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공부 목적으로 미국에서 지내고 있는데, 얼마 전에 차량 전손처리를 했던 자동차 사고 사례를 소개할까 싶어서 몇 자 적어봅니다. 처음 사고를 당했을 때, 며칠 동안 미친듯이 인터넷을 뒤지고 다니면서 많은 도움을 받았거든요. 아마 저랑 비슷한 상황에 처하신 분께서 구글을 통해 이 글까지 보게 되신다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해서 클리앙 게시판에 남깁니다.
#1. 개요
작년 12월 비보호 좌회전 신호에서 좌회전을 하던 중 맞은 편에서 갑자기 다가오는 차량에게 우측후미를 받혔습니다. 아시다시피 미국은 좌회전 신호가 없더라도 파란불에서 교통흐름을 판단해서 좌회전이 가능합니다.
당시 상황은 4차선(양방향 2차선+2차선) 도로 사거리에서 좌회전을 하기 위해서 1차선에서 기다리고 있었고,
맞은편 1차선 차량들도 역시 좌회전을 기다리며 대기 중이었습니다. 신호가 파란불로 바뀌고 제 쪽 도로에서 오는 차가 없어서 맞은편 차량들이 좌회전을 시작하고.. 저도 맞은편 2차선에서 차량흐름이 없는걸 확인하고 천천히 좌회전을 시도하면서 거의 끝나갈때 쯤.. 저는 인지도 하지 못한 상황에서 갑자기 차가 나타나선 쾅! 하고 부딪혔습니다.
45~60도 정도 제 차가 회전하면서 멈췄구요. 상대방 차량은 튕겨 나가면서 오른쪽 전조등 부분이 크게 부서졌습니다.
다행히 자동차가 상한 것 외에는 아무도 다친 사람이 없었구요.
정황상 제가 판단하기에 상대차량이 1차선에 서있다가 줄이 기니까 급하게 나오면서 속도를 내다가 저를 뒤늦게 발견한게 아닌가 했지만..
일단 "비보호" 좌회전에서 사고가 났기 때문에 사고책임은 저에게 있었습니다.
마침 현장에 근무를 마치고 퇴근 중이던 경찰이 있어서 바로 무전을 쳐서 5분 이내로 바로 경찰이 왔던 것 같습니다.
#2. 사고 당일
처음 리포트했던 퇴근하던 경찰은 사고차량을 옮기는 것 까지만 도와주고 갔구요. 접수를 받고 왔던 경찰 2 명이 사고처리를 시작했습니다. 주변 목격자들에게 증언을 받고 정작 저에게는 별로 묻는게 없더군요. 아마도 처음에 무전을 쳤던 경찰이 정황을 자세하게 설명했던 것 같습니다.
일단 경찰에게 면허증과 보험증서를 건내주고, 상대방 이름, 연락처, 보험회사와 보험번호를 교환했습니다.
그리고는 렉카가 와서는 제 차를 실어가면서 명함을 하나 주더군요.
그리고 사고처리가 끝나고 나서는 경찰이 와서는 티켓을 하나 끊어주더군요.
"이 티켓을 받는다고 해서 니가 사고의 책임을 인정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비보호 좌회전 상황에서 사고가 발생했고 니가 좌회전을 시도 했기 때문에 '비보호 좌회전 실패'에 대한 티켓을 발부하겠다. 그리고 이 티켓은 반드시 법원에 출석해야 하니까 출석날짜를 꼭 확인하고 반드시 나와라." 대략 이렇게 말하면서요.
뭐 사실 사고 책임이 저에게 있다고 경찰이 못을 박은거였죠^^;
저도 사고자체는 억울하긴 했지만, 제가 말이 잘 안통하는걸 알고나서는ㅎㅎ 조근조근 잘 설명해주고 사고처리도 잘 끝나서 불만은 없었습니다.
그리고 나서는 사고 접수를 했는데요. 그래도 사고 접수하는 분이 정말 참을성이 좋으시더군요. 몇 번을 같은 이야기를 하는데도 참 친절하게 잘 해주었습니다ㅎㅎ
일단 1. 사고위치, 2. 사고정황, 3. 피해상황, 4. 상대방 연락처를 알려주고 접수번호를 받았습니다.
저는 다행히 풀커버리지로 보험을 가입해서 렌트카를 바로 내어준다고 해서 현장 위치를 알려주니 바로 렌트카 픽업차량이 와서 데리고 가더군요.
