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2년생으로,
거의 1세대 오타쿠입니다.
국민학교 6학년 겨울방학에, 사랑기억하십니까 마크로스를 본 충격과, 연달아 라퓨타를 보고는
이걸 안정적으로 보고 싶다는 생각에 중1때부터, 당시 대만대사관있던 명동과 회연상가를 뒤져서
에니메이션을 보기 시작했습니다. 중 1때는, MBC 국제 가요제에 처음 나온 소녀대를 보고 젠트라데이군 수준의 프로토컬쳐 쇼크를 겪은 세대입니다.
암턴 그러다 보니, 지금도 이런 취미들과 완전 무관하지는 않은 삶을 살고 있네요.
이 세대는, 건담을 책으로 배웠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다이나믹 콩콩 코믹스같은 포켓 북으로 건담을 보고 또 보고 머릿속에서 온갖 이미지 생성기능을 활용해 머릿속에서 에피소드를 보곤 했죠.
물론 86년 즈음부터 일본에 OAV가 활성화 되면서 LD들이 한국에 밀수입되면서, 그나마 여러 에니메이션들을 볼수 있었으나, 건담만큼은 TV편을 보는게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주머니속의 전쟁, 역습의 샤아 등은 보았죠.
말도 모르는 채로 보았던 역습의 샤아는 뭔지 잘 모르겠지만, 마지막의 충격적 전개는 .. 정말 ..
그러다가, 인터넷 시대가 되고.
드디어 1년전쟁, z건담을 볼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또 충격을 받았습니다.
저엉말, 더어어어어어어럽게 재미가 없더군요. 으하하하하하
1년전쟁은 둘째치고, 그렇게 미친듯 보고 싶던 z건담을 10화를 넘겨 보는게 괴롭더군요.
세상에 이럴 수가. 이렇게 재미가 없다니, 주인공들의 행동이 정말 이해가 안되더라구요.
그러다가, 화제가 되었던 턴에이건담을 보게 되었는데,
아.. 이 불친절함과 제 눈에 어설퍼 보이는 연출은, ....
그때 깨달았죠. 아.. 나 토미노 작품을 싫어하는구나.
그 뒤로는 건담을 보겠다는 생각을 안하게 되었습니다. 나랑은 안맞는 작품. 그 시리즈들이 다 그냥 나한테는 별로인 작품.
그러다가, 올 초, 일본에 딸아이와 그 친구들 데리고 일본에 갔다가.
섬광의 하사웨이 2편 키르케의 마녀가 개봉해 있는 걸 봅니다.
호오, 기기.. 라는 여자애 캐릭터가 너무 이쁘네? 싶었습니다. 예고편을 유투브로 찾아보니, 전투 장면이 아오.. 멋지더라구요.
얼마전에 넷플릭스에 섬광의 하사웨이 1편이 공개된걸 기억하고, 귀국해서 섬광의 하사웨이를 보는데....
아 이거 뭔 소린지 하나도 모르겠는 겁니다.
맨헌트? 뭐지? 아무것도 기억이 안나더라구요. 그래서 좀 찾아보니, 적어도 역습의 샤아는 봐야 한다..라고 하여.
유투브에 반다이에서 공개한 역습의 샤아를 다시 봤습니다.
아 세상에. 이런 내용이었구나. 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거 뭐야. 그냥 죽어서 사이코뮤에 결박되?, 그게 의지를 가지고 뉴타잎들과 동기화 하여 추락하는 소행성을 막아? 이런 이야기라니, ㅋㅋ 오컬트 물이잖아? 뉴타잎은 그냥 무당인데? 그냥 완벽한 무당 그 자체.
어릴 때, 그렇게 애절하고 처절해 보이던 장면들이, 이제는 조금 웃기고 과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리고, 또 깨달았습니다. 아.. 토미노라는 사람이, 정말 연출력이 꽝이구나.. 적어도 나한테는 너무나 별로구나
뭔가 대사와, 행동을 제대로 전달하는, 세세한 연출력이 부족하다는 느낌이었습니다.
퀘스 파라야의 행동은 그냥 ㄱㅆㄴ이라는 걸로는 설명이 부족하고.
아무로와 샤아와 죽어가는 상황에서, 그여자는 내 엄마가 될 사람이었다고!! 싶은 대화는 정말.. 아 오글거려.
