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정도 쓴 쿠쿠 전기압력밥솥(스마트 IH 6인용, 모델명 FHR0610FD)이 언젠가부터 전원스위치를 껐다 켜면 설정이 리셋 되기 시작하더군요.
설정이 리셋되면 시간 설정과 음성 설정을 다시 해야하는 불편이 있습니다. 사실 예약 취사 기능을 거의 안 써서 시간 설정은 필요 없지만, 음성 안내를 끄는 설정은 필요했습니다. 새벽에 밥할 때 우렁찬 음성 안내에 아이가 깨더군요ㅠㅠ 이것도 사실 전원스위치는 놔두고 절전기능을 쓰면 리셋 되지 않으니까 큰 불편은 없는데 식구 중에 전기절약을 위해서 전원 스위치를 내리는 분이 계셔서요ㅠㅠ
아무튼 매뉴얼을 살펴보니 설정이 리셋되는 건 배터리가 방전되었기 때문이므로 서비스센터에서 배터리를 교체해야한다더군요.
쿠쿠 서비스센터에 가서 밥솥을 맡기고 잠시 후에 기사님이 불러서 가보니 뚜껑 안을 분해한 걸 보여주시더군요.
해체된 뚜껑 내부를 보니 까맣게 탄 밥찌꺼기들이 꽉 차 있었습니다. 기사님 말씀으로는, ’패킹을 일년마다 교체해줘야하는데 그러지 않아서 침수가 됐다, 뚜껑 부품 일부와 패킹을 교체해야 하고, 이 모델은 배터리만 교체할 수 없어서 보드도 교환해야 한다, 그러면 전체 수리비용이 15만원 정도 든다, 그런데 어차피 밥솥 수명은 7년 정도인데 수리를 하겠느냐‘ 하시더군요. 그러시면서 기존 쿠쿠 고객은 보상판매를 통해서 저렴하게 새 모델을 살 수 있고, 기존 제 모델보다 윗급인 모델을 보여주시면서 48만 9천원에 살 수 있고, 2년 동안 패킹 보증에, 사은품으로 써큘레이터도 주겠다고 하시더군요.
그런데 그 자리에서 추천 모델을 인터넷에서 검색해보니, 외관은 같고 모델명 중 맨 뒷자리 알파뱃 하나만 다른 모델의 최저가가 30만원 정도하더군요ㅎㅎ 기사님이 그 인터넷 모델은 구 모델이라고 하셨으나, 제 생각에는 거의 같은 모델을 18만원 더 비싸게 살 이유는 없을 거 같아서, 나중에 완전히 고장나면 인터넷에서 새로 구입할 생각에 수리는 안 하기로 하고 패킹만 하나 사서 그대로 가지고 나왔습니다.
서비스센터에서 본 밥솥 뚜껑 내부에 꽉찬 찌꺼기가 찜찜해서 집에 와사 일단 이 부분을 분해 청소하려고 유튜브 영상을찾아보니, 쿠쿠 밥솥 뚜껑을 분해해서 내부에 낀 찌꺼기를 청소하는 영상이 있더군요. 나사 크기가 다르고 부품도 많고 탈착해야할 케이블도 많아서 쉽지는 않았는데 영상 참고하면서 청소를 잘 마쳤습니다. 찌꺼기 가루가 종이컵으로 두 컵은 나온 거 같습니다.
힘들게 분해 청소를 하다보니, 패킹을 일년마다 교체 안 했다고 해서, 쉽게 청소할 수 없고 드라이버로 여기저기 분해해야 뜯을 수 있는 뚜껑 내부에 이렇게 찌꺼기가 많이 쌓이는 게 정상인가? 쿠쿠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전기 밥솥 회사인데 이게 최선인가? 하는 의문이 들더군요. 7년 동안 제가 패킹을 아예 안 바꾼 것도 아니고 두세번 교체했고 스팀이 새기 전에 교체한 건데도 말입니다.
