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는 코로나전에 아시아나 마일리지를 탈탈 털어서 유럽여행을 갈 계획이었습니다.
그런데 갑작스러운 팬데믹으로 무기한 연기가 되었죠. 몇 년의 시간이 흘러서 이제는 인플레로 인한 무지막지한
물가상승, 오버투어리즘, 내 주머니는 점점 얇아짐 등으로 유럽여행은 그냥 꿈으로 남아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작년말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될만한 일이 생겨서 지금 안가면 평생 못간다라는 생각이 들고 실천으로 옮겼습니다.
어디로 얼마큼 갈 것인가?
15년전에 1달정도 배낭여행으로 7개국을 간 적이 있는데 어떤 나라는 3일만 있고 이러기도 해서 나중에는 뭘 했는지도
모르겠더라구요, 직장인 신분으로는 길게 갈 수도 없기에 나라는 최대한 줄이기로 생각했습니다.
가는 날이 장날, 파리 올림픽,
저만 가는게 아니라 아내와 아들도 함께 하는 여행이었습니다. 초등6학년 아들에게 무엇을 보여줘야 유럽여행에
임팩트가 있을까 했는데 당연 파리의 에펠탑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독일에 아내 친구가 살고 있어 함께한 여정 이후에 아내와 아들은 독일로 가서 좀 더 있다가 올 예정이었기에
이동도 문제가 없구요, 그런데 파리 올림픽이 시작됩니다. 물가도 오르고 왠만한 곳은 폐쇄되고 숙소구하기도 힘들고....
결국 파리는 포기하였고, 그럼 어디? 이러다가 영국을 선택합니다.
저도 아내도 유럽 여행을 한 적이 있었지만 둘 다 영국을 가 본 적이 없었고, 해리포터 스튜디오, 영국 박물관 등 아들도
즐길 수 있는 컨텐츠가 많았기 때문입니다.
여행 준비 시작, 영국 물가 실화냐?
일단 비행기표는 다행히 마일리지로 끊었습니다. (항공비 절약)
호텔을 알아보니 코딱지만한 호텔도 1박에 30만원이 넘어갑니다. 여기저기 알아보는데 좀 싼 호텔은 후기에
'창문이 없음', 어떤 곳은 '지하로 내려가요' ....
여러 곳을 찾다가 premier inn이라는 호텔 체인이 그나마 괜찮아서 waterloo역 주변에 호텔로 예약했습니다.
(장점 : 런던아이가 코앞, 다리건너면 빅벤)
중간 생략... 여행 시작.
여행 일정 : 7/19 ~ 7/28
일정은 아래와 같은 철인행군이었습니다.
삼성 헬스에서 찍힌 총 걸은 거리가 153Km, 202,425보였네요.
7/19 1일차 : 이동
7/20 2일차 : am : 해리포터 스튜디오
pm : 포토벨로 마켓 구경
7/21 3일차 : 종일 : 영국 박물관
7/22 4일차 : am : 자연사 박물관
pm : 과학박물관, V&A 박물관
7/23 5일차 : am : 타워 브릿지, 런던 타워
pm : 세인트 폴 대성당, 더 샤드
7/24 6일차 : am : 웨스트민스터 사원
pm : 그리니치, 런던아이
7/25 7일차 : 종일 : 옥스포드 (크라이스트 처치, 아쉬몰리안 박물관, 옥스포드 자연사박물관 등)
7/26 8일차 : am : 내셔널 갤러리
pm : 피카딜리서커스, 소호 주변 구경 및 쇼핑, 내셔널 갤러리 (금요일은 밤 9시까지 개관)
7/28 9일차 : am : 테이트 모던,
pm : 버로우 마켓, 귀국
일정 상세는 아래와 같습니다.
1일차 : 이동
→ 국민 BEV 5 카드가 있어서 인천공항 PP 라운지 이용, 먹을거 별로 없어요.. 그래도 열심히 먹었습니다.
7/19 12:20 인천 공항 출발 - 7/19 19:50 히스로 공항 도착.
짐이 엄청 늦게 나와서 호텔에는 11시경에 도착, 그냥 뻗었습니다.
2일차 : am : 해리포터 스튜디오
pm : 포토벨로 마켓 구경
→ 해리포터 스튜디오는 런던 시내에서 한시간 정도 떨어져 있습니다. 표는 공홈에서 살 수 있으나 몇달 전에 들어가도
전부 매진인 경우가 많습니다. 여행사쪽에서 선점하는게 많아서인거 같은데 결국 여행사 통해서 구매했습니다.
유스턴 역에서 왓포드 정션까지 가서 셔틀버스로 이동, 기차표는 trainline이라는 어플에서 왕복으로 구매하면
좀 더 싸게 구매할 수 있더라구요.
해리포터 마니아라면 정말 열광할겁니다. 호그와트 교복 복장으로 오는 사람도 많았어요. 영화에서 직접 사용한 소품이나
복장, 여러가지가 전시되어 있습니다. 자세히 보고 하면 4시간정도 그냥 지나갑니다.
너도 사고 나도 사는 마법지팡이가 5만원이 넘어갑니다. (32파운드) 그래도 기념이니 하나 사줘야죠,

