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4.3은 우리나라 역사에서
국가가 시민들을 상대로 저지른
가장 큰 폭력 중에 하나입니다.
그럼에도 아직 제대로 정리되지 않았고
적확한 배상 및 보상이 이루어지지 않았죠.
이번 계엄 내란이 계획했던 그 모든 것들이
제대로 일어났다면 어떻게 됐을지
제주 4.3을 통해 미루어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4.3을 함께 기억하며
야만의 역사가 제대로 청산될 수 있게,
그리고 앞으로는 절대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합니다.
4.3을 제대로 조명하기 위해
애쓰는 책들도 많이 있습니다.
오늘은 그 책들 중
총 8권을 소개해드리려 합니다.
이 순서대로 읽어보시면 좋겠다는 바람을 담고
한 권 씩 차례로 소개해드릴게요.
책의 표지나 목차가 궁금하시다면
아래 영상도 함께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1. 무명천 할머니 - 정란희, 양상용

우선 무명천 할머니를 읽어보시면 좋겠습니다.
정란희 작가님, 양상용 그림작가님이 책을 만드셨고,
44쪽으로 굉장히 얇은 그림책입니다.
1914년 진아영 할머니는
30대 중반의 나이에 판포리에서
누군가 쏜 총에 턱을 잃습니다.
그 뒤로 평생 무명천으로 턱을 싸맨 채
고통 속에서 사셨죠.
턱을 잃은 뒤 사람들이 흉하게 볼까봐
2004년 아흔의 나이로 세상을 떠나시기 전까지
평생 무명천으로 턱을 가리고 사시고
밥도 죽으로만 드셔야 했어요.
그게 진아영 할머니께서
무명천 할머니로 불리는 이유지요.
이 책은 진아영 할머니의 이야기를 담아,
4.3이 얼마나 잔혹했는지
그리고 개인에게 얼마나 큰 아픔을 남겼는지
알려줍니다.
처음으로 이 책을 권해드리고 싶은 이유는
할머님의 이야기를 따라가기에 어렵지 않고,
그림까지 곁들여진 얇은 책이라
읽기 편하다는 점을 들고 싶습니다.
2. 지슬 -김금숙

두 번째로 소개해드릴 책은 지슬입니다.
김금숙 작가님의 그림을 담은
260쪽의 길지 않은 그래픽 노블입니다.
지슬의 추천 순서를 두 번째로 둔 건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하나는 많은 인물들이 등장하기 때문입니다.
무명천 할머니는 진아영 할머님 한 분에 집중해
이야기를 풀어갑니다.
지슬은 마을 주민들 모두를 조명합니다.
군부 토벌대도 다루는 데
눈뜨고 보기 어려운 잔혹함과
작은 양심 모두를 이야기합니다.
조금은 더 다루는 인물들이 넓어진 것이죠.
또 하나 이 작품을 추천하고 싶은 이유는
그래픽노블, 만화라는 점입니다.
만화니까 읽기가 쉽다는 점도 좋지만
김금숙 작가님의 그림이
참 가슴 절절하게 상황을 묘사합니다.
거친 수묵화 느낌의 그림과
만화로만 표현 가능한 연출로
지난 역사를 더욱 가슴아프게 받아들이게 합니다.
이 작품은 오멸 감독님의 영화를
김금숙 작가님이 만화로 옮기신 작품입니다.
영화도 너무나 빼어난 작품이기 때문에
꼭 한 번 추천해드리고 싶습니다.
3. 카메라를 끄고 씁니다 - 양영희

