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사람이 집에서 컴퓨터 작업을 하는 책상은 원래 손님이 왔을 때 사용하는 식탁입니다. 나무 식탁에 멋진 합성섬유 식탁보가 깔려 있습니다. 그리고 방 바닥은 미국 드라마에서 보는 것처럼 (합성섬유로 만든) 전체 카페트입니다. 겨울에 인체에 정전기가 축적되기 좋은 환경입니다.
게다가 책상에는 마우스를 편하게 사용하려고 아래 사진 비슷한 장패드를 깔았습니다. 이것도 합성섬유입니다.

노트북에 외부 모니터와 키보드, 마우스를 연결해서 사용하는데, 마우스를 사용하면 10분에 한번 꼴로 외장 모니터와 노트북의 연결이 버벅대며 연결이 리셋되는 현상이 발생해서, 마우스를 정전기가 통하지 않는 무선 마우스로 바꿨습니다. 그 뒤로 모니터와 연결이 리셋되는 현상은 없어졌습니다.
그래도 일하다가 다른 금속 물체 (스탠드, 샹들리에, 그리고 노트북 몸체)를 만지면 정전기가 튀었습니다. 겨울이니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4년을 사용했습니다.
그러다가 지난 주, 노트북이 고장났습니다. 부팅 로고 화면 뒤로는 아무것도 안 되는 증상입니다. F2, F12 키 아무것도 안 먹습니다. 유일하게 먹는 것이 M키를 누른 채로 전원을 켜면 화면 RGB 확인 모드가 동작하는데, 딱 그것까지입니다.

클리앙에 물어봐서 배터리도 커넥터도 분리해 보고

하루종일 켜 놓으면 되는 경우도 있다고 해서 켜 놓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돌아오지 않더군요.

그래서 다음날 새 컴퓨터를 사 왔습니다. 코스트코에서 300불 할인행사가 있어서 900불에 샀습니다.

저번 컴퓨터는 반복되는 정전기로 손상된 것 같아서, 이 컴퓨터는 손상되지 않도록 정전기를 해소하는 매트를 신속히 구입하기로 했습니다. 예전 환경에서 마우스나 노트북 몸체는 USB선을 통해 모니터와 연결되고, 모니터는 전원 공급선을 통해 가정 콘센트 접지 단자와 연결되어 있으므로 몸에서 정전기가 튀더라도 USB 선을 통해 모니터로 가서 최종적으로 가정 배선 접지를 통해 안전하게 배출되어야 하겠지만, 실제로는 그렇게 순순히 방전되지 않고 정전기가 전자 회로에 결함을 누적시켰던 것 같습니다.
정전기 방지 매트 하면 바로 생각나는 전자제품 수리 작업용 ESD 매트는 손목에 연결해야 하는 스트랩이 있고 디자인도 집사람이 보면 기겁할 공업용 디자인이라서 다른 용도로 나온 매트를 찾다가 이런 물건으로 결정했습니다. grounding mat 로 검색하면 나오는 물건 중 하나입니다.
판매자는 접지된 바닥에 서 있음으로서 건강에 좋은 제품으로 광고하는 제품입니다. 수면 질 개선, 염증 방지, 혈류 개선.....컴퓨터에 깔면 일하면서 이 다섯가지 효과를 동시에 누릴 수 있겠군요!!

매트에 접지 효과가 있으면 정전기가 대전된 인체가 매트를 통해 전하가 흘러나가기 때문에 노트북 몸체나 마우스에 닿아도 그 물체들로는 정전기가 튀지 않을 것입니다.
배송 온 매트를 뜯어봤습니다. 표면 재질은 도전성 인조가죽입니다. 가격은 30불입니다.

동봉된 형광펜처럼 생긴 물건은 접지 효과를 확인하는 기구라네요. 어떤 방식으로 작동하는지 호기심이 생겼습니다.

그냥 두 개 전극 사이에 통전이 되면 내장 전지에 의해 LED가 들어오는 구조인 것 같습니다. 두 전극 사이에 4.5V 전위가 걸려 있고,

0.28mA가 흐르면 LED가 들어오네요. 그래서 저 두 전극은 반드시 접지된 물체에 닿지 않더라도, 도전성 인조가죽 표면에 닿기만 해도 LED가 들어옵니다. 결국 별 것 아닌 검출기네요. 매트가 제대로 접지되어 대지 전위가 낮아진 것을 확인하는 기능이 아니라 매트 표면이 도전성 재질인지만 보여주는 검출기입니다.