별 중요한 이야기가 아니라 짧게 썼지만.. 저 과정에서 참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사실 미국에 도착한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사고를 당해서 말이 잘 통하지 않았거든요.
지금도 기억나는건 저를 픽업하러 왔던 렌트카회사 직원이 넉살좋은 흑인이었는데요, 렌트카 사무소로 가면서 상황을 이야기 했더니 "Welcome to the United States!" 라면서 막 웃고 그러던게 생각나네요. 자식.. 난 죽겠구만..
도요타 Yaris (경차)를 받고 사고차량이 주차된 야적장(?)에 가서 미처 챙기지 못한 짐을 챙겨서 집에 오는데 참 막막했습니다.
사고 접수하는데도 이 난리를 피웠는데, 어찌되었든 사고를 유발한 가해자가 된 입장에서 보험사에게 무슨 수로 보상금을 제대로 챙길런지..ㅠ
#3-1. 보험 처리 (사고비용 견적)
사고 첫날 보험처리 담당자가 배정이 되어서 저랑 한 번 통화를 했는데, 그 사람이 영어로는 제대로 된 대화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닫고^^; 두 번째는 통역사를 붙여서 전화를 걸더군요.
덕분에 나름대로 사고상황을 이리저리 설명을 하고, 앞으로는 이메일로 대화를 했으면 좋겠다고 하고 끊었습니다. 그래서 이후부터는 거의 모든 사고처리를 이메일로만 처리를 했습니다. 덕분에 저도 제 입장을 최대한 잘 설명할 수 있었구요.
일주일 정도 기다리니 제 보험회사의 사고견적 내는 사람에게 연락이 와서 정비공장으로 와보라고 하더군요.
갔더니만 여기저기 사고부위를 짚어주면서 "이 상태로는 차량 수리비가 너무 많이 나와서 전손처리(total loss)를 해야겠다."라고 했습니다.
오른쪽 뒷문에 처음 충격을 받고 그대로 밀고 가면서 뒷바퀴 축까지 틀어진 상황이라서 눈으로 보이는 상태에 비해서 견적이 아주 크게 나왔던 것 같습니다.
"그럼 전손처리 비용을 얼마나 쳐줄 수 있냐"고 물어보니 확정된건 아니지만 대략 12,000불 정도 나올거라고 하더군요.
당시 제 차가 닛산 알티마 2.5 2007년식이었는데요, 세금 등등 합쳐서 중고로 11,500불에 구입했던 차라서 속으로 은근히 쾌재를 불렀습니다ㅎㅎ (순수 차량비용은 10,500불 정도 지불했습니다.)
저에게 그 중고차를 팔던 세일즈맨이 "오늘이 말일이라서 너 이거 진짜 싸게 사는거다"라고 말할 때는 영업하는 사람들 하는 말이 다 그렇지..하고 넘겼는데, 사실인게 확인되는 순간이었습니다. (비록 차는 더 이상 쓸모없게 되었지만..)
TPMS센서 등등.. 이것저것 수리가 필요한 것도 전부 딜러십에서 고쳐서 가지고 왔거든요.
그리고 제 담당자에게 연락이 와서 "원래는 전손처리가 되면 렌트카를 반납해야하는데, 너의 extenuating한 상황을 봐서(미국 온지 얼마 안됨 + 차 산지 얼마 안됨 + 말 안통하고 불쌍함) 일주일 연장해주겠다." 라고 해서 그 때부터 열심히 다른 차를 알아보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처음 차를 샀던 딜러십에 다시 가서 며칠 만에 다른 차를 샀습니다^^ (두 번째이고 월말이 아니어서 그런지 처음처럼 막 깎아주진 않더군요. 저도 마음이 급했고..)
#3-2. 보험처리 (사고비용 협상)
전손처리가 선언된 이후부터는 며칠 동안은 식음을 전폐^^; 인터넷으로 보상금 협상에 대해서 검색을 했습니다.
영어로 된 자료가 대부분이었지만, 천 만원 정도 돈이 걸린 일이라고 생각하니 정말 어느때보다도 열심히 보게 되더군요.
이때 보험처리 공부하던 것 처럼 제가 지금 하는 공부를 하면 큰 성과를 내지 않을까 싶습니다. 근데 그게 잘 안되네요..
