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질적 도움은 안되지만, 쓸데없는 생각하는 걸 즐기는 분들 보시라고 여행후기 남깁니다.
블로그에 정리한 걸 공유하니 반말 양해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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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사진
나는 못생겼다. 딱히 불편한 건 없지만, 그래서인지 셀카를 잘 찍지 않는다. 나 자신이 나오는 사진을 잘 안 찍는기만 하는 게 아니라 사진 찍는 행위 자체도 대체로 귀찮아하는 편이다. 좋은 걸 보고 있는데, 그 흐름을 깨고 카메라를 꺼내 찍는 게 영 별로다.
그래서 내 사진은 내가 애정하는 대상위주고 사람은 별로 없다. 사람이 있는 사진은 대부분 다 남이나 가족이다.
이번 여행도 마찬가지. 다낭의 풍경은 이국적이다. 우리나라 어디에서도 보기 힘든 것이라 감탄을 하며 즐긴 것도 많다. 하지만 내 사진앱에 내 얼굴이 거의 없으므로, 아마 내가 여기 갔다는 걸 증명하기는 쉽지 않겠다, 란 생각도 든다. 그래도 이런저런 풍경은 꽤 찍었다. 그런데 이런 사진도 잘 보진 않더라....



커피
다낭에는 카페가 아주 흔하다. 예전에 홍대 근처에 살았을 때, 홍대는 정말 커피숍이 많구나! 했는데 그런 식으로 따지면 다낭은 도시 전체가 홍대다. 커피강국(생산량 세계 2위!)이라 그런가 보다.
베트남의 대다수 커피품종은 로부스터다. 품종에다 추출방식 특성 때문에 베트남 커피는 무겁고 쓰다. 이 무거운 커피에 온갖 달달한 것을 집어넣어 먹는다. 우유부터 연유, 코코넛크림, 등등. 대비되는 맛이 함께 있으니 상당히 맛있다. (본능이 갈구하는 그 단맛!) 게다가 가격도 싸다. 날이 더우니 얼음 듬뿍 넣어 자주 먹게 된다. 조심하지 않으면 당이 치솟을 것 같다.
베트남 사람들이 먹는 커피들 모두 맛있었는데, 나를 실제로 웃게 한 커피가 있다. 그것은 바로 소금커피. 푸하하- 웃었다. 종이빨대로 쭈욱 빨아서 한 모금 마시자말자, 이것은 달달한 커피맛 바닷물이구나! 싶어서였다. 소금카라멜, 소금빵, 소금초콜릿 다 잘 먹지만 웃기진 않았는데 이 커피는 웃겼다. 웃기는 음료라니! 정말 색다른 경험이었다. 그래서 두 번이나 먹고 말았....
커피를 비롯한 차를 마시는 건 음료를 마신다는 의미도 있지만, 사람들이 교류를 가지는 자연스러운 방식이다. 베트남은 보행로에 캠핑용의자를 놓고 영업하는 찻집이 많다. 거기에는 현지인이든 관광객이든 사람들이 모여 해바라기씨 같은 걸 까먹으며 수다를 떤다. 사람들이 카페에서 일상적으로 수다를 떠는 분위기가 맘에 든다. 특히나 젊은 사람들이 하릴없이 앉아서 시간을 죽이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자면, ‘청춘의 특권’같은 할아버지스런 단어가 떠오르며 부럽기까지 하다.


젊음
한 십년 전? 이십년 전쯤에 읽었던 칼럼이 떠오른다. 몸도 머리도 팽팽 돌아가는 젊은이들이 최저임금을 받으며 커리어로 인정받기 힘든 단순서비스직을 하는 모습이 안타깝고 사회적 낭비라는 의견이었다. 필자는 젊은이들에게 기회를 주고, 그런 단순 서비스노무는 나이든 사람이 하면 좋겠다고 했다. 나는 그 의견에 동의했다. 일단 당시 내가 젊었고(흐흐흐), 당시에는 중년세대가 단순노무(특히 대면 서비스직)를 하기 어려운 사회분위기였다. 고용주(특히 대기업)들이 고객이 늙은이(?)에게 서비스 받기를 원치 않아, 용모 단정한 젊은이를 찾는다고 했던 기사도 본 기억이 있다.
베트남의 평균연령은 31세. 젊은 나라다. 그에 비해 대한민국은 41세다. 중년에 접어들었다. 전쟁 중인 나라보다도 출산율이 낮으니 이 평균연령은 가파르게 올라갈 것이다.
