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만에 인사드립니다.
trim입니다. 한동안 클리앙 눈팅러 생활만 했던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저희가 하고 있는 프로젝트에 관심을 보여주신 많은 분들이, 아직도 좋은 인연으로 남아서 서로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저에게 많은 도움을 주셨던 한분은 건축사사무소도 최근 개업하셔서 반갑게 소식을 전해주셨고, 몇몇 분들은 우리가 이미 5년전에 선보인 기술들을 어플들이 조금씩 따라하고 있다는 것도 알려주시고, 그러면서 trim은 손놓고 놀고 있었는가? 라는 질문에 변명을 해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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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처음 알약 계수기를 개발하기 시작했던 이유는, 실시간 대응을 위해서였습니다. 개발을 시작하기전에도 사진을 찍어 알약을 카운팅하는 업체들이 몇 있었으나, 가감히 탈피하기로 합니다. 그러는 사이 우리는 800만원이 넘는 레이저방식 Kirby사의 RM1이라는 제품을 구매해서 사용을 하였고, 현재도 약국에서는 주된 카운팅 머신으로 사용하게 됩니다. 그러면서 미국의 vivid사의 제품을 구매하면서, 우리도 개발할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어서 제품을 들고 여러 개발자들과 미팅을 하게 되고, 결국 이란계 스위스 로잔연방공과대학 박사와 연결이 되어 저희의 첫 제품이 개발 완료되었습니다. 말 그대로 실시간 카운팅의 시작이었고, 한국에서는 저희가 최초였습니다. 하지만 많은 편견에 부딛쳐야 했고, 제품이 너무 크다... 일정부분 인정은 하지만, 우리는 작업자의 절대적 공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파악했습니다.

세팅중인 제품입니다. 많은 약사분들이 원하는 마이크로한 크기의 제품을 만들었습니다. 어찌보면 윤약국과 저희팀의 아집에 의해서 큰 제품에 집착하고 있지 않나라는 스스로의 돌아보기용으로 제품을 한번 만들어 봅니다.
그리고 들리는 말은 '이제야 약국에서 쓸수 있겠다.'라는 답변을 받았고, 몇몇 약사님들을 초대하여 기존의 제품과 새로운 제품을 비교 테스트를 하였습니다.
결과는 크기가 작은 제품이 불편하다는 점을 모두 지적합니다. 비로서 저희가 제품의 크기를 키울수 밖에 없음에 대한 동의가 5년만에 이뤄진 셈입니다. 또 처음 개발당시 생경했던 제품이, 이제는 보편화된 어플들로 인해 상당한 이해능력이 약사분들에게 장착되어 있었습니다.
우리는 알약을 트레이에 올려놓지 않습니다. 퍼 붓습니다. 업무 일과중 알약 카운팅을 위해 정성 들여 알약이 다른 곳으로 튈까 걱정하는 마음을 줄이기 위해 트레이 디자인을 잡았습니다. 트레이에 알약을 붓는 행위만으로도 이미 약국에 와서 제품을 시연한 약사분들은 뭔가 모를 시원한 감정이 들었다고 말합니다. 바로 한분에 갑자기 어플을 꺼내서 같은 방식으로 테스트를 하는데, 그 짦은 찰라, 본인들이 불편하게 사용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고 하시더군요. 그리고 작업공간 확보를 위한 제품이 커지는것은 받아들일수 밖에 없다는 답변을 하십니다. 눈에 보기에는 작고 아담해서 좋아보였지만, 실상 약을 트레이에 붓기라도하면, 손이 모니터에 걸리적 거리는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어플들은 이미 충분히 성숙해, 결과값에 대한 불신은 없을것 같습니다. 하지만 약국에 내방하신 분들은 대체로 실시간으로 약을 소분해서 제공해야하는 병원, 그리고 대형약국의 약국장이셨습니다. 고로 저희 제품은 모든 약국에 필요한 제품은 아닙니다. 하루 5-6번 정도 소분 포장해야하는 경우라면 굳이 우리같은 장비가 필요하지 않을수 있습니다. 하지만 하루에 수십번 이상 실시간 카운팅을 위해 제품을 항시 대기시켜놓고 사용하시는 경우라면, 저희 제품이 맞을수 있습니다.