설치한 결과입니다. 2개 들이 포장이라서 한개는 키보드 밑, 다른 한개는 노트북 몸체 밑에 깔았습니다. 표면이 인조가죽이고 중량감이 있어서 마우스 사용감은 양호합니다.

패드에 연결되는 접지선은 이렇게 벽 콘센트의 접지 전극에 끼워넣게 되어 있습니다. 끼워넣는 과정 사진을 찍으려고 절반만 삽입한 상태입니다.

접지선에는 약 10㏀ 저항이 삽입되어 있습니다. 혹시 사용중 사용자 실수로 교류 전원과 연결되더라도 매트를 만졌을 때 찌릿한 감각만 느껴지고 심한 감전은 발생하지 않도록 전류를 제한하는 안전장치입니다.

사용해 보니 집 카페트 위에서 걸어다녀서 몸에 정전기가 대전된 상태에서 컴퓨터 앞에 앉아 매트를 만지면 손가락에서 매트로 정전기가 튀는 것이 느껴집니다. 매트로 정전기가 방출되면 컴퓨터나 키보드, 마우스로 정전기가 튈 위험은 없거나 크게 감소하겠죠.
(댓글로 표면 저항을 물어보셔서 그 답으로 추가합니다.)
매트의 표면 물질 저항은 1cm 거리 당 1.2㏀ 정도로 낮습니다. 이 매트 위에서 노출된 PCB 제품 수리를 할 때는 매트에 의한 합선 위험을 감안해야 하겠습니다.

표면 저항은 1cm 거리에서 1.2㏀ 정도입니다. 본문 마지막에 사진으로 추가했습니다.
참고로 3mm 거리에서는 600Ω, 30cm 거리에서는 2.8㏀ 정도입니다.
아, 아니면 내부에 전도도가 높은 금속이 있어서 사실상 높은 저항의 접촉저항 + 낮은 저항의 장거리 저항의 조합일수도 있겠네요.
A/S센터에 전화하니 보드가 나갔을 수 있다며 가지고 오라고해서 가려다가 혹시나 해서 지피티에 물어보니 노트북 바닥에 리셋 구멍이 있으니 눌러보라고 해서 핀으로 눌럴더니 다행히 살아나더군요.
저는 정전기방지 열쇠고리를 바로 구매했는데, 이런 매트도 있었군요. 구매해봐야겠습니다.
참, 델노트북도 리셋 구멍 있는지 확인해보세요.
본문에서 겪은 문제는 전원에서 오는 찌릿함이 아니고 인체에 대전된 정전기가 컴퓨터 금속을 통해 대지로 방전되는 현상이었습니다. 무접지 전원을 썼더라면 (접지가 없으니까) 정전기가 대지로 방전되지 않았을지는 해 보지 않아서 알 수 없네요. 대신 무접지라서 전원에서 오는 찌릿함이 있었을테니 찌릿함에 불편한 상태로 컴퓨터를 사용했을 것 같습니다.
제 노트북도 정전기 손상이 없어야 하는데...걱정되네요.
전혀 다른 이야기입니다만, 혹시 델 노트북 모델이 뭔지 알 수 있을까요??
신형 XPS인지 싶은데, 많이 예뻐서 문의드립니다.
그리고...혹시 수리는 검토하지 않으셨는지요?
크기도 작고 스피커도 좋고 키보드도 성능이 좋아 만족스러운 컴퓨터긴 한데, 수리에 필요한 중고 메인보드의 가격이 235불 (34만원)정도로 만만치 않아서 수리 후 가치를 생각해 보면 애매합니다.
집사람은 사무를 위해 컴퓨터가 빨리 필요했기 때문에 수리하느라 지체하지 않고 새 컴퓨터를 사서 그 날 설정해서 사용할 수 있게 만들어 줬습니다.
(혹시 이 댓글 읽으시는 솔로분들, 절대로 여자친구 분이 무거운 구형 노트북 매고 낑낑댄다고 최신 경량 노트북 사주시면 안됩니다! 저처럼 결혼당합...네! 저는 행복합니다...그렇게 알고 계십쇼!!)
그래서 고쳐보십사 추천드릴려고 했는데...미국 사시는 듯 하네요...-.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