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IEN

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보기설정 테마설정
톺아보기 공감글
커뮤니티 커뮤니티전체 C 모두의광장 F 모두의공원 I 사진게시판 Q 아무거나질문 D 정보와자료 N 새로운소식 T 유용한사이트 P 자료실 E 강좌/사용기 L 팁과강좌 U 사용기 · 체험단사용기 W 사고팔고 J 알뜰구매 S 회원중고장터 B 직접홍보 · 보험상담실 H 클리앙홈
소모임 소모임전체 ·굴러간당 ·주식한당 ·아이포니앙 ·MaClien ·일본산당 ·방탄소년당 ·자전거당 ·개발한당 ·이륜차당 ·안드로메당 ·패스오브엑자일당 ·나스당 ·소시당 ·키보드당 ·콘솔한당 ·AI당 ·IoT당 ·달린당 ·찰칵찍당 ·디아블로당 ·젬워한당 ·ADHD당 ·냐옹이당 ·클다방 ·배드민턴당 ·총쏜당 ·테스트당 ·퐁당퐁당 ·날아간당 ·골프당 ·리눅서당 ·바다건너당 ·요리한당 ·개판이당 ·뚝딱뚝당 ·활자중독당 ·라즈베리파이당 ·3D메이킹 ·X세대당 ·AI그림당 ·사과시계당 ·육아당 ·야구당 ·농구당 ·블랙베리당 ·곰돌이당 ·비어있당 ·FM당구당 ·블록체인당 ·보드게임당 ·볼링친당 ·캠핑간당 ·문명하셨당 ·클래시앙 ·쿠키런당 ·대구당 ·DANGER당 ·동숲한당 ·날아올랑 ·전기자전거당 ·e북본당 ·갖고다닌당 ·이브한당 ·패셔니앙 ·물고기당 ·도시어부당 ·FM한당 ·맛있겠당 ·포뮬러당 ·걸그룹당 ·안경쓴당 ·차턴당 ·땀흘린당 ·하스스톤한당 ·히어로즈한당 ·인스타한당 ·KARA당 ·꼬들한당 ·덕질한당 ·어학당 ·가죽당 ·레고당 ·LOLien ·Mabinogien ·임시소모임 ·미드당 ·밀리터리당 ·땅판당 ·헌팅한당 ·오른당 ·영화본당 ·MTG한당 ·소리당 ·노키앙 ·적는당 ·방송한당 ·PC튜닝한당 ·그림그린당 ·소풍간당 ·심는당 ·품앱이당 ·리듬탄당 ·노젓는당 ·Sea마당 ·SimSim하당 ·심야식당 ·윈태블릿당 ·미끄러진당 ·축구당 ·나혼자산당 ·스타한당 ·스팀한당 ·파도탄당 ·테니스친당 ·빨콩이당 ·공대시계당 ·여행을떠난당 ·터치패드당 ·트윗당 ·가상화폐당 ·창업한당 ·VR당 ·시계찬당 ·WebOs당 ·소셜게임한당 ·위스키당 ·와인마신당 ·WOW당 ·윈폰이당
임시소모임
고객지원
  • 게시물 삭제 요청
  • 불법촬영물등 신고
  • 쪽지 신고
  • 닉네임 신고
  • 제보 및 기타 제안
© CLIEN.NET
공지[점검] 잠시후 서비스 점검을 위해 약 30분간 접속이 차단됩니다. (금일 18:15 ~ 18:45)

사용기

기타 (89개월차) 물타의 장기투자 일기(연금저축, IRP, ISA, 해외주식) 12

3
2026-07-18 11:49:39 58.♡.255.12
물타




안녕하세요, 물타입니다. 


그동안 클리앙에서 꽤 오랫동안 투자일기를 연재해왔습니다. 그러다가 지난 4월부터 연재를 중단하게 되었는데요, 투자를 그만 둔 것은 아니고 나름 사연이 있었습니다.


짧게 설명드리면, 클리앙의 글 작성 원칙에 위배되는 글을 작성하였다가 경고를 받았는데, 이에 대해 운영진에 문의하고, 재검토 요청을 하는 과정에서 사이트 이용제한 90일이라는 중징계를 받았습니다.


