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자를 바꾸게 된 이유
2009년에 사서 7년 가까이 썼던 3 만 원짜리 컴퓨터 의자 다리가 부러졌습니다. 안 그래도 의자가 불편했지만, 그냥 있어서 계속 쓴 건데, 부러졌으니 이 참에 새 의자를 사기로 했습니다. 여기 Clien에서도 의자 관련 질문을 올렸는데, 허먼밀러 에어론을 사라고 하시더군요. 좋아 보이긴 했습니다만, 문제는 가격이 150 만 원... 그 외 여러 잘 팔린다는 20~30만 원 대 의자도 보고 그냥 저가에 많이 팔리는 제품도 봤는데, 20~30 대 의자도 각각 단점이 있어 마음에 꼭 들지는 않고, 저가 의자는 기존에 쓰던 의자와 비슷하게 생겼기에 아마 단점도 같을 것 같아 좀 고민을 했습니다.
어차피 20~30 짜리 제품도 별로 마음에 안 들 바에는, 언젠가 돈 벌어서 허먼밀러 에어론을 껌값처럼 생각하며 살 날이 올 때까지, 그냥 보급형을 쓰자, 싶어서 저렴한 보급형 (affordable) 의자 리뷰를 유튜브에서 찾아 봤는데, 우리 나라에서 비슷한 가격에 살 수 있는 제품은 IKEA 제품 몇 개밖에 없더군요. 그러다가 Flitan이라는 제품을 보고 (
그래 적어도 10만 원 이하 이름도 없는 회사 의자보다는 그래도 뭔가 눈에 안 보이는 곳에서 좋겠지 싶어 사기로 했습니다.
조립과 배송
배송비를 포함해 약 8만 원 정도 들었고, 오늘 오후에 받았습니다. 전에 쓰던 3만 원 짜리 의자 (앞으로 "기존 의자"로 지칭)는 바퀴 등을 다 이미 붙어 있어 봉을 끼우고 등 받침대 정도를 끼우면 되는 그조였는데, Flintan (앞으로 "이 의자"로 지칭"는 정말 완전히 분해되어 있더군요. 박스에는 무게가 14 킬로그램이라고 적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상당히 무겁습니다.
다리나 유압봉 등의 부품은 모두 비닐로 밀봉되어 있는데, 정작 시트와 등받이는 트인 비닐 봉지에 들어 있어서 누가 썼을 수도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먼지도 들어가고요. 왜 시트와 등받이는 밀봉 포장이 안 되어 있는지 모르겠네요.
전동 공구가 있으면 나사 돌리기가 쉽다는데, 그냥 손만 가지고 들어 있는 렌치 비스무리한 철봉으로 조립이 되긴 하더군요. 총 조립과 정리에 한 시간 정도 걸린 것 같습니다. 인터넷에서 누가 쓴 글을 보니 여자인데도 20분 만에 조립했다는데, 그 분은 전동 공구를 사용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조립이 어려운 건 아니지만, 다리가 모두 철로 되어 무지하게 무거우면서 굵은 나사가 무지하게 많습니다.
조립 시 고민한 점이, 등받이가 철 프레임에 합성 섬유 커버가 씌워진 것같은 형태인데, 아래 나사 조립 부분을 커버가 씌워진 채로 조립할 건가 커버 지퍼를 열고 조립할 건가 하는 것이었습니다. 커버 밑 부분 지퍼가 열리거든요. 고민하다, 나중에 커버를 벗겨 세탁하려면 커버를 열고 나사를 조립해야할 것 같아 그렇게 했습니다. 그런데, 조립하고 나니 나사가 조립된 채로 커버 지퍼가 끝까지 안 닫기더군요. 커버가 아주 팽팽하게 당겨 붙는 형식이라 그런 것 같습니다. 뭐 보기에는 좀 그런데, 실제 등을 기대 봤을 때 별로 문제는 아닌 것 같습니다. 커버가 움직이거나 하지는 않네요.
기존 의자와 비교했을 때의 장단점
일단 기존 의자보다 이 의자는 약 5만 원 가량 더 비싼 것입니다. 그러면 이 5만 원의 체감 차이가 있느냐... 아직 한 시간도 안 썼기 때문에 자세하지는 않지만,
다리와 바퀴
다리 부분이 완전 철입니다. 기존 의자는 다리가 플라스틱이었고, 부러졌습니다. 이 의자는 적어도 부러질 걱정은 없을 것 같네요.