일전 카피캣으로 여겨지는 분으로부터 집요한 질문을 받고, 녹음까지 해도 되냐고 해서 녹음 하는것을 보면서 저는 개발에 대한 핵심을 제외하고는 모두 말씀을 드렸습니다. 어짜피 이바닥에 영원한 비밀이 없으니 말입니다. 한편으로는 얼마나 절박하면 저럴까라는 생각도 하면서 말입니다.
그리고 어플에서 제공하는 라이브와는 달리 저희가 5년전부터 추구해온 에러 검출 기능과, 자동으로 진동으로 알약의 뭉침을 풀어주고, 그럼에도 심하게 stacked 되어있는 부분을 찾아서 작업자에게 알려주는 기능, 손이 들어가 있어도 알약을 카운팅하면서 지금 몇개의 알약이 대략적으로 트레이 위에 있는지 추적하여 이를 게이지바로 제공하여 작업자가 원하는 목표 수량에서 멈춰서 정확한 결과값에 도달하게끔 하는 기능(특허출원중).
애초에 우리는 단순 알약 카운팅에 집중하지 않고, 레이저 방식의 Kirby의 RM1을 타켓으로 삼았다는 얘기에 모두 수긍하는 분위기였습니다.
현재 개발은, 로잔연방공과대학 친구의 소개로(출산 육아로), 다른 개발자가 이 개발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MIT 출신 입니다. 그리고 지난번 개발자는 과학자에 가까웠다면, 금번 개발자는 기구 설계에 대한 이해도도 높아서 제가 한결 편하게 게임하듯 개발을 진행했습니다.
여전히 우리는 약국 조제실에서 사용하는 제품들은 전용 장비로 제작해야 한다는 철학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지나온 시간만큼 우리가 필요로 했던 기술이나, 장비들이 업그레이드가 되어서, 오히려 개발은 훨씬 수월했습니다.
현재 시제품을 만들기 위해 여러군데 견적을 받고 있습니다. 제품 하나 생산할때마다 2-3000만원이 들어가는 형국이라, 무척이나 조심스럽습니다.



우리 팜허브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그리고 완성후 파기하고 다시 개발을 시작한 알약 제포기도 곧 시제품 생산을 위해 돈모으고 있습니다. 기다리셨던 분들께 생존 신고겸 안부 인사 드립니다.
저도 웹 프로그래머인지라 기획~완성까지 흐름이 어떻게 가나 궁금해서 보고 있는데..
아직도 멈추지 않고 발전중이라는게 멋지네요...
마침표 찍는 조만간 올거같아 그날이 기다려지네요...
응원합니다.
생각보다 이 시장이 어려운 곳입니다. 일부 업체는 자신들의 로고를 쓰라고 하고, 로열티로 매출의 10%를 요구하기도하고, 보통은 제품을 테스트하고 싶으면 몇대 정도 시제품 주문해서 판단후 함께 갈지를 정해야함에, 우리보고 테스트 머신 수십대까지 다 무상으로 제공해달라고 요구하는것이 너무 디폴트여서, 쉽지만은 않습니다. 그래도 어떻게든 마무리 될거라 생각이 드네요.
이야기 감사합니다.
여러 약국에 깔리기를 고대합니다.
뭉친 부분을 (아마 진동으로) 풀어주는 것 같은데 알약하나의 무게를 추정하는 방식으로는 계수하기 힘들까요?먼저 한두개 올려놓고 실시간 무게를 측정한 후 전체를 부은상태로 측정하여 뭉친 부분의 대략 갯수륵 추정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행여나 진동으로 알약의 부스러기가 생기지 않을까하여 지나가다 의견 드립니다.
제품 출시까지 됐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