커뮤니티를 하는 과정에서 처음 받는 중징계라서 당황스럽기도 하고 화가 났습니다. 처음의 경고 조치까지는 이해하겠으나, 그 뒤의 조치에 대해서는 여전히 납득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그러나 어쩌겠습니까, 절이 싫으며 중이 떠나야겠지요. 


그래서 글을 모두 삭제하고 정든 클리앙을 떠나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그래도 가기 전에 제 글을 오랫동안 읽어 주신 독자 분들께 인사는 드리고 가야하는 것이 예의라고 생각하여 마지막 글을 남깁니다. 이 글도 얼마 지나지 않아 사라지겠지만 말이지요. 그동안 제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꼭 전하고 싶으며, 투자도 성공적으로 이어나가시기를 기원합니다. 


2026년의 일곱 번째 투자 기록이자 햇수로는 8년차에 접어든 89개월차 투자 기록을 공개합니다.


1. 자산


2026년 7월 18일 기준 금융자산 현황입니다.


IMG_6825.PNG



포트폴리오 세부 내역입니다.


이미지 2026. 7. 18. 오전 9.29.jpg


2022년부터 자산 규모의 변동을 나타내는 그래프입니다.


이미지 2026. 7. 18. 오전 9.31.jpg



2. 수익률


이미지 2026. 7. 18. 오전 9.48.jpg



3. 상품 보유 현황


7월 매수 현황입니다.


연금저축


IMG_6826.jpeg


IMG_6275.jpeg



IRP


IMG_6276.jpeg



ISA


IMG_6277.jpeg



해외주식


IMG_6827.jpeg


총 보유 현황입니다.


이미지 2026. 7. 18. 오전 9.55.jpg



4. 분배금


IMG_6829.jpeg


IMG_6830.jpeg



2026년 분배금


이미지 2026. 7. 18. 오전 10.00.jpg



누적


이미지 2026. 7. 18. 오전 10.00 (1).jpg


5. 생각


몇 차례 말씀드렸다시피 저는 자산의 규모나 수익률보다는 투자 원칙을 고수한 채 얼마나 지속적으로 투자를 이어나가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이제 다음달이 되면 어느덧 90개월차가 됩니다. 그래도 100개월 정도가 되면 '나 장기 투자자야'라고 주름을 잡을 수 있지 않을까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ㅎㅎ


이번 달부터는 제 블로그에서 가장 많이 받은 질문들을 모아 하나씩 답변을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이번 달의 주제는 '마켓 타이밍'입니다.인덱스 투자에 대해 관심을 가지신 많은 분들 중에서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마켓 타이밍에 대해서 고민을 하고 계시더군요. 뭐 저 또한 그래왔기에 충분히 공감합니다. 늘 그렇듯이 추상적 이야기가 아니라 제 사례를 통해 설명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조금 더 공감이 되시겠지요?


1. 지금이 들어갈 시기인가요? (마켓 타이밍)


