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Unity 20th Anniversary Game Jam에 참여한 후기입니다.
(게임이 궁금하신 분들은 제일 아래에 링크가 있습니다.)
평소에 게임잼 행사에 관심이 많았는데, 이번에 유니티에서 온라인 게임잼을 주최한다고 해서 참여해봤습니다.
2025년 11월 8일 새벽 2시부터, 10일 아침 9시까지, 2박 3일간 진행된 게임잼이었습니다.
글로벌 게임잼이라 시간대가 이상했습니다. UTC 0 기준으로는 7일 저녁 5시부터 9일 밤 12시까지였겠네요.
첫 번째로 고민이 들었던 건 이 시간대 때문이었습니다.
첫날에 새벽2시까지 기다렸다가 밤을 새야 하나? 아니면 그냥 다음 날 일찍 일어나서 해야할까?
하루로 끝나는 게임잼이었으면 밤을 샜겠지만, 2박 3일이니 저는 그냥 다음날 일찍 일어났습니다.
(사실 아침 7~8시쯤 일어난 거라 딱히 일찍도 아니었습니다.)
일어나서 보니 주제가 공개되어 있었습니다. Timeless.
사전적 의미로는 영원한, 시간을 초월한, 시대를 초월한, 등의 느낌인 단어입니다.
사실 게임잼의 주제는 크게 고려치 않았습니다. 보통 해석하기 나름이라 잘만 엮으면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저는 저 주제를 봤을 때 떠오른 건 두 개였습니다.
“영원히 변하지 않는 다이아몬드”와 “클래식은 영원하다.”
“다이아몬드? 이걸로 뭘 하지? 클래식… 클래식한 장르를 만들까?”
라고 생각이 흐를때 쯤에 테이블에 놓인 바나나 하나가 보여서 이게 섞였습니다.
사실 유니티에서 게임잼을 주최하면서 자신들이 기존에 샘플로 만들었던 에셋들을 공개하고, 이 에셋을 사용한 게임에 주는 상도 있더군요. 그래서 에셋들을 뜯어보았습니다.
오래전에 만들어진 에셋답게 영 이상하게 생긴 에셋들이 많았는데, 그 중에 바나나가 있던 게 떠올랐습니다.
“다이아몬드 바나나를 만드는 클릭커 게임!”
네. 다이아몬드 바나나를 만드는 게 목표인 클릭커 게임을 만들었습니다.
저는 개발자로써 가장 행복한 순간이 개발만 하면 되는 순간입니다.
그래서 직접 개발할 때도 비슷한 순서로 작업합니다.
기획을 정하고, 필요한 에셋을 리스트업하고, 그래픽 에셋을 찾고, 셰이더와 마테리얼을 적용해 프리팹으로 만들어두고, 필요한 애니메이션을 잘 작동하게 설정해두고, 필요한 효과음을 찾아두고, 배경음악으로 쓸 음악도 만들어둡니다.
이 중에 모델은 유니티가 제공한 20주년 에셋만 사용했지만, 그 외에 여러 그래픽/사운드 에셋들을 사용했습니다.
저는 이미 있는 건 가져다 쓰자는 주의라서 최대한 빨리 가져와서 예쁘게 다듬어 놨습니다.
(이 성향 때문에 요리 할 때도 재료부터 전부 준비해 놓고 하는걸까요?)
여기까지 4~5시간 정도 소요된 것 같네요.
이 정도 규모의 게임을 제작할 때는 크게 5가지 단계로 나뉘는 것 같습니다.
(물론 저만의 구분일 수도 있습니다.)
- 기획
- 필요한 리소스 제작
- 기능 개발
- 연출
- 배포
이제 기능 개발을 시작했습니다.
저도 개발자로써 여러 AI를 사용해봤고 사용하고 있지만, 이 정도 난이도의 작업은 AI에 시키는 게 더 오래 걸리더군요.. 그냥 냅다 코딩했습니다.
다만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부분은 한글로 된 문장이나 단어를 적절한 영어로 변환할 때 하고, 클래스/변수 이름 지을 때 아주 적극적으로 활용했습니다.
보통 게임잼에서 사용하는 코드를 제작할 때에는 프로토타이핑 하듯이 작성하게 됩니다.
다시 말해 “이 코드는 다시는 재사용하지 않겠다” 라고 마음 먹고 작성했습니다.
근데 뭐 그게 마음대로 되나요.. 중간중간 정리병이 도져서 시간 낭비를 꽤 했고, 여러 개의 업그레이드 항목 등 게임 내의 요소들을 테스트하고 레벨 디자인 하는 데 꽤 많은 시간을 썼습니다.
이렇게 1일 차 밤 2시 경에 기능 개발이 완료되었습니다.
