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1달 전(10월 11일)에 다녀왔는데 이제야 사진 정리를 하네요.
9월 말에 오픈해서 현재가 11월 초니 이 때와 크게 달라진 건 없을 거라 봅니다.**
저는 일본에서 직장인으로 생활 중인데, 올 봄 즈음부터 일본 유명 이자카야 체인인 토리키조쿠가 한국에 진출한다는 소문이 돌았었던 것 같아요.
한글로 쓰면 조금 생소할 수도 있지만, 특유의 노란 간판의 미묘한 꼬부랑 폰트의 한자를 보면 '아, 일본 여행 가서 번화가에서 꼭 보이는 그 가게!!'라고 아실 수도 있을 것 같아요.
21세기 초반 전후로도 일본 요식업 체인들은 한국 진출을 많이 시도했었지만, 일본에서 제아무리 유명해도 한국에선 힘도 못쓰고 거의 전부 철수해서 일본 요식업계에서 한국 진출은 필패 카드로 유명한데요.
코로나로 인해서 해외 여행이 막혔을 때 한국에 아류 일식 이자카야(일본에 있는 체인점을 거의 무단으로 배껴서 영업하는 수준의 체인들도 일부 있습니다.)들이 많이 생기고, 그것들이 영업이 놀랍도록 잘 되는 걸 보고 일본 본사 측에서 진출을 다시 맘먹은 게 아닐까 싶네요.(어디까지나 제 추측입니다.)
지금같이 엔 약세로 일본에겐 불리한 환율 상황에서도 진출을 결정한 것 보면 굉장히 도전적인 결정 같습니다.
9월 말, 오픈 당일에는 일식 마니아들도 잔뜩 모여서 생각보다 큰 오픈 행사가 됐었다고 들었던 것 같은데, 그 때는 저는 일본에 있어서 못 가보고 친구 결혼식으로 한국에 가게 되는 일정이 10월 초에 잡히게 되어 이윽고 10월 11일에서야 가 볼 수 있었습니다.
오랜만에 본사가 직접 각 잡고 들어오는 대형 체인은 본토와 얼마나 다를까...라는 호기심에 한국 음식만 잔뜩 먹어도 아까운 한국 여행 일정 중 굳이 저녁 한 끼니를 '일본 집 근처에서도 흔히 먹을 수 있는 일본 이자카야의 해외 체인 분점'에서 먹게 됩니다.
홍대 거리 어울마당로 토니몰리 쪽 그 특유의 난잡해지기 시작하는(...) 초입에 있습니다.

대학생 때의 홍대는 오히려 이 어울마당로가 메인이었던 것 같은데(수노래방 즈음 까지... 거기보다 더 넘어가면 마굴...),
지금은 오히려 예전엔 흙밭이던 연남동 쪽이 더 메인이 된 것 같더군요...
그래도 요즘은 이 근처에도 메이드 카페들도 우후죽순 생기고, 뭔가 진짜 작은 일본 같던 분위기를 풍기던 2010년대 이전의 홍대입구 모습에 다시금 가까워진 모습입니다.

첫 점포를 홍대입구에 잡은 것에서 현재 토리키조쿠 한국 진출을 담당하는 사람들이 보통내기들이 아니라고 느꼈네요.
보통이라면 무리해서 명동이나 강남을 선택했을 것 같은데, 한국 번화가 전체에서 가장 '일본 문화에 익숙한 거리'라는 점이 아마 첫 진출로 낙점된 이유가 아닐까 싶네요.
여담이지만, 점포의 맞은 편에는 스시 무한 리필로 한 시대를 풍미했지만, 이제는 절멸한 줄 알았던 스시오 블랙 컨테이너도 성업 중이었습니다.
다만 유리창 너머 구성이나 가격을 보니... 음... 이러니까 한국 스시 무한 리필은 쿠우쿠우(와 거기서 떨어져 나간 기업들)가 점령했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하튼 이 날은 금요일이었고, '불금'이므로 대기가 엄청나게 길 것을 생각해서 오픈 시간인 17시보다 거의 30분 전에 가서 전자 예약을 했습니다.
온라인으로도 예약이 가능한 듯 하지만, 저는 잘 몰라서 현장 가서 했네요.
처음엔 몰라서 대기하는 듯한 분 뒤에 멀뚱멀뚱 서 있으니 그 분이 계단 올라가서 기계에 등록해야 한다고 친절히 알려주시더라고요.
감사합니다, 한국의 좋은 오지랖...
저야 휴가를 내고 와서 여유 있었지만, 같이 만나려는 대학 시절 후배들은 모두 직장인이라 이 시간에는 올 수 없어, 제가 솔선해서 19시 입장 정도를 예상하고 16시 30분 경 전산으로 대기 신청을 했습니다. 대기 번호는 20번대였습니다.

