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10년 정도 개발자로 일하다가, 아무리 해도 취직이 안되서 배관공(Plumber) 로 전직 했습니다.
6개월 정도 일하고 사용기 남겨 봅니다.
장점
1. 퇴근하면 끝. 뭔가 개발자일땐 퇴근을 해도 계속 일정산정하고 놓친거 없었나 생각 하고, 기한내에 개발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끝이 없었는데요. 몸을 쓰는 직업이다보니 퇴근하면 끝이니 정신적으로 좀 편해집니다.
2. 제가 있는 지역엔 2년정도 일하면 Master Plumber 라이센스를 딸 수 있고, 이 라이센스를 따면 제 비지니스를 운영할 수 있습니다.
3. 같이 일하는 동료들이 같이 몸을 쓰는 직업이다보니 금방 친해집니다. 앞뒷말 다르고, 이런저런 소문에 별로 신경쓸 시간이 없습니다.
4. AI 뉴스에 별로 신경이 안쓰입니다. AI 가 발전을 하던말던 어차피 나랑 상관없는일이니.. 강건너 불구경인 느낌 입니다.
5. 살이 정말 급격하게 빠집니다. 운동을 따로 할 필요가 없어요. 건강도 좋아지는것 같아요.
6. 누우면 바로 잠듭니다. 불면증이 좀 있었는데 몸이 힘드니 불면증 따위..
단점
1. 시급이 3/1 로 낮아졌습니다.
2. 늦은 나이에 몸 쓰는 일을 하다보니 잘 다칩니다. 개발자시절에 키보드 마우스를 잘못 쓰는 습관이 있었어서 팔목이 약한 상태다보니 무거운거 잘못 들다가 자주 다칩니다. 파스 달고 다닙니다..
3. 최소 10살 어린애들 밑에서 보조로 일해야 하다보니, 자존심 상할떄도 종종 있습니다. 그나마 영어로 해서 버틸만한데, 한국어로는 더 자존심 상했을것 같아요. 하지만 미래를 생각하며 버티고 있습니다.
4. 정말 더러운곳에 들어가야 합니다. 미국집에 crawl space 라고 해서 지하실 같은 곳에 파이프들이 많이 있는데요. 이 안에 벌레도 많고, 공기도 안좋은곳에 이상한 자세로 몇시간씩 있으면서 파이프 설치해야 하다보니, 고통스러울때가 많습니다.
언제 한번 바퀴벌래소굴에 들어갔었던 적이 있는데....... 꿈에도 나오더군요... 이떈 정말 그만해야 하나 고민 많이 했었습니다...
5. 무거운걸 정말 많이 들어야 합니다. 막힌 파이프를 뚫는 장비도 무겁고, jack hammer로 콘크리트를 부시고 파이프를 심어야 할 때도 있는데, 이런 장비들이 상당히 무겁다보니 허리도 많이 아픕니다.
매일 앉아서 일하다가 몸쓰는 일을 할 수 있을까, 반신반의 하면서 시작 했는데요.
하루하루 버티다보니 벌써 6개월정도 됐네요.
언젠가 Master Plumber 따서 내 비지니스를 운영하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테크 쪽에 있는데 (개발자는 아니지만) 정말 정신적으로 너무 피곤하고 퇴근 후에도 신경 쓰여 plumber, carpenter 등에 관심이 갑니다.
생각만 하고 실천은 못하는데 실천하신게 대단하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