매수 타이밍 단언컨대 주식 시장에 진입하기에 완벽하게 적절한 시점이란 세상에 없습니다. 주가가 올라갈 때는 이미 너무 많이 오른 것 같아서 상투를 잡을까 봐 들어가기 무섭고, 내려갈 때는 바닥 밑에 지하실이 있을까 봐 더 내려갈 것 같아서 들어가기 무섭습니다. 가령 S&P500 지수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고 가정해 봅니다. 이때 투자하지 못하는 사람은 ‘지금까지 이렇게 많이 올랐는데 설마 여기서 더 오르겠어? 조정이 오면 그때 사야겠다.’라고 생각합니다. 얼마 뒤 실제로 지수가 10% 하락합니다. 기다리던 조정이 왔으니 이제 사면 될 것 같지만, 막상 그때가 되면 생각이 달라집니다. ‘무언가 문제가 있으니까 이렇게 떨어지는 것 아닐까? 조금만 더 기다리면 더 싸게 살 수 있을 것 같은데.’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지수가 20% 하락하면 이번에는 경기 침체와 금융위기를 걱정합니다. 30%까지 떨어지면 시장이 반 토막 날까 봐 매수 버튼에 손이 가지 않습니다. 그러다가 어느 날 주가가 갑자기 반등하면 “이미 너무 올랐으니 다시 내려올 때 사겠다.”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주가가 오를 때도 사지 못하고, 내릴 때도 사지 못합니다. 바닥을 기다렸지만 정작 바닥이 왔을 때는 그것이 바닥인지 알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지금 시점에서 2020년 코로나 폭락을 돌이켜 보면 절호의 매수 기회였다고 말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당시 상황을 직접 겪은 사람이라면 그렇게 간단히 말할 수 없습니다. 코로나가 본격화되기 전인 2020년 1월 307.54까지 올랐던 KOSPI200 지수는 불과 두 달 만에 196.27까지 수직으로 떨어졌습니다. 약 36%의 하락이었습니다. 잡주도 아닌 S&P500 지수가 하루에 10% 가까이 오르내렸고, 주가가 너무 급격히 떨어져 거래가 중단되는 상황까지 벌어졌습니다. 현재 시점에서 그때의 상황을 차트로 보면 짧고 굵은 V자형 반등에 불과하지만, 당시에는 코로나가 언제 끝날지 아무도 몰랐습니다. 두 달 만에 지수가 36%나 떨어지는 모습을 눈앞에서 보고 있으면 “이제 충분히 떨어졌으니 사야겠다.”라는 생각보다 “이 속도라면 50%, 아니 그 이상 떨어지는 것 아닐까?”라는 생각이 먼저 듭니다. 당시에는 그것이 과민 반응이 아니라 충분히 합리적인 예상처럼 보였습니다. 그런 상황에서도 저는 주식을 단 한 주도 팔지 않았고, 평소처럼 인덱스 상품을 계속 매수했습니다. 코로나 사태가 곧 끝날 것이라고 예측했기 때문도 아니고, 주가가 바닥에 도달했다는 사실을 알아보았기 때문도 아닙니다. 월급이 들어오면 정해진 날짜에 정해진 금액을 매수한다는 원칙을 미리 세워 놓았기 때문입니다. 시장의 미래를 판단하여 공포를 이겨낸 것이 아니라, 애초에 판단할 필요가 없도록 행동을 정해 놓았기 때문에 매수를 계속할 수 있었습니다. 반대로 저는 당시 주가가 충분히 떨어졌다고 판단하여 평소에 사지 않던 KOSPI200 ETF를 추가로 매수하기도 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수익을 보았지만, 저는 이것을 잘한 투자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정해진 날짜와 금액에 따라 투자한다는 원칙을 깨고, 주가가 저점에 가까울 것이라고 자의적으로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한 번 이런 식으로 성공하고 나면 다음 하락장에서도 바닥을 알아볼 수 있다는 착각에 빠지기 쉽습니다. 20% 하락했을 때는 “30%까지 기다리자.”라고 생각하고, 30% 떨어지면 “이번에는 금융위기급 폭락이 올지 모른다.”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다가 지수가 반등하면 매수 기회를 놓칩니다. 한 번의 성공이 잘못된 행동을 강화할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마켓 타이밍의 위험은 한 번 돈을 잃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자신에게 시장을 예측할 능력이 있다는 잘못된 확신을 심어 줄 수 있다는 점이 더 위험합니다. 인간의 뇌는 원래 그렇게 생겨 먹었습니다. 미래를 알 수 없을 때는 손실 가능성을 실제보다 크게 느끼고, 결정을 미룸으로써 당장의 불안을 피하려 합니다. 따라서 마켓 타이밍을 정확히 계산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장기 인덱스 투자자라면 사실 알 필요도 없습니다. 이 본능적인 공포를 이겨내는 현실적인 방법은 매달 일정 금액을 기계적으로 꾸준히 매수하는 것입니다. 주가가 최고점일 때 사서 당장 손실을 보더라도 적립식 매수를 계속하면 주가가 낮을 때는 더 많은 수량을, 높을 때는 더 적은 수량을 사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매입 단가가 자연스럽게 평균화됩니다. 이른바 코스트 에버리징 효과입니다. 예를 들어 매달 100만 원씩 같은 인덱스 상품을 매수한다고 가정해 봅니다. 한 주의 가격이 10만 원일 때는 10주를 사고, 주가가 절반인 5만 원으로 떨어지면 20주를 삽니다. 이후 가격이 8만 원으로 회복되면 처음에 산 10주는 여전히 손실이지만, 5만 원에 산 20주에서는 수익이 발생합니다. 전체 30주의 평균 매입 단가는 약 6만 6,700원이므로 계좌 전체로는 이미 수익 구간에 들어갑니다. 처음 매수한 날의 가격을 정확히 맞히지 못했어도 이후의 적립식 매수가 그 실수를 희석한 것입니다. 


