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어머니 생일 선물을 미리 준비하러
신세계 본점 에르메스 매장을 방문하기로 합니다.

비싼 건 못사고,
작은 실크 스카프(트윌리)를 하나 사려고 합니다. (30만원선)
기분나면 '스카프 링도 하나 사겠다' 큰 포부도 가져 봅니다 (30만원선)
훗!

이거.
사실은 제가 더 갖고싶습니다.
혼자 가기 심심해서 친구를 불렀습니다.
에르메스 매장에서는
방문하는 손님의 연락처를 받고,
카카오톡으로 예약번호와 입장 안내를 전송해 줍니다.
좀 늦게 매장에 가게되면,
대기 시간이 길어질 수 있어서
백화점 오픈과 동시에 들어가기 위해
오전 10:30에 백화점 정문에서
친구와 만나기로 했습니다.
당일 ---------------------- 두둥!
딴짓을 하다 좀 늦어서
오전 10:30경에 남대문 근처에서 버스를 하차,
걸어서 가고 있었습니다.
친구로부터 전화가 옵니다.
친구
"입구에 사람들이 줄을 잔뜩 서 있는데 줄 서야 하는거냐?"
나
"그 줄은 샤넬 대기줄이니 줄 설 필요없다.
문 열리면 바로 들어가면 된다.
걸어서 5분이면 가니 정문에서 기다려라."
잘 아는 것 처럼 말합니다.
작년에 한번 와 봤으니까요.
백화점 입구에서 친구를 만나,
바로 매장으로 향합니다.
매장은 정문에서 10미터 거리에 있습니다.
샤넬 매장 방문객들은 달립니다.
오픈런 없어졌다면서, 많이들 뛰어갑니다.
훗!
.
.
.
.
.
.
.
남 일이 아니었습니다.

대기번호 받는 사람들 줄이 입구에서부터 뒷문 앞까지 이어져 있습니다.
ToT
작년 방문때는 바로 입장할 수 있었는데,
이게 뭔 일인가 싶습니다.
분위기가 심상치 않으나,
이왕왔으니 대기번호는 받기로 합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대기번호를 받게 됩니다.

직원
"구매하실 고객님의 성함을 입력해 주세요.
연락처를 입력해주시면 메신저로 대기번호를 알려드립니다.
구매하시고자 하는 상품을 알려주세요.
구매하실때는 본인 명의의 카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동행은 2분이신가요?
동행분의 성함을 입력해 주세요.
연락처를 입력해 주세요.
입장 10분전에 연락이 가니, 근처에 계셔주세요.
알림 후 10분이 지나면 자동 취소가 됩니다.....'
대기번호 45
물어봅니다.
나
'이 번호면 얼마쯤 기다려야 할까요?'
직원
'2시간에서 3시간 정도면 입장하실 수 있을 겁니다.'
불현듯 작년 방문때 기억이 납니다.
그때 직원은
'중간에 돌아가시는 분들이 많아 대기시간은 좀 줄어들거'
라고 했었습니다.
10:50분쯤에 대기번호를 받았으니,
슬슬 걸어서,
길 건너 중국집에서 식사를 하고,
또 슬슬 걸어서,
봐 두었던 예쁜 카페에서 시간을 보내다 보면,
1시쯤에는 여유있게 시간이 맞아 들어가겠구나.
나는 참 계획이 있구나.
똑똑하다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런 기분, 오랜만입니다.
길 건너, 좋아하는 중국집에 갑니다.
짜장면과 군만두를 시킵니다.

ㅎㅓㄱ
이집 군만두를 먹어야 하는 집인데???
아저씨 왈,
코로나 시기에 복잡해져서,
군만두를 6개월 넘게 안하다가
얼마전에 다시 시작했답니다.
자기는 만두 장인도 아니고, 만들기 힘들어서,
군만두는 저녁 코스에만 드리고 있어 얼마 없고,
지금은 기계로 만든다 합니다.
사장님
'그래도 군만두를 꼭 드셔야 겠어요?'
나
'네!'
사장님, 한 숨 쉬시고 주문 받습니다.
군만두가 예전과 모양도 다르고, 크기도 작아졌지만
만두 속은 여전히 맛있습니다.
기분나쁘지 않은 돼지고기 향도 여전합니다.
나는 운이 좋구나
친구 앞에서 뿌듯한 기분입니다.
근처의 옛 대만대사관을 개조한 카페로 갑니다.
갓 12시가 되어서인지 한산합니다.
안먹던 치즈케이크를 시키고, 시원한 아이스 아메리카도 시킵니다.
2층 나무가 보이는 창가에 자리를 잡습니다.
나는 운이 좋구나.
커피가 맛있게 느껴집니다.
안하던 카페 사진찍기 놀이도 해 봅니다.
커피 맛도 그런대로 나쁘지는 않습니다.
궁금했었던 건물 여기저기 살펴보고,
품평과 지적질과 수다에 빠집니다.
오랜만에 여유입니다.
12시가 지나고,
카페안에 빈자리 없이 사람들이 꽉 차있습니다.
약간 높은 좌석에 앉아 있다보니,
넓은 매장 안에 검은 머리들이 가득합니다.
검은 머리들이 마스크 없이 대화를 하고 있습니다.
와글와글
ㅎㅓㄱ
코로나의 공포가 찾아옵니다.
마스크를 여밉니다.
여길 벗어나야겠단 생각이 들 무렵....
뭔가 잊은게 있었는데....?
앗!!!!!
대기번호를 확인해봅니다.
좀 줄었습니다.
20팀 정도 남았답니다.
지금 시간이 1시가 다되어가는데...
T0T
결정의 시간이 다가옵니다.
더 기다리느냐
집에 가느냐

마땅이 할 일이 없어
친구와 남대문 시장에 가서
일에 필요하나 급하지 않은 잡화를 삽니다.
시간이 얼마 안 흐릅니다.
대기번호가 변동이 없습니다.
초조해 집니다.
백화점 식품관에 갑니다.
지인에게 선물할 과자를 삽니다.
물 건너와 비싼 과자입니다만,
받은게 있어서 보답을 해야 합니다.
속이 쓰립니다.
나도 못 먹어본 과자를
봉투값 100원까지 더해 삽니다.
대기번호에 변동이 없습니다.
더 초조해 집니다.
집에 가서 먹을 도너츠도 몇 개 삽니다.
안먹어도 되는데,
시간을 벌고 싶었습니다.
시간이 얼마 안 흐릅니다.
대기번호가 하나 줄었습니다.