입구에서 맞이해주는 용,

연회장,

기숙사,

날아다니는 입학통지서

호그와트 미니어처(라고 하기에는 엄청 큼)
영화에서 실제로 이 미니어처에 CG를 입혀서 촬영했다고 합니다. (중간중간 모니터에 어떻게 CG를 입혔는지 나옴.)
요즘은 블루스크린에서 뭐든지 다 만들어내는데 그래도 예전에는 이렇게 미니어처 모형을 썼네요.
오후는 그 유명한 노팅힐이 있는 포토벨로 마켓, 영화 노팅힐의 배경이 되는 곳입니다.
포토벨로마켓은 길에 노점상이 많이 모여있는데 앤틱제품이나 소품, 식료품 이것저것 엄청 많이 팝니다.
토요일이 가장 크게 열린다고 해서 갔는데 정말 발디딜틈없이 사람이 꽉 차 있더라구요.

이동네 최고 핫플 노팅힐 서점, 들어가려는 줄과 앞에서 사진찍으려는 줄이 엄청 길어요,
영화에서는 여행서적 전문점이었지만 지금은 일반 서점입니다.

휴 그랜트가 살던 집. 여기도 사람들이 와서 사진 많이 찍더라구요.

사람 반, 노점 반.

한국에서 잘 안파는 납작복숭아 발견, 보통 4개에 2파운드(3600원)정도 하더라구요. 달고 맛있었어요.
그런데 TESCO에서 산건 덜 익어서 먹다가 버리기도 했었다는... (제대로 익은건 정말 맛있음)

런던 맛집, 어네스트 버거. 체인점인데 패티 구이 정도도 조절할 수 있습니다. 햄버거 주문하면 감튀도 함께 나오구요,
햄버거가 15파운드 정도, 음료수 시키고 하면 20파운드. 네, 인당 한끼에 36,000원입니다. 그냥 이게 평균이에요.
시차 적응도 제대로 안된 상태에서 전날 12시가까이 침대에 누웠는데 기상은 6시반, 호텔에서 나온게 7시 10분,
완전 녹초가 되어서 호텔로 돌아와서 그냥 쓰러졌습니다...
3일차, 영국박물관으로 GO,
그렇게 피곤하게 쓰러졌는데 눈을 뜨니 새벽 5시입니다....
호텔에서 7시에 나와서 걸어가기로 합니다.
영국박물관은 예약하고 가야지 그나마 좀 빨리 들어갈 수 있습니다. 10시10분으로 예약했는데 일찍 나왔고 오픈런하려고
갔는데 이미 줄이 장난 아닙니다.

기나긴 행렬...
10시10분 표인데 9시반에 들어가도 괜찮나? 했는데 크게 문제없이 들어갑니다.
영국박물관에 들어가면 바로 보이는게 로제타 스톤!

이거 보면 영국박물관 더 안봐도 되요. (아닙니다. 더 봐야 합니다.)
원래부터 까만 돌인줄 알았는데 나폴레옹이 이집트어 번역을 위하여 누구든지 필요하면 복사본을 주겠다고 해서
탁본을 엄청나게 떠서 그 때 잉크가 스며들은 것도 있다고 하더라구요...
역시나 가장 유명해서 르부르 박물관의 모나리자 앞처럼 사람들이 모여 있습니다.
그리고, 람세스 2세 석상. 프랑스가 못가지고 온걸 영국이 뜯어옵니다. 하반신은 아직도 이집트에 남아있습니다.

정말 보다보면 '어떻게 이걸 떼올 생각을 했었지?' 라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영국이 만일 우리나라 점령했으면 아마 석굴암도 다 뜯어가지 않았었을까 하는 생각 들더군요,
(거문도 점령하고 참 조용히 있다 돌아갔었지만....)

3단합체 미이라,
아무리 그래도 남의 나라 무덤 파헤쳐서 관짝까지 들고오는건 너무한거 아니오?

메소포타미아 문명관,
라마수 라는 상상의 동물입니다. 보면 다리가 다섯개인데 앞에서 보면 서있고 옆에서 보면 움직이는 모습을 표현하려고
했다는군요.