물론 적립식 투자가 언제나 유리한 것은 아닙니다. 주가가 계속 오르면 나중에 사는 주식의 가격도 계속 높아집니다. 처음부터 목돈을 모두 투자한 경우보다 수익이 적을 수도 있습니다. 적립식 투자의 핵심은 반드시 더 높은 수익을 얻는 데 있지 않습니다. 어느 한 시점에 거대한 결정을 내려야 하는 부담을 없애고, 상승장과 하락장을 모두 통과하면서 투자를 지속하게 해 주는 데 있습니다. 실제로 저는 2019년 미중 무역 갈등으로 인한 20% 이상의 하락장, 2020년 코로나19로 인한 약 35%의 폭락, 2022년 미국의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인한 약 30%의 하락장, 2025년 미국의 관세 정책으로 인한 약 20%의 하락장을 차례로 겪었습니다. 그때마다 시장에는 주식을 팔아야 할 것처럼 보이는 그럴듯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미중 무역 갈등 때는 세계 교역이 무너질 것 같았고, 코로나 때는 실물 경제 자체가 멈추는 것 같았습니다. 2022년에는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으로 미국 주식의 고평가가 끝났다는 주장이 쏟아졌고, 관세 충격이 닥쳤을 때는 세계 경제가 다시 보호무역의 시대로 돌아가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러나 저는 네 번의 하락장에서도 적립식 매수를 중단하지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제가 매번 아무런 두려움 없이 매수했다는 뜻은 아닙니다. 저 역시 지수가 20% 넘게 떨어졌을 때 “조금 더 내려가면 사야겠다.”라는 생각으로 정해진 매수일을 지키지 못한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가격이 더 내려간다고 해서 매수가 쉬워지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하락의 원인을 설명하는 비관적인 뉴스가 늘어나면서 공포도 더 커졌습니다. 이 경험을 통해 알게 된 사실이 있습니다. 하락장에서 매수를 방해하는 것은 가격이 충분히 싸지 않다는 판단이 아닙니다. 더 싸게 살 수 있을 것이라는 욕심과 앞으로 더 큰일이 벌어질지 모른다는 공포입니다. 이 둘은 주가가 내려갈수록 사라지기는커녕 오히려 강해집니다. 그래서 바닥을 기다리는 사람은 정작 바닥에서도 사지 못합니다. 


문제는 월급처럼 조금씩 들어오는 돈이 아니라, 이미 손에 쥔 목돈으로 투자를 시작할 때 더욱 심각해집니다. 목돈을 한 번에 쥐고 투자를 시작하려 하면 누구나 마켓 타이밍을 재고 싶어집니다. 예컨대 제가 지금 3억 원이라는 목돈을 가지고 있다고 가정해 봅니다. 주가가 1%만 움직여도 자산 가치가 300만 원씩 오르내립니다. 하루 이틀 사이에 웬만한 직장인의 한 달 생활비가 사라졌다가 생기는 것입니다. 이 정도 금액이 눈앞에서 흔들리면 아무리 심장이 강한 사람이라도 매수 버튼 앞에서 망설이게 됩니다. “오늘 말고 내일 사는 것이 낫지 않을까?” “이번 주에 중요한 경제지표가 발표된다는데 그것을 확인하고 사야 하지 않을까?” “금리 인하가 확실해진 다음에 들어가도 늦지 않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하다 보면 처음에는 며칠만 기다리려고 했던 사람이 몇 달 동안 현금을 들고 있게 됩니다. 그사이 주가가 오르면 너무 올라서 못 사고, 떨어지면 더 떨어질까 봐 못 삽니다. 결국 시장에 진입하지 못하거나, 오랫동안 상승하는 모습을 지켜보다 공포가 탐욕으로 바뀐 뒤에야 뒤늦게 뛰어들게 됩니다. 


