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사시는 분이 원두를 터무니 없이 너무 많이 사와서 한번 담궈봤습니다.
커피술이 뭔가? 시각적인 정보가 먼저 필요하신 하는 분을 위한 이미지는 여기에 : https://goo.gl/K6GGdd
그리고 성격 급하신 분들은 맨 마지막 줄 먼저 읽어주세요.
1. 준비물 및 배합 비율
원두 100g : 소주 1병 356ml 17.5도~20도 : 흑설탕75g~90g
(1) 원두 종류 및 강약배전
원두는 로스팅 상태에 따라서 강배전, 약배전, 중배전 등으로 나뉩니다. 중배전은 신선한 원두의 과일 향(산미)을
느낄 수 있으며 에스프레소, 레귤러 커피용으로 적합하고 반면 강배전 커피는 강한 쓴맛과 중후한 바디감을 지녔으며,
에스프레소를 위한 로스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커피술에는 강배전 원두를 쓰는게 맛있습니다만,
사람의 취향란 각기 다른 것이니 다른 원두에 도전하실 분은 참고하세요.
원두의 종류에 따라 향이 약간씩 바뀌는데 저는 처음엔 케냐AA를 쓰다가 지금은 그냥 가장 저렴한 원두를 씁니다.
로스팅과 달리 2주 정도 지나니 원두 종류에 향 자체가 구분이 가기는 하지만 맛의 호불호에 영향을 줄 만큼
크게 영향을 줄 정도가 아니라 생각됩니다. 이 부분 역시 취향 부분이고 원두만 깊게 파고 들어도 끝이 없으니
이정도로 생략합니다.
(2) 소주 종류
정말 간만에 소주를 사러 갔더니 초기 청하때보다 약한 17.5도부터 시작해서 안동소주까지 다양한 도수가 있어서
놀랐습니다. 개인적으론 20도 소주가 가장 입맛에 맞았는데 아내와 처형들 그리고 장모님 모두 17.5도를 선호했습니다.
20도짜리로 언더락스를 만들었더니 먹어줄 만 하지만 많이 싱거웠습니다.
당도가 높은 술이니 언더락스용으론 20도 이상 소주가 어울려 보입니다.
(3) 설탕
인터넷에 도는 레시피상 설탕의 양은 90g입니다. 만들 때 90g을 실제로 보니 아니 이걸 전부 넣으란 말인가 ?
생각이 들어 여러 버젼을 담그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90g을 넣으면 깔루아밀크 당도의 그것보다 약간 강한
당도를 느끼실 수 있습니다. 75g도 역시 달달하기는 합니다만 60g 대로 줄인 술은 너무 애매한 맛에 못먹고
버렸습니다. 역시 취향부분이니 달달한게 너무 좋으신 분은 90g부터 단게 싫으신 분은 75g대 부터 조금씩
바꿔가며 자신의 최적점을 찾으시면 좋겠다 정도 참고하시면 좋을 듯 합니다.
흑설탕에 비해 백설탕은 당도도 높고 단 맛이 떠다니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2. 제작
원두 - 설탕 - 소주 순으로 밀봉이 잘되는 용기에 넣고 잘 저어줍니다. 병에 달라붙어 소주에 잠기지 않는 원두가 없게
하고 직사광선을 피해 보관합니다.
3. 숙성기간
12시간 정도 지나면 색깔이 우러나기 시작합니다. 즉 12시간 정도 지나면 먹을 수 있을 정도로 커피향이 나옵니다.
성격 급하신 분들은 이 시간이 되면 시음은 가능하지만 되도록 2주 이상 숙성하시면 좋겠습니다.
보통 2일정도 지나면 병 바닥으로 가라앉는 원두들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4. 걸러내기(추가된 사항입니다)
인터넷상 레시피에는 드립커피 종이필터로 걸러내라고 합니다. 소주 1병 분량을 담그셨다면 아마 반병정도 걸러내면
드립 속도가 급속히 떨어집니다. 이때 종이필터를 교환해주셔야 하는데(아마 녹아있는 설탕이 필터를 푹 적시면
나타나는 현상이라 생각됩니다) 이게 생각보다 무척 귀찮습니다. 저는 첫 단지만 종이필터로 걸러내고 두번째 단지부터는
빨리 내놓으라는 형님들 성화에 집에 있는 소면 걸러낼 때 쓰는 채로 원두만 걸러냈습니다.
조금 더 걸쭉한 느낌이 들기는 합니다.
5. 맛 : 남성보다는 여성들의 선호와 찬사가 강합니다. 2시간만에 원액과 언더락스 등으로 순식간에 3단지가 없어질 정도로
맛나게 드셔서 잘 잠궜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역시 취향을 타는 부분이 있고 1병 담그는데 원두에 따라
5500원~ 8500원 이상 드는(설탕 원가 제외) 술이니 처음 시작은 1병으로만 시도해 보세요.
6. 주의사항
원두 100g이면 얼마나 진하게 내리는지에 따라 다르겠지만 저희집은 하루 4잔 3~4일 정도 먹습니다.
다시 말해 커피술 1단지를 2명이 나눠마시는 경우 커피 6잔에서 8잔 정도의 카페인을 불과 한시간 내에 쏟아붓는 것과
같은 카페인을 섭취하는 셈입니다.(혼자 마신다면 ㄷㄷㄷ)
하루 기본 4잔 정도 커피를 마시고 있고, 잠자리 들기 직전에 아메리카노 정도에는 수면에 전혀 지장을 받지 않고 가볍게
마시던 저도 이 날 새벽 2시까지 못잤습니다.
기분좋게 드시고 간 분들이 잠이 안온다고 라인으로 늦은 새벽까지 투덜거리셨습니다.
* 늦은 밤에 드시면 술기운이 올라와 취하는데 잠 못드는 지옥을 경험하실 수 있으니 주의하세요.
#CLiOS
#CLiOS
원두 갈아버린걸로는 못하는거겠죠? ㅜㅠ
설탕은 백설탕 쓰면 되는건가요?
from CV
럼을 쓴게 칼루아 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만... 미국에서 살다보니 만드는것보다 그냥 칼루아 사오는게 더 싸고 쉬워서 기회는 있었는데 귀찮아서 안 만들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