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책 첫장을 열어보면 장하준의 서평이 남아있군요.
여담입니다만.. 주류 경제학자들의 경우는 '인플레이션'이란 단순한 현상을 여러가지로 돌려보면서 다른 단어로 얘기하길 좋아합니다. 그 이유는 아무래도 그 단면을 잘라서 다른 방식으로 생각해야, 그 것의 해결방안도 나온다고 생각하기 때문인 것 같은데.. 그리고 요즘 시대에 인플레이션이라고 하면 주류 경제학 쪽 책에선 아무래도 어마 뜨거라 하는 반응이 제법 많아요.
개인적으로는 사람이란 동물을 경제학적으로 형상화할 때, 비합리적인 동물이 합리의 껍데기를 둘러쓰고 있다는 느낌을 많이 받는데요. 요즘들어 대출자가 는다는 느낌을 지우기 어렵더군요. 뭐 이런 얘기는 그만하고..
여튼 인플레이션에 의외로 둔감한(!) 보통 사람들의 인식을 이 책에서는 '화폐착각'이라는 단어로 대체해 부르는데.. 그 것도 영 나쁘진 않군요.
사실 경제금융위기가 터지고 나서 거진 곧장 출판된 책이라서.. 대안경제학 책으로서 생각만큼 먹을 거리는 많지는 않습니다만.. 저자가 부르기로는 '야성적 충동을 수용한 거시경제학과 배제한 거시경제학'이라는 문구가 제일 마음에 들긴 합니다.
사람들의 생각에서 비합리적이거나 동물적인 부분을 배제한 거시경제학보다는, 다시 그 것을 수용해야 한단 부분이구요..
두번째는 행동경제학과 케인스주의를 같이 연구해 보아야 한다는 부분인데.. 첫발을 내딘 셈이지만.. 괜찮은 생각입니다.
저자는 경제의 작동 원리를 약간은 초보적인 관점에서 온건하게 이야기하고 있는데요. 총 여덞가지로 나누는데..
1. 왜 경제는 불황에 빠지는가?
2. 왜 중앙은행이 경제에 대한 통제권을 가지는가?
3. 왜 일자리를 찾을 수 없는 사람들이 생기는가?
4. 왜 물가상승률과 실업율은 장기적으로 반비례하는가?
5. 왜 미래를 위한 저축을 비계획적으로 운용하는가?
6. 왜 금융시장과 기업투자는 변동성이 심한가?
7. 왜 부동산시장은 주기적인 부침을 겪는가?
8. 왜 소수계의 빈곤은 계속 대물림되는가?
대부분이 매력적이긴 한데.. 1,3,4번항을 살짝 살펴보죠.
일단 책 내부의 얘기로.. '자신감'이란 개념을 처음 언급합니다. 불황이 생기는 이유중의 하나는.. 사람들의 신뢰가 물살을 타듯 빠르게 오르내리기 때문인데.. 이 것을 이 책에서는 신뢰승수로 적고 있죠. 케인스가 100만원을 노동자한테 월급으로 주면 그 노동자로 인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150만원도, 200만원도 될 수 있다라는 부분을 지적할때 승수 개념을 도입했는데요. 은행이 자기 돈이 백만원만 있음에도 불구하고, 천만원을 빌려주고(투자) 천만원을 빌려받을 수 있는 것(저축)과 비슷합니다. 책에 나오는 내용으로는, '자신감의 변화는 소득의 변화와 그에 따른 다음 단계의 자신감에 변화를 일으키며, 이러한 각 변화는 뒤이은 추가 단계의 소득과 자신감에 영향을 미친다'라고 할 수 있겠는데.. 여튼 작은 좌절이나 용기가 큰 절망이나 만용으로 바뀔 수 있는 자기강화 성격이 좀 있다고 하겠죠.
두번째로 공정성 개념인데 사람들이 누구나 자기 자신을 다른 사람과 무의식적으로 비교해가며, '난 이만큼 했는데 이만큼 받질 않아!'하고 좌절에 빠지거나, 혹은 '난 내 일에 정말 적절한 월급을 받고 있어(실제로는 이 상태의 사람들은 과잉해서 받는 경우가 많긴 하지만-_- ;)하고 만족하는 경우가 많긴 하죠. 그에 대한 설명이고..
세번째로, 쉽게 돈을 벌길 원하는 작자들, '부패와 악의', 재벌 록펠러의 아버지처럼 '뱀기름'을 만병통치약처럼 속여 돈을 벌고 달아난 사람들을 얘기를 하죠.. 이 부분은 나름 재밌어요. 미국의 저축대부조합, 엔론, 서브프라임.. 그리고 마지막에는 헤지펀드에 대해 상당히 의심섞인 눈초리로 보는데요.. 그 인센티브가 의문스럽다는 부분인데.. 개인적으로는 이들을 대항해시대의 사략단이라 표현하고 있습니다만..^^ 뭐 좀더 지켜보긴 해야겠죠. 책을 전진하면서, 앞서 얘기드린 공정성 개념을 부패와 악의 개념과 서로 상충하는 것으로 보는 시각은 흥미롭습니다. 그러니 두번째 세번째가 같은 얘기(윤리-도덕적인 얘기)라고 봐도 되겠죠.
