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싱스 컴패니언즈 4기 활동으로 경기도 화성의 공간제작소(목조 모듈러 주택 공장)와 삼성 AI 모듈러 홈 쇼룸을 견학하고 왔습니다. 저는 스마트홈 시공 일을 하면서 유튜브도 하고 있어서, 그 입장에서 본 좋은 점과 아쉬운 점을 같이 적어 봅니다.
1. 어떤 곳인가
집을 현장에서 짓는 대신 공장에서 만들어 트럭에 싣고 나가는 곳입니다. 화성 공장에 약 550억 원을 들여 독일 바인만(Weinmann) 자동화 라인과 산업용 로봇을 갖췄고, 설계 데이터를 넘기면 로봇이 나무를 자르고 못을 박아 벽체를 만듭니다. 외장재, 창호, 석고보드까지 붙은 상태로 나오고요.
집의 80% 이상을 지붕 있는 공장 안에서 끝내니 비나 눈 때문에 공사가 멈추지 않습니다. 30평 기준 공장 제작이 약 1주일, 현장에서 크레인으로 올리는 건 반나절이라고 합니다.

직접 보고 믿음이 갔던 부분은 이렇습니다.
- 로봇 가공이라 오차가 거의 없음
- 장마와 겨울을 고려한 단열·기밀 설계, 삼중유리 창호
- 방수층을 망치로 직접 때려 봤는데 멀쩡했습니다
- 히트펌프 냉난방
- 공장 생산이라 현장 공사 기간이 짧고 변수가 적음
2. 그래서 평당 얼마인가
제일 궁금해하실 부분이라 공개된 숫자만 정리합니다.
- 평당 약 480~500만 원부터 (20평 약 1억, 30평 약 1억 5천 수준)
- 삼성 AI 모듈러 홈 적용 모델 Z20(약 20평): 1억 5천만 원 (부가세·가전 별도, 회사 블로그 기준). 평당으로 치면 750만 원 정도라, 작은 집일수록 평당 단가가 올라갑니다
- 올해 5월부터 기초·운송·설치를 한 가격에 묶었다고 합니다
- 별도로 드는 돈: 땅, 부지 정리 같은 토목공사, 전기·수도 인입, 인허가·세금·등기, 가전
모델과 옵션에 따라 대략 평당 400만 원대에서 800만 원 정도로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공간제작소 채널 인터뷰에 나온 건축주분은 현장에서 지으면 평당 800~1,000만 원으로 알고 계시던데, 그것과 비교하면 집값 자체는 확실히 쌉니다.
3. 삼성 AI 모듈러 홈
공장에서 집을 만들 때부터 삼성 AI 가전과 스마트싱스 기기를 미리 넣어서 출고하는 방식입니다. 쇼룸은 100평대 하이엔드 모델 100 HOUSE와 20평 실속형 Z20, 두 동이었습니다.
- 현관 귀가 모드 버튼 하나로 조명, 커튼, 에어컨이 켜지고, 외출 모드 버튼으로 한 번에 정리됩니다. 시연용이라 버튼으로 해 놨지만 실제로는 재실 감지로 자동 실행되는 그림입니다
- 스마트싱스 에너지로 기기별 전력 사용량 확인, AI 절약 모드
- 100 HOUSE에는 삼성 EHS 히트펌프 보일러. 회사 설명으로는 기름보일러보다 난방비가 크게 줄어든다고 합니다
- 입주할 때 QR 한 번으로 집 전체 기기 권한과 자동화 시나리오를 넘겨받는 게 목표라고 합니다

