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발성 난청' 을 들어보셨나요? 저는 이런 괴이한 질병이 있는걸 상상도 못했습니다.
이틀전까지 마감할 중요한 프로젝트가 있어서 2주간 하루에 2~3시간 자면서 극한의 행군을 했습니다. 그리고 극적으로 시간맞춰 마감한 뒤 챔피언스리그를 보고 4시간쯤 자고 일어났는데...
오른쪽 귀가 안들립니다.
아무런 전조증상 없이 갑자기 청력이 사라졌습니다.
이게 뭐지 싶었지만 마감한 프로젝트를 제출하러 가야 되기에 그냥 출근하려는데 아내느님께서 저를 살렸습니다. 약사면허 소지자이신지라 공돌이인 저보다는 의학지식이 풍부하시기에... 귀가 안들리면 이건 응급이라고 너 귀머거리될래?? 일갈하시더니 절 병원으로 보냈습니다.
동네 최대의 이비인후과에서 30분간 정밀검진을 받은 뒤 돌발성 난청 확진을 받았습니다.
이 병은 순전 운으로 걸릴 수도 안걸릴수도 있고 나을 수도 안나을수도 있답니다. 연간 5천~1만 명에 1명 꼴로 발생하고 정상회복 1/3 부분회복 1/3 청력상실 1/3 이 되는 무서운 병이라고 합니다.
의사 선생님은 저를 불쌍히 쳐다보며 그저 운이니 순응하시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랍니다. 그래도 최대한 빨리 치료를 시작할수록 회복이 잘되고 발병후 1주일을 넘겨 병원을 찾으면 10프로 정도만 회복이 된다고 하니 두시간만에 병원에 온 너는 아마 치료가 잘될거다 라고 희망을 주십니다. 맨날 코막히고 목아픈 잔병환자만 보시다가 청력상실의 위기가 온 중환자를 보니 의료인의 피가 끓으시는지 점심시간도 넘겨 가며 많은 치료법과 치료사례를 줄줄 읊어주시고 힘을 주셨습니다.
치료는 고용량 스테로이드 5일투여, 안되면 추가 5일, 안되면 귀에 직접주사 5일, 전혀 차도가 없다면 사실상 포기 대학병원행 이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혈액순환과 단기영양공급이 중요하다며 링거 2포도 처방했습니다.
링거는 일단 점심시간 지나서 맞기로 했고, 약국에 먼저 갔습니다. 약사님은 처방전을 보더니 돌발성 난청이세요??? 젊은분이 어떡해요... 하시며 스테로이드의 복용법을 또 자세히 설명해주셨습니다. 우리나라 의료계 정말 따뜻하고 좋은분들 많습니다ㅠㅠ
약을 타고 청각장애인이 되는건가 하는 절망적인 기분에 근처에서 젤 비싼 식당에 갔습니다. 근데 평소에 그렇게 좋아하던 음식도 안들어가고 옆자리 아줌마들이 겁나게 시끄러웠는데도 전혀 한쪽 귀에는 그 소음이 안들어오더군요.
정말로 절망 그 자체였습니다. 갑자기 하루아침에 암흑세계로 들어온 느낌 ㅠㅜ
꾸역꾸역 밥을 먹고 약 한포 먹고 다시 병원에 와서 대기하는데 왼쪽에서 폰 진동 소리가 납니다. 근데 왼쪽을 보니 아무것도 없고 오른쪽에 폰이 있었을 때 눈물이 좀 나더군요.
결국 팔에 링거 꽂고 절망속에 누워 약을 맞기를 세시간...
근데 기적적으로 꽉 막힌 오른귀에서 찌직... 찍... 하는 소리가 들리며 신경이 열리는것 같은 소리가 납니다. 그리고 갑자기 옆 병상 사람들의 대화소리가 희미하게 웅얼거리나마 들립니다.
아.. 그때의 그 심정은 진짜 안 당해본 사람은 모를겁니다. 정말 조그만 소리지만 그쪽에서 소리가 난다는걸 인식할 수 있다는게 소중한 일입니다.
링겔이 비보험이길래 돈벌려고 처방한거 아닌가 하는 의심을 가졌던게 정말 죄송스럽습니다. 집에 와서 두번째 약을 먹고 밤이 될때까지 지직 찌직 하며 신경이 열리는듯한 느낌이 계속되며 그때마다 조금씩 회복이 되었습니다.
하루가 더 지난 지금은 거의 80프로는 회복된 것 같습니다. 지옥에서 살아돌아온 느낌입니다.