네번째로 화폐착각입니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사람들은 생각보다 물가인상을 피부로 크게 느끼지 않는다는 것인데.. 사실 기름값, 난방비, 식자재같은 변동이 큰 요소를 제외하곤 이 얘긴 별로 틀리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서 우리나라 형법에서 적용하는 벌금이 왜 그렇게 약한지 의심해보신 분들.. 좀 있지 않은가요?^^ 제정 당시에는 가능한한 엄한 벌금을 메겼겠죠. 그런데 그 이유로 벌금인상을 하지 않았거든요:)
임금도 좀 비슷한 경향이 있습니다. 인플레이션을 임금인상과 아주 같게 가지 않아도, (임금을 인플레이션보단 덜 올려도) 노동자는 그다지 크게 반대하지 않죠. 불황때는 일자리가 중요하니까요.
다섯번째로, 이야기의 개념인데.. 멕시코에서 유전이 발견되었을 때, 멕시코 정부는 이제 자기네 나라도 중동이 될 수 있다!라고 환호하며 멕시코 대통령이 마치 중동 거부처럼 행동하곤 했었죠. 실제로는 세계의 부존량중 1퍼센트밖에 없었단 결론이 나오긴 했지만.. 그런데 멕시코 사람들중엔 여전히 이 것을 믿는 경우도 있다는군요.
1번, 불황에 대해 저자가 간략히 살펴본 바로는.. 불황의 원인을 크게 세가지로 봅니다. 첫번째는 용기->만용->좌절->절망으로 가는 테크트리, 자신감을 상실했다는 부분이고.. 두번째는 공정성의 상실과 반사회적 한계까지 이득을 추구하려는 과욕(부패)에서 왔다는 부분이고.. 세번째는 화폐착각(흔히 말해 임금의 하방경직성이라고 해야겠죠. 실질임금의 이득보다는 명목이득의 이득을 취하는 경우가 많은데 정부 지도자가 노동자 임금을 손보려고 장난치다 손모가지 날아가는 경우라고 해야겠죠-_- ;;)정도로 요약하구요.
3-4는 서로 이어지는데.. 별 이야기는 아니고 비슷한 노동을 하더라도, 사업주가 노동자에게 지금하는 임금이 어디나 똑같거나 하진 않은데요.(대체로 잘나가는 회사일수록 더 지급하려고 합니다만) 저자는 이 이론에서 한발 더 나가서 또다른 이론을 하나 내놓는데.. 노동자가 자기의 기여에 대한 봉급을 제대로 주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면, 퇴사한다는거죠. 물론 실업율이 낮을때 얘기입니다만..
4번은 중요한 얘기인데 어떻게 요약할 방법이 없군요-_- ; 일단 저자가 지지하기로는 인플레이션과 실업율은 반비례관계이고.. 밀턴 프리드먼의 자연실업율은 꽤 예외적인 경우에만 한정된다.. 뭐 이 정도 되려나요-_-a.. 전에 책을 읽으셨던 분이 밑줄을 친 부분을 적자면..
'이 이야기는 하나의 경고로 읽혀야 할 것이다. 오늘날 사람들은 자연실업률이론을 과신하고 있다. 지난 25년간 미국은 신중하게 물가안정과 완전고용이라는 2가지 목표의 균형을 맞추는 합리적인 통화정책을 추진했다. 그러나 자연실업률이론을 유용한 우화 이상의 의미로 받아들이고, 제로 물가상승률까지 물가안정을 추구하는 것을 의미로 삼으며, 그에 따른 엄청난 대가를 인식하지 못하는 공론가들이 앞으로 연준 이사가 되는 것은 우려할 만한 일이다'
음.. 이 책을 여기까지 일단 정리해보는데요.(뭐 나머지 주제도 흥미롭지만 일단 급한건 그거니까^^ ;) 이 책의 진정한 일독 후 감정은 이렇게 요약할 수 있겠군요.
'연준 의장 남편이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데, 부부관계가 나쁘지 않은게 다행이다'정도랄까요.^^ ;
음.. 사실은 설득의 경제학(케인스가 쓴 칼럼 등을 모아서 출판한 책입니다.)을 좀 읽다가 새로운 지식을 머리에 넣느라 과열된 바람에(...) 이번 독후감을 작성하게 되었는데.. 설득의 경제학 100P쯤 읽고 있는데 벌써 머리가 아프군요-_- ; 한 세번쯤 읽어야 할것같습니다. 일단 이 책의 경우에는 얘기하려고 하는게 좀 왔다갔다하는데.. 케인스가 살았던 시대가 워낙 극단의 시대인 바람에 자주 의견을 바꾸어야 했다는 시대보정이 좀 들어가야 하는데요.. 솔직히 케인스의 일반이론보다는 더 낫더군요.(케인스의 경우 경제학에 수학을 쓰는걸 굉장히 싫어했는데.. 일반이론은 키보드배틀심이 좀 껴져있는지라 약올리는 투로 무의미한 수식전환도 제법 껴져있고-- ;)
참고로 설득의 경제학은 지금 번역본으로 구매를 못합니다. 천상 대여해 읽으실 수밖에 없는데.. 불행하게도 어느정도 규모가 있는 도서관에서 빌리셔야 합니다. 제가 살고 있는 시립도서관에 전부 없길래, 도립도서관에서 대여했는데요. 정말 살 수 없다는게 불행한 책입니다.
그 밖에도 흥미가 절로 오게 하는 책을 한권 빌린 상태인데.. 아무래도 설득의 경제학을 리뷰올리거나 혹은 다른 책을 리뷰올리는 것은.. 꽤 잠수를 탄 다음 가능할 것 같습니다:) 사실 삼일 사이에 세권을 일일히 리뷰해드린 셈이니.. 정말 이번 경우는 예외적인 경우라고 할 수 있겠죠.
다음에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