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서 지내던 집에서 어찌저찌 신혼생활을 몇년 하다
이사를 마음 먹고 최대한 가성비 있게 집을 구하자 싶었는데
신축은 제가 있는 돈으론 원하는 평수 구하기가 힘들길래 15년 다되어가는 구축을 구했습니다.
나름 생각했던 조건은 광폭베란다가 있으면서 40평대 중후반이었습니다.
워낙 비계획적인 성향이라 집을 구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인테리어 하기로 마음먹었으니 준비해야 한답시고
그때부터 인테리어 쇼와 무아연구소 TV 유튜브를 엄청 봤었네요.
(그 사이 집값들이 오른건 함정입니다. 아직 집도 안구했는데)
아파트인데도 내가 원하는대로 레이아웃을 어느 정도 구성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심어준게 무아연구소입니다.
덕분에 안방의 크기를 줄이고 쪼개어서 붙박이장을 통해 현관 입구에서부터 안방까지 이어지는 복도를 만들어 내고 안방 내에는 가구를 거의 들이지 않는 것과 강뷰인 작은방은 평상을 설치하게 되었네요.
다행히 원하는 집이 찾아져서 계약을 맺고 난뒤에 인테리어 업체 탐방이 이어졌습니다.
상담에 원하는 가격대를 부르고 구성하고 싶은 레이아웃을 말하니
지방이라 그런건지 의외로 반대 의견을 참 많이 들었습니다. 특히 안방을 줄이는 것에 대부분 반대 의견과 그냥 안방 안에 한 벽에 붙박이장을 길게 들이자는 의견을 참 많이 들었네요.
귀가 살랑살랑해지다가 다행히 가능하다고 말하는 업체를 만나서 일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지나고 보면 그대로 진행하기 하길 참 잘한 것 같습니다. 안방 안에 가구가 거의 없게 되어 눈이 시원합니다.
일단 업체는 정했고(이 일도 쉬운 일은 아니었던 같습니다. 가격도 가격이지만 하자가 많은 사례를 워낙 많이 봐서 신뢰의 부분이 가장 무서웠는데 그래서 나름 생각했던 기준은 SNS로 꾸준히 포트폴리오를 올리는 업체를 고르자였습니다. 그리고 진행 중에도 이것저것 요청사항을 들어준 사장님껜 참 고맙게 생각 중입니다.)
원하는 모양도 모양이지만 원하는 바대로 하면 차의 그것과 같아서 결국 선택과 집중을 하게 되었는데
포기한건 무문선 히든 도어와 페인트 도장, 보일러 스위치와 컨센트네요. (인쇼에서 유행하게된 형태였는데 이것도 요즘은 페인트 도장 마감이 인건비와 자재비가 너무 심하게 올라 이젠 타일 마감으로 진행하는 듯 합니다.)
그냥 벽지 마감으로 진행하고 나머진 그럭저럭 원하던 대로 진행했습니다.
선택한건 정리해보면 시스템 에어컨. 셔시. 천장 우물. 안방 미닫이 중문. 현관 중문. 전실 디자인. 화장실 2개. 주방 아일랜드 조리대 정도, 로봇 청소기장 정도가 생각나네요.)
1. 전실과 현관
2. 주방
(별생각 없이 찍었던지라 사진이 삐뚤삐뚤합니다;;;)
1) 주방 인방을 없애고 벽면부에 상부장은 달지 않을 것.
2) 아일랜드식 조리대 설치(2700X1100)
조리대 길이로 상당히 고민했었는데 천장 높이에 1.2배 이상이 되어야 이쁘다는 인쇼의 말을 따르자면 2.8m이상이 되어야 하고 주방 베란다로 나가는 문의 라인을 맞추 2.5m가 되어야 하는 상황이었네요.
2.5m로 해라는 의견이 상당히 많았는데 어중간한걸 좋아하는 성향이 발휘되어 결국 2.7m를 택했습니다. 종이를 바닥에 아예 깔아서 이미지를 구축해봤는데 2.5가 짜리몽땅한 느낌이 확연히 들었었습니다. 냉장고 문을 열었을 때 문제도 있고 해서 2.7m로 절충했습니다. 다되고 나니 역시 2.5는 짧았을 것 같아 결정하길 잘했단 생각이 듭니다.