안들리던 반나절은 정말 절망이었어요. 장애 극복하고 잘 사는 분들은 정말 멘탈 킹입니다. 존경합니다.
앞으로 더 치료해야겠지만 지금처럼 돌아온것만 해도 좋아요. 저는 운좋은 1/3 이었지만 인터넷 찾아보면 돌발성 난청으로 평생 청력이 망가진 분들 많습니다. 이런 증상이 있다면 최대한 빨리 병원에 가셔야 합니다.
절 살려준 저희 아내느님과 코아이비인후과 원장 의느님 및 간호사분들 정말 감사드립니다.
저는 돌발성 난청입니다만 말씀하시고는 걍 처방전만 띡 주시데요.
검사가 더 무서웠습니다. 조그마한 스튜드오같은데에서 헤드폰 끼고 이소리 저소리 검사하던.
헤드폰이 소니꺼구나 하던 생각만.
저는 일주일후 자고 일어나니 모든 소리가 잘 들리더군요.
빠른 쾌유를 빕니다.
원인도 치료법도 명확하지가 않아서 너무 안타깝습니다.
100%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 회복되셨다고하니 다행입니다.
완쾌되시길 바랍니다!
지금은 괜찮아지긴했는데, 메니에르씨 병이나 돌발성 난청이나 귀가 불편한건 정말 힘드네요 ㅠ
무리를 했었는지 저는 그 뒤에 좀 많이 쉬니까 나았습니다
저도 작년 여름에 메니에르증후군으로 고생했었는데, 저음만 인들려도 엄청나게 절망스럽더라구요... 몇일 약먹고 괜찮아졌지만 요즘도 가끔 귀가 이상하다싶으면 겁이나서 바로 이비인후과로 달려갑니다.
from C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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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으로 돌아 왔지만 회복되어도 심한소리에 다시 노출되면 다시 반복되다가 청력 잃을 수 있어요
그리고 돌발성 난청은 초기에 치료 안하면 영원히 회복하기 힘듭니다
그냥 하루 이틀 쉬면 나아지겠지 방심하다가 평생 난청으로 살아야합니다
그나마 그날 바로 병원간게 다행이네요
근무를 마치고 복귀해서 분대장에게 몸 상태를 설명하고 내무실에서 잠시 쉬려고 누웠는데 천장이 빠른 속도로 돕니다. -_-; 바로 몸을 일으켜서 의무대를 갔고 증세를 보려고 군의관이 제 고개를 이쪽저쪽으로 돌리는 과정에서 수차례 토했습니다. 그 길로 군병원으로 후송 갔구요 군병원에서도 군의관이 고개를 이쪽저쪽으로 돌려가며 진찰하는 바람에 역시나 수차례 토를... ㅠㅠ
침상절대안정 환자로 분류되어 침대에 가만히 누워서 고개를 딱 한방향으로만 고정한 상태로 아무것도 못했습니다. 고개를 살짝만 움직여도 온 세상이 막 돌았거든요. 문제의 오른쪽 귀는 바깥 소리는 전혀 들리지 않고 귓속에서만 물방울 떨어지는 소리, 바람 부는 소리, 파도 소리 등이 들렸구요.
그렇게 한달 정도를 지내면서 서서히 어지러움은 사라지고 혼자서 걸을 수도 있게 됐습니다. 몸을 가누는게 정상적으로 돌아오는건 두달 정도 걸렸구요. 18년이 지난 지금 제 오른쪽 귀엔 매미가 살고 있습니다. 귓속에서 항상 매미가 울고 있구요 외부 소리는 약하게나마 들리긴 하지만 사실상 제 기능은 거의 못하고 이죠. 전화는 항상 왼쪽으로만 받고 사람들과 대화할 땐 항상 다른 사람들 위치를 제 왼쪽귀 쪽으로 위치할 수 있도록 제 자리를 마련합니다. 그러고 보면 이런 상태에 굉장히 일찍 적응을 해버린것 같네요. 자대로 복귀한 이후로 이런 몸상태 때문에 힘들었다거나 스트레스를 받았다거나 하진 않았거든요. 다만 약간의 불편한 상황이 있었을 뿐이죠. ^^ (운전할 때 조수석에 앉은 사람과 대화를 한다거나하는...)
제 나름대로 결론을 내린 빠른 극복의 원인은 아마도 초기때의 절망감 때문이었을 겁니다. 침대에 누워서 '앞으로 평생 이렇게 지내야 하면 어떻게 하나'라는 걱정이 컸거든요. 청력저하로 인한 불편함 보다 몸이 정상으로 회복된 기쁨이 더 크기 때문인것 같네요.
