진통이 싹 사라졌습니다.
배 아픈 게 없어진 걸 보고 이틀에 걸친 자연 배출이 다 끝났다는 것을 알 수 있었어요.
그 후로 열흘 이상 생리하듯이 피가 계속 나왔고요,
그 다음 생리 주기가 시작하면서부터는 바로 생리 주기가 정상화 되었습니다.
아무런 병원 처치나 약물의 도움 없이 자연배출을 해보니 장단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장점은 자궁 속을 기구로 긁지 않아서 흉터나 염증 위험이 적다는 것, 그래서 수술하면 항생제를 써야 하지만 저는 안 썼다는 것 정도가 되겠고요,
단점은 자연 배출이 시작될 때까지 오래 걸린다, 자궁 수축 진통이 너무 고통스럽다, 그리고 배출된 자궁 내용물과 피를 봤을 때의 시각적인 충격 등이 있겠습니다.
그래서 병원에서 소파 수술할 때의 제일 큰 장점이 자궁 내용물을 안 봐도 되고 유산 과정이 빨리 끝난다는 점인 것 같습니다.
첫 임신이 유산으로 끝나고 9개월 만에 오늘 다시 임테기 두줄을 봤는데요, 이번에는 분만까지 꼭 가고 싶습니다.
여튼, 간단하게 저의 자연 배출 경험담을 남깁니다. 궁금하신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다들 건강한 임신과 출산 하시길 바랍니다!
#CLiOS
#CLiOS
총각이지만 감정이입되어
입술을 깨물면서 읽었습니다
건강한 임신과 출산 있길 기원합니다
from CV
좋은 결과 있으시기를....^^
from CV
#CLiOS
꼭 순산하시길 기원합니다~!!
댁내에 기분 좋은 일들로 가득하고, 순산하시길 기원합니다.
#CLiOS
w.ClienS
지금은 두 아이를 낳아 잘 키우고 있습니다만(9살, 7살), 그래도 이성적으로 이해하는 것과 실제 체감되는 것의 차이는 큰 것 같습니다. 아직도 계류유산된 아이를 첫째라고 하는 것을 보면 말입니다.
순산하시길 바랍니다.
이런 고통스러운 경험을 글로 담담하게 쓰실 수 있다는 것은.
치유가 잘 되었다는 이야기겠지요.
육체보다는 마음에 강한 흔적을 남기는 일이기에.
깊은 위로와 축하를 드립니다.
#CLiOS
건강하고 예쁜 아가가 태어나길 기원할게요.
타플로탄님도 분명 10개월동안 뱃속에서 무럭무럭 키워서 순산하실겁니다.
화이팅~~^^
#CLiOS
고생하셨어요.
#CLiOS
화이팅입니다
from CV
#CLiOS
저희는 계류유산을 하고 소파수술했습니다. 생리 2~3회 이후 다시 임신이 가능하다는 의사 얘기에 바로 아이를 가졌고 덕분에 아주 심하게 이쁜 딸래미가 나와서 온집을 휘젓고 다니네요^^ 한 번 유산을 했기때문에 임신기간중엔 더 조심하게 되는데 아이도 아이지만 산모의 마음이 편한게 최고에요~ 정말 먹지 말아야 할 음식 말고 아토피 생길까 노심초사하고 할 필요 없이 잘 드세요~ 막달만 조절하시고 ㅎ 화이팅
w.ClienS
from CV
w.ClienS
from CV
이쁜 아기 낳으시길 기원합니다.
이번엔 순산 하실꺼에요...
from CV
임신 축하드리고 건강한 출산을 기원합니다!!
from CV
꼭 순산하시길 바랍니다.
from CV
순산하기실 기원드려요
#CLiOS
행복하세요!
잘읽었습니다
#CLiOS
용기내서 쓴 글 감사드립니다.
순산하시고 곧 육아당에서 뵙겠습니다.
from CV
이렇게 적으시기까지 과정에 글쓴 분의 인내와 고통, 노력이 얼마만큼인지 가늠조차 할 수 없네요.
글 감사히 잘 읽었고, 항상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꼭 순산하실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