저 역시 목돈 앞에서는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두 번째 집의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으면서 1억 3천만 원이라는 돈이 한꺼번에 생긴 적이 있습니다. 지금도 큰돈이지만 당시의 저에게는 훨씬 더 크게 느껴졌습니다. 인덱스 투자 원칙에 따르면 이 돈을 곧바로 시장에 투자해야 했습니다. 현재 가격이 고점인지 저점인지 알 수 없고, 시장은 장기적으로 상승해 왔으므로 투자할 돈이 생기면 바로 투자하는 것이 논리적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막상 1억 3천만 원을 손에 쥐자 머리로 알고 있던 원칙을 실행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당시 주식 시장이 이미 너무 많이 올라 고평가되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지금 한 번에 투자했다가 곧바로 폭락하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 때문에 일부만 인덱스에 투자하고, 나머지 일부는 다른 곳으로 돌렸습니다. 그중 하나가 나중에 큰 사회적 문제가 되었던 홍콩 ELS 상품이었습니다. 다행히 저는 홍콩 ELS에서 손실을 보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제법 괜찮은 수익을 거두고 조기 상환받았습니다. 그렇다면 결과적으로 잘한 투자였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같은 시기에 그 돈을 S&P500 인덱스 상품에 투자했을 경우와 비교해 보니 인덱스 투자에서 얻을 수 있었던 수익이 더 컸기 때문입니다. 투자의 실패는 반드시 계좌에 찍힌 마이너스 숫자로만 나타나지 않습니다. 원금 손실을 보지 않고 수익까지 얻었더라도, 불필요하게 시장 밖에 머무르느라 더 큰 수익을 놓쳤다면 기회비용이 발생한 것입니다. 타이밍을 재는 대가는 눈에 잘 보이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더욱 알아차리기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목돈이 생겼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미 목돈이 생겼다면 이를 일부러 여러 조각으로 나누어 오랫동안 현금으로 보유하는 것이 적립식 투자는 아닙니다. 기대수익만 따지면 이미 확보한 목돈은 한 번에 투자하는 것이 원칙에 가깝습니다. 주식 시장은 장기적으로 우상향해 왔고, 현금으로 기다리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시장의 상승 구간을 놓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입니다. 제가 말하는 적립식 투자는 손에 쥔 3억 원을 100등분하여 매달 300만 원씩 투자하는 방식이 아닙니다. 그렇게 하면 전액을 투자하는 데 100개월, 즉 8년 4개월이 걸립니다. 그동안 대부분의 돈은 시장 밖에 머무르게 됩니다. 이것은 투자 시점에 대한 부담을 없앤 것이 아니라 결정을 8년 넘게 미룬 것에 가깝습니다. 제가 말하는 적립식 투자의 핵심은 애초에 3억 원이라는 목돈을 만들지 않는 것입니다. 월급이나 사업소득이 들어오면 생활비와 비상자금 등 가까운 시일 안에 사용할 돈을 제외하고, 장기간 사용하지 않을 돈을 그때그때 시장에 투자하는 것입니다. 이번 달에 300만 원의 여유 자금이 생겼다면 3억 원이 될 때까지 통장에 쌓아 두는 것이 아니라 이번 달에 바로 300만 원을 투자합니다. 다음 달에 다시 300만 원이 생기면 그 돈도 그때 바로 투자합니다. 따라서 적립식 투자는 목돈을 쪼개어 투자하는 전략이 아닙니다. 아직 벌지도 않은 미래의 소득을 미리 투자할 수는 없으므로, 소득이 발생할 때마다 투자 가능한 금액을 지체 없이 시장에 넣는 과정입니다. 현금을 쌓아 두었다가 적당한 시점에 나누어 들어가는 분할 매수와는 출발점부터 다릅니다. 두 방법은 겉으로 보면 매달 같은 금액을 투자한다는 점에서 비슷해 보입니다. 그러나 본질은 완전히 다릅니다. 이미 3억 원을 가진 사람이 매달 300만 원만 투자한다면 나머지 돈의 진입 시점을 계속 미루는 것입니다. 반면 월급에서 매달 300만 원의 여유 자금이 새로 생기는 사람이 그 돈을 즉시 투자한다면 투자 가능한 돈을 항상 시장에 넣어 두는 것입니다. 전자는 현금 보유를 선택한 것이고, 후자는 목돈이 형성될 틈을 주지 않은 것입니다. 


