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미오와 줄리엣 The Clow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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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겨운 분들과 연극을 같이 관람했다. 광대이기 때문에 심심하지 않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두 남녀가 <로미오와 줄리엣>을 각색하고 연기해 또 하루를 심심하지 않게 보낸다. 주요 등장인물들을 둘이서 다 소화하고 비극이 끝난 다음에는 대안적 해피 앤딩도 해준다. 물론 중간 중간 자신들이 광대임을 상기시키기도 한다. 익살스러운 - 희극적인 것과 구별되어야 한다 - 표정과 몸짓과 행동과 대사가 오리지널 <로미오와 줄리엣> 무대같은 그것들과 위화감 없이 어우러져 있다. 이런 연출의 의도 또는 예술적 효과는 무엇일까? 무대장치는 아주 미니멀하면서도 전혀 부족함이 없었다. 이 관람의 계기가 된 것은 악사로 출연한 이가 내가 졸업하고 강의한 과의 대학원 학생이라는 사실인데, 녹음한 것을 틀어놓을 수도 있는데도 무대 한귀퉁이에 자리하고는 서너가지 악기와 여러 효과음 장치들을 직접 연주하고 조작했으니 출연이 맞다. 더구나 스스로 작곡한 곡들이었고 극의 진행과 너무나도 잘 어우러졌다. 이런 류의 음악, 또는 뮤지컬 음악의 아주 훌륭한 곡들의 작곡가로 이름을 떨칠 날이 오기를 빈다. 두 주인공이 멋진 노래를 두 번인가 부르는데, 아마 그 노래도 직접 작곡했을 것이다. 노래를 너무 잘 불러서 요즘은 연극 배우 하려면 노래도 잘 불러야 하는구나, 내 유전자로는 다시 태어나도 배우가 못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얘기를 하니, 정겨운 분들 왈, (얼굴만 되고) 연기도 못 할 것 같단다. 하지만 연기도 못 할지는 알 수 없다! 당장 이 공연에서도 맨 앞줄에 앉아있던 덕에 '레이첼'이라고 외치는 목소리 연기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