아슈르바니팔의 사자 사냥. 하루에 수백마리의 사자사냥도 한 기록이 있다고 하더군요.
당시 중동지역에도 사자가 살았는데 아프리카 사자보다는 작았다고 합니다. (그래도 사자는 사자일텐데....)
그나저나 이 벽도 어떻게 뜯어온거지......
그리스와 박터지게 싸우고 있는 파르테논 신전의 조각들,
오스만 투르크가 그리스를 점령했을 때, 영국 대사로 있던 토머스 엘긴이 뜯어온 파르테논 신전의 조각들입니다.
앞 뒤 옆 여기저기서 엄청 뜯어왔고, 이걸 통틀어 엘긴 마블이라고 합니다.
오스만 투르크의 모호한 허가 아래 유출된 문화재이긴 한데... 파르테논 신전은 당시에 누구도 유적으로서 소중히
대하지 않았고 오스만 투르크는 여기를 화약창고로 쓰고 있어서 베네치아의 공격으로 지붕이 날아가고 산산조각난 상황이었죠,
엘긴은 처음에는 그냥 그림으로 기록 남길 예정이었는데 이러한걸 보고 사비 7만파운드를 들여서 이 조각들을
가지고 옵니다. (남아있는 조각의 절반 수준)
영국 정부는 뭐 이런걸 다 가지고 오나 하는 반응이었고, 이후에 절반 가격인 3만5천파운드에 해당 유적들을 매입하여
영국박물관에 전시하게 됩니다. (결국 영국 정부의 승리?)
그리스는 독립 이후 꾸준히 이 유적의 반환을 요구하고 있는데요, 영국은 적법한 절차를 통해서 들여온거니 못준다는 입장이죠,
(이거저거 다 돌려주면 아마 영국박물관 텅텅비게 될테니....)




예전에는 이 대리석 조각상에 색칠까지 되어 있었다고 합니다. 풍화로 인하여 이 색깔은 다 없어졌는데요,
또 재밌는건 그리스는 대리석 조각보다는 청동상으로 많이 만들었는데 이후 로마시대 때 이걸 대리석으로 복제하였죠,
그이후 유럽에서 이걸 또 본떠서 대리석 조각상을 많이 만들었는데 색칠되어 있다라는걸 몰랐기에 그냥 대리석 조각상으로만
만들었죠, 만일 색칙까지 되어 있다라는걸 알았으면 이후에 만들어진 조각상들도 대 채색을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드네요,

해리포터에서도 인용된 체스. 루이스 체스맨
스코틀랜드에서 발견된 체스말입니다. 1100년대에 만들어졌으며 고래이빨과 바다코끼리 상아로 만들었다고 하네요,
말 중 하나가 2019년에 어떤 가정집에서 발견되었는데 7500원주고 산게 15억정도로 감정받았다고 하니 2만배 남는
장사네요 ㅋㅋㅋ
모아이 석상.
작은 크기인데 이것도 이 사이즈니까 가지고 올 수 있어서 들고온 것 같습니다.


평소에는 볼 수 없는 모아이 석상 뒷태

아즈텍 머리 둘 달린 뱀
이외에도 수많은 유물들이 있는데 나중에는 체력이 딸려서 그냥 지나치게 되더라구요,
오픈런해서 나오니까 4시정도였는데 중간에 그냥 가지고 온 빵으로 대충 떼우고 하니 체력이 바닥 나버렸어요,
돌아오는 길에 또 걸어서 가다가 들린 세인트 제임스 파크, 버킹엄 바로 옆에 있는 공원인데 가운데 호수도 있고
여기에 펠리칸도 있습니다. 다람쥐들은 사람들 무서워하지도 않더라구요,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휴식 취하고 있습니다.

오리들,

멀리 보이는 런던아이,

돌아오는 길에 버스에서 본 빅벤,
낮이 길어서 9시가 되어도 우리나라 초저녁정도라 오래동안 돌아다닐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만큼 피로도는 올라가니 꼭 좋다고는 못하겠네요. (피로가 쌓이는 만큼 신경도 날카로와짐)
길었던 3일째 날이 지나갔네요, 다음 여행기는 또 올리겠습니다.
프리미어인 가성비 좋죠. 저희는 홀본에서 묵었습니다. 우리 아이들은 파리보다 런던이 훨씬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습니다. 파리는 소매치기 득실대고, 호텔도 문제가 많고요.
저도 8월 말에 가는데 기대되네요 ㅎ
다음 내용도 얼른 올려주세요~ :)
아이에겐 소중한 추억이겠네요.
그리고 어니스트버거 ㅎㅎ
사진들 보니 작년 생각납니다..으헉 또가고싶어요. ㅠ
저희도 조만간 런던 예정인데 일정이 빡빡해서 좀 걱정이긴 합니다
애들 데리고 가면 프리미어인이 가장 가성비 좋더군요. 조식도 나름 먹을만 하고요.
식당은 체인점들이 다 맛있더군요. 버거앤랍스터를 제일 좋아했고요 ㅎ
독일 페르가몬 박물관에 가면 터키에 있던 신전을 아예 통째로 가져왔더군요.
(일본은 그나마 우리나라를 내선일체로 여겨서 '굳이 우리땅인데 가져갈 필요 있어?'라고도 했다더군요)
그리고 최근 극우 폭동 이슈 있던데 안전에는 문제 없으셨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