저도 과거에 전세로 거주하면서 상당한 돈을 보증금으로 묶어 두었습니다. 이후 현재 거주하는 집의 임차보증금을 제외하고 돌려받은 돈 가운데 약 1억 원을 거의 한 번에 투자했습니다. 하지만 지금 돌아보면 사회 초년생 때부터 상대적으로 보증금이 적은 월세에 살면서 매달 남는 월급을 투자했다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랬다면 거대한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은 뒤 한꺼번에 투자해야 하는 심리적 부담도 없었을 것이고, 돈이 시장에 머무르는 기간도 훨씬 길었을 것입니다. 사람들은 흔히 “목돈을 만들어서 투자하겠다.”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주식 투자에서는 목돈을 만드는 과정 자체가 시장 진입을 늦추는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매달 300만 원씩 모아 3억 원을 만들려면 단순 계산으로 100개월이 걸립니다. 그동안 현금으로 쌓아 둔 돈은 시장의 장기적인 상승과 복리 효과에서 소외됩니다. 그리고 마침내 3억 원을 모은 뒤에는 그 돈이 너무 커져서 오히려 매수 버튼을 누르기 어려워집니다. 반면 매달 생기는 300만 원을 그때그때 투자하면 매수 시점을 크게 고민할 필요가 없습니다. 3억 원을 한 번에 투자하면 주가가 1%만 움직여도 평가액이 300만 원 변하지만, 이번 달에 새로 생긴 300만 원을 투자하면 같은 1%의 움직임은 3만 원의 차이에 불과합니다. 300만 원 때문에 매수 버튼을 누르지 못하는 사람은 많지만, 3만 원의 차이 때문에 장기간 투자를 미루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더 중요한 차이도 있습니다. 매달 300만 원을 투자하여 시간이 흐른 뒤 계좌가 3억 원이 되었다면, 어느 날 갑자기 3억 원 전부를 시장에 투입한 것이 아닙니다. 수년 동안 서로 다른 가격에 조금씩 매수한 결과가 3억 원으로 쌓인 것입니다. 그동안 여러 차례의 상승과 하락을 직접 경험했기 때문에 변동성을 견디는 힘도 함께 길러집니다. 처음으로 매수 버튼을 누르는 순간부터 3억 원의 등락을 감당해야 하는 사람과는 심리적 조건이 완전히 다릅니다. 이것이 적립식 투자의 진짜 장점입니다. 목돈을 여러 조각으로 쪼개는 것이 아니라, 목돈이 되기 전의 작은 돈을 생기는 즉시 투자함으로써 거대한 진입 결정 자체를 없애는 것입니다. 적립식 투자는 바닥을 정확히 맞히는 전략이 아니라 바닥을 맞힐 필요 자체를 없애는 전략입니다. 인덱스 투자는 제가 시장보다 똑똑하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게임이 아닙니다. 특정 기업의 미래를 맞히거나, 경기 침체와 반등의 시점을 예측하거나, 뉴스와 경제지표를 남들보다 빠르게 해석하는 게임도 아닙니다. 제가 시장의 고점과 저점을 알아맞힐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그럼에도 시장에서 이탈하지 않도록 제 행동을 설계하는 게임입니다. 지나고 나면 가장 좋은 매수 시점은 언제나 선명하게 보입니다. 코로나 폭락 당시의 차트를 펼쳐 놓고 2020년 3월에 샀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2020년 3월을 직접 살고 있던 사람에게는 그 지점이 바닥으로 보이지 않았습니다. 세계 경제가 어디까지 무너질지 알 수 없는 낭떠러지의 중간처럼 보였습니다. 앞으로도 마찬가지입니다. 다음 폭락의 원인은 코로나와 다를 것이고, 그때 쏟아지는 뉴스는 과거의 어떤 위기보다 심각하게 느껴질 것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애초에 주가가 폭락하지도 않습니다. 모두가 곧 회복될 것이라고 믿는 시장에서는 누구도 공포에 질려 주식을 헐값에 팔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가장 좋은 매수 시기는 나중에 차트를 보고 찾아내는 특정한 날짜가 아닙니다. 월급이 들어오고, 생활비와 비상자금을 제외한 장기 투자금이 생긴 바로 그때입니다. 다음 달에 더 좋은 가격이 올지 고민하며 현금으로 쌓아 둘 필요가 없습니다. 이번 달에 생긴 돈은 이번 달에 투자하고, 다음 달에 생긴 돈은 다음 달에 투자하면 됩니다. 이미 목돈이 생겼다면 적립식 투자라는 이름으로 오랫동안 시장 밖에 세워 두기보다 일시 투자의 원칙에 따라 판단해야 합니다. 반면 아직 목돈이 없다면 목돈부터 만들겠다고 투자를 미루어서는 안 됩니다. 투자할 수 있는 돈이 생길 때마다 기계적으로 매수하여 애초에 타이밍을 고민해야 할 거대한 현금 덩어리를 만들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지금이 고점인지 저점인지 고민하며 매수 버튼을 망설이는 시간 자체가 장기 복리 효과를 갉아먹습니다. 시장에서 돈을 버는 사람은 언제나 가장 싼 가격에 산 사람이 아닙니다. 완벽한 시점을 찾느라 시장 밖을 떠돌지 않고, 불완전한 시점에라도 투자를 시작하여 오랫동안 시장에 남아 있었던 사람입니다. 가장 좋은 매수 시기는 목돈을 다 모은 먼 미래가 아닙니다. 오만한 예측을 버리고, 이번 달에 새로 생긴 투자 가능 금액을 기계적으로 시장에 넣는 바로 그 순간입니다.