오른쪽 귀의 영향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왼쪽귀에서도 매미가 작게 울고 있고 특정 주파수 이상의 고음역은 양쪽다 전혀 듣지를 못합니다. 그래도 20년 가까이 지내면서 딱히 나빠지는것 같지 않아서 일단은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크게 바라는건 없고 앞으로도 더 이상 나빠지지 않고 이 상태만 계속 유지했으면 좋겠네요. 모두 모두 힘내세요 ^^
저도 몇주째 잠을 못자고 일하고 있는데 신장이 나빠졌어요. 간수치도 올라가고...
이러다 다음 투병기는 제가 쓸 것 같네요.
모두 건강에 유의합시다 ㅠㅠ
잘먹고 잘쉬는게 건강의 지름길인듯
수액은 돈벌려고 하는거 맞는거 같아요. 구여친이 의료인인데, 밥못먹는 사람만 하면 되는거라고 해서. 얻어들었어요.
from CV
어느날 갑자기 우측귀가 먹먹해지더니..좀 지나니까 수영하다 귀에 물 들어간 것처럼 답답해지더니 거의 안들리더라고요..근처 이비인후과를 갔더니 이리저리 검사해보더니 돌발성 난청..
원인은 명확하지 않고...정상회복 1/3 부분회복 1/3 청력상실 1/3.. 요 똑같은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당장 종합병원에 입원해서 일주일정도 치료받으라고..요양하며 쉰다고 생각하라고..
당시 금요일 저녁때였는지라..근처 지방대학 부속병원(제가 뒤늦게 자격증 따려고 재학중인..)이나 원래 집근처인 수도권 종합병원으로 가야하는데, 어차피 그 시각에는 월요일까지 입원하기 힘들고..
입원해도 먹는 약은 똑같으니 일단 삼일치 처방해줄테니 먹으라고 해서 지어서 돌아와 주말 동안 푹~쉬며 먹으니..다행히 일요일 밤에 귀가 트이는 듯하면서 서서히 회복..
며칠 지나니 괜찮아 졌습니다..저도 운 좋은 1/3이었던듯한데..그 뒤에 살짝 한번 약간 이상하고..아직까지 일년반정도 별 문제 없이 지내고 있네요~
그런데...
혹시 계신 곳이 어디신가요?..제가 간 이비인후과도 코아 였는데...청주에 있는..=_=
from CLiOS
쾌차하시길 바랍니다.
정말 다행입니다.
저는 비화농성 진주종성 중이염때문에 달팽이 관 손상까지 생겨서 고주파수 이명(비프음,바람소리,파도소리,박동소리)들이 24시간 들리는데 영구 손상이라 병원에선 적응하고 살라고 하네요
근데 진짜 하루하루 정신적으로 매우 지칩니다..
윗분과 반대로 저는 청력은 정상인데 이명때문에 소리를 듣지 못합니다. 핸드폰 진동에서 매우 공감이 ㅜ ㅜ
진작에 병원갈껄 이라는 후회만 달고 사는거죠..
와이프분 말씀 들으신거는 정말 잘하셨습니다
나으셔서 축하드리고 앞으로도 관리 잘 하시기 바랍니다
from CV
#CLiOS
일단 소리의 공간감이 없죠..
소리를 들어도 어디서 부터 들린건지 찾아내지 못합니다. 항상 틀려요.
소리가 난곳을 쳐다보면 아무것도 없죠.
그리고 사람들과 대화할때, 오른쪽이나 정면에서 얘기하지 않으면 먹먹하게 잘 들리지 않습니다.
일부러 고개를 돌려서 오른쪽에 맞춰야하죠.
강의 수강등을 할때도, 듣는 작업이 일반인보다 많은 집중이 필요해서, 빨리 피곤해집니다. 제 경우는 반쯤은 포기하고 서적에 의존해서 공부해왔네요.
대화에 있어서도 집중을 잃기 쉽기 때문에, 대인 관계도 약간 손실이 있습니다.
대화 상황보다는 메신저등의 시각의존성 의사교환을 해야 하거든요.
이것 때문에 불행하다.. 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만,
분명 많은 불편을 겪어온 것은 사실입니다.
다행히 어릴때부터 겪어온거라, 당연한것처럼 여겨져서, 뭔가 비교할만한게 없어서 박탈감이나 후회를 느끼거나 하진 않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