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책을 보면 인간은 원래 하나의 언어를 사용했다고 나옵니다. 하지만 바빌론 탑을 쌓아 신의 지위를 탐하던 인간들은 신의 노여움을 사게 되어 서로 다른 언어를 사용하게 됩니다. 이로 인해 서로 소통이 힘들어진 인간들은 더이상 탑을 쌓지 못합니다.
그런데 같은 언어를 사용한다고 해서 꼭 소통이 잘 되는 것은 아닙니다.
밥(빌 머레이 분)은 배우입니다. 전성기는 살짝 지났을지 몰라도 일주일 짬을 내어 일본에서 광고를 찍고 200만불을 벌어드리는 걸 보면 남부럽지 않게 살고 있는 듯 보입니다.
하지만 일본에서의 그 며칠은 지독하리만큼 고독합니다.
한때 죽고 못살던 아내와, 이제는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존재인 아이와 화목한 가정을 이루었습니다만, 그 아내와도 아이와도 겉도는 대화만 오갈 뿐 입니다.
밥은 불면증에 시달립니다. 멀고 먼 타지, 말도 전혀 통하지 않고 문화도 너무 생소한 이국의 땅에 덩그러니 놓여진 그는 외로워 보입니다. 아니 어찌보면 외로움은 이제 공기처럼 너무 일상적인 것이라, 내면화 된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그의 얼굴은 멍하고 표정이 없습니다.

아내와 잠시간의 통화를 하고나면 외로움은 해갈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심해집니다.
아내와 밥은 같은 언어를 사용하지만 이제는 관심사도 다르고 서로를 이해하지 못합니다.
샬럿(스칼렛 요한슨 분)은 이제 막 결혼을 한 남편의 출장을 따라 일본에 왔습니다. 대학을 막 졸업한 그녀는 자신의 인생의 앞길에 대해 막막함과 불안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생소한 이국땅에서 외로움을 느끼지만,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도 소용이 없습니다. 남편과도 대화를 해보려고 하지만, 자신의 일에 바쁜 남편은 전혀 이해해주지 못합니다.
샬럿 역시 밤에 잠을 잘 이루지 못합니다.
같은 호텔에서 묵으며 두 사람은 우연히 몇번 마주칩니다. 그리고 어느날 잠을 못이루는 두사람은 늦은밤에 바에 내려가 술을 한잔씩 하면서 말을 트게 됩니다. 오히려 완벽한 타인이기에 더 속 얘기를 털어 놓을 수 있었을 지도 모릅니다. 둘 다 외로움을 느낀다는 공통점이 이야기가 잘 통하게 만들었을 수도 있었겠죠.

그 둘은 20여년의 나이차이에도 불구하고 짧은 시간에 서로를 이해하며, 서로에게 위로를 줄 수 있는 존재가 됩니다. 불면의 날을 보내던 두 사람은 서로가 옆에 있을 때는 편안히 잠에 빠져듭니다.

이 둘의 관계를 설명하는 적당한 말은, 흠... 없는 것 같습니다. 영화를 보는 사람마다 다르게 이해할 수도 있고, 애매모호하기도 합니다. 일견 사랑이기도 하고, 우정일수도 있으며 연민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인간은 언어를 발명하고, 여러가지 것에 이름을 붙여 주었습니다. 산이니, 강, 하늘과 땅, 강아지, 고양이 등 눈에 보이는 여러가지 것을 뚯하는 단어들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에도 이름을 붙여주었습니다. 애국심, 중력, 우연, 심리 등 보이지 않는 관념이나 개념 등의 것에도 다 이름이 있습니다.
사람의 감정도 마찬가지입니다. '사랑', '우정', '연민' 등은 눈에 보이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사람마다 같은 단어를 가지고도 생각하는 바가 항상 똑같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게다가 사람의 감정은 어느 하나로 똑 떨어지지도 않죠.
그러니 감정을 말로서 표현한다는 것은,
영화의 원 제목처럼 'Lost in Translation' 일 수 밖에.
저 둘의 감정은
밥과 샬럿의 관계는
사랑과
우정과
연민과
혹은 우리가 아직 이름 붙이지 못한 여러가지 감정
그 중간 어디엔가 위치하지 않을까요.
그게 어디쯤인지를 짐작하는 것은 영화를 본사람의 몫입니다.
마지막에 밥이 샬럿에게 한 귓속말이 무엇이었을지 궁금해하며 추측하는 것도 우리의 몫이고.
여자가 스칼렛 요한슨인거 20년 만에 알게되었습니다 ㄷ ㄷ ㄷ
볼 수 있는 방법이 없었는데 얼마전 넷플릭스 결제했더니 두편다 넷플릭스에 있어서 너무 빠져서 봤네요.
거기에 결혼이야기까지 보는데 왠지 3편을 보면서 비포시리즈처럼 세월을 느끼면서 본 거 같았습니다.
개인적으로 결혼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 그런지 보면서 참 마음이 무거웠네요.
나중에 영화 끝나고 친구녀석이 자기는 빌머레이의 작중대사 '산토리타임(영화안에서 빌머레이가 광고 찍으면서 하던 대사)만 기억난다고 하더군요 ㅋㅋㅋ
제친구가 살면서 봤던 영화중에 가장 재미없었던 영화라고 합디다 (이해를 못했으니 당연하겠죠)
제목 때문에 이 상황이 더 웃기긴 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무척 재밌게 봤습니다 ㅎㅎ
여러가지 생각을 할수 있게 해주는 좋은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이 노래 뮤비보고 이 영화 생각이 많이 났습니다.
저도 한창 외로울때 호텔방에 틀어박혀서 일을 한적이 있는데 그때 밤에 술먹고
이 영화를 봤더랬습니다. 정말 가슴에 사무치는 외로움 속에서 이 영화를 보는데
정말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정이 밀려오더군요. 중간에 약간 지루한 구간이 있지만 정말 잘 만든 영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