감사합니다. 




물타 님의 게시글 댓글
  • 주소복사
  • Facebook
  • X(Twitter)
댓글 • [12]
등대같은삶
IP 118.♡.14.5
07-18 2026-07-18 13:04:40
·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물타
IP 58.♡.255.12
07-18 2026-07-18 16:23:21
·
@등대같은삶님 감사합니다 :)
backaura
IP 106.♡.78.219
07-18 2026-07-18 13:11:48
·
그동안 대단히 감사했습니다. 저도 주식의 고수인줄 알고 까불거리기도 했지만 결국은 손실도 보고 급등주도 해보고 상따도 해보고 유튜브로 강의도 들어보고 했지만 저 나름대로 결론을 내렸습니다 “나는 주식의 미래 예측할수 없다”라고요. 1-2년 전쯤이었던가요 선생님의 게시물을 보고 저도 나스닥 적립식으로 운영중입니다. 수익도 맛보고 있지만 제가 잘해서가 아니지요. 주식은 원래 그런구조니까요. 제가 이런 방향을 정한것도 선생님 게시물을 접하고 그의 영향에 없다고는 말하기 힘들것 같습니다. 투자의 이정표가 되어주신 선생님께 경의를
표합니다. 앞으로 글을 여기서 못본다니 많이 아쉽습니다(다른곳으로 가신다면 어디로 가실지 쪽지 가능하실까요? ㅎㅎ).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진정한 경제적 자유가 따르시길 기원드립니다.
물타
IP 58.♡.255.12
07-18 2026-07-18 16:26:32
·
@backaura님 저 또한 감사드립니다. 제가 투자의 이정표가 되었다니 정말로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계속 투자를 하시다보면 굴곡이 있을지언대 포기하지 않고 쭉 이어나가시기 바랍니다.

