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가 엄청 많습니다.
영화를 보신 분들이 읽어보시면 좋을 듯 해요.
거의 영화 내용 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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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운슬러를 위한 가이드 또는 변명.
올해의 영화라고 꼽진 않겠지만,
리들리스콧 감독를 영화 헛으로 만드는 사람이 아니라는 걸 느낀 영화 입니다.
영화 초반에는 두가지 주제가 교묘하게 섞여 있는데
영화 끝으로 갈수록 두가지 주제가 두 인물을 사이에 두고 갈려 나갑니다.
변호사와 카메론 디아즈로 말이죠.
이는 영화 시작 장면에서 변호사의 침대 사랑장면과
카메론 디아즈가 멕시코에서 토끼사냥하는 표범을 구경하는 모습을 교차해서 보여줍니다.
그렇습니다. 이 영화의 주인공은 두명입니다.
변호사와 카메론 디아즈. 영화 시작은 변호사-마지막은 카메론 디아즈로 끝나죠.
첫번째 주제는, 스스로의 선택으로 선택에는 책임이 따른다는 것,(되돌릴 수 없는 것)
변호사는 충분히 잘살면서도 더 큰 돈을 벌기 위해 위험한 일에 뛰어들고,
결국 사랑하는 사람이 큰 고통을 겪게 되죠. 본인또한...
삐죽머리는 차와 섹스하는 카메론 디아즈를 보면서 오싹함을 느끼지만,
(암컷 사마귀가 교미후 수컷을 죽이는 것 마냥) 그녀와의 사랑을 선택하죠. 결과는 뭐...
또한 영화 내내 캐릭터들이 서로에게 '더 잘살기 위해' 또는 '살아남기 위해' 서로 조언을 구하고
조언을 해줍니다. 영화 제목 처럼 말이죠.
선택을 앞두고 서로가 서로의 카운슬러죠. 하지만 결국 토끼들 끼리의 조언일 뿐.
두번째 주제는, 인간(관객)으로써의 삶도 결국 또 다른 인간에게 사냥감에 불과하는 것.
이 세상의 약육강식의 모습을 표현 하고 있다는 것.
두번째 주제에서
결국 변호사는 토끼에 불과하죠. 카메론 디아즈가 훔치는 마약을 대신 뒤집어 쓸 희생양이죠.
삐죽머리는 카메론이 마약을 훔쳐 낼 대상이구요. 역시나 토끼.
브래드도 결국 카메론의 꾀임(꽃뱀)에 속아 은행털리고 죽음을 맞이 하죠.. 역시나 토끼
그럼 카메론 디아즈는 표범이기만 한가.. 는 글 마지막에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영화를 오션스일레븐 같은 식으로 보려고 하면 할 수록 재미가 없으실 겁니다.
누가 누굴 뒤통수 치는거지? 지금 누가 누구 걸 훔치는 거야?
누가 누굴 엿맥이는 거야? 라고 따지고 들면 이 영화는 답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설명 하지 않기 때문이죠. 불친절 합니다.
처음에는 카메론 디아즈의 작전을 관객에게 보여줍니다. 오토바이남 살해 후 트럭 1차 도난 까지는 말이죠.
그런데 가짜경찰(시카고로 마약을 배달하는 남자)로 인한 2차 도난은
누구의 지시를 받고 움직이는 지 영화는 설명하지 않습니다.
미국 백인 조직인지, 미국 멕시코 조직인지, 콜롬비아 조직인지..
즉, 영화는 결국 마약을 누가 가져 간것인지 자세히 설명 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뭐야 누가 가져갔다는 거야? 라는 질문에 빠지고 영화 엔딩을 보면
뭐 이따구 영화가 다 있어.. 그지 같네 ㅅ..ㅂ.. 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됩니다.
뭐 약간의 힌트를 주기는 하는데, 시카고에 도착한 마약을 빼고 시체가 있는 드럼통 장면에서
잠깐 설명 될 뿐이죠. (존 레귀자모 나오는 장면)
이 장면으로, 또 다른 어떤 나쁜놈들이 빼돌린 건지,
2천만 달라를 잃은 놈들(원래 고객)이 돈 잃은 척을 하면서 빼돌린 건지,
아니면 카메론 디아즈가 결국 훔친건지.
이건 정확히 알 수가 없습니다. 이 영화에서 마약의 행방이 중요한게 아니기 때문이지요.
토끼를 잡아먹는 표범, 그런 강자가 있다는 사실이 중요할 뿐.
즉, "변호사의 애인을 납치하고 CD를 보낸 세력" 의 얼굴이나 존재는 나타나지 않습니다.
(변호사와 전화통화를 하며 니 선택이라고 말하는 '조직의 은퇴한 대부 같은 느낌의 할아버지'는 있습니다)
브래드와 삐죽머리와 변호사의 대사에서만 등장하는 그 세력이 이 이야기의 진짜 악당이자 표범이죠.
진짜 표범이자, 먹이사슬의 맨 상위자.
그런데 이런 식 구성은 이런 의미가 있습니다.
영화를 보는 관객이자 이 사회를 구성하는 토끼이자 약자들은
자신을 잡아 먹는 강자, 나를 그냥 잡아 먹는 인간의 얼굴 또는 존재를 알 수 없습니다.
숨어있는 권력과 그들이 벌이는 폭력.
지금 우리가 사는 이 시대의 사회의 구조를 빗대어 표현하는 거지요.
은밀하게 우리의 그림자 아래서 행해지는 폭력들을 말이죠.