먼저 제가 받았던 전손처리 비용산정 리포트는 다음과 같이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1. 차량 사고 내역 및 차량의 상태(부위별로 1-5점 척도로 차량 컨디션이 점수로 매겨져 있고, 종합 평점이 매겨져 있습니다.)
2. 제 거주지역 근처에 매물로 나온 동일 중고차량을 대상으로 제 차량 연식, 주행거리 및 옵션에 근거해서 보정한 가격
3. 비교차량의 평균가격 및 제 차량의 종합평점을 반영한 최종 보상가격 (12,300달러)
꽤 합리적인 절차로 구성되어 있고 저도 처음에 보고나서는 "어차피 내가 산 가격보다 더 많이 쳐주는데 바로 합의 해버릴까?"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 동안 공부한 내용을 토대로 다시 꼼꼼히 읽어보니 헛점이 보이더군요.
역시 보험회사는 돈을 덜 주기위해서 교묘한 방식으로 많은 노력을 하고 있었습니다.
최종 보상액은 (비교차량 평균가격)*(사고차량 상태에 근거한 보정수치) 로 결정되기 때문에, 비용산정 리포트에 대해서 비용협상을 위해서 고객이 보험회사에 클레임할 수 있는 항목은 크게 두 가지 입니다.
1. 사고 차량의 종합 컨디션 점수
2. 비교차량의 평균가격
제 보고서를 보면 종합 컨디션 점수가 제가 생각했던 것 보다 짜게 매겨져 있었고(3.25/5), 비교차량 리스트를 보면 중간에 어이없이 낮게 가격이 낮게 매겨진 비교차량이 몇 대 섞여 있었습니다.
예를 들면, 비고란에 대쉬보드 상태가 상당히 좋음이라고 해놓고 4점(5점만점)이라고 하거나, 상태판별이 쉽지 않은 미션같은 부분은 그냥 3점으로 매겨져 있었습니다.
비교차량 같은 경우에는 크게 연식과 주행거리, 옵션차이를 보험회사 자체방식으로 보정해서 가격을 매기는데, 이 내역이 제 차량과 많이 다를경우 보험회사에 유리한 쪽으로 보정가격에 오차가 많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사고경력이 있는 차량의 경우 같은 연식,주행거리에 비해서 매물이 싸게 올라오는데, 리포트에는 반영되어 있지 않구요. 그러면 보정가격이 상당히 불리하게 매겨집니다. (제 차량보다 최근 연식인데 매물이 싸게 나왔으니, 보정가격은 더 낮게 매겨지죠.)
먼저 1번항목에 대응해서, 처음에 차량을 구입할 때 받았던 카팩스(차량의 사고/수리 이력이 담긴 보고서. 민간기업에서 발부하지만 나름대로 공신력이 있는 자료입니다) 와 중고차 딜러십에서 받아온 차량 수리/정비내역서를 정리해서 보냈습니다.
1. 나는 이 차량의 두 번째 소유자이고, 운행한지 얼마 되지 않았으며 무사고에 주로 통근용으로 사용함. 카팩스를 통한 내역을 확인해보면 비슷한 차량의 평가점수(70~81)에 비해서 해당 차량은 91점 정도로 상당히 상태가 좋은 편.
2. 거의 풀옵션 차량
3. 최근 딜러십에서 인도 받으면서 오일류, 브레이크패드, TPMS센서 등을 새로 교체. 총 수리비용으로 $900불 정도 지출됨 (제가 지출한게 아니라, 딜러십에서 서비스해줬습니다.)
그리고 "내가 첨부한 이러저러한 자료에 의하면 너희가 매긴 점수 3.2/5 는 너무 짠 것 같다. 내가 봤을 땐 최소 3.75점은 된다." 라고 썼습니다.
그리고 2번 항목에 대해서는, 리포트에 올라온 모든 비교차량에 대해서 확보가능한 모든 정보(카팩스, 사고이력)를 인터넷을 뒤져서 취합하고 그 중에 사고이력이 있거나 명백하게 가격이 낮게 매겨진 3대를 추려냈습니다.
그리고 개별 차량에 대해서 '사고유무', '주행거리 또는 연식의 차이'를 이유로 보정가격이 합리적이지 않기 때문에 해당 차량은 평균가 산정내역에서 빠져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리고 어느정도 깎일 것을 예상해서.. 13,700불은 받아야 되겠다! 라고 아무튼 제가 할 수 있는 영작실력을 총동원 해서 열심히 메일을 써서 보냈습니다.