세 번째로 소개해드릴 책은
카메라를 끄고 씁니다 입니다.
양영희 작가님의 에세이입니다.
216쪽, 크게 길지 않은 분량이구요.
양영희 작가님은 재일동포 2세로
영화 감독이세요.
다큐멘터리를 주로 찍으시는데,
특히 감독님의 가족 이야기를 주로 담아냅니다.
작가님의 영화에서 가장 추천해드리고 싶은 건
'수프와 이데올로기'입니다.
이 책 역시 이 영화를 찍을 때 즈음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이 책 역시 작가님의 가족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작가님의 어머님께선 제주 4.3의 피해자입니다.
아버님께서는 북한 분이시구요.
오빠들도 나옵니다.
일본 이주 1세대의 고난과
역사적인 아픔을 다루고 있지만
책은 유머와 블랙코미디로 가득차 있기 때문에
울면서 웃으면서 읽은 기억이 납니다.
이 책을 추천하고 싶은 이유는
4.3사건이 단순히 남한, 제주의 사건이 아니라
우리 민족 전체를 관통했던 비극임을 알 수 있어요.
그리고 4.3의 고통과 피해가
아직도 다 아물지 않았다는 것두요.
4. 4.3 19470301-19540921 - 허호준 (가장 추천)

네 번째로 소개해드릴 책은
4.3 19470301-19540921 입니다.
저자는 허호준님입니다.
앞서 작품들은 개인과 공동체의 아픔을
문학적으로 접근해 읽을 수 있었습니다.
이젠 이 책으로 4.3 전체를 조명할 차례네요.
이 책은 역사적 흐름부터 개인의 일상까지
전부 다루는 책입니다.
400쪽으로 조금 두꺼운 편입니다.
하지만 사진이 많고 문장이 너무 좋아
읽기 참 편한 책입니다.
4.3이 일어나게 된 배경은 무엇인지,
얼마나 큰 민간인 학살이 일어났는지,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대통령이
국가 폭력의 비극을 끊어내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개인들은 어떤 슬픔이 있는지,
제주 곳곳엔 어떤 비극이 있었는지
모두 담고 있습니다.
한 사람이 담아냈다고 하기엔
믿기 힘들 정도로 방대한 내용입니다.
기자님의 사명감과 끈기에
감탄과 감사가 나오는 책입니다.
만약에 4.3을 다룬 책 중에
한 권만 봐야한다면
이 책을 추천해드리고 싶을 정도로
정리가 잘 되어 있는 책입니다.
책 제목이 날짜로 되어 있어서
검색이 좀 어려운 문제가 있어서
저자인 허호준 기자님 이름을
꼭 기억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책이 좀 두꺼운 편이긴 하지만
작가님께서도 대상독자를
고등학생까지 염두했다 말씀하실 정도로
내용이 어렵지 않아요.
정말 꼭! 꼭 추천해드리고 싶은 책입니다.
5. 우린 너무 몰랐다 - 도올

다섯 번째 책은 우린 너무 몰랐다 입니다.
도올 선생님의 책으로
432쪽으로 조금 두꺼운 편이지만,
책장은 수월하게 넘어갑니다.
책을 읽다보면 선생님의 목소리도 들립니다.
이 책은 4.3을 항쟁이라고 명명하며
그 속에 담겨있는 정치적, 역사적 면모를 다룹니다.
도올 선생께선 4.3 항쟁의 시작은
일제 해방이라고 짚어주십니다.
4.3항쟁의 주요 정신이
민족주의를 내포하고 있다고 알려주시죠.
미군정, 이승만의 집권 야욕에 맞선 민족투쟁이며
분단이 아닌 단일 국가에 대한 신념이란 것입니다.
이 책을 추천하는 이유는
다른 책들과는 조금 색다르긴 합니다.
누구를 욕해야하고,
어떤 분께 감사해야하는지를 알 수 있기에
추천해드리고 싶어요.
미군정, 이승만, 군부세력, 서북청년단이
저지른 만행을 알 수 있고
여운형, 김구, 문상길, 손선호 같은 분들이
목숨을 걸고 방향을 잡아주셨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한 가지 걱정은 호불호가 갈릴 것 같습니다.
책의 리듬이 정말 독특해요.
정보의 밀도가 엄청 나게 높고,
이야기의 전개 속도가 빠르며
문장이 쉽지만은 않습니다.
중간중간 선생님의 자화자찬도 있구요.
하지만 전체적으로 읽기가 어렵진 않으니
도전해보시면 좋겠습니다.
6. 작별하지 않는다 - 한강