오픈 전의 점포 모습입니다.
일본에서 오래 된 점포들은 저런 나무 수납장 같은 것이 다 누래져 있는데, 아직 홍대 본점은 당시 기준으로 오픈 2주밖에 안 된 점포라 정말 새것그 자체였네요.
17시가 되자마자 카톡으로 대기 연락이 자동으로 오는데, 아무래도 20번대까지는 한 번에 수용이 가능한 지 거의 바로 연락이 오더라고요. 2번인가 3번까지 순서를 미룰 수 있는데, 터치를 잘못해서 취소를 해버려서(...) 다시 대기를 입력했습니다.
17시 15분에 입력하니 대기번호가 60번대로 늘어나 있더라고요.
뭐 어차피 19시 정도에 입장 할 생각이었으니 괜찮지 않을까 생각했고, 실제 입장은 19시 15분 정도에 할 수 있었습니다.
홍대입구는 한국 번화가 안에서도 윈도우 쇼핑으로 시간 때울 곳이 개인적으로는 가장 많은 곳이라 2시간 정도 시간 보내는 것은 어렵지 않았습니다.
슬슬 카톡으로 호출이 와서 다시 토리키조쿠 홍대 본점으로 갔습니다.
제가 처음 밝을 때 갔을 때와는 다르게 주변에 사람들이 인산인해를 이루더군요.
해도 지고 불도켜지고 사람들도 들어차서 불금 느낌이 물씬 납니다.

