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국수를 먹다가 탱탱한 면발을 보며 '이걸 잘게 자르면 쌀 아닌가?' 싶었던 적이 있습니다.
어떻게 잘게 잘라서 쌀을 만들지 생각하다가, 라면을 부수면 되겠다는 생각을 했었죠.
몰랐는데, 이미 ‘떠먹는 라면’이라는 게 예전부터 있었네요.
저는 그 사실도 모르고, 저의 진부한 기발함에 스스로 감탄하며 만들어 봤습니다.

라면은 스낵면으로 했습니다. 집에 있던 '신라면', '남자라면'보다 이게 크기가 작고 덜 불을 것 같아서 선택했습니다.


쌀 정도로 부수지는 못했습니다.
하다가 아예 밀가루로 돌아가면 안 될 것 같아서 적당히 했네요.
그냥 끓이면 나중에 건지지 못할 것 같아서 체에 넣고 끓였는데 생각보다 빨리 익어서 금방 뺐습니다.


흠... 제 목적은 '떠먹는 라면'이 아니라 '밀가루로 만든 밥'이기 때문에 그냥 여기서 끝입니다.
좀 싱거울 것 같아서 라면 스프를 뿌렸는데, 생각해 보니 물에 풀어서 양념으로 만들어 넣을 걸 그랬습니다.


멀리서 보면 대충 밥이 섞인 무언가처럼 보입니다.
밥이라고 해도 그냥 먹기엔 심심해서 참치에 비벼 봤습니다.
원래는 고추장도 넣지만, 라면 스프가 들어가 있어서 패스했습니다.
생각보다 먹을 만합니다.
수저로 퍼먹는 편의성이 상당해서 후딱 먹기 좋네요.
단점은 뒤처리가 귀찮습니다.
사용 도구가 그릇, 냄비, 체뿐이지만, 라면으로 만들다 보니 기름기가 상당합니다.
특히 체는 설거지하기 짜증 나는 물건입니다.
나중에는 두꺼운 국수로 만든 다음 볶음밥 해 먹으면 어떨까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