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쯤엔가.. 어금니 신경치료 후 크라운을 했습니다.
그 때 뿌리쪽 근관 하나가 안뚫려서 확인이 안되는 곳이 있었는데, 당시 진료하던 의사선생님께서는 일단 덮어둔 상태로 한 2~3일 지켜보고 통증이 있으면 가는데까지 가봅시다.
만약 통증이 없다면 여기서 씌우는걸로 하자고 했었죠.
단, 뿌리 끄트머리가 막혀 있어 당장 통증은 없더라도 향후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데 그런 상황이 발생한다면 다시 뚫고 처리하는 방향으로 합의를 봤습니다.
그리고 한 4년 별다른 통증 없이 잘 살았네요.
특별히 관리해준 것은 없고, 일주일에 1~2회 치간칫솔 사용, 리스테린 이틀에 한번 정도? 양치는 하루 3번 한다고는 하지만 일 때문에 바빠지면 2번하는 날도 있고 뭐 그랬죠.
그러다가 지난주에 이 어금니에 통증이 오는겁니다.
딱 통증 느낌이 신경치료 중(제가 한 어금니 가지고 신경치료만 5번 내원함...) 윗 어금니와 닿기만해도 아픈 그런 통증이었죠. 이때만해도 경미한 통증이었고, 가끔 잇몸 아프거나 치통이 있을 때 특히 치간칫솔+리스테린을 더 하는데 바로 다음날 통증이 약해지길래 뭐 괜찮은가보다...했습니다.
그런데 어제 아침부터 많이 아프더군요. 점심도 거의 못먹었고요. 원래 집근처 치과에 다녔는데, 아파서 점심시간 후 바로 직장 코앞 치과에 가서 엑스레이 찍었습니다.
그곳에서는 발치+임플란트 권하네요. 아놔 씌운지 4년밖에 안됐는데 벌써 빼야하나...싶기도 하고.. 증세를 알려주는데 씌운 어금니 뿌리쪽에 염증이 있답니다.
그리고 이 염증은 잇몸치료 후 항생제 처방으로 당장은 좀 가라앉히면서 통증을 약하게 할 순 있어도 어차피 몸 컨디션 다운되고 면역력 약해지는 순간 재발할거라더군요. 한마디로 미봉책이란 얘기죠.
아, 진짜 뽑아야하나? 하고 원래 크라운 했던 치과를 또 갔습니다.
엑스레이 한방 더 찍고 들여다보기를.....
"환자분의 전후사정을 모르는 상태에서 사진만 보면 발치하자고 할 수 있는 상황이다"(엉? 결국..ㅠㅠ)
"그런데, 우린 뿌리 한쪽 끝에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으니 재신경치료로 일단 가보자"(아이고 감사합니다)
"그 후에도 아프면 발치!"(에휴 어쩔 수 없죠)
그리하여 어제 두번째 방문한 이 치과에서도 잇몸치료를 신나게 하고(아니 처음 방문한 그 치과에서도 잇몸치료 한다고 하더니만.....) 집에 왔습니다.
처음 치과에서 처방해준 항생제와 진통제를 먹고 시간이 좀 지났는데 통증이 별로 가시질 않더군요. 제대로된 음식 섭취가 불가능한 상황이었고요. 이 통증이 어떤 종류냐면 말이죠... 어금니를 건들지만 않으면 별 통증이 없습니다. 근데 어금니에 윗니가 부딪히는 순간 그 부딪히는 강도*100배 쯤의 통증이 엄습합니다. 팍팍 깨물면 진짜 아프고요.. 정말 지긋이 살살 물면 그냥저냥 견딜만한 그런 통증입니다. 이거 진짜 신경치료 겪어보신 분들은 아실듯.
일단 한숨 자보자..하고 잤는데, 꿈에서 제가 뭘 자꾸 뜯어먹는거에요... 그래서 자다가 아파서 깼습니다. 잠결에 입안의 감각을 총동원해서 도대체 내 턱주가리가 밤새 뭔짓을 하고 있나 봤더니 어금니를 막 물고 있는겁니다.
역시 아침에 일어나서 밥은 먹지도 못하고 과일즙만 먹고 겨우 약 먹었는데 통증이 별로 가라앉질 않습니다. 약국 약봉지 보니까 진통제는 부루펜 계열인데 보통 4시간은 효과가 가는걸로 알지만 2시간 버티나? 싶더군요.