놀란 점은 금요일 밤이라 아마 영업시간이 익일 1시까지로 알고 있었는데, 이미 19시 15분 입장하는 시점에 오늘의 대기 접수가 끝났더라고요.
합류한 후배들과 입장하면서 '영업 종료 6시간 전인데...?'라며 경악했습니다.
4명이었기 때문에 평범한 4인석을 안내받았습니다.
내부 점포는 정말 일본과 똑닮은 배치를 했고, 현재 근무 중인 직원 분들 중 일본 분들이 많았고 한국 분들도 일본 분들과 소통이 일어로 자유로이 되는 걸 보면 현재의 근무 인원은 정예 중에 정예 멤버들인 듯 했습니다.
점내는 한국 기준으론 크지 않고, 4인 테이블 기준으로 실내외 15테이블 남짓으로 보였습니다.
약간 일본식이라 그런지 자리도 좁은 편에 속합니다만, 그래도 동경 한복판에 있는 진짜 좁아서 이동 할 때 마다 사람 부딪혀야 하는 수준은 아니었네요.
일본 기준으로도 지방 토리키조쿠 정도의 좌석 배치였습니다.
토리키조쿠의 특징은 모든 메뉴가 균일가라는 점인데요.
정말 직장인 생활 시작 할 즈음에는 1메뉴에 300엔 미만이라 가난한 초년생 시절에도 참 사랑하던 체인 중 하나였는데, 코로나 여파도 맞고 물가도 많이 올라서 지금은 일본에서도 1메뉴 380엔은 합니다.
엔화가 약한 시점에서 어떤 가격에 들여올까 했는데, 1메뉴에 4,900원이었습니다.
저는 오픈한다는 소문이 돌 때,
1메뉴 6,900원 : 장사 할 생각 없음.
1메뉴 5,900원 : 현실적으로 여기까지는 이해 가능.
1메뉴 4,900원 : 칼 갈고 왔구나...
1메뉴 3,900원 : 매일 가서 먹어야 함.
이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1메뉴 4,900원,
꼬치 2개(1메뉴에 2개 나옵니다)에 일본 생맥주 한 잔에 9,800원에 끝낼 수 있는 요즘 물가 기준엔 파격적인 가격입니다.
(토리키조쿠의 인기 비결 중 하나는 일본 이자카야 특유의 '자릿세'가 없으면서도 싼 점인데, 당연히 한국에서도 없습니다.)
메뉴의 경우는 정석적인 메뉴는 거의 다 있었고, 의외로 한국인들 사이에는 불호가 많은 토로로(마를 갈은 것)를 다룬 메뉴도 들어와 있었습니다.
다만, 너무 니치하거나 일본 시즌 한정 메뉴같은 건 따로 없었네요.
또한 아쉬운 점은, 양배추 샐러드는 일본의 경우는 한 번 시키면 추가 요금 없이 무한 리필이 가능한데, 한국에서는 이 점이 적용되지 않는 점이 아쉬었습니다.
여담이지만, 태블릿 역시 일본과는 다른 사양인 한국쪽에 가까운 사양인데, 우상단에서 다국어 선택을 할 수 있엇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일본어 번역은 원어(?)라 그런지 완벽 그 자체인데, 영어 메뉴는 아예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한국 전화번호를 통한 대기 시스템도 그렇고 의외로 일본인을 포함한 외국인이 찾기에는 불편한 점포가 아닌가 싶었습니다.
정석 메뉴 중 하나인 닭다리 타래 꼬치입니다. 이렇게가 2메뉴(9,800원) 분입니다.
꼬치 하나의 길이는 손잡이 부분을 빼고 먹을 수 있는 부분 길이만 갤럭시 스마트폰 울트라 사이즈는 되니까,
제아무리 일본 현지 가격보다는 비쌀 지언정, 현재의 한국 요식 물가 치고는 괜찮다는 생각입니다.
물론, 맛은 일본에서 평가가 좋은 토리키조쿠 수준으로 잘 되어 있었습니다.
또다른 정석 메뉴인 염통과 치즈 쓰꾸네입니다.
이것들은 위의 닭다리 꼬치보다는 사이즈가 좀 작습니다. 갤럭시 일반 모델 정도 사이즈일까요.
일본도 이렇습니다.
사실 이 1메뉴 4,900원 균일가가 진가를 발휘하는 곳은 주류인 것 같아요.
콜라도 4,900원이라는 점은 단점이지만... 술을 평소에 안 하는 저도 이 때는 뭔가 꼬와(?)서 굳이 맥주를 한 번 시켜봤습니다.
맥주 마니아들 사이에서 평가가 좋은 산토리의 프리미엄 몰츠가 중 죠키 잔(430ml내외?)에 가득 나옵니다.
한국에서 가게에서 마시려면 정말 어이없이 비싼 값을 주고 마셔야 하는 산토리 하이볼 등등도 모두 균일가입니다.

갤럭시 스마트폰과 잔 크기의 비교입니다.
사와 같은 칵테일 류는 '메가'로 더 큰 잔에 시킬 수도 있습니다.
솔직히 저는 저거 한 잔이면 끝날 것 같아요.

정석 메뉴까지는 아니지만, 그럭저럭 잘 팔리는(?) 치킨 난방과 닭 연골 튀김입니다.
두 메뉴 모두 일본 이자카야에선 매우 메이저한 메뉴인데, 한국에서는 일식 이자카야를 표방하는 곳에서도 의외로 제대로 하는 곳을 찾기 힘든 음식이지요.
원래 닭 연골 튀김은 일본 토리키조쿠에서도 양이 적은 편이라 그렇다 치지만, 치킨 난방은 일본 본토와 약간 타르타르 소스가 달랐습니다.

이런 솥밥 메뉴도 균일가로 4,900원인 점은 참 고맙습니다.
일본에서도 솥밥 메뉴가 균일가라 이거에 술 한 잔만 식사처럼 하시고 가는 분들도 계십니다.
아주 가성비가 좋고 맛도 일본 것과 거의 같았지만, 주의점은 밑에서 고체 연료로 익히는 방식이라 생각보다 먹을 수 있을 때 까지는 오래 걸립니다.(주문 시에도 주의를 줍니다.)