다른 커뮤니티로는 가지 않습니다. 커뮤 생활에 환멸을 느꼈다고나 해야 할까요? ㅎㅎ 투자일기는 그냥 제 개인적인 블로그에 조용히 연재할 생각입니다. 감사합니다. 건강 잘 챙기시고 투자 생활도 잘 이어 나가시기를 기원하겠습니다 :)
인도고양이
IP 118.♡.10.64
07-18 2026-07-18 15:46:44
·
그동안 글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물타님 글에 감사 댓글을 쓰려고 눈팅만하던 클리앙에 회원가입을 했드랬지요.
앞으로 글을 어디에 올리실 계획이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물타
IP 58.♡.255.12
07-18 2026-07-18 16:25:24
·
@인도고양이님 오래 전부터 보셨군요. 저도 정말 감사합니다. 응원해주시는 분들이 없었더라면 이렇게 지속적으로 투자를 이어나가지 못했을 것입니다. 그리고 제 글이 도움이 되었다니 정말 다행입니다.

다른 커뮤니티로는 가지 않습니다. 커뮤 생활에 환멸을 느꼈다고나 해야 할까요? ㅎㅎ 투자일기는 그냥 제 개인적인 블로그에 조용히 연재할 생각입니다. 감사합니다. 건강 잘 챙기시고 투자 생활도 잘 이어 나가시기를 기원하겠습니다 :)
써동
IP 119.♡.58.22
07-18 2026-07-18 16:04:14
·
뭐든 꾸준히하고 고민하고 더 나은 정답을 찾는게 옳은 방법인거같아요
기나긴 시간 기록하고 고민하신 결과가 대단합니다
물타
IP 58.♡.255.12
07-18 2026-07-18 16:26:59
·
@써동님 네 저도 사실 투자로 이루어낸 성과보다 꾸준히 무언가를 이렇게 지속하고 있다는 데에 만족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
김덕배옹
IP 61.♡.17.39
07-18 2026-07-18 16:59:40
·
개인블로그 링크 좀 부탁드려요
물타
IP 58.♡.255.12
07-18 2026-07-18 17:05:25
·
@김덕배옹님 링크를 걸기는 좀 그렇고 물타 장기투자로 검색하시면 나옵니다.
찍사
IP 1.♡.235.10
07-18 2026-07-18 22:14:50
·
몰타님 덕분에 2년전에 S&P500 tr종목도 알게되고 ISA 계좌도 처음 개설하게 되었습니다. 매달 적립식 투자를 따라서 해보니 투자에 대한 저의 생각도 많이 변했습니다. 쉽지는 않지만 그간 올려주신 글들을 보면서 많이 배웠습니다. 한 동안 글이 안올라와 걱정을 했는데 사연이 있었네요 ㅠㅠ. 모쪼록 앞으로 승승장구 하시길 기원합니다. 많이 감사합니다.
물타
IP 58.♡.255.12
07-18 2026-07-18 22:45:18
·
@찍사님 아이고, 저 때문에 적립식 투자를 시작하신 분들이 참 많으시군요. 저는 이곳을 떠나서도 투자를 계속 이어나가도록 하겠습니다. 찍사님께서도 투자에서 좋은 결과를 얻으시기를 기원하겠습니다. :)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이미지 최대 업로드 용량 15 MB / 업로드 가능 확장자 jpg,gif,png,jpeg,webp
지나치게 큰 이미지의 크기는 조정될 수 있습니다.
목록으로
글쓰기
글쓰기
목록으로 댓글보기 이전글 다음글
아이디  ·  비밀번호 찾기 회원가입
이용규칙 운영알림판 운영소통 재검토요청 도움말 버그신고
개인정보처리방침 이용약관 책임의 한계와 법적고지 청소년 보호정책
©   •  CLIEN.NET
보안 강화를 위한 이메일 인증
안전한 서비스 이용을 위해 이메일 인증을 완료해 주세요. 현재 회원님은 이메일 인증이 완료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최근 급증하는 해킹 및 도용 시도로부터 계정을 보호하기 위해 인증 절차가 강화되었습니다.

  • 이메일 미인증 시 글쓰기, 댓글 작성 등 게시판 활동이 제한됩니다.
  • 이후 새로운 기기에서 로그인할 때마다 반드시 이메일 인증을 거쳐야 합니다.
  • 2단계 인증 사용 회원도 최초 1회는 반드시 인증하여야 합니다.
  • 개인정보에서도 이메일 인증을 할 수 있습니다.
지금 이메일 인증하기
등록된 이메일 주소를 확인하고 인증번호를 입력하여
인증을 완료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