상부장이 적은 관계로 수납 문제도 있고해서 긴게 나을 것 같습니다.
3) 냉장고 위치로 제법 골치가 아팠는데 커피를 좋아해서 머신이랑 그라인더 2대를 둘만한 장소가 도저히 안나오던게 문제였습니다. 인쇼에 보면 주방의 A,B,C 라고 설명해주는게 있어서 그걸 따르자니 방법이 잘안나와서
그냥 부엌쪽 족창을 덮고 그쪽부분만 상부장으로 하고 옆면은 상부장 없이 그리고 반대면은 냉장고가 들어가는 형태로 마무리 짓고 오븐, 밥솥 등의 주방전자기기와 커피기기 등은 베란다쪽에 보조주방에 설치하는걸로 결정했습니다.
3. 마루
오른쪽 벽면 부분이 ㄴ 자 형태로 들어가길래 연장해서 안에 조그만한 장식장을 짰습니다.
대략 TV 매립. 우물천장. 로봇청소기장. 간살 미닫이 문입니다.
밥먹으면서 TV보는 것과 거실뷰가 좋아서 식탁을 거실에 뒀습니다.
식탁이 떨어지면 식사 나르기는 귀찮은데 카페 생각하고 이것저것 마시면서 놀 때 테이블로 잘씁니다.
1) 터닝 도어를 달지 않고 벽으로 메꾸면서 장을 설치했습니다. 로봇청소기가 들어가는 부분은 베란다쪽으로 좀 더 튀어나옵니다. 인테리어 사장님의 아이디어!
2) TV 매립만으로 끝내려다가 스피커 욕심을 못버려서 결국 스피커 부분도 팠습니다.
4. 안방
슬라이딩 문을 설치해서 안방은 쪼개었고
문 바깥 쪽에 붙박이장을 설치했습니다.
베란다에 화단이 있길래 이걸 치지 않고 목공으로 감싸면서 꾸며보자는 사장님 아이디어에 목공 디자인을 고민하다가 고른 디자인입니다.(무아연구소에서 나오길래 땡큐를 연발하면서 골랐네요)
음영이 입체적으로 져서 좋고, 맑은 날엔 안방 전체가 밝아지는데 광원의 질감이 재밌게 느껴져서 마음에 듭니다.
5. 작은방
평상을 짰습니다. 강뷰가 마음에 들어 가끔 평상에 누워서 하늘을 쳐다보면서 독서를 하자는 마음이었으나
그냥 맥주나 까면서 강보거나 컴퓨터 하면서 노는 방인 듯하네요. 야경이 이뻐 마음에 듭니다.
6.
전등과 커튼을 iot로 구축했습니다.
아무 지식없이 맨땅에 헤딩하느라 고생 좀 했는데 하고 보니 편해서 좋습니다.
인테리어 업체엔 미리 알리에서 스위치를 사고 스위치 설치할 때 이걸 써달라고 한 뒤, 이사와서 하나씩 구축했네요.
스위치는 제미 스마트 스위치(이게 젤 이뻤습니다)를, 전동커튼은 투야 허브는 스마트 씽스 사용하구요. 제미스마트 스위치가 이쁘나 고장이 잘 난다는 선배들의 정보와 돌입전류가 큰 조명(t5 같은) 애들이 주요 범인이라 조명에 센서보호기를 달아서 설치했더니 고장이 없어졌다는 선배들의 조언을 입수해서 저 센서보호기를 같이 달았습니다.
유튜브에 검색해보면 선배들이 워낙 많아 이래저래 따라하면 결국 되긴 되어서 다행입니다.