점심도 카스테라 2조각 겨우 먹고, 약 먹고 바로 병원 고고싱했습니다.
병원 수납처의 간호사가 절 보자마자. "많이 아프세요?" (디지겄소..ㅠ) "원장님~어제 그 환자요~"
"어디 함 열어보자고용~"
"으메...어이구..하... 어이쿠 바로 올라온다. 지금 어떠세요? 좀 시원하지 않으세요?
저는 윗니와 한번 접촉을 시도해봤습니다. 통증 정도를 파악하기 위한 제 나름대로의 방법이었죠. 어라? 진짜 통증이 거의 가신겁니다.(물론 크라운에 구멍뚫고 원래 어금니 갈고 어쩌고 하느라 생긴 통증은 상당한 상태)
"어.. 원장아재요.. 물었을 때 아팠는데 지금은 훨씬 덜하네요"
"아 그렇죠? 그 의심스러운 뿌리 한번 까봤는데 피고름이 확 올라오네요. 마저 긁어내죠~"
그리고 동네 치과 원장님인데, 참 여기 마음에 드는게... 원장님이 수납처 앞까지 나오셔서 치료의 목적과 의미, 향후 관리 언제 또 오라는지 등등을 자세히 알려주십니다.
일단 피고름이 일시적으로 차오르는건지, 계속 차오르는건지는 좀 지켜봐야 한다네요. 계속 차오르는거라면 오늘 뚜껑연 것을 일단 놔둔채로 염증부터 가라앉히고 신경치료를 하는 방향으로 해야하는데 음식물 찌꺼기와 세균 침투 가능성이 필연적이라네요.
차오르지 않는다면 찌꺼기 한번 청소 싹 하고 덮어버리면 되는데, 향후에 또 차게 되었을 때 또 까봐야 한다는 것이 문제고요.
병원 나오면서 뚜껑열고 그라인더 같은걸로 하도 쑤셔놔서 욱씬거리는 통증이 장난아니길래 바로 약국가서 부루펜 사서 한알 털어넣고 오는데 딱 50분지났네요. 약발이 있겠지만 통증 자체는 가라앉아서 다행입니다. 점심 카스테라 먹고 약 먹었는데도 통증이 거의 가라앉질 않아서 임플란트고 뭐고 일단 뽑고 봅시다 의사양반 소리가 진짜 목구멍까지 올라왔었는데 한 숨 고릅니다.
구강구조도 별로 안좋은데다가 어금니 뿌리도 신경치료 25년만에 처음보는 역대급이라며 혀를 내두르던 원장님 말이 생각나는군요.
의사 입장에선 뽑고 임플란트하는게 신경치료보다 훨씬 남는 장사일텐데 발치는 최후의 수단으로 남겨두자고 하는 모습에서 신뢰가 갑니다.
하다가 정 안되면 뭐 대전에 미세현미경 있다는 치과로 가봐야죠. 부루펜 먹은지 2시간 반쯤 됐는데 통증은 거의 없네요.
치과에선 사진 찍어봐도 모르겠다고 하고... 골치네요 이거..
저는 20년전에 했던 크라운에 구멍이 뚫려 와이프가 믿을만하다는 치과를 갔는데요... 와이프가 위생사를 했어서 자기가 다녀본 병원 중 가장 꼼꼼하고 정석으로 하는 병원이라고 함
어릴 때 신경치료를 윗부분만 하고 닫아 놓은 상태라 다시 치료를 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신경관이 좁아진 상태라 3개 관중 2개는 예상되는 깊이에 절반만 접근이 가능하다고 하네요
거기 선생님이 소견서 써주셔서 내일 미세현미경이 치료가 가능한 연대치과에 내원할 예정이네요
남일 같지가 않네요 ㅠㅠ
세균감염 주의하시구요. 아마 헥사메딘 처방받으셨을텐데 소독 잘 하세요
치료 잘 받으셔서 잘 나으시길 ㅠ
어릴때부터 지금까지도 다니는 치과인데 비슷한 느낌적인 느낌..
from CV
좋은 의사에 좋은 환자네요~
수고하셨습니다. 세상에서 치과가 젤 무서운 1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