사실은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보험회사는 전손처리 보상액을 최초에 제시할 때는 항상 500~700불 정도는 당장 협상해줄 수 있는 여지를 남겨놓는다고 하더군요. 대신에 합리적인 이유를 제시하는 경우에 말이죠.
그래서 700불을 염두해 두고 제가 제시한 초과 보상액의 절반이 700불이 되도록 스토리를 짜맞춰서 13,700불로 불렀습니다.ㅎㅎ
# 보험처리 3-3 (최종 보상금 타결 및 보험금 수령)
아니나 다를까, 그렇게 메일을 보내고 나니 보험사에서 딱 13,060불에 협상액을 제시했습니다 (원래 보상금 13,560불에 보험 디덕터블(자기부담금) 500불 뺀 액수입니다. 최초 보상금도 마찬가지.)
혹시나 하고 조금 더 높여서 한 번 더 튕겨봤는데, 그러니까 곧장 "더 이상 협상은 불가능하고 더 원하면 정식 조정절차와 소송을 통해 할 수 있다."라고 하길래 그냥 합의 했습니다.
합의 이후에는 차량 타이틀(차량등록증)을 가지고 지점에 방문해서 그 자리에서 수표로 보상금을 받아왔구요.
확인해보니 상대방 차량은 수리비가 6,000불 정도 나왔더군요. 물론 제 보험에서 지출되었습니다ㅠ
아직 할증이 얼마나 되는지는 모르는데 겁나네요..
여기까지 사고부터 약 한 달정도 걸린 것 같습니다.
만일에 제가 돈이 없어서 새 차 살돈이 급했다면, 바로 합의를 했겠지만 다행히도 미국에 온지 얼마 안된지라 수중에 현금이 있어서 버티면서 협상을 끌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 법원 출석
사고처리가 다 끝나고 한 동안 잊고 지냈는데, 현장에서 받았던 티켓이 생각나더군요..
인터넷에 들어가서 확인해보니 "비보호 좌회전 위반" 벌금에다가 사고발생 할증이 붙어서 벌금이 $260정도나 되더군요! 그리고 제 티켓은 인터넷 납부도 못하게 되어있구요ㅠ
결과적으로는 맥빠지게 끝나긴 했지만.. 많이 긴장이 되었습니다.
다시 인터넷을 열심히 뒤져서 교통티켓으로 인한 법원출석에 어떻게 대처하는지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번 사고를 통해 다시금 느꼈지만.. 정말 구글이 아니었다면 이 험난한 과정을 어찌 헤쳐나갔을런지 막막합니다. 제가 안보태도 떼돈을 벌고 있지만.. 심지어 사용료를 내라고 해도 내고 싶은 심정입니다.ㅎㅎㅎ
아무튼 법원출석 당일이 되어서, 법원에 갔더니 교통위반 티켓을 받은 사람들 수 십명이 한꺼번에 재판을 받는거더군요.
절차는 이렇습니다.
1. 재판관이 나와서 재판을 시작하기 전에 간단하게 절차에 대해서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빠른 진행을 위해서 너희들이 받은 티켓에 대해서 어떻게 처리하고 싶은지 말하라고 합니다: 1. 유죄인정 2. Nolo contendere (유죄는 인정하지 않지만, 더이상 이 사안에 대해서 논쟁하지 않고 벌금만 내겠다. 벌점은 받지 않음. 최근 5년내에 Nolo를 쓴 적이 없어야 함) 3. 무죄.
2. 그리고 수 십명을 빠르게 호명하면서 1,2,3 중에 어떤걸 택할지 말하라고 합니다.
3. 유죄 및 Nolo를 선택한 사람은 밖에 나가서 법원 직원에게 벌금납부를 합니다. 그리고 무죄를 선택한 사람들만 대상으로 정식 재판을 시작합니다.
저는 그냥 Nolo를 할까 한참을 고민하다가.. '사고난 것도 억울한데, 내가 꿇릴게 뭔데!' 이러면서 무죄를 외쳤습니다.
처음에 북적거리던 법정도 호명하고 나니 몇 명 남지 않더군요.
법정에는 티켓을 발부한 경찰관도 함께 출석하는데요, 무죄를 주장한 경우에 먼저 경찰관의 설명을 듣고 티켓을 발부받은 사람의 반대의견을 들은 다음에 재판관이 판결을 합니다.
