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가 회사에서 쓰는 키보드를 오랜만에 바꿨습니다
키크론 K8 Pro 저소음 적축 모델을 질렀는데, 그 언박싱 경험과 졸지에 윤활까지 하게된 사용기를 올립니다.
스크롤의 압박이 있을것 같아 일단 5줄 요약 먼저 적습니다.
가성비: 17만8000원인데, 딱 그 값은 함
가장 만족스러운거: 겁나 조용함. 내가 써본 키보드중에 소음 안나는걸로는 네가 짱이다.
(제가 쓴 키보드는 이거 포함해서 2종밖에 안됩니다 ^^;;;)
아쉬운거: 스페이스바에서 튀는 소리가 남.(이거 때문에 윤활제를 사서 발랐고, 소리가 꽤 만족할 수준이 되었음)
주변에 추천하겠는가: 추천한다. 조용한걸로는 갑이다. 하지만 역시 키보드는 요기 조기 구석구석 다 눌러보고 사라.
좋다는거임 나쁘다는거임: 좋다고 볼 수 있다. 만족도 80%, 불만족 20%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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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 왜 샀나
전에는 일하는 맛좀 내볼까 싶어서 키보드라도 좋은걸 사야지 해서 샀던게 기계식 키보드였던 레오폴드 750r이었습니다.
그 키보드를 쓸 때의 제 느낌은,,, 문서를 많이 생산하면 생산할 수록 손맛도 나고 일할 맛도 나는 느낌이었달까요.
이 키보드를 몇일 전까지도 잘 쓰고 있었는데, 키보드를 우연히 바꾸게 된 계기가 있습니다.
점심을 먹고 회사 근처에 교보문고를 갔는데, 거기 이 키크론 K8 PRO 저소음 적축 모델이 전시돼 있던 거지요.
무심코 한번 쳐봤는데 감동 먹었습니다. 뭐야 이거, 키감은 쫀득 한데 어떻게 이렇게 소리가 안날 수가 있지?
그때 제 욕망이 바뀌었습니다. 이제 키감은 좋고 소리는 조용한 키보드를 쓰고 싶다는 것이었지요.
한 이삼일 고민하다 쿠팡에서 바로 질렀습니다.

행복감과 당혹스러운 순간
키보드가 도착한 순간 바로 뜯어서 요리보고 조리보고,,,해서 한 30초간은 무한 행복감을 느꼈었는데,
좀 당혹스러운 경험을 했습니다.
"어? 이거 내가 교보에서 쳐본 그 키보드가 맞나?"
키보드는 전혀 문제가 없었습니다. 교보에서 쳐본 키보드와 제가 받은 키보드는 동일했는데, 다만... 제가 교보 전시매장에서 스페이스바까지는 제대로 안눌러본 모양이에요. 다른 자판과 달리 특이하게 스페이스바에서만 키소리의 톤이 많이 튀었습니다.
다른 키는 조용하게 둑둑둑둑 하는 형태의 소리가 난다면, 스페이스바만 유독 텅텅텅 하는 소리가 들렸어요
때 마침 형이 저희 집이 놀러와서 키보드를 봤었는데, 저와 너무 똑같은 얘기를 하더라구요
"이 키보드 뭐냐? 좋은데?"
"그치? 좋지? 내가 교보문고에서 한번 쳐보고 바로 질렀어, 근데 스페이스바는 좀 이상해"
"그러네, 이 부분은 윤활을 좀 해야겠다."
"윤활? 그건 뻑뻑할때나 하는거 아니야?"
"소리가 튈 때도 윤활하면 부드러워져."

윤활제를 지르다
고심 끝에 윤활제를 질렀습니다. 유튜브와 인터넷 글들을 찾아보니 크라이톡스라는 윤활제와 슈퍼루브 중 하나중 뭘 지를지 고민이 됐는데, 걍 크라이톡스를 지렀습니다. 정확히 설명 나온걸 찾지는 못하고, 수치가 클 수록 좀 더 점성이 있다고 해서 되도록 수치가 높은 걸로만 참고해서 골랐습니다. 쿠팡에서 만칠천오백원을 주고 질렀네요. 아아, 윤활제 구입에 이만원 가끼이를 써야 한다니... 주사기는 다이소 주사기를 쓰라는 얘기가 있어서 천원 주고 사왔습니다. 다이소 정말 없는게 없네요

키보드를 뜯고...