무슨 지구의 운명을 걸고 싸우는 놈이 죽기 전에 하는 이야기가, .. 아 진짜 깬다. 싶더라구요. 그걸 설득력있는 연출력으로 보여주는게 아니라 그냥 툭툭 던지는 토미노 옹 당신은 정말...
자 이제 준비가 되었다. 섬광의 하사웨이를 보게 되었습니다.
놀랍더군요.
21세기의 기술과 연출력으로 그려진 건담은 놀라운 엔터네인먼트였습니다.
기기라는 압도적 매력의 여자가, 어떻게 하사웨이의 운명을 농락하는지, 결국 50대 중반의 아저씨가 다시 건담을 보게 할 정도의 매력을 발산하는지, 잘 이해시키는 연출력.
그리고, 토미노의 연출력의 부족에 반하여, 이 섬광의 하사웨이의 연출력에 감탄하는 동시에.
토미노의 미래 예상, 즉, 21세기 트럼프와 마가, 환경 문제와 빈부격차, 이민자들을 공격하는 ICE, 모든 것들이 이야기를 만들어낸 50년의 시대가 드디어 토미노의 이야기를 따라왔구나 싶더군요.
이게 무슨, 그냥 오늘날의 정치 현실을 그대로 담고 있는 현대의 우화였던 것입니다. 건담이라는 것은..
정말 감탄하게 되더군요.
그리고, 얼마전 아이맥스로 개봉일날 키르케의 마녀를 보았습니다.
소감은 역시 전편과 비슷합니다.
압도적인 전투 액션의 연출, 마치 전투기 전투를 보여주는 듯한 모빌슈츠의 전투.
그리고, 그 사회상을 통해 보여주는 지구가 처한 문제에 양 진영이 어떤 자세를 보여주는지 잘 보여주는 연출력.
하사웨이가 결국 샤아의 뒤를 이어,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청년으로 자라 테러리스트가 되고...
여전히, 퀘스 파라야와 첸 나기를 죽인 죄책감에서 벗어나지 못해 환각을 계속 보는...
그리고, 결국 또 비슷한 ㄱㅆㄴ인 기기 안달루스아에 빠져버리는 하사웨이.
(그래도 얘가 퀘스 파라야 보다는 낫습니다)
검색하는 과정에서 대략 결론은 알게 되어, 어떤 비극으로 끝날지 스포당해 버렸습니다만.
그래도 이 불쌍한 청년을 좀 구원해주었음 하는 마음이 드네요.
정말 50년의 세월을 넘어, 건담이라는 작품이 가진 매력을 다시금 알게 해준 작품이었습니다.
21세기 일본이 보여줄 수 있는 압도적 퀄리티의 엔터테인먼트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관심 있으신 분은,
최소한 역습의 샤아 보시고 섬광의 하사웨이를 보시고 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그래야 저 하사웨이가 왜 저따구로 구는지 이해가 됩니다.
그러니까, 의사가 주는 약은 먹으라고 하사웨이!!!!!!!!!!
영화 보고 나서 그 생각이 났습니다.
한 중국 여자애가, 미국 여행가서 호텔에 묵었는데, 실종되었다가, 옥상 물통에서 퉁퉁 불어 죽은 채로 발견됩니다.
문제는 거기에 스스로 올라가서 ㅈㅅ을 한건데.
CCTV를 보면, 이 여자애가 혼자 기괴한 행동을 하죠. 마치 누군가와 숨바꼭질을 하는 듯한, 하지만 영상에는 혼자만 찍혀 있었죠. 그래서 귀신에 홀렸다. 호텔이 원래 귀신 나오는 걸로 유명한 거다..
하지만 진실은,
그 여자애는 정신 병을 앓고 있었고, 미국 여행가서는 약을 안먹었다고 하죠. 가족들은 걔 약 안먹으면 그래요. 언젠가 그럴 줄 알았어요.. 하고 인터뷰 하죠.
그러니까, 하사웨이!!!!!!!!! 약을 먹으라고!!!!!!!!!!!
큰(미래) 세계관(설정)이 흥미를 끌었던 것 같습니다.
물론 건담 기체, 전투 방식과 캐릭터들도.
우주세기, 이런 거 깊게는 모릅니다만, Z건담, 더블 Z건담까지 보고, 그 뒤에도 속편?들 가끔 봤었죠.
역습의 샤아, 섬광의 하사웨이, 이 순으로 보면 되는군요.
보게 될 지는 모르겠습니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