제가 참석했던 법정의 경우에는 인터넷에서 봤던 무시무시한 경우와는 다르게 재판관이 상당히 합리적으로 판단을 했습니다. 거의 무죄를 받기 어렵다고 들었던 이야기와는 달리 무죄판결 받는 사람도 꽤 있었구요.
제 차례가 와서는.. 법정이라고는 한국 미국 통틀어 이번이 처음이라 긴장한 상태로 경찰관이랑 한 자리에 섰습니다.
먼저 경찰관이 상황을 설명하는데, "최초 상황을 목격한 사람은 오프 중이던 다른 경찰관이고 나는 신고를 받고 현장에 도착해서 티켓을 발부했다" 라고 하니 재판관이 "그러면 비보호 좌회전에 대한 상황을 당신이 직접 본게 아니니 당신의 설명만 듣고는 내가 티켓의 유무죄를 판단할 수 없다. 당시 상황을 본 경찰관과 연락할 수 있냐"라고 하더군요.
그러니까 경찰관이 "난 그 경찰관 이름 밖에 모른다. 연락처도 모르고 지금 근무 중인지도 모르겠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재판관이 현장에 있던 경찰의 의견을 들을 수 있는지에 대해서 여러차례 묻고 필요하면 다음 재판일을 잡아서 현장에 있던 경찰관의 의견을 듣겠다는데도 모르쇠로 일관하고 티켓발부에 대한 재판관의 질문에 별로 변호를 하지 않더군요ㅎㅎ 뭔가 뉘앙스가 저를 봐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왜냐하면 비보호 좌회전 중에 사고가 났고, 사고를 처음 신고한 오프 중이던 경찰관 이야기는 굳이 할 필요도 없었을 뿐더러 목격자의 증언도 리포트에 담겨 있었으니까 티켓발부에 대해서 변호하자면 얼마든지 할 수 있다고 생각이 들었거든요.
아무튼.. 결론은 "법원에 출석한 경찰이 당시 상황에 없었므로 유무죄를 판정할 수 없고, 따라서 dismiss(티켓 무효)"로 결론이 났습니다.
재판관이 "Good luck" 이러면서 다음차례를 부르더군요.
그리고 앞서서 경찰이랑 열심히 싸우던 다른 사람들과는 달리 저는 아주 반갑게 경찰과 악수하고 헤어졌습니다..ㅎㅎ
저만의 느낌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분도 악수할 때 고개를 끄떡거리면서 미소를 지었던걸 봐선 그냥 봐준걸로 제 나름대로 해석 중입니다^^;
사고 당시에는 미국 면허증도 없이 국제면허증만 가지고 있었고, 안되는 영어로 불쌍한 표정지으며 '왜 티켓을 받는건가요. 내가 잘못한거예요?'라고 멍청하게 묻는게 불쌍해 보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이렇게 접촉사고와 보험처리, 법원출석까지 제가 경험했던걸 주절주절 늘어놓아 보았습니다.
뭐.. 다 안읽으셔도 되구요. 다만 저랑 비슷한 상황에 처하신 분이 절박하게 검색해서 링크로 들어오셨을 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셨으면 합니다.
저도 사고당한 날부터 공부고 뭐고 다 접고 사고만 검색하면서 지냈거든요ㅎㅎㅎ
아무튼..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평소엔 영어하는게 겁나서 가급적이면 사람 안마주치고 다닙니다^^; 고쳐야 할텐데 말이죠..
'권리위에 잠자는 자는 보호하지 않는다'에 어찌나 철저한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단할 정도로 잘 하셨다 생각합니다. ㅎㅎ
상대했던 모든 사람들도 애먹이지 않고 운이 좋았던거 같아요...
사고 상대방도 많이 놀랐을텐데, 사고직후에 와서는 "미안하다. 내가 널 못봤다"고 하더라고요. 저도 며칠 동안은 허리가 뻐근했었는데, 대인청구도 없었구요^^
보험담당자도 꼼꼼하게 연락하면서 잘 해줬고.. 특히 경찰관이 깔끔하게 마무리까지 해주셔서 결과적으로 좋은 경험이 된 것 같습니다.
글에서 확 느껴집니다^^;
재미있게 읽어버렸습니다. ^^
#CLiOS
티켓값을 깍아주더군요.. not guilty하면 티켓값 그대로 납부..
물론 귀찮다고 법원에 출두 안하면 그냥 티켓값 그대로 납부.. 요즘도 그런지 모르겠네요..