쓰다보니 힘이 빠져서 화장실은 생략하게 되었는데
인테리어를 마쳐보니 마음에 드는 것과, 내 취향을 알 수 있었던 부분과 하자를 미리 잡아낼 수 있었던 부분, 미경험으로 인해 선택에서 아쉬웠던 부분(싱크대 장에서 서랍과 여닫이 장의 배분이나 양념장의 순서, 상부장 간접등 스위치 위치 등, 우물 천장 크기, 다운라이트 조명 갯수와 위치, 화장실은 하자 찾을 부분이 제법 나옵니다)이 여럿 있는데 다음에 더 잘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다음 기간의 텀이 좀 길었으면 하네요. P.S. 입주 청소비가 아깝다고 거 청소하는게 뭐라고 가격이 그렇게 비싸나 하면서 제가 했다가 지옥 프리뷰를 먼저 찍고 왔습니다. 쓸고 닦는게 문제가 아니라 백시멘트. 도배필름 풀. 실리콘. 알수없는 기름 같은 것들은 거기에 맞는 작업들이 따로 필요하다는걸 하면서 깨달았어요. 혹시나 인테리어 하실분들은 유튜브 검색해 보고 어 별꺼아니네 하면서 자체 청소 계획 잡지마시고 꼭 업체 부르길 강력 권유합니다. 제 옆에 계시면 도시락 싸드리겠습니다.
대형 평수인 점도 부럽고, 덕분에 안방을 쪼개서 화장실과 분리시키신 점도 아이디어가 너무 좋네요.
복도가 길어지면서 집이 더 커 보이는 느낌도 줍니다.
안방과 작은 방에 베란다도 감탄이 절로 나오네요.
혹시 나중에 겨울에 결로? 같은 것을 염려하지는 않아도 되는지 궁금하네요.
거실에 과감하게 터닝 도어를 빼신 것도 인상적인데, 그럼 사실상 베란다는 없는 셈이네요.
40평인데, 안방, 작은 방으로 방은 2개인가요? 😮
주방이 멋있으니, 뒷베란다도 궁금하네요.ㅎㅎ
저도 미래에 참고하겠습니다. 잘 봤습니다. :D
설명만 들어도 단열에 엄청 신경 쓰셨네요.
업체와 저렇게 커뮤니케이션하는게 정말 쉽지 않은데, 대단하시고 고생하셨네요.
그냥 말만 해서는 전문용어 말하면서 안된다고 하니, 말문이 탁탁 막히니까 말이죠. ㅠㅠ
위아래 집들 확장 여부 확인하신 것도 꿀팁이네요. 저도 나중에는 이웃집들 리서치를 해보고 작업해야겠네요. ㅎㅎ
열반사 단열 필름은 그냥 외풍방지용이지 결로와 단열 관련은 아니라고 말씀드립니다.
경량철골 주택인데 외부에 열반사 단열필름으로 싸맸는데 냉기가 느껴집니다.
위치는 외벽쪽 매립장이라서 외풍이 아니라 냉기라고 판단한겁니다.
말씀대로 단열재 두께 두꺼운게 결로나 단열 관련해서 훨씬 나을겁니다.(물론 공간은 손해를 보겠지만요...)
아무리 꼼꼼하게 한다고 해서 시공상의 하자가 많은게 인테리어인데 신경 많이 쓰신게 티가 납니다
턴키로 하신건가요? 비용이 상당히 많이 나왔을거 같네요
턴키로 진행하였는데 구축이라 확장. 시스템 에어컨. 셔시에 돈이 좀 들어갔고 견적낼 때 의외로 동네 인테리어 업체들을 비교했을 때 업체마다 가격차이가 많이 나진 않았어요. 30평대나 40평대나 평수 대비 차이나는 비용은 인테리어 전체진행 비용에서의 비율과 조금 다른거랑 힘을 준게 몇몇 목공 부분이었는데 다른 자재들이 일반적인걸 선택했던 상황이라 추가 비용이 엄청 올라가진 않았습니다. 여타 자재와 목공 중에 선택하라면 목공에 더 힘을 쏟는걸 선택할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론 집 전체에 2프로 부족한 감성이냐 쳐다봤을 때 내가 만족할 포인트냐의 문제로 생각했었어요. 생각해보니 업체 사장님이 이것저것 깍아주신 것도 많네요. iot 같은건 3구 스위치가 2.4만원 근처라 저거 몇개 사는 것과 허브 구입. 커튼전동모터는 알리가 확실히 쌉니다. 국내 업체 가격의 반정도로 되는 것 같습니다. 견적을 내어보니 가구 가격이 비용에서 많이 잡아먹는 요소라 가구 수를 좀 줄였고 보조 주방 베란다쪽은 코스트코에서 시스템 선반 대신 고릴라랙을 여러개 사서 이어붙였습니다. 거기에 오븐이랑 에어프라이기 등을 올려두고 사용 중입니다.
