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하게 만들어진 건 확실하고 얼마나 이상헌건지 궁금해서 타봤습니다. (극장에서 영화 디워를 보는 것과 흡사한 기분이었습니다.)
1. 한강버스 확인: 카카오맵으로 보니 마곡행 수십 좌석 이상, 잠실행 수십 좌석 이상 남았다고 나옵니다.
2. 마곡행은 한 시간 이상 기다려야 하고 잠실행은 20분 정도 후에 여의도(제가 있는곳) 도착 예정으로 나옵니다.
3. 선착장 가니 번호표를 뽑으랍니다(???) 아니 버스나 전철 탈 때도 번호표 뽑고 탔나… 더 놀라운 건 카카오맵에선 탈 수 있다고 나오는 잠실행은 매진이랍니다?? 한 시간 남은 마곡꺼 번호표를 받습니다.
4. 한 시간 이상 시간이 남아서 한강라면을 먹었습니다.
5. 시간 맞춰 한강버스가 옵니다.
6. 내리는데 몇 분 걸린 거 같습니다.
7. 타는데도 몇 분 걸린 거 같습니다.
8. 좌석은 흡사 피치항공을 연상케 합니다. 좁은 좌석 간격 + 등받이 조절 안 됨.. 단거리라면 탈만한데 마곡에서 잠실까지 두 시간이 소요되므로 실질적으로 피치항공과 동급의 구조라 여겨집니다. 그나마 다행인건 저는 여의도에서 마곡까지 45분인가 걸린다는 점입니다.
전면에 두 개의 세로 스크린이 있고 비상 안내 행동 같은 화면이 나오는데 왼쪽은 망가졌는지 꺼져있습니다.
9. 좁은 좌석 간격 때문에 맨 앞줄에 탔는데 QR 코드 찍고 승선신고를 유도하더군요. 그런데 맨 앞 줄은 승선 신고하는 QR 코드가 없습니다(??)
10. 비행기로 치면 시트벨트 사인이 꺼지는 순항고도에 올라간거같은 느낌이 드니 갑판으로 나와도 된답니다. 갑판으로 나갑니다.
11. 좀 있다 망원 선착장에 도착하니 다시 배 안으로 들어가랍니다.
12. 위 과정을 망원에서 한 번 더 반복합니다.
13. 마곡선착장에 도착해서 내렸습니다.
14. 저를 포함한 내린 사람들은 딱히 할 게 없어서 강서로로 우르르 나갑니다.
15. 버스 정류장이 있고 6611번 버스가 멈추는 거 같은데 10분 후 도착 예정이랍니다.
16. 거기서 양천향교까지 걸어서 10분이 안 될 거 같아 양천향교까지 걸어갔습니다.
17. 그리고 다시 양천향교에서 전철타고 여의도까지 왔습니다. (또 탈 엄두는 못남..)
그리고 3시간 뒤에 좌초됐답니다 ㄷㄷㄷ (한강버스 102호를 탔었음)
한강버스란 놈에 대해 정리를 해보면
1. 서울 대중교통의 장점 중 하나는 포털 맵과 연계되는 정보성인데 연계는 되지만 실제 탑승 가능 유무는 선착장 가봐야 알 수 있는 해괴한 구좁니다.
2. 그래서 은행 창구도 아니고 번호표 뽑고 기다려야 합니다.
3. 대중교통과 관광교통의 가장 큰 차이점은 목적성이라 생각합니다. 대중교통은 어디를 가기 위한 뚜렷한 목적성을 갖고 이동하고 이러한 목적성이 없으면 대중교통으로써의 기능이 상실됐다는 생각인데 한강버스는 이러한 도착지 목적성을 담보로 하는 대중교통이 아닙니다.
4. 결국 한강버스란 놈은 유람선에 가성비 + 이동이 가능하다는 점만 추가된 건데 이걸 대중교통이라고 하는 건 사기가 아는가 하는 생각입니다.
5. 그리고 그 유람선이라는 놈도 동계 시즌엔 잠실로 가지도 않습니다. 한강버스는 유람선도 안가는 동계 시즌에 기어코 잠실 가다가 좌초까지 됐죠.
숏폼 이벤트 하는 거 같던데 번호표 뽑고 기다리라는 거 영상 찍어둬서 이거나 보내볼까 생각중입니다.
※ 그리고 월요일 뉴스보니 제가 탄 102호는 15일 오전에도 고장이 났었더군요. 즉,
오전: 고장남
오후: 고장 안 남 (제가 탐)
저녁: 좌초
....
호주 가서 버스/트램과 연계되는 셔틀 페리 타 보니 좋던데, 비자 Contactless로 바로 탈 수 있고. 이런건 왜 안하나 몰겠네요.
그냥 떠다닐뿐 아무런 기능도 없는….
오세훈의 역작.
육상버스처럼 가는 방향그대로 접안하는게 아니라 180도 턴해서 접안하는 선착장도 있더군요. 이렇게 되면 기관하고 선체에 많은 무리가 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앞으로 이렇게 운행하면 수천 수만번 이걸 해야 할 텐데 배수명이 얼마 못갈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거기에 겨울철 갈수기에 수심이 얕아지면 답없겠다는 생각도 들었구요.
고생하셨습니다. 무사하셔서 다행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