여섯 번째 책은 작별하지 않는다 입니다.
한강 작가님의 책이고, 332쪽입니다.
총서 두 권을 읽었으니 다시 문학으로 갑니다.
작가님의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벌써 읽어보셨을 수도 있겠네요
4.3이 얼마나 참혹한 사건이었는지 알면
인선의 어머니, 정심이 겪었던 비극과
인선이 물려받은 그 슬픔의 크기를
짐작할 수 있게 됩니다.
슬픔의 크기를 크게 받아드릴 수록
이 '작별하지 않는다'라는 말 속 사랑이
더 크게 느껴질 수 있을 거라 믿어요.
슬픔이 얼마나 크든
사랑도, 애도도 심지어 작별도
하지 않겠다는 다짐인 것이니까요.
이 책을 꼭 추천해드리고 싶었던 이유는
4.3에 대한 슬픔을
조금 더 주관적으로,
내 것으로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에요.
주인공들이 나오지만
그들의 감정에 이입하기 보단
내 감정처럼 느껴지는 문체였었죠.
7. 제주도우다 - 현기영 (강력추천)

일곱 번째 책은 제주도우다 입니다.
현기영 작가님의 장편 소설입니다.
총 3권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순이 삼촌이나 지상에 숟가락 하나로
작가님이 이미 익숙하신 분들도 계시겠네요.
광복 직전엔 일제에 시달리는 제주의 모습을.
광복 직후로 혼란했지만
힘이 넘치는 제주의 모습을,
그리고 마지막엔 4.3의 비극까지 풀어집니다.
특히 마지막 3권은 읽으면서
먹먹한 기분을 숨길 수가 없어요.
작가님께서 일부러 슬픔을 절제하며 쓰려하셨다지만
눈물이 나오는 걸 참을 수 없었습니다.
친일파, 한국전쟁, 서북청년단 등
굉장히 입체적으로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이 책을 추천하고 싶은 이유는
광복에서부터 4.3까지
시대를 전체적으로 조명하고 있는 것도 있지만,
책과 문장 자체가 너무나 탁월하기 때문입니다.
책의 리듬도 환상적이구요.
문학에 대해 잘 모르는 저도
높은 완성도를 가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정도로
정말 좋은 책이었습니다.
8. 화산도 - 김석범