벌써 20년 전이라 ㅋㅋ
경찰이 맘만 먹으면 제가 어떻게 주장하더라도 무죄받기 힘들거라 생각했거든요. 다행히 '못먹어도 고' 정신이 좋은 결과를 준 사례가 되었네요..^^;
더군다나 여기는 사소한 것도 하나하나 티켓을 끊는 것 같더군요. 티켓받은게 억울하면 법정가서 이야기하라면서요. 신호위반으로 걸렸는데, 한쪽 전조등에 불이 안들어오는 것부터 해서 연달아 티켓 받으신 분 사례도 있었습니다^^;
다음은 보험사와의 문제를 준비하셔야합니다.
처음 보험가입 갱신을 1년으로 하셨는지, 6개월로 하셧는지만 모르겠지만,
본문상의 내용으로 봤을경우 기존 가입기간이 짧은데 큰사고가 난경우라서
99% 확률로 갱신불가가 나올듯합니다.
(저는 과속으로 티켓이 나와서 법원가서 할인해준다는 말에 혹해서 그냥 유죄인정하고 나와서)
짧은 기간에 사고 1건, 과속 1건으로 잡혀서 그랬을 수도 있어요..대신 사고비용은 훨신 적었습니다.)
여튼 갱신되기 한달전 쯤 배째라 우편을 보험사에서 보내주더라구요...(트리플A였었어요)
대충 알아봤던 기억으로는 온리 책임보험만 가입해주면서 겁나 비싼 보험사가 몇군데 있으니
그쪽으로 가입하라고 했던거 같은데 열받아서 차 팔고
차판돈으로 렌트해서 다녔던 기억이 나네요..(단 한달 렌트비가 150만원에 렌트사 보험료가 200만원이었던 안타까운 상황이였어요)
여튼 미리미리 보험사를 준비하시어 멘붕에 대비하시면 좋을듯 합니다.
Aris님의 댓글을 보고 화들짝 놀라서 보험사 홈페이지에 가봤는데, 사고가 난지 4개월이 지난 지금도 Driving history는 아직 "Clean record"로 표시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제 보험사의 보험금 할인 프로그램 중에 차량에 추적장치를 부착하면 운전패턴을 보고 다음 갱신시 할인을 해주는게 있는데요, 현재 6% 갱신할인이 되는 것으로 나오고 있구요..
또.. 가입 당시에 한국 보험사의 보험 무청구 내역을 제출해서 현재 가입 중인 보험사에서 4년 정도 무사고 운전경력을 인정받고 있습니다.
현재로선 액수가 크긴 하지만 티켓은 사라졌고^^; 대인접수가 없었으니까 갱신이 어떻게 될지는 지켜봐야겠네요. 아직 한 동안 더 머물러야 해서 보험이 없으면 대책이 없는데 걱정입니다ㅠㅠ
아무튼 좋은 정보 다시 감사드립니다. 미리 대비를 해야겠네요..
듣던것 처럼 처음 하루는 멀쩡하다가 며칠 지나서부터 한 주 동안은 허리와 허벅지가 뻐근했었습니다.좀 더 버텨보고 계속 아프면 병원에 가볼까 했는데 다행히도 금새 증상이 사라져서 그냥 그렇게 지나갔네요.. 당시에 가족이 타고있지 않고 저 혼자여서 천만다행이었던 것 같습니다.
게다가 제 차가 회전하면서 횡단보도를 쓸고 지나갔는데, 거기에 행인이라도 있었더라면.. 생각만 해도 끔찍합니다. 지난 뒤에 생각해보면 이 정도로 마무리 된게 참 감사합니다.
조심해서 안전운전하세요.. 타국에서 아프면 그것만큼 서러운것도 없더라구요...
걱정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래도 사람이 크게 안다친게 너무 다행이네요..
티켓에 대한 내용도.. 저는 다른 방법이 없어서 어쩔 수 없이 법원에 출석 했지만, 뽀또구라삐님 처럼 대부분 경험삼아서라도 법원에 가보라고 하시더군요. 저처럼 운이 좋아서 아예 dismiss받는 경우도 있고, 대부분은 벌금이나 벌점을 경감 받는다고 들었습니다.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외국인이 우리나라에서 교통사고가 났다고 하면.. 참.. 어떻게 될지 상상이 안되네요.