그래서인지 베트남의 카페나 레스토랑에 가면 서빙을 하는 친구들이 젊다 못해 어리다. 몇몇은 미성년자 아닌가 싶었다. 그들을 보며 예전의 그 칼럼이 떠올랐다. 하지만 여러모로 우리보다 낙관적인 것 같다. 다낭 골목 어딜 가도 아이들이 가득하고, 단순 서비스직을 하는 그 젊은이들이 꽤 성실하고 즐거워보였다. 아마 단순노무냐, 아니냐, 보다는 미래에 대한 희망이 있냐, 없냐? 로 인해 발생하는 차이가 아닐까 싶다. 베트남은 최근 경제성장률 7-8%는 되고 십년 평균이 5%가 넘는 고도성장 국가다. 그러니 젊은이들이 지금 뭐든 열심히 하면 어떻게든 되겠지, 하는 마음가짐을 갖고 있는 거 아닐까? 뭐, 나의 어림짐작일 뿐이다.
지금의 대한민국은 귀국 후 먹은 첫 끼니에서 드라마틱하게 드러났다. 테이블에서 키오스크로 주문을 하면 서빙로봇이 돈까스를 갖다준다. 서빙하는 사람도 있었는데 베트남의 서버들보다 열 살은 많아 보였다.
베트남 가게는 베트남의 젊은이가 주문을 받고 식음료를 갖다 주는데, 우리나라 가게는 키오스크가 맞이하고 로봇이 음식을 준다. 취향차가 있겠지만 나는 사람이 오는 게 좋다.
닭날개 숯불구이와 흐린 눈
수영장이 근사한 숙소에 묵을 때, 그랩을 타고 밥을 먹으러 가기 싫었다. 그 시간에 식민지시대 풍의 리조트 풀장 옆 선베드에 누워 제국주의적인 만족감을 느끼고 싶었다. (죄송합니다!) 그래서 구글맵으로 인근 식당을 검색하다가 어떤 리뷰를 보고 빵 터졌다. 쌀국수 맛집이다, 경기도 다낭시 같은 한국관광객 맞춤형 식당 싫고 현지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식당을 원한다면, 여기가 바로 그 집이다, 라는 내용이었다. 내가 현웃이 터진 건 그 리뷰 중에 ‘흐린 눈’이란 표현 때문이었다. 한국 식당수준의 위생을 기대하지 말라, 그 부분은 ‘흐린 눈’으로 보는 게 좋다는 거였다. 무척 동의한다.
사실 나는 대한민국 평균치보다 위생관념이 떨어진다고 자부한다. 그래서 베트남 현지의 (서민)식당이 그리 불편하지 않았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평균치를 알고 있기에, 식당에서 저건 우리나라 사람들이 싫어하겠다.. 싶은 것들도 잘 인지한다. 지저분한 행주라던지, 바닥에 쓰레기를 그냥 버린다던지 하는 거 말이다. 따라서 로컬맛집을 갈 때는 그 부분은 그냥 그러려니 한다. 그리고 기대보다 깔끔한 경우도 많았다. (물론 내 기대니까, 대부분의 우리나라 사람은 만족하지 못할 것 같다...)
닭날개 숯불구이 가게도 위생이라는 측면에선 그러했다. 숯불을 굽거나 요리를 만들고 서빙하는 사람들이 앞치마를 입지 않는다. 마스크나 일회용 장갑도 안 낀다. (그래도 양념 버무릴 땐 라텍스 장갑 착용!) 손도 잘 안 닦고 행주도 그리 깨끗하진 않았다. 하지만 나는 ‘흐린 눈’으로 나 자신을 보호하며 맛있게 음식을 먹었다. 숯불에 구운 양념삼겹살 정말 맛있더라. 닭발 숯불구이는 너무 건조해서 뜯어먹기가 힘들어 한번 먹고 패스~ 닭날개는 윙봉으로 구분하지 않고 온전히 붙어있어서 살이 꽤 많다. 날개의 크기도 우리나라의 병아리 수준의 닭이 아니라 15호 가량은 되는 닭이지 않을까 싶었다. 뜯어먹을게 꽤 된다. 술안주로 훌륭하다. 그래서 두 번이나 갔다. 한국 사람도 많이 오는 게 맛있다고 소문이 난 모양이다.
닭날개숯불구이와 삼겹살 구이에 곁들이로 주는 채소들 대부분에서 향이 난다. 나는 그런 게 아무렇지 않고, 심지어 약간 좋아하는 편이라 맛있게 먹었다. 거의 현지인처럼 먹은 거 같다. 아무래도 이상한 인간인 거 같다. 미나리는 트리오 냄새 난다고 별로 안 좋아하면서 동남아 향채소는 아무렇지 않게 먹다니. 근데 생각해보면 난 방아잎을 좋아하고 잘 먹는다. 방아잎 잘 먹는다면 동남아 향채소들이 아무렇지 않을 거 같긴 하다.