4. 스마트홈 하는 입장에서 아쉬웠던 점
집을 짓는 단계부터 스마트홈 설계가 들어가는 거라면 보여 줄 수 있는 게 훨씬 많다고 봅니다.
① 창문 자동 개폐 환기: 무게와 끼임 사고 우려 때문에 빠진 건 이해됩니다
② 침대에 누우면 켜지는 취침 모드: 워치나 링을 차면 수면을 감지한다고는 하는데, 잠든 뒤가 아니라 누웠을 때 불이 꺼져야 편하죠
③ 화장실, 드레스룸 같은 어두운 공간의 재실 센서 조명
④ 시간대에 따라 색온도와 밝기가 바뀌는 서카디언 조명
스위치도 아쉬웠습니다. 일반 로커형 융 스위치 안에 시하스 이너 릴레이를 넣은 구성이라 겉보기엔 그냥 평범한 똑딱이 스위치입니다. 눌렀다 떼면 제자리로 돌아오는 리바운드형 스마트 스위치에 상태 표시등, 길게 눌러 밝기를 조절하는 푸시딤까지 있었으면 들어서자마자 '이 집은 스마트홈이구나' 싶었을 것 같습니다.
앱 열고, 기기 찾고, 밝기 조절하는 데 한참 걸리면 그건 오히려 스마트홈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원래 쓰던 스위치를 꾹 누르면 밝기까지 조절되는 게 제일 직관적이죠.
5. 진짜 문제는 땅값이었습니다
집값은 싼데, 건축주가 되려면 땅부터 있어야 합니다. 저는 이게 가장 큰 진입장벽이라고 봅니다. 싼 땅은 사람 없는 곳에 있고, 사람 없는 곳에는 인프라가 없습니다. 아이 학교·학원은 매번 태워다 줘야 하고, 배달이 안 되고, 택배는 하루 이틀 늦습니다. 로켓배송은 되는데 로켓프레시는 안 되는 동네도 있고요. 저는 락토프리 유제품을 먹는데, 그런 동네에선 쿠팡으로도 동네 마트에서도 못 삽니다.
그럼 수도권에 지으면 어떨까 계산해 봤습니다. (제 추정입니다)
- 24평 집 기준 단독주택용 택지 약 74평
- 땅값 평당 1,500~2,000만 원 가정 → 땅만 약 11억~15억
- 부대비용 약 1억
- 집값 평당 400~800만 원 × 24평 → 약 1억~1억 9천
- 합계 약 13억~18억 원

총비용에서 집은 10%도 안 되고, 땅이 80% 넘게 차지합니다. 이 돈이면 저는 서울에 인프라 좋은 아파트를 사서 리모델링하는 쪽이 더 합리적이라고 봤습니다. 공간제작소 집이 비싸서 못 짓는 게 아니라, 땅값과 인프라 때문에 못 짓는 거였어요.
로보택시나 무인 배송이 자리 잡으면 달라지겠지만, 코로나 때 원격근무와 메타버스가 대세가 될 거라던 얘기를 떠올려 보면 기술만으로 미래가 그대로 오지는 않더라고요.
6. 그래서 이런 분들께는 좋아 보입니다
- 세컨하우스·별장: 이미 땅이 있거나, 가격 부담이 적은 지역 땅을 쓰실 분
- 펜션·숙박업: 공간제작소 건축주 인터뷰를 보면 실제로 펜션을 하시는 분이 많았습니다. 여주에서 20평대 펜션을 하시는 분은 집을 네 번 지어 보고 결국 모듈러를 고르셨다고 하더라고요
손님이 체크인하면 귀가 모드, 체크아웃하면 외출 모드. 사장님은 멀리서 에너지 사용량과 보안 상황만 확인하면 됩니다. 삼성과 공간제작소가 무인 숙박 솔루션으로 영업하면 잘 먹힐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매달 냉난방비가 나가는 숙박업 하시는 분께는 AI 에너지 절약이 꽤 매력적일 거고요.
마무리
저는 엄청난 집돌이라, 지금도 평수는 넓은데 주변 인프라가 없는 집에 삽니다. 다이소에서 2천 원짜리 하나 사려고 해도 차를 타고 나가야 하는 게 제일 아쉽습니다. 자율주행과 로봇 배송이 발전해서 그런 게 30분 안에 오는 세상이 오면, 그때는 땅을 사서 공간제작소에서 제 집을 지을 생각입니다.
융도 모멘터리(리바운드)가 있는데도 로커 스위치를 쓴건 디테일이 아쉽네요.
땅 살 돈만 있으면 ㅠㅠ 나머지는 알아서 해결된다니 너무 매력적이네요.
땅 살 돈과 건물 살 돈.. 이번 생에는 가능하려나 ㅠㅠ
얼마전에 EBS에서였나 부실공사 전원주택 봤는데 정말 끔찍하더라구요.
집이 비싸서 개축을 못하는 사람을 위한 집 같네요.
근데 목조주택이 평당 천이라니 좀 비싸다는 느낌이 있습니다.
지금 제가 사는 집도 다이소 차타고 나가야 된다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