다음으로 배터리 교체 영상을 유튜브에서 찾아보니 배터리가 있는 보드는 뚜껑 쪽이 아니라 밥솥 아래쪽을 분해해야 나오더군요.
여기 영상을 보니, 왜 기사님은 이 부분은 뜯어보지도 않고 뚜껑 부분을 먼저 뜯어봤을까? 애초에 뚜껑 내부 상태가 안 좋을 걸 알고 여기 보여주고 신제품 구매 유도하려는 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댓글을 보니 뚜껑 쪽을 먼저 확인할만한 합리적인 이유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제 오해였던 듯 싶네요)
그리고 배터리를 교체하려면 보드를 빼서 납땜을 해야하는데 소모품 교체를 왜 이렇게 힘들게 해놨는지도 모르겠네요. 어차피 배터리가 방전되기 전에 7년 정도라고 하는 밥솥 수명이 먼저 끝나기 때문일까요?
30만원 넘는 밥솥이 내부 청소나 배터리 교체와 같은 기본적인 유지 관리가 구조적으로 어려운 게 최선인지는 모르겠습니다. 다만 밥솥을 분해해보면 센서 같은 이런 저런 부품도 많고 고무 패킹도 여기저기 많고 구조적으로 엄청 복잡하긴하더군요. 쿠쿠가 국내 전기 밥솥 1등 업체인데 이 정도라면 다른 업체도 이보다 크게 나을 것 같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30만원짜리 전기 밥솥의 기대수명이 7년인 것도 쉽게 납득은 안됩니다만, 아무튼 좀 더 비싸더라도 구조적으로 유지 관리가 쉽고 오래 쓸 수 있는 전기밥솥이 있다면 좋겠네요. 배터리 교체만 시도해보고 나중에 고장 나면 가스렌지로 밥을 할까 싶습니다.
그리고 배터리 교체를 쉽게 하려면 외부에서 배터리 홀더까지 쉽게 들어가는 문을 만들어야 하는데, 설계상 배터리 홀더로 직접 연결되면서도 교체 중 밥솥 내부에 배터리를 떨어뜨리지 않는 위치와 크기로 문을 만들고, 그러면서도 외관은 흉칙하지 않게 만들기가 쉽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수리 2주 걸리고, 교체수리 해도 얼마 못가 또 고장날 수 있다고 하더라구요.
뚜껑에 메인보드 및 각종 모드를 점검할 수 있는 조작부가 있던 걸로 보였습니다. 밥통 자체에서 테스트값을 알 수 있더라구요.
지금 이 글을 보니 종이컵 2컵분량으로 뭐가 나왔다니까 겉으로 아무리 깨끗하게 관리해도 내부는 사정이 다른걸 알 수 있는 글이었습니다.
만약 배터리를 자가 교체하신다면, 납땜을 하지 않아도 되는 배터리를 그대로 붙이는 방식으로도 수리 가능합니다.
배터리 위아래에 전선이 길게 뽑아져 나온 게 있는데, 이걸 구하셔서 기존 배터리의 플러스, 마이너스극에 맞춰 부착만 하시면 됩니다. 부착 뒤 절연테이프로 감아주시면 문제 없이 사용 가능합니다. 보드 모양에 따라 공간이 나올지 장담은 못하지만 저는 이런 방식으로 납땜 없이 장착해서 조립했더니 잘 작동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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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lago
결국 손에 트윈프레셔 마스터셰프 사일런스인가 이름도 긴 제품을 손에 들고 왔는데.. 좋은 기분은 아니였습니다.
지금은 그냥 압력 밥솥으로 밥 먹을 바로바로 조금씩 해 먹는게 더 맛있고 좋더군요. 구조도 단순하니 거의 평생 쓰겠더군요.
의도적 노후화입니다
수리 및 교체를 쉽지않게함으로써 구매를 유도하는, 친환경과 거리가 먼 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