기존 의자는 밀면 방향에 따라 걸리고는 했는데, 이 의자는 아주 부드럽게 밀립니다. 밀 때 소음도 거의 안 나네요. 그런데 위의 유튜브 리뷰어도 지적했듯이, 사람이 앉았을 때만 바퀴가 밀리는 쓸데없는 기능이 있습니다. 인터넷에서는 안전을 위한 것이라는데, 무슨 경사면에 의자를 놓을 것도 아니고, 제가 생각했을 때는 쓸데없는 기능 같습니다. 일어난 후 의자를 책상 안으로 밀어 넣으려면 잘 안 밀리네요.
유압봉
기존 의자에 비해 훨씬 높이 올라갑니다. 물론 내려가는 건 기존 의자만큼 내려갑니다. 그리고 기존 의자는 앉았다가 일어서면 퍽 소리가 났는데, 이 의자는 거의 소음이 없습니다.
팔걸이/목 받침대
기존 의자는 팔걸이가 있었는데, 오히려 이게 짜증났습니다. 책상에 당겨 앉았다가 일어나려면 팔걸이에 걸리기 때문에 의자 방향을 돌려야 했고 팔걸이가 책상에 닿아 의자를 깊게 넣을 수가 없었습니다. 일부러 팔걸이가 없는 걸 샀는데, 팔걸이가 없으니 책상 앞에 당겨 앉을 수 있어 키보드 치기가 더 편하네요. 키보드를 멀리 밀어 놓고, 책상면을 팔걸이처럼 이용해 팔을 둡니다.
목 받침대가 없는 점은 아쉽네요. 팔걸이는 옵션이 있는데, 목 받침대는 옵션이 없습니다. 최대 단점이 아닌가 합니다.
등받이
유튜브 리뷰에서는 뒤로 젖혀지던데, 저는 하나도 안 젖혀지네요. 왜 그런지는 앞으로 알아 봐야겠습니다. 일단 등 아래 부분에 지지대같은 게 튀어 나와 있어서 허리 아픈 게 기존 의자보다 덜한 것 같습니다. 기존 의자도 뭐 요추받침대네 하며 광고한 제품인데 이상하게 등에 그 부분이 잘 닿지 않아 유명무실했습니다. 이 의자는 그 지지대가 허리에 딱 붙네요. 등 부분이 그물망같은 거라 힘이 없을 줄 알았는데 그런 건 못 느끼겠습니다. 이 정도면 좋다고 생각합니다.
시트 부분
재질이 합성 섬유인데 허벅지 맨 살에 닿으니까 좀 따갑네요. 기존 의자는 인조 가죽이어서 매끄러웠거든요. 적당히 푹신한 것 같고요. 별 특별한 단점은 모르겠습니다. 혹시 메이드인 스웨덴 이런 걸까 기대를 좀 했으나, 메이드 인 차이나이더군요. 냄새가 독하지는 않지만 합성 섬유 냄새가 완전히 안 나는 것도 아닙니다. 그래도 뭐 이름 없는 제품보다는 그래도 유해성 이런 건 좀 고려했으리라 희망하며...
허벅지가 눌리는 문제는 다른 의자에서도 항상 있었는데, 발 받침대를 어떻게 구해서 써야겠네요.
전반적
기존 의자는 등받이에서도, 유압봉에서도 시트에서도, 움직이면 우지끈, 퍽, 따닥 소리가 나곤 했었는데, 이 의자에서는 그런 소음이 없네요. 기존 의자와 비교해서 목 받침대 없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모든 부분이 우월합니다. 사실 기존 의자 목 받침대는 너무 낮아서 뒤로 등을 기댈 때만 머리가 목 받침대에 닿았기 때문에 기존 의자도 목 받침대 부분이 좋았다고 말할 수는 없고요. 5만 원 더 쓸 가치는 있다고 봅니다. 특히 기존 의자에 비해 허리 아픔이 거의 없고 팔걸이가 없고 유압봉이 높게 올라가서 책상에 딱 맞춰 당겨 앉아, 책상면을 팔걸이처럼 쓰니 타자가 훨씬 편하네요.
====추가====
스피커가 블루투스라 화면만 다시 봐서 몰랐는데 스피커 연결하고 다시 들어 보니 레버를 push out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네요. 그대로 했더니 이제 뒤로 잘 젖혀집니다. 뒤로 젖히고 보니 정말 목 받침대의 부재가 더 절실히 느껴지네요. 목 받침대만 있었어도...
바퀴 자체에 브레이크 기능이 있어서. 차라리 바퀴를 분해하고, 호환되는 일반바퀴를 장착하시는게 나으실겁니다.
현재까지 지퍼가 완전히 안 잠겨서 뒤쪽은 좀 너덜너덜하네요.
그거 빼곤 괜찮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