고생하신게 눈에 보여요
저희 아이들도 점점 커가면서 방이 좁아져서 베란다 확장을 고민하고 있는데 딱 저 모양으로 하고 싶네요 ^^
내 입맛대로 잘 꾸민 구축은 신축 부럽지 않습니다.ㅎㅎ
저도 인테리어하면서 포기하고 챙기고 했던게 생각나 몸서리쳐(?)집니다. 고생 많으셨습니다 ㅎㅎ
두 번째라 알려주시는 내용들이 더욱 구체적이어서 스크랩해둬야겠어요!
이런 글을 볼 때마다 뽐이 오는 건 어쩔 수 없네요 ㅡㅜ
인테리어는 너무 하고 싶은데, 태극님 글이나 앞서 하리님 글을 보면 걱정만 커집니다.
특히 IOT 부분은 구글홈 미니 정도만 알고 있는지라 과연 나도 저런 것을 할 수 있을까? 곰니이 되고요. (나름 공대 출신이었는데말이죠 ㅜㅜ)
&&;
10년차에 인테리어 한번 하자고 벼르고 있는데... 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
iot관련 카페에 정말 많은 정보랑 그냥 따라하면 되는 수준의 설명이 나와있어요.
조명 커튼 수준이 아니라 좀 더 세부적으로 가려면 설치시 계획이 중요한 듯 한데 앞에 하리님 보면 이 부분이 훨씬 정교하게 설정되어 있는 것 같아요. 전 센서 통해서 뭔가 자동화 하는건 아직 엄두를 못내겠습니다.
놀란 이유는 ㅎㅎ 우선 같은 동네사람이네요. 8월말까지 같은 아파트 살다가 근처로 이사갔습니다.
진짜 깜놀은, 같은 업체에 비슷한 시기에 인테리어 진행했네요.(프로...) 저희 집 공사중에 계약했다는 것과 저처럼 iot하신다고 인테리어 사장님한테 종종 얘기 들었습니다. 제가 iot한다고 사장님 많이 괴롭(?)혔거든요. 대부분의 조명과 구동방식을 지그비로 구축하고 싶어서 많이 투닥거렸었죠. 업체 인스타에 비슷하게 올라오는 사진이 저희집입니다. 우야든동 근처에 클량인이 있어서 너무 방갑네요.
귀차니즘 때문에라도 전 못할듯...
저도 광폭베란다와 전실을 정말 좋아하는데... 정남향, 지하주차장 연결 조건이 맞는 집이 정말 없어서 포기했습니다.
무아는 기본적으로 레이아웃 짜는데 정말 크게 도움을 받았어요. 면정리 할 곳이랑 아파트지만 수직적인 변화를 줄만한 포인트를 골라내는 것. 방마다 원하는 방향을 설정하는 것에 프레임 변화 자체를 준게 무아였어요. 안방을 쪼개서 복도를 만들어내고 복도가 길게 일자 형태로 되게 하는 것과 쪼갠 안방에 문을 둬서 안방화장실이 결국 공용화장실 역할도 되게 하는 것. 복도 끝에 거울과 펜던트를 둬서 포인트를 주게 하는 것. 안방의 창호와 작은방의 평상이 큰 도움을 받았던 곳들이네요.
일을 진행할 때 흔쾌히 그리고 퀄리티 있게 결과물을 뽑아준 인테리어 업체쪽 도움도 컸습니다.
진짜 인테리어 하다보면 수명이 줄어든다는게 느껴지던데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