윤활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제 귀에 튀는 소리로 들리는 자판은 전부 일반 자판보다 긴 자판들이었고, 이런 자판은 뜯어보면 전부 저 스위치 옆에 또 작은 스위치들이 균형을 맞춰주고 있더라구요. 저걸 스태빌라이저라고 한다는걸 이제 알았습니다. 그리고 키보드 전문 유튜버 드보키 요런 분들이 스태빌라이저 윤활 하시는걸 봤는데...그걸 분리해서 균형을 잡아주고 갈아주고... 아아 저는 그렇게 까지는 못할거 같았어요. 그리고 이 스태빌라이저라는게 키보드마다 분리하기 쉬운게 있고 어려운게 있던데, 이 키보드는 볼트를 풀어주고 해야 하는것 같습니다. 저는 그냥 스태빌라이저를 스윽 손으로 잡아당겨서 윤활제를 쳐발쳐발 해보기로 했어요.

이걸 바르는 과정이 생각보다는 어렵지 않네요. 그래도 어쩌다 가끔씩 튀기는 하니까, 혹시 안전을 위해서라면 고글 같은걸 끼는게 좋을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드뎌 윤활이 다 끝나고 타건을 해보는데....

오호, 초보 윤활인데 생각보다는 잘 먹혔습니다.
텅텅 거렸던 스페이스바와 시프트, 엔터키 등등의 소리가 확실히 달라졌습니다.

처음에 윤활제를 사는것 까지 고민했을때는 사실 살짝 좀 짜증이 났었습니다.
설마 내가 뽑기를 잘못한건 아닐까, 뽑기를 잘못한게 아니라면, 제조사측에서 이정도까지는 세심하게 신경써서 출고하는게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지금도 그 생각엔 변함이 없는데, 덕분에 본의 아니게 키보드 윤활의 세계를 맛보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잘 써보려구요. 특히 소음이 거의 없어서 이제 엔터키, 스페이스바, 페이지업, 페이지다운 키 등을 원없이 세게 치면서 작업할 수 있을거 같네요 ^^

산 기념으로 폰으로 사진을 몇컷 심혈을 기울여 찍어 보았습니다

아, 언제나 탈출하고 싶다!

ESC 키를 뽑은 자리입니다.
이 키보는 저 스위치 자체를 모두 뽑고 다른 스위치로 쉽게 바꿀 수 있다고 하네요. 이걸 핫스왑 기능이라고 한다는데, 키보드 매니아들은 너무 유용해 보이지 않나요. 저같은 왕초보는 아마도 스위치까지 바꿔가며 사용하지는 않을거 같네요.

키보드 다리는 요렇게 2개가 겹쳐 달렸습니다
각도를 높이고 싶으면 긴 다리를 뽑으면 되고, 좀 낮은 각도가 마음에 들면 짧은 다리를 뽑아 쓰면 됩니다

유선 케이블을 연결하는 부위와 OS변경스위치, 유무선 변경 스위치 입니다.
케이블 연결 부위가 옆으로 있다는게 저는 마음에 듭니다.

요건 한때 제가 읽어보려고 산 소설 원서입니다.
제가 이 소설을 찾았을 때 번역본이 절판이 되는 바람에...
(소설 초반부를 열심히 진땀 빼며 읽다가 보니, 번역본이 다시 나왔다는걸 알게 되어 번역본을 구입했습니다.)

키보드 사진을 예쁘게 찍기는 쉽지 않네요 ^^
아래 내용은 오랜만에 전자제품을 산 기념으로 제가 만든 간단 영상 리뷰입니다.
소리와 키감, 윤활과정, 윤활 후 소리 등을 중점적으로 담았습니다.
촬영 장비는 갤럭시 노트10+ 입니다
내용은 이걸로도 충분하지만 소리가 궁금하신분은 재미삼아 보시면 좋을것 같습니다.
+ (지우개) + (지우개) +
건식이라 지저분하지도 않고 추천합니다. (스프레이 끝에 주사기 달아서 하나하나 안에다 0.1초씩 뿌려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