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난에서 5일 정도 머물면서 이것저것 많이 먹었습니다.
유명한 곳을 찾아간 경우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돌아다니다가 배고프면 근처에 있는 식당에 들어가는 식이었는데요. 타이난이 대만에서도 미식 도시로 유명해서 그런지 생각보다 실패한 곳이 거의 없었습니다.
전부 소개하면 너무 길어질 것 같아서 이번 글에는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았던 곳 몇 군데만 추려봤습니다.
참고로 타이난 로컬 식당은 오후 브레이크타임이 꽤 흔한 편입니다. 보통 오전부터 오후 2시 전후까지 영업했다가 쉬고, 오후 5시쯤 다시 문을 여는 곳이 많습니다. 아침·점심 장사만 하고 1~2시쯤 아예 문을 닫는 곳도 있어서 애매한 시간에 식사할 때는 영업시간을 확인하는 게 좋았습니다.
가격은 모두 대만달러(NT$)입니다.
1. 老曾羊肉 | 볶음 양고기

타이난에 도착해서 먹은 첫 끼입니다.
점심시간이 이미 지나서 타이난역 근처에서 브레이크타임 없이 하는 곳을 찾다가 들어갔는데, 별 기대 없이 들어간 것치고 상당히 맛있었습니다.
센 불에 빠르게 볶아서 그런지 양고기 특유의 누린내가 거의 없었고, 짭조름한 양념과 부드러운 고기가 밥과 잘 어울렸습니다.
작은 사이즈를 주문했는데 먹으면서 큰 걸 시킬걸 싶었던 곳입니다.
2. 福泰飯桌 | 타이난식 백반

이번 여행에서 가장 로컬 분위기가 강했던 식당 중 하나입니다.
우리나라 백반집처럼 여러 반찬이 진열되어 있고, 원하는 음식을 골라 주문하는 방식입니다. 관광객용 메뉴판은 따로 없어서 처음에는 조금 어렵지만 반찬을 가리키거나 번역기를 이용하면 크게 문제는 없었습니다.
육조반(肉燥飯), 삼선탕, 고구마잎볶음, 배추조림을 먹었는데 전부 합쳐도 135원이었습니다.
특히 고구마잎볶음이 별것 아닌 것 같으면서도 계속 손이 가더군요. 관광객 대상 유명 맛집보다는 현지 사람들이 평소 먹는 음식을 경험해보고 싶다면 추천하고 싶은 곳입니다.
3. 度小月擔仔麵 | 담자면·굴튀김

타이난 대표 음식 중 하나인 담자면(擔仔麵)을 먹으러 찾아간 도소월 본점입니다.
오래된 노포지만 QR 주문도 가능하고 한국어 메뉴도 있어서 관광객 입장에서는 상당히 편했습니다.
담자면은 다진 돼지고기 조림과 새우가 들어간 작은 국수인데, 여행 중 먹었던 담자면 중에서는 여기가 가장 입맛에 맞았습니다. 다만 양은 정말 작습니다. ㅎㅎ
오히려 예상 밖으로 맛있었던 건 굴튀김이었습니다. 바삭한 튀김옷 안에 통통한 굴이 들어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담자면보다 더 기억에 남았습니다.
로컬 식당보다 가격은 조금 높지만 타이난에서 담자면을 처음 먹는다면 한 번쯤 가볼 만합니다.
4. 安富牛肉湯 | 소고기 달걀볶음

타이난 하면 우육탕을 빼놓기 어려운데, 여기는 가성비가 특히 기억에 남았습니다.
원래 우육탕과 소고기 달걀볶음을 같이 먹으려고 했는데 현금이 부족해서 달걀볶음만 주문했습니다.
그런데 160원 이상 주문하면 밥과 국물, 돼지고기·소고기 조림장, 음료 등을 자유롭게 가져다 먹을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메뉴 하나만 주문하고도 배부르게 먹었습니다.
소고기와 부드러운 달걀볶음 조합이라 한국인 입맛에도 크게 호불호가 없을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오전 9시부터 늦은 시간까지 영업해서 브레이크타임 많은 타이난에서 애매한 시간에 식사하기 좋았습니다.
5. 廟口清燉牛肉麵 | 맑은 우육탕

여기는 맑은 국물의 우육탕으로 유명한 곳입니다.
우육탕과 소고기 덮밥을 같이 주문하려고 했더니 직원분이 양이 너무 많을 것 같다며 말리시더군요. 괜히 양심적인 식당 같아서 인상이 좋았습니다. ㅎㅎ
국물은 향신료가 강하지 않고 우리나라 소고기 뭇국과 비슷한 느낌이라 굉장히 친숙했습니다.
같이 주문한 채소볶음도 은은한 마늘 향이 나서 밥과 잘 어울렸고요.
향신료 강한 음식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분이라면 타이난에서 우육탕을 처음 먹어보기 좋은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6. 阿文米粿 | 미궈·연골밥

타이난 로컬 음식인 미궈(米粿)를 먹기 위해 방문한 곳입니다.
쌀로 만든 미궈는 겉은 살짝 구워지고 안쪽은 부드러우면서 쫀득한데,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났습니다.
같이 주문한 연골밥도 좋았습니다. 푹 익혀서 말랑해진 연골과 달큰한 양념이 밥에 잘 어울렸습니다.
둘 다 작은 사이즈로 주문했는데도 꽤 배불렀습니다.
우육탕이나 담자면처럼 널리 알려진 음식 말고 조금 더 타이난다운 음식을 먹어보고 싶다면 추천하고 싶은 곳입니다.
7. 鄰近 Coffee near | 아메리카노·크렘브륄레

타이난 여행 마지막에 들른 카페인데, 이번 여행에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커피입니다.
딥 로스트 아메리카노가 묵직하면서도 텁텁하지 않고 깔끔했고, 같이 주문한 크렘브륄레도 얇고 바삭한 캐러멜층과 부드러운 크림이 잘 어울렸습니다.
사장님이 다른 커피도 한번 맛보라며 작은 잔으로 따로 내어주시기도 했습니다. 아메리카노 70원, 크렘브륄레 70원으로 가격도 괜찮았고 한국에 돌아온 뒤에도 한 번씩 생각나는 곳입니다.
몇 곳만 고르려고 했는데도 쓰다 보니 꽤 길어졌네요. ㅎㅎ
개인적으로 다시 고른다면...
- 로컬 분위기: 福泰飯桌
- 타이난 대표 음식: 度小月擔仔麵
- 가성비: 安富牛肉湯
- 조금 특색 있는 음식: 阿文米粿
- 커피: 鄰近 Coffee near
정도가 특히 기억에 남았습니다. 이외에도, 굴전, 삼배계, 도넛, 두부 푸딩 등 여러 곳을 다녀왔는데 전부 적으면 너무 길어질 것 같아 생략했습니다. 전체 기록은 블로그에 따로 정리해두었습니다.
타이난 여행 준비하시는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타이난 가고 싶어 졌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