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오늘.
두 시간 전부터 지금까지 있었던 일입니다.
어제 대전 고향집을 들렀다가
오늘 다시 서울로 올라오는 용산행 KTX타러 서대전역을 가기위해 택시를 잡았습니다.
택시를 너무 늦게 타서 조바심을 내다가 서대전역에 택시가 도착하자마자 얼른 내려서 플랫폼으로 달려가 열차를 탔습니다.
그런데...
KTX가 출발할 때 내 손에 대전 집에서 챙겨온 양복 케이스가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아..!
"이를 어쩌지..",
"그 양복 80만원 짜린데..",
"내가 왜 그랬을까..",
"하필 왜 택시에.."
수 많은 생각들이 겹쳐 지나가다가
곰곰히 택시에 대한 기억을 더듬어봤습니다.
-택시 승차시간 : 오후 09시 20분 즈음
-택시 하차시간 : 오후 09시 35분
-택시번호 : 모름,
-개인/영업 택시 구분 : 모름,
-택시회사 : 기억안남 (차 지붕에 노란 빛만 기억남),
-차종 : 모름.
-기사님 인상착의 : 자세히 보지 않아서 연세가 있으신 분이라는 것밖에 기억안남.
-택시비결제 : 카드 (영수증 안받았고, 결제문자에는 택시회사는 없고 '스마트카드'라고만 적혀있음.)
절망이었습니다...
그래도 일단은 어디로든 연락해보자 싶어서
전화기를 들었습니다.
1. 114
무작정 114로 전화를 걸어 사정을 얘기한 후 어디로 제일 먼저 연락을 하면좋을지 여쭤봤습니다.
개인택시인지 영업택시인지 모른다면 본인은 안내 해드릴 곳이
대전 택시운송조합(042-527-1242) 밖에 없다며 이 곳을 안내해 주십니다.
2. 대전 택시운송조합
역시 예상대로 전화를 안 받습니다.
3. 인터넷검색
네이버에 '대전 택시 분실물'을 검색 해보니 여러가지 정보가 나옵니다.
그 중 눈에 뛰는 정보를 발견!
120번에 전화해서 분실물 등록을 하면 가능성은 낮지만 찾을 수도 있다는 정보였습니다.
(120번은 서울에만 있는 줄 알았더니 대전에도 있더군요.)
그래서 바로 걸어봤습니다.
혹시몰라 042-120으로
4. 120
사정을 얘기하니 분실물같은 경우는 택시기사 또는 택시회사가 등록한 분실물만 찾을 수 있다는 답변과 함께
경찰청분실물 관련번호라며 182번으로 연락해 보라고 안내 해주십니다.
그래서 바로 걸어봤습니다.
5. 182
사정을 얘기하니 몇시에 어디서 택시를 타고 몇시에 어디서 내렸는지를 물어봅니다.
기억나는대로 얘기를 다 해주니 해당지구대로 연결 해주겠다고 합니다.
그래서 지구대와 연결됐습니다.
6. 서대전역 관할 경찰지구대
사정을 또 일일히 얘기하고 내가 기억나는 모든 상황과 내용을 얘기했습니다.
현재 택시회사가 워낙 많으니 일일히 연락해서 확인하기는 힘들고 제일 큰 회사 두 군데를 먼저 연락 해보겠으니 조금만 기다려 달라 하셨습니다.
그래서 15분정도 기다리다 다시 연락이 왔는데 그 택시회사 두 군데로는 분실물로 양복이 접수된 것은 없다고 합니다.
참담했습니다..
그 와중에 저에게 택시비를 카드로 결제했는지를 여쭤보십니다.
카드로 결제 했지만 영수증을 안받았고, 결제문자에 스마트카드라고만 나올뿐 택시회사는 안써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다른 방법을 알려 주십니다.
카드회사에 전화해서 카드분실로 연결 후 사정을 얘기하면 결제한 택시의 차번호와 연락처를 알 수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바로 카드사에 연락을 했습니다.
7. 카드사 (카드분실센터)
분실 신고 접수ARS로 들어가서 상담원 연결 후 사정을 얘기하니 담당부서 전화번호를 알려줍니다.
직접연결은 안된다고하여 문자로 번호를 받은 후 다시 걸었습니다.
8. 카드사 (카드승인내역 조회부서)
또 사정을 얘기하고 기다리니 상세결제 정보를 문자로 보내주겠다고 합니다.
그리고 약 30초 후
[T머니택시)09월27일/XX카드/3600원/대전00바0000/010-0000-0000/이용에감사드립니다]
내가 탔던 택시에 대한 모든 정보가 담긴 문자를 받았습니다!!!
9. 택시기사님
그래서 바로 기사님에게 전화를 드리니 다행히도 다음손님이 말 해줬다면서
양복케이스는 그대로 트렁크에 잘 보관하고 있다고 하십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100번 외치고,
그런데 제가 지금 서울이라서 정말 죄송하지만 저희 부모님에게 연락을 드릴테니
혹시 부모님댁으로 가져다 주실 수 있느냐 여쭤보니 흔쾌히 알았다고 하십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300번 외치고,
어머니께 연락을 드려서
기사님 만나서 양복 받으시면 사례금을 3만원 정도 전달 해달라 말씀드렸습니다.
그리고 한참 뒤 어머니께 연락이 왔습니다.
양복은 그대로 잘 받았다. 그런데 기사님이 사례금은 안 받고 부모님댁과 기사님댁 왕복 택시비 1만원만 가져 가셨다고 합니다.
어머니께서 몇번을 드리려고 했는데 극구 사양하셨답니다.
제가 기사님께 다시 전화를 걸어 감사하다는 말을 또 전해드리니 당연한 건데 뭘 그렇게 고마워하며 겸연쩍어 하십니다.
그러면서 총각은 양복 찾았고, 나는 왕복 택시비 벌었으니 서로 좋은거 아니냐며 다음부터 물건 잘 챙기라는 말씀을 해주시며 통화를 마쳤습니다.
관할경찰지구대에도 전화를 걸어 잘 해결됐다고 큰 도움 됐고 너무 감사했다 말씀드리니
본인일 처럼 함께 기뻐해 주시더군요.
야간에 일하는 콜센터직원, 경찰, 택시기사 모두 불친절하다는 인식이 강했는데 이번 계기로 싹 바뀌었습니다.
다들 고생하시며 열심히 인생을 살아가고 계시는 분들이셨습니다.
대한민국. 안좋은 일 들이 많지만 아직 아름답네요.^ㅡ^
#CLiOS
그러고는 마침 자신이 오늘이 휴일인데 제 학교 근처에서 저녁에 약속이 있으시다고, 핸드폰 켜놓고 다닐테니 아들분한테 저녁 쯤에 연락해서 찾아가라고 하셨다죠. 사례금을 드리려고 했는데 한사코 거부하고 유유히 뛰어서 사라지시던 뒷모습이 아직도 여운이 남네요. 아직 좋은 기사분들도 많습니다.
특히 지방 택시 기사분들은 생각지도 못한 부분에서 많이 친절하셔요.
#CLiOS
정말 다행입니다..
#CLiOS
다음날 찾았는데, 상할까봐 찾자마자 옆 공터에서 부르스타놓고 바로 구워먹었던 기억이 ㅋㅋㅋ
악 고기땡기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