~
~ 포기 ~ ~
~ ~
해탈하는 기분을 느낍니다.
돌아가는 차창 밖 햇살이 눈 부십니다.
오후 4:28
카톡!

6시간만에 입장하라 연락이 옵니다.
나는 너를 포기했는데,
너는 나를 놓지않고 있었구나.
'다음에는 더 부지런하거라'
에르메스님이 가르침을 주시는 것 같습니다.
끝
댓글 감사합니다. :-)
언젠가는 사러 가겠죠.. 언젠가 ㅡㅡㅋ
@le huit님
추정컨데, 트윌리 링이라고 되어있는 걸로 봐서, 트윌리 정도만 가능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도 검정 사고 싶은데 목이 두꺼워서 트윌리가 안감겨서 망설이고 있죠 ㅎ
대충 환율 보고 트윌리가격 비슷하겠구나 생각했었는데...
가격은 모르겠고, 작다하니 더 갖고싶습니다. T-T
감사합니다.
다음엔 조금 더 공을 담아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백화점 에르메스 매장 구경은 꿈도 안꾸겠.... ㅡㅡ
스카프링 너무 예쁜데요!!!
인기 많은 애들은 구하기 힘들다그러더라구요...
갖고싶다가도 스카프는 대충 목에 두르는 편이라 ..
마음을 비웠네요...그래도 이쁜건 사실이죠 ㅋㅋ
필요도 없는 저조차 갖고싶어서 스크랩 해놨습니다.
감사합니다.
저도 몇일 전 어머니 선물 사러 삼성역 현대백화점 고야드에 갔는데 30분정도 기다렸네요.
고야드는 제가 잘 모르는 브랜드라서 평일에 가서 대기 없겠지~ 했는데 대기했네요 OTL
알고보니 핫한 브랜드품이더군요.
루이비통(판교)은 평일에 가도 1~2시간 정도 기다리는 듯 했습니다.
몇 년만해도 안그랬는데, 다들 여유가 있으신 건지.. 부럽습니다.
저는 쥐어짜서 일년에 한번 어머니 선물하는 거라... T-T
요즘은 따로 그림 관련 블로그나 홈페이지 운영은 안하시는지...
가끔씩 가죽 제품 구경하러 블로그도 들러보는데 탁월한 감각은 어디 안가시더군요.
옛친구시네요. 홈페이지는 항상 생각하고 있는데 예전만큼 부지런하지가 못해서, 진도를 못나가고 있어요.
지금은 거의 인스타그램을 주로 쓰고 있어요.
거기서도 가끔 옛 친구분들이 안사해주셔서 감사해 하고 있습니다. 정말 반가워요.
감사합니다! :-)
줄서는 사람이 문제인지 매장의 문제인지.. 줄세우는 순간부터 명품이라 부르기 싫어요
예약하면 콜줘서 살때도 있었는데 그때 가치가 훨씬 더 높아보이네요
우리나라 사람이 만든 폐해 아닌가 싶어요
다른데서는 큰소리도 잘내면서 명품관에서는 고분고분 우아한척은..
님께 드리는 말씀은 아니고 소위 명품이라는것들에 장사행태를 말씀드리는거예요..
줄 서는 거 장점도 있겠죠. 안갈 이유가 되기도 하니까요. :-)
손님을 6시간 동안 묶어 놓다니..
명품관 입장 기달리면서 백화점이랑 주변에서 지출하게 만드는 ㅎ 돈 쓰면서 고생하구 ㅎ
카톡대기번호 하면서, 정말 VIP들은 번호표 없이 들어가기 더 쉬워지겠구나...하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오픈런하는 사람들 정말 많습니다.
우리나라에 돈 많은 사람이 무지 많구나하는 생각부터 들더라구요..
그러려니 합니다. 저도.. T-T
줄세우기 진짜 뭐하는건지
연돈 생각나네요. 차라리 온라인으로 예약을 받던가.
선물을 사긴 사야해서, 방법을 좀 고민 해봐야겠습니다.
온라인엔 물건이 안 올라와요. T-T
요즘은 죄다 대기줄 세우더라구요.
예약하고 근처에서 몇시간(?) 기다리면 카톡으로 연락 준다고..
근대 롤렉스같은 브랜드는 아침에 예약해도 당일 입장 가능할지 장담 못한다고 안내하네요.
한국사람들이 롤렉스를 엄청 좋아해서요.
원래 선금 지불하고 1년 6개월이상 기다려야 주는 시계였는대
지금은 예약제도 폐지하고 선착순으로 바뀌었어요.
시계가 언제 들어오는지는 직원말고 몰라요.
그래서 아침일찍 무턱대고 줄서있다가 재고 없으면 그냥 돌아가야해요.
그렇게 몇달 반복하다 간신히 구매 가능한게 롤렉스
구매하자마자 중고나라에 팔면 구매가 + a 프리미엄 붙어요.
아무쪼록 9월전에 성공기로 다시 또 보고 싶어지네요