예전에 이곳 클리앙에서 본 기억에는 심지어 외국인이 자동차 사고가 나서 정비공장에 보냈더니 사고차량을 산산히 분해해서 다 팔아먹고 없더라는 글도 있었는데 말이죠;;
정말 대단 하십니다. 저도 해외에 살지만...교통 사고 정말 머리 아프거든요..
나라마다 법과 처리 방식도 상이하고.. 말도 잘 안통하고... 이해도 못하겠고...
정말 꼼꼼하게 잘 싸우셨읍니다.(??)..
처리절차나 법이 달라서 아무것도 몰랐을 때는 정보를 찾아보느라 고생을 했지만, 한 번 겪어 보니 여기도 사람 사는 곳이고.. 상식과 진리의 케이스 바이 케이스에 따라서 잘 대응하면 되지 않겠나.. 하는 자신감(?)도 생깁니다^^;
이게 전부 다 다친 사람도 없었고 운이 좋았던 덕분이지만요..
정말 꼼꼼하게 다 읽었습니다.감사합니다. *
미국 고속도로가 잘 뚫려 있다보니 차 없는 도로에서 조금만 속도를 내면 어느샌가 모르게 무서운 속도로 달리게 되더군요.. 저는 사고 이후에는 절대 주변차량 속도에 맞춰서 몸사리면서 다닙니다^^;
감사합니다!
#CLiOS
인터넷 검색을 해보면 피해자 입장에서 올린 사례가 많고 저처럼 사고를 낸 경우는 적었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2. 잘 대응하신것과 더불어 좋으신 분들을 만나셨네요. 미국에서 보통 그런 정도의 사고가 나면 피해자는 바로 변호사 선임을 합니다. 변호사가 맡기 시작하면 돈이 마구마구 뛰기 시작합니다. 병원비, 차량 복구비, 합의금.....경찰도 따뜻한 맘을 가지신 분인듯 합니다.
3. 클량엔 미국에 사셨거나 살고 계신분들이 많으신 듯 합니다. 저는 6년 넘게 미국에 살면서 두번의 교통사고를 당했는데 두 사고 다 도로위에서 제 후방을 추돌하는 사고 였습니다. 영어도 부족하고, 이런 경험이 전혀 없어서 변호사를 선임했습니다(여기 미국에는 차동차 사고로 먹고 사는 변호사가 무지 많습니다). 변호사분이 알아서 처음부터 끝까지 잘 처리해줬지만 피해자더라도 절대로 사고는 당해서는 안되겠구나 생각을 했습니다. 변호사가 처리해줘도 얼마나 신경이 쓰이던지....
4. 뭘 공부하러 오셨는지는 모르지만 지금깥은 열심으로 공부하시면 목표하신 것 다 이루실것 같네요. 파이팅!!!!!
woopapa님 말씀대로 이번 사고에서 만난 사람들이 다 좋은 분들이었던 것이 큰 행운인 것 같습니다. 저도 검색하면서 자동차 사고에 변호사 선임을 하는 사례가 많아서 걱정을 했었는데요.. 다행히 차량수리비만 청구가 되었고, 경찰 분도 많이 배려해주셨구요. 법정에 가보니 '저 사람한테 걸렸으면 국물도 없었겠다' 싶은 경찰도 있고.. 각양각색이던데, 저는 말씀처럼 마음 좋으신 분이 사고처리를 맡은 덕분에 잘 끝났습니다.
사실 제가 할 수 있는 부분은 제 몫을 챙기는 것 외에는 없었거든요. 전반적인 상황이 저에게 유리하게 잘 돌아간 것 같습니다.
파이팅 하겠습니다!
종은 경찰관을 만나셨네요. 미국 많은 주에서 국제 운전면허증을 인정해 주지 않기때문에 잘못 꼬였으면 머리가 더 아프셨겠어요.
사고 당시 상황을 다시 말씀드려 보자면..차량은 임시번호판인 상태였고, 면허도 국제면허였는데요.
뭐 하나 제대로 된 것도 없이 사고가 났는데, 다행히 학교 부근이었고.. 저 같은 외국인이 많은 곳이라 그런지 별 달리 문제삼지 않으시더군요.
다만, 법정에서 재판관이 "International? South Korea?" 이러면서 상당히 의아하게 저를 불렀던 기억은 납니다^^;
그리고 보통은 미국 면허증을 따기 전까지는 차량 구입이나 보험가입이 상당히 까다로운 것으로 알고 있는데, 저같은 경우는 주변의 도움을 받은 덕분에 별 문제없이 진행을 할 수 있었구요.