이런 두번째 주제의 뚜렷함은 영화 마지막 장면에서 나오는데
카메론 디아즈가 검정 양복입은 남자와 식사장면에서
당신도 위험해 질지 몰라. 난 이제 미국도 못가고 멕시코도 못가.난 홍콩으로 갈꺼야.
라고 말하는 대사에서 카메론 디아즈 자신도 한마리의 토끼일 뿐임을 보여줍니다.
결국 이 두가지 주제가 만나면,
니들(관객)이 서로 조언을 해주고 조언을 구해봤자, (토끼 끼리 견제하고 아웅다웅해봐야..)
결국 약자이자 희생양일 뿐이고, 강자들이 너희를 잡아먹는다.
라는 주제가 됩니다.
강자는 정치가가 될수도 있고, 기업가가 될 수도 있고, 독재자가 될 수도 있겠죠.
살고 싶으면 너 스스로 강자가 되어라. 라는 의미 까지 확대 할 수 도 있겠습니다.
(약자지만 누가 나쁜놈인지 똑똑히 지켜봐라.. 뭐 그런 의미?)
저는 이 영화를 다 보고 상당히 로맨틱 하다고 느낀점 있는데..
이렇게 약육강식과 먹이사슬 같은 강렬한 폭력의 이야기를 하는데..
캐릭터들의 모든것을 망가뜨리거나, 혹은 진행시키는 원동력은 사랑이라는 점 입니다.
변호사는 사랑하는 여자와 잘 살기 위해 한탕을 하려 하고..
삐죽머리는 카메론 디아즈가 위험한 여자인걸 느끼지만 사랑하다가..
브래드는 도망친 런던에서 섹시한 여자에게 반해 하룻밤 풋사랑에..
결국 모든 것을 움직이는 원동력이 사랑으로 그려지고 있다는 점.
이것이 참 재미 있었구요.
카메론 디아즈의 사랑은 맨 마지막 장면에서 나오는데
카메론 디아즈가 검은 양복은 입은 남자에게서 10대 소녀 마냥 조잘 조잘 떠들고
검은 양복 남자가 "당신 오늘 필요 이상으로 말이 많다." 이런 식의 대사를 하고
카메론의 "어머 그러게 나 너무 배고파 빨리 밥먹자 " 라는 코를 찡그리는 애교와 함께
처음 보는 모습을 관객에게 보여주죠. 즉 카메론 디아즈의 사랑을 보여줍니다.
이건 개인적인 추측입니다만, 카메론 디아즈는 죽었을 겁니다. 이 영화의 법칙은 사랑하면 불행해 지거든요.
ㅎㅎ
연기도 좋았고, 음악도 좋았고, 복선도 좋았고, 촬영도 좋았고,
저는 다 괜찮았습니다. 재미있게 봤구요.
편집은 불친절 하나, 이는 의도 됐다고 생각합니다.
코엔형제 같은 맛은 안 날 지라도 말이죠.
아마 그래서 평이 극과 극으로 갈린다고 생각합니다.
이 영화는 그냥 한 단면이예요.
통 치즈나 빵을 칼로 잘라 그 단면을 다 보여주는...
세익스피어의 비극 처럼 우리네 인생사 불행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겁니다.
장르의 특성을 찾으려고 하면 할 수록 장르적 특성이 모자라 보일 수 있습니다.
굳이 장르를 정하자면 "코맥 맥카시 장르"라 할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각본에서 묻어나는 그의 지문이 느껴진달까요.
대단한 사람입니다. 연출가가 바뀌어도 본인의 느낌이 나는 각본을 쓴다는건.
이 영화에서 승자를 찾으려고 하는 권선징악 코드로 보시면 매우 구려집니다.
편집이 불친절 하기 때문이죠.
저는 5점 만점에 별 4개~ 4개반 주려 합니다.
그런데 주위사람에게 마냥 극장가서 보라고 추천할 수는 없는
뭐 그런 영화 입니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에 길들여지신 분이시라면
이 영화를 안보시는게 더 행복한 삶을 사는 방법이라 말씀드리고 싶네요.
리들리 스콧은 장인입니다. 단, 고집쟁이 영감탱이 같은 느낌이 들어요.
그런 느낌은 확실히 있습니다. 자존심같은게 있어요.
관객이 요 장면을 던져주면 요런 상상을 할테지? 그러니까 그 다음에 이 장면을 넣자!
요런 스타일이 아니라 내가 이런 상상을 하고 찍었으니 알아서들 이해 하겠지. 아님말고.
이런 느낌 ㅎㅎ
짦게 쓰고 자려고 했는데..
간만에 재미있는 영화 봤네요.
역시나 베테랑들이 모여서 그런지 연기들도 다 좋구요 ㅎㅎ
이 글 때문에 영화 보시고 구리다고 저한테 뭐라하시면 안됩니다 ㅎㅎ
리들리 스콧 감독을 매우 좋아하지만 지금으로선 별3개이상 주긴 힘드네요.
다만 저의 불만은 성적인 면을 지나치게 강조함으로써 영화의 정체성을 모호하게 만들었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하나 더하자면 장르가 모호하다고 할까요? 이도 저도 아닌 장르가 되어버렸습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참 아쉬운 영화입니다.
잔인한 장면이 더러 있어서 엄청 놀랐었네요.
그래도 몰입감 하나는 최고였구요.
글쎄요.... 아무리 강해도 결국엔 토끼일 뿐이다 라는 말에 동감하네요. ㅎ
재미있었습니다.
영화도 한번 봐야겠습니다 ^^
인생의 교훈을 영화에서 얻네요.
from CLiO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