(물론 “추후 구현” 항목에 넘겨져 있던 것들이 꽤 있었는데, 거의 손도 못 댔습니다.)
제가 10~20대였으면 48시간쯤 연속해서 작업하고 다음 날 기절할 수 있었겠지만, 그런 혹사를 하고 싶지는 않아서 이즈음에 잠을 잤습니다. 7~8시간쯤 푹 자고 일어나 2일 차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이제 딱 한가지만 남았네요. “연출”
저는 연출에 포함되는게, 게임의 시작과 끝을 담당하는 인트로와 아웃트로, 그리고 BGM과 SFX, VFX 등 게임의 맛을 추가하는 작업입니다.
경험상 이런 작업을 기능 개발 중간에 하게 되면 오히려 귀찮은 일이 꽤 있습니다.
(매번 인트로를 봐야 기능 테스트를 할 수 있다던가…)
그래서 가능하면 마지막에 이것들을 하는 게 편하더군요.
타임라인을 적극 활용해 인트로와 아웃트로를 만들고, 미리 준비해두었던 BGM/SFX/VFX를 잘 배치해 작동되게 합니다.
(저는 이과형이라 그런가 이런 작업이 코딩보다 훨씬 오래 걸려 힘들었습니다.)
연출이 어느정도 일단락되니 저녁 시간이 되었습니다…
이제 빌드하고 배포 준비를 해야 합니다.
itch.io에 제출해야 하는 거라 WebGL로 배포할 예정입니다.
사실 기획 단계부터 이걸 고려해 해상도와 플랫폼을 이미 정해둔채로 시작했습니다.
WebGL로 플레이할 때에는 제한 사항이 매우 많기 때문입니다.
조명과 소리, 포스트 프로세싱 등을 포함해 잘 작동하는 걸 확인하고, 다음 단계로 넘어갔습니다.
“게임 소개 페이지를 꾸미는 일”
… 느낌상 각 단계를 통틀어 이 작업이 가장 오래 걸린 작업 같네요.
아마 제일 못하는 작업이라 그런 것 같습니다.
일단 스샷을 몇 장 찍고, 영상을 찍었습니다.
생각보다 늘어지길래 이 와중에 레벨 디자인을 조금 조절하기도 했습니다.
여러 차례에 걸친 플레이 끝에 영상 하나를 완성해내고, 다빈치 리졸브를 이용해 간단하게 편집도 했습니다.
소개글로 작성하고 싶은 내용을 대충 작성하고, 클로드에게 다듬어 달라고 시켰습니다.
물론 영어로 만들어 달라고도 했습니다. 순식간에 소개 페이지도 완료했습니다.
itch.io에는 예전에도 업로드해본 적이 있기 때문에 익숙했습니다.
게임을 itch.io에 업로드하고 소개 페이지를 작성하고, 편집한 영상을 유튜브에 업로드하고, 스크린샷과 영상을 itch.io에 연결하고… 등을 완료하니 둘쨋날 밤 12시경이더군요.
제출을 완료하고 이제 자려고 하는데, 제출 완료 페이지에 itch.io의 메일 서버가 문제가 있다고 뭔가 파일 공유를 해준다는 메시지가 올라옵니다.
그런데.. 이 파일을 구글 드라이브로 공유 받았는데, 권한이 없어서 열리지를 않습니다.
이제 자려고 했는데, 이게 중대한 사항일 수도 있고, 제출이 잘 된 건지도 확신이 서질 않았습니다.
무한정 기다릴 수는 없어서 30분 정도 기다리다가 뭔가 진행이 안되길래, 그냥 자고 일찍 일어나기로 했습니다.
다음날 (마지막날) 아침 9시에 마감이니 8시경에 일어났습니다.
좀 자고 다시 보니 소개 페이지가 마음에 안 들어 좀 더 다듬고, 어제 구글 드라이브로 받은 파일도 확인해보고 (얼마 안 남았다는 안내 문서였습니다…), 그러다가 9시가 지나 게임잼이 마무리 되었습니다.
이렇게 2박 3일간의 게임잼 행사가 마무리 되었는데, 총 449개의 작품이 제출되었고, 그 중에 하나를 제가 제출하게 되었네요.
마지막으로 드는 생각은,
“온라인보다 오프라인 게임잼이 더 재미있다.”
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끝으로 게임잼에 제출한 게임의 링크와 게임잼 페이지의 링크를 공유드립니다.
수익 모델이 전혀 없는 게임입니다. 가볍게 즐겨주시면 감사합니다.
clicker가 뭔지? 궁금했는데 마우스 포인터로 클릭하는 것을 얘기하는 거군요.
배경음이 좋아서 계속 틀어 놓고 있습니다. 클릭소리도 경쾌하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