주마다 조금씩 틀리기는 하지만 국제 면허증으로 자동차를 사는 거가 쉽지는 안습니다. 보험이야 국제 면허증이 밥이죠.....돈 많이 내지요.
어느 주에 계신지는 모르지만 국제 면허증으로 자동차를 구입했다(미국은 찾으면 방법은 있더군요.....미국 생활 멋지게 하시네요.
좀 더 부연설명을 드려보자면.. 저는 현재 조지아 주에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미국 면허증이 없으면 차량등록이 불가능한 것은 미국 어느 주나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등록 이전에 자동차를 제 소유로 만드는 것 까지는 가능합니다^^; 자동차도 물건이니까요..ㅎㅎ
그래서 처음에 딜러십 몇 군데에서는 국제면허증이라고 문전박대를 당했었는데요.. 나중에는 그냥 그런 말 안하고 딜 성사가 다 될때까지 아무말도 안했습니다.
그리고 최종 계약단계에서 "면허증좀 보자" 라고 할 때, "나 사실 국제면허다." 라고 하니.. "어? 어.. 일단 줘봐." 이러길래.. 우선 계약서에 싸인하고 돈 내고.. 임시 번호판을 발급해줘서 그대로 몰고 다녔던 거죠^^; 딜러십 입장에서도 일단 팔면 돈은 들어오니까 그냥 해줬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나서 임시번호판 만료되기 전에 미국 면허증을 따면 그걸로 차량등록하고 뭐.. 그럴 심산으로요.
(사실 이것도 사연이 좀 있는데.. 나중에 기회가 되면 다른 글타래에서 풀어보겠습니다..)
그러니까..
1. 자동차보험이 가입되어 있고, 차량의 VIN Number가 보험에 등록되어 있고.
2. 차량이 제 소유인데 임시등록된 상태(여기까진 국제면허로도 가능한 것 같습니다)이며,
3. 조지아에 거주한 지 한 달이 초과하지 않았으므로 국제면허로 운전이 합법 (조지아 주 법은 국제면허 유효기간이 1년이라 할지라도, 거주를 한 시점부터는 1달만 인정해줍니다).
어쨋거나 법적으로 제가 산 차로 운전하는데는 문제가 없었습니다.. 정말 다행히도 이 합법적인 기간 동안에 사고가 나서 아무런 문제 없이 처리가 되었던 것이구요.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그렇게 해서.. 사고가 나서 처음 산 차는 차량 등록도 해보기 전에 박살이 나고.. 곧바로 두 번째 차를 샀는데, 그 때도 여전히 미국 면허 없이 임시번호판으로 끌고 다녔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두 번째 차도 같은 딜러십에서 샀는데요, 엄청 반가워하면서 일사천리로 쭉 진행해주더군요ㅎㅎㅎ 매니저가 "난 널 믿으니까 오늘은 계약금만 내고 나머지는 천천히 cashier's check으로 줘라." 이러면서요.
아.. 그리고 두 번째차도 출고 전에 수리할 부분이 있어서 조금 늦게 받았는데, 그 동안 loaner car를 빌려줘서 아무런 불편없이 잘 다녔습니다.
나중에 1월 중순이 되어서야 미국 면허증을 받고 나서 두 대를 차량등록하고, 사고난 차 타이틀은 보험사에 넘겨줬죠^^;
국제면허증으로 자동차보험 가입하는 것도 처음엔 비쌀까봐 걱정을 했는데요, 한국에서 운전경력 인정받으니까 생각만큼은 비싸지 않더군요. 가입 당시 6개월 650불 정도 냈던 것 같습니다.
지금은 미국 면허증을 보험사에 업데이트 하고 한도도 두 배로 높였는데, 보험금은 거의 동일하게 내고 있습니다. 다만.. 갱신할 때가 걱정이지요..^^;;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한편의 영화보는 느낌이었습니다^^
기승전무죄!!!꽝꽝꽝!!!
차 구입하는것부터 사고나서 법원출두한거까지 모두 Good Luck 이였네요~^^
그 전까지는 크게 실감을 못했는데, 글 쓰고나서 많은 분들이 달아주신 댓글을 보다보니 제가 참 운이 좋았던 것 같습니다. 조심한다고 해서 사고를 항상 피할 수 있는건 아니지만, 어쨋거나 더욱 주의를 기울이게 된 계기가 되었구요.
대단히 수고하셨고 좋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