도로와 교통
내가 그랩을 타고 다녀서 잘 모르는 것일 수도 있는데 다낭에선 대중교통버스를 거의 보지 못했다. 도로를 달리는 건 오토바이 아니면 승용차들이다. 그들이 섞여 달리는 걸 보며 나는 감히 여기서 차를 렌트해 운전할 자신이 없어졌다. 처음엔 횡단보도 건너는 것도 쉽지 않았으니까!
횡단보도는 금방 요령이 생긴다. 다가오는 오토바이(운전자)를 살피며 천천히 건너면 된다. 오토바이는 횡단하는 사람을 보면 적당히 피하거나 앞지른다. 오히려 도로 횡단 시 서두르면 운전자들이 대응을 못해 사고가 날 수 있다.
도로 사정이 이런 나라(태국, 필리핀, 인도)들은 경적을 다양한 용도로 사용한다. 우리야 대부분 경적이 경고 내지는 짜증이지만, 여기서는 인사, 특히 ‘나 여깄어~’, ‘지나갈게~’ 같은 용도다. 그래서 경적이 경고나 짜증이 아니라 인사란 사실에 익숙해져야 스트레스를 덜 받는다.
다낭시내 도보여행은 쾌적하지 않다. 보도블록이 말끔하지 않고 쓰레기가 많다. 바퀴벌레도... 오토바이를 길게 주차해서 어쩔 수 없이 차도로 내려가 걸어야하는 구간이 잦다. 카페나 술집, 식당이 보행로 대부분을 차지하며 영업을 하고 있어 그것도 불편하다. 그래서인지 인도를 걸어서 이동하는 현지인을 보기 쉽지 않다. 대부분의 현지사람은 오토바이나 자전거로 이동한다. 그래도 나는 도보로 보길 권한다. 베트남 사람들 사는 모습을 보는 재미가 있기 때문이다. 아직도 내가 잘 모르겠다 싶은 건, 아무리 봐도 가정집 같은데 가게처럼 투명한 유리문으로 1층 내부가 훤히 보이게 한 집들이다. 왜 그럴까? 물론 지나가면서 구경하기엔 좋았다.
언어
베트남어는 중국어 못지않게 성조가 강하다. 그래서 ‘흐린 귀’로 들으면 얼핏 중국어같기도 하다. 이 성조때문인지 내 귀에는 굉장히 시끄럽게 들린다.
베트남 글자는 비교적 최근에 만들어졌다고 한다. 로마자를 차용했고, 글자 위에 다양한 점(?)들로 성조를 표기하는 걸로 추정된다. 구글링해서 읽었지만... 너무 많이 궁금하진 않아서 이정도만...
인사의 종류가 많지만, 나 같은 외국인 관광객은 ‘씬 차오(안녕하세요?)’와 ‘카 멍(고맙습니다)’정도만 알면 되지 않을까 싶다. ‘씬 로이(죄송합니다)’도 알면 좋겠지만, 이건 별로 쓸 일이 없었다. 북미처럼 서로 몸 닿으면 경끼하는 분위기도 아니고 해서....
보통은 외국인이 자기 나라 말로 인사하면 좋아하던데 베트남 사람들은 딱히 그런 느낌을 못 받았다. 아마 내 발음(특히 성조)이 형편없어서 아예 못 알아들었을 확률이 있다.
베트남 사람 대부분은 대부분의 한국 사람보다 영어를 못하는 것 같다. 근데 한국말을 잘하는 베트남 사람은 많다. 당연히 자본의 힘이겠지만, 소프트파워(영화, 음악 등 문화상품) 덕도 톡톡히 보는 것 같다. 영어가 주 언어인 사람은 태국이나 필리핀에 비해 의사소통이 다소 힘들 것 같다. 확실히 미국을 이긴 나라답다. 영어 따위 안중에 없다니, ㅎㅎㅎ
다만 매우 더운데 에어컨을 찾기 힘든것과 화장실 위생문제만 빼면요.. ㅎㅎ
그게 여기였나 봅니다.
뭐든, 여행은 부럽습니다. ㅠㅠ
가족과 갈만한 맛집 아시면 추천 좀 해주세요~^^
아닙니다~^^
여행기만으로 사실 도움이 되었습니다 후기 감사합니다
옴팡 바가지 쓰면 5천원 더낼정도이더라구요
또 가고 싶네요
/Volla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