제가 기대를 품고 시켜본 닭백탕면(토리파이탄)입니다.
일본에서는 그래도 봉 라면(소면 같이 봉지에 들어있는 라면)을 끓여 주는 느낌이었는데, 아쉽게도 한국에선 '꼬꼬면' 봉지면 그 자체였습니다.
아마 토리키조쿠 홍대본점에서 가장 실망한 메뉴가 아닐까 싶네요.
화장실도 오픈 초기라 그런지 깨끗하게 유지되고 있었습니다.
특이한 점은 한국에서는 공항에서 빼고는 정말 보기 힘든 사라야 변기 클리너가 있었습니다.
일본에선 화장실엔 거의 필수적으로 있는 건데, 이런 부분까지 신경 쓴 점이 한국 진출을 위해 많은 걸 생각했구나 싶었습니다.

30대 남성 4명이서 왁자지껄 떠들며 신나게 먹으니 나온 금액은 13만원이었습니다.
외국 음식과 외국 술 배터지게 먹고 이 가격이면 요즘 서울 물가에는 생각보다 나쁘지 않나 싶었습니다.
아마 혼자서 적당히 먹으면 2만 5천 원 정도에 끊기지 않을까 싶네요.
좌측 하단의 더치 페이 메뉴도 돋보이지만, 정작 결제는 그냥 후배 카드로 하고 카카오페이로 입금했습니다...
먹고 난 평가를 요약하면 완벽하게 일본과 똑같지는 않지만, 90%는 재현했다...라는 느낌입니다.
토리키조쿠의 한국 진출을 시작으로 다른 일본의 메이저한 체인 음식점들도 슬슬 한국 문을 두드리지 않을까 생각되네요.
알게모르게 일본 유명 이자카야 체인 중 하나인 토리메로도 은근슬쩍 이미 들어와 있다고 하고, 내년에는 더 두드러지 않을까 싶습니다.
거꾸로 일본 쪽도 코로나와 새 한류 열풍을 거치면서, 10년 전에는 상상하지도 못하는 생활상이 되었어요.
번화가에 나가면 백종원의 가게들이 있고,
지방 벽지의 쇼핑몰에 가도 비비고 만두나 CJ 김치, 탐스 제로는 당연하다는 듯이 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삼겹살이 메이저한 외식 문화 중 하나가 되었으며, 대형 쇼핑몰에 가면 푸드코트에 한식당은 반드시 1개 이상 배치되어 있습니다.
지리적으로 가까운 나라인 데 비해서 요식업 관련해서는 여러 요인에 의해서 상당히 지지부진한 면이 있었는데,
이를 계기로 여러 식문화에 대한 교류가 더욱 널리 이루어졌으면 좋겠습니다.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가격대는 다들 칼갈고 왔다 하더라구요
웨이팅이 엄청나서 잘 먹기 힘들다고 봤습니다
근데 가격으로 승부하는데라서 우리나라에서 줄설만한진 잘 모르겠는데. 오랜만에 들어온 일본계 체인이라서 그럴까요;;
산토리 프리미엄 몰츠 4900원이 정말 말도 안되는 가격...
일본보다 비싸도 한국에선 초 가성비라는게 함정이죠…
그 일본에서의 가격도 인상 한번 한건데말이죠
본문에도 썼다 시피 본토와 같은 가격은 거의 기대도 안 했고, 이 정도 가격차는 나름 기대했는데, 기대한 만큼 나왔다는 느낌입니다.
아마 한국의 음주 문화를 생각 했을 때는 토리키의 무한(반산카이)는 도입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애초에 일본에서도 당일예약 불가, 최소 4인 요구, 다 먹은 이후에 주문 요구, 남기는 것에 깐깐함 등으로 꽤 까탈스러운 플랜이죠.)
일본서 하루에 3번도 먹었을 정도로 매우 좋아하는데...아 물론 한국화된 가격과 메뉴는 반대..
그래도 정권 바뀌면 다 날아갈텐데...일본 기업들이 야성이 있네요?
추천 감사합니다. ^^
일본보다는 높은 가격으로 책정되어 좀 안타깝지만 대구에도 생겼으면 좋겠네요.
홍대가면 대부분 호프집들이 홀에서 치킨 한마리에 2만원 내외 정도할건데, 작은 닭꼬치 8개 먹을래 치킨 한마리 먹을래 하면 보통 치킨 먹을겁니다.
1년 후가 궁금하네요.
보통 노점에서 3000원 정도 하는 큰 거 2개 나옵니다.
치킨과 닭꼬치는 다르고 닭꼬치를 좋아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일본이랑 차별 한다면 몰라도 같다면 작은 크기의 꼬치는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