여덟 번째 책은 화산도입니다.
마지막으로 추천해드릴 책이네요.
이 책의 저자 김석범님은 재일교포세요.
그래서 일본어로 소설이 나왔고
우리 나라엔 총 12권의 대하소설로 번역되었습니다.
이 책의 시간적 배경은 길지 않습니다.
48년 2월부터 약 1년 남짓으로
딱 4.3 항쟁만을 집중해서 바라봅니다.
짧은 시간에 12권이 되는 분량이 나올 수 있는 건
엄청나게 많은 인물들이 나오기 때문인데요.
여러 인물들의 군상을 통해
당시의 시대상, 인간상, 풍습,
토벌대와 무장대, 5.10 선거 등
당시 군부와 친일세력, 정치 상황까지
제주도우다보다 조금 더 넓은 스펙트럼으로
4.3을 바라볼 수 있게 도와줍니다.
마치며
오늘 소개해드린 8권의 책들은
각각 다른 방식으로 4.3을 바라봅니다.
얇은 책 부터 엄청 긴 장편소설까지,
개인의 아픔에서 공동체의 상실까지,
정치적인 해석까지 다룬 책들이에요.
마음에 드는 책이 있으셨길 바라봅니다.
부족한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우리의 일상을 되찾기 위해 애써주시는 모든 시민들을 응원합니다.
고맙습니다.
제 고향 마을도 피해를 입었던 중산간 마을이라 어릴때 친구가 갑자기 이사나가고 갈등이 대를 이어 지속되는걸 어렴풋이 기억합니다. 감사합니다 꼭 읽어보겠습니다
아빠가미안해님의 이야기를 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김대중 대통령: 4.3진상규명 및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 제정 (국민회의 및 한나라당 함께 발의)
노무현 대통령: 국가원수 처음으로 4.3 위령제 참석 및 최초로 정부를 대표하여 대 제주도민에게 머리숙여 정식으로 사과
문재인 대통령: 제주4.3특별법 개정 및 서명
빨간당이 한나라당 시절, 특별법 제정은 국민회의와 함께 했었으나 그 이후 힘을 보탠건 오로지...
많이들 아셨으면 좋겠고, 아직 정식 명칭도 부여받지 못한 4.3 사건이, 참담했던 시기의 역사적인 민중항쟁으로 빨리 인정받고 올바른 역사적 의미의 정식 명칭을 부여받고 바로 설 수 있기를 바랍니다.
4.3 직후부터 전국적으로, 제주도민 전부가 좌빨빨갱이로 낙인찍혀서 당시 제주의 젊은이들이 제주방언 사용 노출을 극도로 기피하게 되었고, 이 기조는 아직까지도 내려오고 있다고 합니다.... 제주방언이 자랑스러워 졌으면 좋겠습니다.
많은 분들이 4.3에 대해 알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제주 여행을 한다고 해도 4.3기념관을 들리기는 쉽지 않던데, 참 의미있는 시간을 보내고 오셨군요!
그나마 한강작가님의 "작별하지 않는다"는 꼭 읽어야 한다는 마음이 들어서 읽었네요.
서북청년단의 잔혹함을 묘사한 걸 보면 개신교의 범죄를 꼭 밝혔으면 좋겠어요.
용서를 구해야할 사람, 처벌을 받아야할 사람, 피해를 보상받아야하실 분들이 빠르게 정리됐으면 좋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이이들과 함께 "빗창"을 읽으면서 토론했던 기억이 있네요. 초등학생 고학년 정도면 잘 이해했습니다.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000613232교보문고
4.3뿐만 아니라 광복과 한국전쟁 전반의 학살을 다룬
김동춘 교수의 전쟁과 사회도 필독서라고 생각합니다.
좋은 책 추천 감사합니다. 꼭 한 번 읽어보겠습니다.
최근에 전쟁의 문화라는 책에 해제를 달아주셨던 교수님이시군요.
읽어보고 싶은 책이 많습니다.
영어를 가르치셨죠.
도올의 우린 너무 몰랐다는 아주 재미있게 잘 읽고 있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4.3의 역사적 문맥을 책에서 잘 짚어주시더라구요
"4.3 19470301-19540921 - 허호준"
책 주문했어요.
우리가 알고 있던 그런 내용과 좀 달랐습니다. 그냥 아무것도 모르고 다 모여서 기관총 쏘던걸 지나가던 미군이 그거보고 경악해서 말려서 살았다고 하네요. 그것도 시청에서...
해안가에서 몇키로까지 전부 폭도로 간주한다는 교과서적인거였고 시내의 사람들도 마을방송에서 나오라고 집결시킨후 갈겼다고 합니다.
이승만의 학살 프로젝트가 아니면 설명이 안되는 부분입니다.
한 민족을 분열과 광기로 밀어넣은 지도자라는 점에서 정말 분노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허호준 님의 책도 주문하겠습니다.
좋은책 추천 늘 감사합니다.
허호준 기자님 책도 정말 좋습니다!
따스한 댓글 감사합니다.
보자마자 그 많은 위패와 비석들에 뜨거운 눈물이 주체할수 없이 나더군요.
따뜻하게 댓글 남겨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조금 두꺼운 책도 괜찮으시다면 허호준 기자님의 '4.3 19470301-... '을 추천해드리고 싶습니다.
4.3에 대해 정말 깊고 넓게 정리해주신 책이라서요!!
추천 책 3. 카메라를 끄고 씁니다 - 양영희
일단 추천해주신 이책 보겠습니다. 읽기 쉽고 & 유머 넘치는 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